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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입시를 읽어주는 멘토 알파한입니다.
11월 24, 25일 이틀에 걸쳐 수시 면접이 끝났습니다. 지금까지 면접을 열심히 준비하신 모든 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고 모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수시를 준비한 학생들은 이제 면접 및 논술까지 거의 끝이 나고 결과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시는 아직 소위 말하는 수능 원서 영역도 있고, 교대는 이후 면접도 1월 19일에 있다 보니 아직 시간이 2달 정도 더 남았습니다. 그래도 수능이 끝나서 전보다는 훨씬 편할 테니 원하는 것들 다 하시면서 면접 준비도 하셔서 꼭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이 수능 원서 영역이 남은 분들을 위해, 또 현재 예비 고3들을 위해 올해 수능에 대한 분석글을 준비해봤습니다. 지난번의 수능 후기는 수능 당일 생생한 체험 및 문제를 바탕으로 서술했다면 오늘은 이제 어느 정도 예측이 일관되게 나오는 시점에서 올해 수능이 무엇이 문제였길래 말이 그렇게도 많았으며 올해 정시는 어떻게 흘러갈지 조심스럽게 예측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수능 끝나고 재수 및 반수생 친구들 및 후배들하고 통화하면서 추가적으로 느낀 점들도 한 번 써보려 합니다.
1. 올해 수능, 무엇이 그토록 문제였나?
올해 수능이 이토록 많이 많았던 결정적인 이유는 국어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언론 등 수능 국어를 직접 풀어보지 않고 분석을 해둔 글들을 보면 대부분 국어 31번을 지적하면서 내용이 너무 어렵고 시간이 부족했다는 식으로 서술되어있습니다. 이 말이 결코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작년의 오버슈팅 지문, 재작년의 보험 지문도 비슷하게 어려웠으며, 시간은 늘 부족했습니다. 그러면 근본적으로는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저는 다음 3가지가 결정적이었다고 봅니다. 아마 수험생분들께서는 오히려 이 부분에 공감하고 동의하지 않을까싶네요.
1) 화작문 난이도 조절 실패: 올해 수능을 본 학생들 중에는 화법과 작문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너무 써서 힘들었다는 수험생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는 지문의 길이도 길어지고 문제 스타일도 달라졌기 때문인데, 보통 평가원에서 화법과 작문 유형을 바꾸면 최소 6, 9월 모의고사 중 한 번은 신유형을 출제해 대비할 수 있게끔 해줍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전 경고 없이 수능에서 화작문이 어렵게 출제되었으며, 문제도 까다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4~7번 문제의 경우 보통은 4번에 내용 일치 문제를 주고 3점짜리인 7번 문제에 전반적인 지문의 흐름을 묻는 문제를 출제하는데, 올해는 7번에 해당하는 유형의 문제가 4번에 있었다보니 학생들이 많이 당황했으며, 이는 1등급 컷을 9월 모의고사에 비해 10점 이상 낮추는 원흉이 되었습니다.
2) 배경지식이 있어야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 저는 올해 수능 국어의 가장 큰 문제가 화작문보다 오히려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아무리 어려운 지문이 나왔더라도 이에 대한 배경지식 및 설명을 충분히 제공했는데, 올해 수능 국어 지문은 굉장히 불친절하게도 설명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관련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학생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국어는 배경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므로 이는 평가원에서 명백히 잘못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천문학 지문을 예시로 들며 31번과 같은 문제는 물리적 지식이 있어야 쉽게 풀 수 있다고 하는데, 일단 이 말에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러 수험생들에게 물어본 결과, 오히려 39~42번에 해당한 지문이 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문의 내용 중, ' 전통 논리학에서는 "만약 A이면 B이다."라는 식의 명제는 A가 거짓인 경우에는 B의 참 거짓에 상관없이 참이라고 규정한다'는 구절이 있는데, 이 내용을 저는 수리논술에서, 그리고 대학 와서 백옥분 교수님 수학 강의에서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제로 수험장에서 이를 풀 때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으며, 수능 후기에도 이 지문은 비교적 어려운 지문이 아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보통 이러한 문장이 주어지면 그 다음에 이 문장과 관련된 보충 설명이 있어야 되는데, 올해 국어 지문에는 이런 설명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배경지식이 없는 학생들은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며, 문법을 제외하고는 배경지식에 따른 개인차가 존재하면 안되는 국어 시험에서 개인차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것이 올해 수능 국어가 어려웠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며, 많은 학생들이 사설 모의고사처럼 느꼈던 이유입니다.
