[네이버클라우드_Marketing팀_인터뷰]졸업생이야기 (31) 김상인 선배님

[22김시진]

Q: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이렇게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A: 감사합니다.

1. 학교 생활

Q: 첫 번째로,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A: 명함에서 보시는 것처럼 네이버클라우드에서는 마케팅을 하고 있고요.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랑은 조금 달라요. 네이버는 검색, 쇼핑 등 우리가 매일 쓰는 서비스들을 마케팅 하는 거고 네이버클라우드는 ncloud.com 이라는 서비스로 비슷한 서비스로는 AWS가 있어요. 그러니까 네이버가 아마존이랑 비슷하다면 네이버클라우드는 AWS랑 비슷한 회사라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고 이걸 B2B 마케팅이라고 해요. 90년생 2기 졸업생이고 알리미도 했고 연하남녀도 했고. 이렇게 재밌게 학교 생활을 했었고 오하이오 피셔 비즈니스 스쿨로 복수학위를 다녀왔습니다. 성균관대에서 5학기 보냈고 오하이오 피셔 스쿨에서 계절학기까지 더해 3학기 반을 다녔습니다. 복수학위 제도 덕분에 성균관대학교와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2개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Q: 감사합니다. 우선 학교 생활 관련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학교 생활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추억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A: 동아리 하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지냈던 게 가장 기억에 남고 특히나 그때는 가장 높은 선배가 한 기수 위고 이래서 다 친구처럼 지내는 그런 문화가 있었거든요. 그 자체가 재미있었고 다들 공부도 잘하고 쟁쟁한 친구들이 많아서 학점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그랬던 기억도 나요. 그리고 영어 수업을 많이 하니까 수능 영어만 냅다 배우다가 서울로 올라와서 영어 때문에 어려웠던 기억도 나고 그러네요. 갑자기 영어로 발표하라고 할 때 스크립트 없으면 막 얼어붙고 이럴 때가 있었거든요.

Q: 감사합니다. 이제 2학년 친구들은 복수학위 뽑힌 친구들도 있고, 1학년 친구들은 입학할 때부터 복수학위를 염두에 두고 입학한 친구들이 많은데 복수학위 과정 이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일단 학교마다 요구하는 최소 조건이 있거든요. 못 맞추면 자격 요건이 안 되니까 토플 점수라든지 학점 점수라든지 그런 것들을 맞추는 게 일단 첫 번째고요. 그 다음 두 번째는 언어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어떤 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괜히 그 선행 지식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어차피 가면 다 리셋이 되거든요. 제가 배운 마케팅을 예로 들면 Consumer Behavior 과목도 한국에서 배우는 거랑 전혀 다르고 회계, 재무 이런 것도 우리나라에서 배우는 내용과  되게 달라요. 그래서 학문적인 부분들은 현지에 가서 직접 겪으며 배우면 된다고 생각을 하고, 현지 언어랑 최대한 빨리 친숙해지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당장 외국에 나가서 던져지면 한국말은 하나도 안 들리거든요. 프랑스 Emlyon Business School이 최근에 복수학위 대상 학교에 추가 됐다고 들었거든요. 그쪽으로 간다면 프랑스어를 듣는다든지 현지 언어랑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하다못해 유튜브로 현지 문화 배우는 내용을 본다던지 간접적으로나마 현지 언어랑 문화를 익히는 게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아까 Consumer Behavior나 회계 같은 과목들은 많이 다르다고 하셨잖아요. 저희가 글경을 전공하면서 책도 영어 책을 쓰고 해외에서 계셨던 교수님도 많은데, 그래도 많이 다른가요?

A: 글경이라 조금 그 차이는 덜했던 것 같은데요. 그래도 현지에서 직접 배우는 것과 국내에서 배우는 느낌은 달랐던 걸로 기억해요. 회계는 요즘에도 FA 계속 배우죠? FA를 원서로 배우는 건 글경이나 현지나 똑같은데, 일반 경영대학 가면 회계학 원론부터 시작해서 완전 한글로 배우고 CPA를 따기 위한 그 과정, 예를 들어 차변 대변 이런 것부터 너무나 한국적인 것들이 많거든요. 글경은 그 차이가 적은 편이라 이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2. 취업 과정

Q: 감사합니다. 아까 학교 생활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이제 취업 과정 관련 질문 드릴게요.

