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크라와 색채명상
(1)명상과 치유
명상은 인류가 오랜 역사 전부터 수천 년간 영적수련으로 활용해오고 있지만 정확한 기원은 알려진 바가 없다. 구전에 따르면 약 5,000년 전에 고대인들이 타오르고 있는 불꽃을 바라보며 명상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명상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500년 경 인도의 힌두 베단타 경전에 있고, 기원전 6∼5세기경에는 다양한 형태의 명상이 중국의 도교와 인도의 불교로 발달하였다(Everly & Lating, 2002).
서양에서는 기원전 20년경 알렉산드리아의 Philo가 영적인 수련으로 주의와 집중에 대해서 사용했고, 3세기경에는 고대의 철학자였던 Plotinu가 명상 기법을 개발했다(Hadot & Davidson, 1995)고 한다. 서양에서의 명상(meditation)은 '치유하다, 고치다, 수정하다'의 의미로, 라틴어 √mederi에서 유래하였으며, 명상을 부정적인 부분과 병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고치고, 수정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는 종교와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의 부정적이고 독소적인 부분들을 해소하였기 때문이다(이형록, 2012).
중국에서는 명상(冥想)을 '고요히 깊게 생각하는 것'으로 어둠 속에서 침잠하듯 모든 것을 고요하게 관조하며 깊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정의하였고, 인도의 요가수트라(YogaSūtra)에서는 명상(dhyāna)을 '한 생각이 확장되거나 연장된 상태로 마음이 하나의 사고에 머무는 것, 즉 참나(眞我)를 자각하기 위해서 사고의 파동을 멈추고 적정(寂靜)을 느껴 내면에 존재하는 본성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명상은 마음을 한 곳에 모아서 고요한 가운데 인생과 세계의 진정한 모습에 대해 깨닫고 인격을 연마하며, 최상의 가치를 가진 삶을 사는 방법 그 자체이다. 이러한 명상은 자기 스스로의 수행으로 의식의 변화와 명상 중에 이루어지는 복식호흡과 심신의 이완을 통해 평온한 마음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자존감을 높이며 자신감이 회복되고 열등감이 극복되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강한 내적인 의지력이 생긴다. 명상을 통해서 신체적으로 느린 뇌파가 나타나기도 하고 심장박동이 늦어지거나 높았던 혈압이 낮아지는 등의 변화를 경험하기도 하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조절하여 정서에 안정적이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명상을 통한 무념무상으로 지금까지 얻어 온 지식과 경험을 체계화하여 창조력을 계발할 수 있다(정태혁, 1987).
또한 의식을 어느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도록 하는 훈련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내적인 평온함이 극대화되어 진정한 자기를 만나는 최고의 경지에 이르도록 하는 정신수련법이다(장현갑 등, 2005). 즉, 현존적인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어 고통 없는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되도록 하는 마음의 수련이다(장현갑, 1996). 명상을 하게 되면 뇌의 상태는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의식기능으로부터 직관적이고 심미적인 의식기능으로 전환되며 결국에는 모든 생각이 멈춰지는 무심(無心)의 상태가 나타난다(하영진, 2012).
명상은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해왔으며 여러 문화와 철학, 종교적인 전통에서 실제로 수행되고 있으며 개발되고,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한 가지 명상법만을 의미하지 않고 여러 가지의 명상 수행법들을 총칭하고 있다(김정호, 1994). 명상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주의집중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는데 집중을 위한 수단은 경전이나 주문을 암송하는 것일 수도 있고 기도나 제의 등의 의례를 수행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특정한 자세나 동작과 노래나 춤을 추는 것일 수도 있다(강은애, 2009).
호흡을 통한 명상과 자신의 몸에 집중하는 차크라 명상 등의 방법은 명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집중하는 정도가 몰입(沒入)을 지나 몰아(沒我)의 경지에까지 도달하기도 하고 궁극에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명상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집중명상(concentration meditation)과 통찰명상(insight meditation)이다. 집중명상은 변화하지 않는 하나의 대상 혹은 반복되는 자극을 대상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방법이다(김정호, 1994).
주의집중의 대상에 따라 여러 가지 명상방법으로 구분되지만, 어떠한 수행방법이든 집중명상의 특징은 한 가지 대상에만 의식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감각에 집중하는 방법은 시각과 청각, 체감각과 원리적으로 후각과 미각이 포함되어 '체감각'에 집중하도록 한다. 두 번째, 감각을 일으키는 내외적인 자극이 아니고 마음속에서 적극적으로 상상하여 스스로 창조해 내는 심상에 집중하는 명상법이다. 세 번째, 스스로 신체를 움직이는 과정에서 그 움직임에 따른 신체적 감각에 주의를 집중하고 호흡에 대한 주의집중으로 수식관(數息觀)명상을 사용하여 의도적인 명상에서 비의도적인 명상으로 진행되는 행위에 집중하는 명상법이다(김정호, 1996). 네 번째, 화두선(話頭禪)으로 비논리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명상으로 화두에 모은 마음을 집중하는 명상법이다(고건영, 2019).