3) 국어 내 영역별 문제 난이도 조절 실패: 올해 수능 국어의 굉장히 특이한 점은, 화작문과 문법, 비문학 모두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문제 하나씩만 놓고 보면 작년 및 재작년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는 없었는데, (31번 추정 정답률이 18%인 것은 앞에 두 이유 때문이지, 문제 자체가 미친 듯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국어 시험이 시간 싸움으로 변질됩니다. 작년에는 화작문 및 문학이 비교적 쉽고 비문학이 어려워서 비문학을 어렵게 출제해도 특별한 말 없이 잘 변별이 되었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어렵고 지문이 길다 보니 학생들이 시간이 없어서 뒤에 지문을 통째로 찍은 경우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문학 문제도 6월 모의고사에서 까다롭게 나왔던 것처럼 나왔고, (문학은 사실 6월에 한 번 불을 질러서 수능에서 이렇게 출제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 비문학도 늘 어렵게 나왔던 것처럼 나왔는데 화작문조차 어려우니 시간이 없을 수밖에요. 아마 이 3가지 요인이 올해 국어의 1등급 컷을 85~87까지 낮춘 원흉이자 수능에서 이토록 많은 말이 나온 이유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국어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은 다른 모의고사랑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학생들 중에는 국어는 1등급인데 수학이 3등급을 받은 학생들도 꽤 있었습니다. 이에 저는 이 학생이 수학을 못 한 것이 아니라 국어에서 멘탈이 제대로 나가서 수학에 영향이 있어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국어에서 결과적으로 85점을 맞았는데, 올해 수능이 불수능이며 1등급 컷이 80점대 중반까지 내려온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수학을 보면 이 학생은 본인이 국어를 3등급 정도 받아서 망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수학을 봤을 것입니다. 이 경우라면, 저라도 아마 멘탈이 흔들렸을 것이며, 수학에 제대로 집중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렇기에 다른 과목이 특별히 많이 어렵지 않아도 체감상 불수능이었기에 어렵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2. 현재까지 나온 서울교대 정시 배치표 분석
사실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등급컷도 추정 등급컷이고, 성적표가 나와야 비로소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그래도 지금 불안해하실 분들께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예측을 해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작년에 정시 1차 커트라인은 표준점수 합 기준 387.15점이었습니다)
대성마이맥 - 283 ~ 284 (국, 수, 탐구 2과목 원점수 합)
유웨이 - 280 (국, 수, 탐구 2과목 원점수 합)
종로 - 284 (국, 수, 탐구 2과목 원점수 합)
메가스터디 - 388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한 환산점수)
비상교육 - 395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한 환산점수)
진학사 - 654.46 (800점 만점으로 각 과목을 266.7%씩 계산해 실제 대학 반영 점수로 환산한 점수)
(수능 성적표가 발표난 후 바뀐 배치표, 12월 13일 기준)
대성마이맥 - 283 ~ 285 (국, 수, 탐구 2과목 원점수 합)
유웨이 - 399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한 환산점수)
종로 - 287~289 (국, 수, 탐구 2과목 원점수 합)
메가스터디 - 392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한 환산점수)
비상교육 - 395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한 환산점수)
입시 기관별로 배치표 점수가 이렇게까지 차이가 많이 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처럼 올해는 작년과 달리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가 너무 높아져서 예측이 정말 힘들어졌습니다. 작년에는 전과목 난이도가 거의 비슷해서 합산 점수 또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정확한 예측이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는 올해와 작년 수능의 원점수에 해당하는 표준점수를 비교해보면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괄호 안의 점수가 원점수에 해당하는 표준점수입니다)