첫 번째 질문은, 대학교 졸업하고 처음 취업 준비를 하실 때 가장 도움이 된 활동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A: 인턴이었던 것 같아요. 인턴을 해보면서 ‘이메일은 이렇게 쓰는구나’를 알게 되고, 학생 입장에서 교수님한테 쓰는 거랑은 완전 다른 진짜 커리어 세계로 들어가는 거니까 간접적으로 맛을 보면서 ‘내가 썼던 자소서가 되게 바보 같은 자소서였구나‘, 이런 것도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피셔 스쿨을 다녀온 것도 언어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만 지낼 때에는 입시를 따르고 대기업을 가야 되는 등의 남들이 정해 놓은 길이 맞다고 생각했다면 다녀와서는 미국 애들은 또 저렇게 사는구나, 또 다른 나라에서 유학 온 애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이런 걸 보면서 시야가 넓어졌어요. 저는 첫 커리어를 스타트업에서 시작을 했거든요. 그런 것도 조금 생각의 전환이 됐던 것 같아요.

Q: 감사합니다. 다음 질문 드리겠습니다. 저번 인터뷰 때, 마케팅은 이직 기회가 많아서 러브콜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셨는데 지금 계신 네이버 클라우드도 그렇게 해서 이직을 하게 되신 건지, 아니면 네이버 클라우드 말고도 다른 후보가 있었는지가 궁금합니다.

A: 이번에 이직한 거는 추천 채용으로 받았어요. 그것도 어떻게 보면 러브콜이죠. 감사하게 받았는데 신기하게도 그 러브콜을 한 친구가 글경 6기예요. 저희 팀이거든요. 회사에서는 제 선배죠. 학교에서는 제 후배고. 알리미 같이 했고. 알리미에서 그 후배도 임원으로 활동했고, 서로 열심히 하면서 많이 친했었어요. 마침 네이버클라우드 마케팅팀에서 팀원을 뽑는다고 했는데 저도 그 때 다니던 회사에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거든요. 딱 좋은 기회가 왔죠. 그래서 가게 되었는데, 네이버클라우드가 딱 가고 싶었던 회사 리스트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Q: 감사합니다. 이직 경험이 많으신데, 현대차도 다니셨고 지금 네이버에 계시고 위워크에도 계셨잖아요. 각각 이직 과정이 어떻게 다른지가 궁금합니다.

A: 처음에 입사했던 스타트업 넷킬러는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사였어요. 그 다음에 현대차에서 2년 반 근무했고, 위워크 1년 8개월, 지금 네이버에서 3년 2개월 이렇게 했거든요. 그러니까 직장으로 4개, 이직은 세 번 한 거죠.  이직 과정을 간단히 말씀을 첫 번째 회사에서는 1년 6개월 일하고 퇴사했어요. 더 이상 새로운 걸 배우는 데 한계를 느꼈고, 12년 차 세일즈 매니저 선배님이 갑자기 이직을 하는 바람에 그 자리가 공석이 되고 안 뽑히는 거예요. 그걸 저한테 하라고 그러니까 1년 차인데 하다가 제가 두 번 몸져 누웠거든요. 의욕은 앞서는데 스킬이 없다 보니까 돌아갈 수 있는 길도 너무 정직하게 갔어요. 이후엔 퇴사를 하고 쉬었어요. 인생의 황금기가 펼쳐졌죠.

Q: 어떤 것들을 하면서 보내셨나요?

A: 계획 없이 시내버스 투어도 했어요. 그냥 아침에 눈 떠서 시내버스 타고 서울 끝까지 가보기도했고…

Q: 완전 푹 쉬신 거네요.

