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얼굴보다
이 영호
프랑스 사람들은 서로 결혼 상대를 선택할 때 얼굴보다는 음성을 더 중요시한다고 한다. 예쁜 얼굴보다는 아름다운 음성이 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그렇지가 않다. 얼굴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 같다. 벌써 초등학교 입학만 하면 얼짱, 몸짱 하면서 얼굴과 몸에 신경 쓴다고 한다.
중. 고등학생들이 방학 때 성형수술을 하며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나면, 많은 여학생들이 얼굴 성형을 한다고 한다. 심지어 돈을 벌어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이 성형수술이라고 한다. 눈꺼풀 수술, 코 수술, 치아교정은 기본이고 돈이 많이 드는 양악 수술까지 한다고 한다. 남자들도 하고 심지어 나이 든 시니어들도 주름제거 수술, 보톡스 주사 등 얼굴 성형수술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의과대학에서 의대생들이 전문의 과정을 선택할 때 옛날에는 산부인과나 내과를 선호하였는데 지금은 성형외과가 인기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을 만났을 때 첫인상이 중요한데 사람마다 인상에서 풍기는 느낌이 있는데 꼭 얼굴이 잘생기고 예뻐야 좋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대화 속에 그 사람의 교양이나 마음 자세가 더 중요하다. 얼굴은 예쁜데 말이나 행동이 교양이 없다면 그것 또한 좋지 않다고 하겠다.
요사이 예쁘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얼굴 모양이 비슷비슷하다. 의학적으로 성형수술이 발달하여 영화배우 누구와 닮게 만들어 주세요, 라든지 탤런트 누구와 똑같게 해주세요, 하고 주문하니 비슷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TV에서 어떤 여자 가수가 얼굴을 성형수술하고 난 다음, 마음에 들지 않아 고치고 또 고치고 해서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다 보니, 나중에는 얼굴이 엉망이 되어 고생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해마다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를 하고 세계 미인대회를 하는 것을 보고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얼굴을 고치고 하다보니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얼굴이 되고 마는 꼴이 되었다. 우리나라가 얼굴 성형을 잘한다고 소문이 나서 중국에서 멀리 다른 나라에서 얼굴 성형수술을 하러 오는 외국인이 많다고 한다.
학교에서 착실히 모범생으로 공부도 열심히 한 학생이 취업 1차 필기시험에는 합격했는데 2차 면접시험에서 얼굴 때문에 떨어졌다고 한다. 왜 이렇게 실력보다도 얼굴에 더 비중을 두고 채용하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취업하고자 성형수술까지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세상에는 똑같은 사람은 드물다. 같은 날 태어난 쌍둥이도 약간은 차이가 난다. 또한, 사람들은 각자 개성이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데 미의 기준을 어디다 두는지 젊었을 때는 예쁘다고 했는데 나이 들어서 못나 보이고 젊었을 때 보통인 얼굴이 나이 들어서 오히려 좋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봄꽃이 아름답고 예쁘지만, 가을 단풍 역시 예쁜 것과 마찬가지로. 옛날에는 결혼 신붓감으로 엉덩이와 젖가슴이 커야 했다. 그래야 아이를 잘 낳아 키우고 일도 잘하고 해서 건강미가 넘치는 규수가 일등 신붓감인데 요사이는 날씬하고 얼굴이 반반하게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잘 알고 지내는 지인이 첫째 딸 결혼 때는 딸만 성형수술을 시켰는데 둘째 딸 때는 어머니도 함께했다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에 요사이는 얼굴이 좀 예쁘게 생겼으면 자연산이냐 아니냐를 물어본다고 한다. 과거의 얼굴을 표 안 나게 하기 위해 성형하기 전의 사진첩은 꼭꼭 숨겨 놓는데, 남편들이 비상금 숨겨놓는데 가장 안전한 곳이 사진첩 속에 숨겨 놓는 것이라고 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쁘고 잘생기고 아름다운 것은 누구나 추구하는 것이겠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지 않는가? 예쁜 얼굴보다는 부모님이 낳아주신 생긴 대로, 몸 건강하고 마음씨 착하게 한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2019.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