작년 국어) 100점 (134), 1등급 컷 94점 (128)
올해 국어 추정) 100점 (146), 94점 (141), 1등급 컷 85점 (131)
작년 수학 나형) 100점 (135), 1등급 컷 92점 (129)
올해 수학 나형 추정) 100점 (139), 92점 (136), 1등급 컷 88점 (132)
탐구과목은 표준점수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국어가 너무 심하게 올랐고 수학도 상당히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국어 1등급 컷이 약 8점 정도 떨어진 상황에서 배치표를 만들 때 학생들의 지원 성향을 등급컷에 맞춰야 될지, 아니면 원점수, 또는 틀린 개수에 맞춰야 할 지가 미지수입니다. 이것이 입시 기관별로 예측이 다 다른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이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되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작년 환산점수가 387점 (1차 커트라인 -0.15점인 학생): 국어 94점 (1등급 커트라인), 수학 나형 92점 (1등급 커트라인), 생활과 윤리 50점 (1등급 커트라인), 사회문화 50점 (1등급 커트라인)
→ 이 학생의 점수를 전과목 1등급 커트라인을 기준으로 올해 적용해보면
국어 85점 (131) + 수학 나형 88점 (132) + 생활과 윤리 (64) + 사회 문화 (65) = 382점
→ 반면 이 점수의 원점수를 적용해보면
국어 94점 (140) + 수학 나형 92점 (136) + 생활과 윤리 (64) + 사회 문화 (66) = 396점 (메가스터디를 제외한 다른 입시기관 예측과 어느 정도 비슷)
이처럼 격차가 심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공통적으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올해 서울교대 정시는 국어를 잘 보면 압도적으로 유리해지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수학은 가산점이 적용되어도 수학 나형이 가형에 비해 유리하고, 탐구 과목은 작년과 경향이 비슷한 것까지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수학 나형 + 과탐이 가장 우세하나, 국어가 변수인 상황) 그런데 이 이상의 예측은 아직까지는 무의미하며, 어떻게 될지도 모릅니다. 특히 서울교대 정시는 이과생의 비율도 고려를 해야하며, 올해부터 교원대 및 제주교대까지 (나)군에 몰린 점, 2차에서 비교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점도 새로운 변수입니다. 일단 지금 현재로써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이며, 이와 관련해서 성적표가 나온 이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뤄볼 생각입니다.
올해 수능 양상이 작년과 너무 다르다 보니 아무리 알파한이어도 예측 및 분석하기 너무 힘들고, 섣불리 예측했다가는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날 것 같아서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볼 생각이며, 기말고사 이후 개인적으로 정시 컨설팅을 하면서도 조금 더 분석해 볼 예정입니다. (다음 주까지 기말고사라 너무 바빠서 ㅜㅜ)
그런데 저는 이렇게 서사모에 칼럼도 쓰고 개인적으로 과외 및 컨설팅도 한다고 이렇게 분석을 하는데, 사실 지금까지 공부해오신 수험생분들은 수능이 끝난 이후 특별한 경우 아니면 이렇게까지 관심이 없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아직 성적표도 안 나온 상황에서의 예측은 어떻게 보면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수능이 끝난 고3 및 n수생 분들은 이런 글을 읽는 것보다 놀고 쉬는게 더 중요하니까요. 다들 정말 고생 많으셨고, 누구보다 알차고 행복하고 재미있는 나날들 보내시고, 꼭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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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아요 ㅠㅠ 꼼꼼하게 분석해주신 점이 감동적입니다ㅠㅠ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