A: 네, 책도 한 달에 10권 읽었어요. 살면서 그렇게 책을 많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벌어둔 돈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다시 취업 준비할 때가 됐다고 느꼈어요. 그래도 1년 넘게 일을 하고 나니까 서류를 어떻게 써야 될지, 면접에서 무슨 말을 해야 될지 조금은 알겠더라고요. 그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면 상대방이 듣고 싶은 얘기를할 수 있게 됐어요. 신입이긴 하지만 나름 중고 신입 느낌이었달까요. 마케팅 원서를 6곳에 넣었고, 네 곳에 합격했어요. 인생의 모든 운을 그 때 다 쓴 것 같아요. 그 중 조건이 가장 좋았던 현대자동차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브랜드 마케팅 팀에서 일했는데, 브랜드 광고도 만들고 굿즈도 만들고 낮은 연차의 주니어 치고는 많은 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조 기업이라 그런지 조직 문화가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는 잘 안 맞았어요. 글로벌 브랜드 본사에서 마케팅 한다고 하면 당연히 밖에서는 멋있다고 하지만, 정작 제 스스로는 제가 하는 일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로 전달되는지 체감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러던 차에 링크드인을 통해서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스타트업 위워크에서 제안이 왔어요. 눈에 잘 안 보이는 마케팅보단 사람들과 직접 만나며 내가 직접 서비스나 가치에 대해 설명하는 일을 하고싶었는데 마침 세일즈 포지션으로 제안이 오니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겨써요. 그렇게 위워크에서 2년 가까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지금은 네이버클라우드에 있네요.

Q: 그럼 지금 계신 클라우드가 한 회사에 제일 오래 계셨던 거네요.

A: 네, 맞아요. 네이버클라우드에 들어올 땐 ‘3년 넘게 다닐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잘 다니고 있네요.

Q: 이직을 할 때 각 회사마다 면접 방식이나 이력서 쓰는 건 어떻게 달랐나요?

A: 보통 국내 대기업은 각각의 채용 사이트가 있어요. 자소서 양식도 3~5개 문항정도 어느 정도 규격화가 돼 있어요. 반대로 외국계 기업은 레주메 (Resume) 한 장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소개서에 해당하는 서류를 요청하는 곳도 있긴 한데, 그냥 레주메로 판단하고 면접으로 진행할지 말지 결정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신입보단 경력 채용일수록 더 그렇고요.

Q: 인턴 하셨을 때 기업에서 원하는 것들을 알게 되어서 면접도 그렇고, 자소서 편하게 쓸 수 있었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걸 기업들이 원하는 걸까요?

A: 지원 동기 질문을 예로 들어볼게요. 진짜 순수한 지원 동기를 내 관점에서 주저리 주저리말하기보단, 회사 관점에서 내가 왜 이 직무를 하고 싶은지, 회사에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위주로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이걸 하고 싶다’가 아니라, ‘내가 어떤 일을 해서 당신네 회사에 이런 도움을 줄 수 있다’로 이야기의 방향성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질문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이 질문을 왜 할까?’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게 답하니 방향성을 잡기에도 훨씬 수월했어요.

Q: 인턴 경험은 스타트업 한 번밖에 없으셨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인턴을 엄청 많이 하는 경우도 있던데, 혹시 거기에서 오는 후회 같은 것들도 있으셨을까요?

A: 후회까지는 아니지만 좀 더 많이 해봤으면 안 맞는 것도 알았을 것 같아요. 저는 마케팅이나영업과 관련된 인턴만 했거든요. 반대로 회계나 HR처럼 마케팅과 관련성이 낮은 일을 해봤으면, 그 일이 진짜 안 맞는 일인지 아니면 마케팅 만큼이나 매력있는 일인데 지금은 조금 더 마케팅에 관심이 가는 정도인지..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죠. 그래도 다행히 지금 하는 마케팅이 제 적성이나 성격과 잘 맞는 것 같아요.

Q: 마케팅의 어떤 점 때문에 잘 맞다고 느끼시나요?

A: 일단 말하면서 누군가를 설득하는 걸 되게 재밌어해요. 마케팅도 세일즈도 결국 우리 물건을 사도록 설득하는 과정이거든요. 그리고 세상 만물에 호기심이 많아요. 옆 사람이 귀가 닳는다 할 소리를 할 정도로 말도 많고 호기심이 많은데 마케팅을 하려면 끊임없이 트렌드를 새로운 트렌드를 캐치하고 그것들을 오픈 마인드로 받아들이는 데 내적 호기심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Q: 원래 마케팅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A: 네. 세부 전공도 마케팅을 했고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Q: 마케팅 수업이 좋아서 그렇게 가신 건가요, 아니면 어떤 다른 계기가 있으셨나요?

A: 마케팅이 좋은 것도 있었고, 회계나 재무 쪽이 크게 끌리지 않았던 것도 있어요. 회계는 수업도 재미있고 FA, MA 둘 다 성적은 잘 나왔는데 제가 그닥 흥미를 느끼는 것 같진 않았어요. 그리고 한국어 회계원리 책을 보는데 ‘차변, 대변..’ 보는 순간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제 길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HR이나 오퍼레이션 같은 다른 공부 분야가 있었지만, 그냥 순서상 마케팅이나 영업 쪽이 제 마음 속에 먼저 다가온 것 같아요. 어떤 큰 뜻이 있어서라기보단 눈 앞에 길들을 따라가다 보니 마케팅이 있었습니다.

3. 직무

Q: 아까도 말씀해 주셨지만, 그래도 조금 더 자세하게 현재 맡고 계신 직무에 대해서 좀 설명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B2B IT 마케팅을 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저희 서비스 메인 사이트 ncloud.com을 보시면, 솔루션이 ‘산업별, 유형별’ 이렇게 나뉘어 있어요. 이 카테고리가 저희 타겟 고객군입니다. 개인이 고객인 B2C는 타겟이 30대 여성, 20대 남성, 서울 거주.. 이런 식으로 나뉘는데 B2B는 산업별로 나뉘거든요.

그래서 교육, 미디어, 공공, 금융… 이런 식으로 산업별로 모두 다른 니즈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타겟 고객을 대상으로 우리 제품을 팔려고 할 때 TV 광고나 SNS 광고처럼 다수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 광고보다는, 원하는 산업군의 고객만 초청하는 행사를 자주 열어요. 직원이 10,000명인 회사에서도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담당자는 IT 시스템 운영팀이나 경영지원팀 같은 소속의 2~3명이거든요. 코엑스나 연회장 같은 데서 여는 세미나, 컨퍼런스 행사들이 다 그런 B2B 기업 고객을 타겟으로 여는 행사에요. 행사 기획부터 결과 보고까지 마케팅이 담당합니다.

그 외 저희가 가진 기업 관계자들 이메일로 월간 뉴스레터를 보내드리기도 하고, 웨비나도 하고,고객사에 인터뷰하러 고객사를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럼 행사하시면 사내 말고 외부에 나가서도 근무 많이 하시나요?

A: 네 그렇죠. 최근 1~2달 동안에도 많이 나가서 행사 준비도 하고, 제가 직접 발표 연단에 오른 적도 더러 있었습니다.

Q: 그럼 이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다 고객사들인 건가요?

A: 고객사인 경우도 있지만, 잠재 고객인 경우가 더 많아요. 잠재 고객이란 말 그대로 지금은 우리 고객이 아니지만, 그렇게 될 확률이 높은 고객들. 우리 물건을 팔고 싶은 대상입니다.

Q: 이렇게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면 정말 계약이 체결되는 것과 같은,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결과들이 있잖아요, 이런 게 좀 보이시나요?

A: 세미나나 웨비나 같은 행사를 하고 나면 설문을 진행하는데, 그 설문에 우리 서비스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분들께는 세일즈 팀과 협업을 해서 별도로 연락을 드려요.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잘 되면 영업 성과가 되는 건데, 저희가 어떤 마케팅 활동을 해서 영업이 성공하는 경우가 가장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성과이자 뿌듯한 순간이에요.

Q: 그러면 전에는 세일즈도 해보셨잖아요. 세일즈 경험이 지금 하고 계신 직무에 좀 도움이 되셨을까요?

A: 너무 많이 되죠. 비록 지금은 마케팅을 하지만 세일즈가 마케터에게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아니까요. 제가 세일즈를 해봤으니 지금 제가 협업하는 세일즈 담당자 분들과 입장 바꿔 생각해 볼 수 있는 거죠. 면접에서도 ‘당신을 왜 뽑아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세일즈를 해본 마케터’라고 말하며 스스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렸었어요.

Q: 네이버 클라우드의 기업 문화에 대한 장단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일단 가장 큰 장점은 자율 출퇴근제와 본인이 스스로 설정할 수 있는 출근/재택 출근 형태예요. 본인의 업무 시간은 개인이 직접 정해서 체크만 하면 되고, 100% 재택 근무를 하거나 사무실 출근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어요. ‘커넥티드 워크’라는 네이버만의 제도인데, 사무실 출근을 선택하더라도 일주일에 최대 이틀은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답니다. 이런 제도가 저를 포함한 직원들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더라고요. 추첨제로 국내에 있는 좋은 휴양 시설도 직원 전용으로 제공이 되고, 일본 사업하러 출장 갈 때 숙박하는 도쿄 임직원 숙소랑 춘천 데이터센터에 있는 직원용 숙소 중에 선택해서 워케이션을 갈 수 있는 제도도 있어요. 이런 복지들이 있어서 참 좋지만 반대로…

단점이라면 일이 많다는 거. 일이 회사 전체적으로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일하는 걸 좋아하고 거기서 느끼는 성취가 커서 괜찮은데, 물리적인 일의 양 자체가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께 네이버는 쉽지 않은 직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 휴가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편인가요?

A: 네, 휴가 결재를 올릴 때 본인 전결로 올리게 되어있어요. 팀장님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내 휴가는 내가 직접 결정하고 올릴 수 있다는 뜻인데요. 정말 일이 많이 몰려 있을 때는 당연히 휴가 일정도 조금씩 조정해야 맞겠지만, 보통 때에는 내 업무와 팀 업무에 크게 지장 없는 선에서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어요.

Q: 현대차에서도 마케팅을 하셨고 지금도 마케팅을 하고 계신데 차이가 있을까요?

A: 제일 큰 차이는 현대차는 B2C, 지금 하는 마케팅은 B2B라는 점이에요.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마케팅은 B2C 쪽에 가까워요. 그리고 나 스스로가 그 마케팅의 대상인 경우도 많습니다. 자동차나 화장품, 이런 제품들 다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이잖아요? 그래서 어떤 포인트를 잡아서 소비자들에게 소구해야 할지를 생각할 때 딱히 거리감이 없습니다. 반대로 B2B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내가 그 타겟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클라우드는 엔지니어나 개발자, 어떤 회사의 기술을 총괄하는 CTO 이런 분들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보니 어떤 메시지가 효과적인 마케팅 메시지일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엔지니어나 개발자 동료 분들께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보며 배우고 있습니다.  

Q: 사내 문화는 네이버랑 현대차랑 스타트업이랑 어떤 게 가장 많이 차이가 날까요?

A: 의사결정 구조가 일단 가장 많이 다르고요. 현대차 같은 경우는 제조 기업이고, 차 하나를 만들려면 보통 5~6년 연구하고, 한 차를 내놓으면 5~6년 정도는 팔고 모델을 바꾸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모든 의사결정 과정이 엄청 신중해요. 결재 라인도 많고, 수직적이고, 그 가운데 누가 맘에 안 드는 게 있으면 다시 처음부터 가서 싹 다 바꾼 다음 다시 결재 받아야 하고… 그에 반해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나 IT 기업인 네이버는 조금 더 수평 쪽인 것 같아요.

호칭도 다릅니다. (지금은 직급 체계가 많이 간소화 됐지만) 제가 현대차에 다닐 때는 사원, 대리, 과장… 이런 식으로 직급이 나뉘어 있고 이름 뒤에 직급을 꼭 붙여서 불렀다면, 네이버는 다 ‘-님’이라고 해요. 대표님도 대표님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OO님~’ 이렇게 불러요. 사소한 차이인 것 같지만 상하관계나 위계질서에 관계없이 누구나 존중하는 의미가 들어있다는 점에서 제법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음 질문 드릴게요. 대학에서 배운 것들이 현장에서는 얼마나 적용이 되는지가 궁금합니다.

A: 경영학과 수업 듣고 과제 하면서 기업 정보 파악하고, 케이스 스터디 하고… 이런 내용들이 다연히 도움은 되지만 일을 실제로 하면서 배울 수 있는 스킬적인 부분들은 학교에서 배우긴 어려운 것 같아요. 간접적으로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선후배 교류가 활발한 학회를 해보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회사에서 그렇게 많이 적용된다고 보긴 어렵고, 그보단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나 선배, 그 분들이 연결해주는 네트워크. 이런 요소들이 사회에 나왓을 때 더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Q: 이직을 하실 때, 하셨던 일과 다른 직군으로 가셨을 수도 있는데 꾸준히 마케팅 직무를 하고 계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완전 다른 쪽으로 옮기는 게 일단 어려워요. 한 번 어떤 루트를 타면 바운더리가 조금 정해져요. 마케팅을 하다가 갑자기 개발자가 된다거나, 인사 담당자가 된다거나 이런 식의 큰 변화는 별도의 직업 교육을 받지 않는 한 어렵습니다. 그래서 마케팅을 하는 게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이 일이 어느 정도 흥미 있다고 느껴서인 것 같아요. 마케팅에 흥미가 있으니 내가 어떤 일을 해서 성과를 내는 것도 재미가 있고, 거기서 에너지를 받고… 이런 선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아요.

Q: 그럼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실 것 같나요?

A: 네, 마케팅이나 최소 비슷한 직무를 계속 할 것 같지만, 회사는 아마 여기가 마지막일 것 같아요. 다른 회사로 가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아요. 그만큼 이 회사가 괜찮다는 뜻이기도 하고, 에너지가 한참 많을 때 회사 일이 아닌 내 일을 하고싶다는 의지예요.

Q: 지금 하고 계신 직무에 있어서 중요한 역량이나 능력이 있을까요?

A: ‘마케팅’ 하면 보통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세요. 물론 그것도 틀린 건 아니지만 저는 구조화된 사고 과정을 통해 논리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마케팅이 결국에는 문제 해결 과정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매출이 안 나오면 그것을 타개하기 위해 마케팅은 뭘 하고, 영업은 뭘 하고… 이렇게 작전을 잘 짜서 매출이 안 나오는 문제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데요. 전략적인 마인드 없이 그냥 무대뽀 식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됩니다. 이 상황에는 광고를 돌리는 게 맞을지, 아주 잘 쓴 컨텐츠를 뽑아서 홍보하는 게 맞을지. 이런 판단을 해야 하는 거죠. 회사 입장에선 마케터 한 명 한 명을 쓰는 것도 결국 다 비용인데, 회사가 비용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요. 마케팅이라고 해서 감에 의지하면 안 되고, 데이터도 잘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마케팅이 설득의 과정이기 때문에 외부 고객을 설득하기에 앞서 내부 고객인 동료나 상사를 설득하는 것도 잘 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마케팅 활동을 하려 하는데 거기에 얼만큼의 비용이 필요하고, 기대되는 효과는 어느 정도다. 이런 내용을 잘 정리해서 보고하고, 승인받는 걸 못하면 외부 고객을 설득하는 일은 시작조차 못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같은 내용도 설득력 있게 잘 쓰는 메시징 능력이 중요합니다. 어떤 내용을 시각적으로 예쁘게, 아름답게 보여주는 일이 디자이너의 일이라면 서비스의 좋은 점이나 가치를 설득력 높은 스토리로 만들어 전달하는 건 마케터의 영역이에요.

Q: 네이버 클라우드를 꿈의 직장으로 생각하고 입사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조언이나 팁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네이버클라우드에 들어오시려면 일단 IT에 대한 관심은 기본입니다. IT에 대한 관심이라는 게 ‘제가 갤럭시를 잘 써요, 아이폰을 잘 써요’ 이런 개념은 아니고 클라우드의 속성에 대한 이해, 기술에 대한 이해, 그 기술들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가치를 주는지에 대한 이해입니다.

그리고 네이버클라우드는 B2B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업의 속성도 잘 이해해야 합니다. 네이버클라우드에 지원하면서 네이버로 착각하고 검색이나 쇼핑 이런 B2C 서비스를 언급한다면 회사의 업에 대한 이해부터 너무 없는 거죠. 그러면 바로 탈락입니다.

그리고 B2B 마케팅은 고고하게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보단 발로 뛰며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체력적인 준비도 잘 되어있어야 합니다. 동아리를 하면서 내가 어떤 일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해서, 어떤 결과를 냈다라던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서 어떤 결과를 냈다는 걸 알려주면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Q: 준비한 질문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후배들한테 해주고 싶은 얘기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모든 경험은 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까 인턴을 한 번만 해서 후회까진 아니지만, 내가 안 맞는 경험도 해 볼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쉽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잘 맞는 경험만 좋은 경험이 아니고, 안 맞는 경험도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라는 의미예요. 그 점들이 만나서 결국에는 어떤 선이 되거든요. 우연히 시작했던 첫 클라우드 업무 경험이 지금 다니는 네 번째 회사에서 연결되는 것도 신기하고, 마케팅과 세일즈 일이 계속해서 연결되는 것도 신기하고, 미국 복수학위 경험과 그 기간 동안 변화된 제 가치관이 지금까지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신기하고. 모든 신기한 일들은 결국 작은 경험과 경험들이 모여서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매 순간 갓생을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경험을 소중히 여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9조현서]

소중한 정보를 공유해 주신 선배님과 시진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