차크라 명상도 차크라에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의식의 확장을 경험하고 영적인 성장에 이르게 하는 명상방법이라 할 수 있다. 통찰명상은 마음챙김명상으로 불리며, 마음챙김의 네 가지 대상은 신(身), 수(受), 심(心), 법(法)의 의식경험으로 신은 감각(sensation)이고 수는 느낌(feeling)이며 심은 마음의 상태(states of mind)이고 법은 정신의 요소(mental element)이다. 여기서 마음 챙김이란 마음의 현상을 관찰하는 것을 의미하며 자신의 마음속에서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현상을 인식하고 명료하게 깨어있는 것을 말한다(김정호, 1994).
집중명상의 대상은 감각과 심상, 행위와 비논리적인 문제 등이 있으며 감각에 속하는 만다라와 같은 시각적 자극과 만트라와 같은 청각적 자극과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색채명상과 차크라 명상도 심상에 집중하여 심상에 감각대상을 만들고 그것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반면, 통찰명상은 매 순간 마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즉, 생각과 감정과 감각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으로 어떠한 행위를 하든지 지금-여기(here and now)의 경험을 알아차리는 것이다(이성준, 2014).
현대 명상의 흐름은 종교 수행자들의 명상과는 차이가 있는데, 마음의 평온을 회복하거나 심화함을 목표로 하며 육신의 평화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한다. 이를 통해 심신의 부조화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며 몸과 마음의 정화과정을 거쳐 심신의 건강과 평화를 목적으로 수행된다(배성월, 2015).
스트레스가 만연한 시대라고 할 수 있는 현대에서는 개인이 받는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한 각자의 자기조절 기법으로서 명상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자기 자신과 타인 또는 주변 세계와의 조화를 위해 의식의 수의적 변경을 시도하기 위한 정신수련법으로 언급되고 있다(장현갑, 1996). 명상을 통해서 치유된다는 것은 삶을 보는 태도와 견해가 근본적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명상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문제와 미해결된 마음의 고통과 상처에 대해서 과거와는 변화된 다른 시각을 갖게 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안정된 마음으로 의식을 집중하여 자기 자신의 신체 감각과 내면을 성찰하는 명상을 통하여 내적인 평온감을 극대화함으로 갈등이나 걱정, 욕구 같은 정서적인 문제를 잘 이해하게 된다. 자기이해가 깊어지면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성장하며 보다 나은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Sweet & Johnson, 1990). 나아가 명상은 자존감을 갖게 하고 잃었던 자존감을 회복시키며 자기실현 등의 긍정적인 정서를 향상시켜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치유(healing)라는 말은 오늘날 거의 모든 분야에서 회자화되고 있는데, 치유는 자기 마음의 힘을 받아들이고, 어떤 환경이나 사건과 장소, 위치와 상황, 일과 사람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자기 자신임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Hokins, 2009/2016). 치료는 외부의 전문적인 노력과 지원을 통해 병이 낫는 것이고, 치유는 '스스로'에 해당되는 의미인 자발적으로 나아지거나 고쳐지는 것으로 능동성과 주체성을 가진 활동이다. 스스로에 의해서 스스로를 돌보는 과정으로 우선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에 그 의미가 있다. 이러한 치유는 자기 치료와 자기 자신에 의한 문제해결의 의미가 더욱 강조된다(권지혜, 2014). 치유라는 말은 인생관의 변화 즉, 삶을 보는 견해가 달라진다는 뜻을 내포하며 명상을 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전체성을 발견함에 따라 인생관의 변화가 가능해진다(Kabat-Zin, 2005). 이러한 전체성의 발견은 명상으로 자신의 참모습을 탐구하며, 자기실현의 과정에서 가능한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치료는 전문적인 수련을 거친 상담자 또는 심리치료사와의 상담을 통하여 상호작용을 경험하며, 삶의 여러 방면과 차원에서 심리적 고통이나 부적응 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사실 심리치료는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서 자신의 마음의 상처나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타자치유'적인 의미가 크다(고건영, 2019). 그래서 심리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담자의 도움으로 문제해결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 스스로가 직접적이고 자발적으로 독립과 통합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Rogers, 1998/2000).
따라서 자기치유는 환자나 내담자가 자발적인 의지로 자기 자신과 자신과 연결된 주변 세계와 관계적인 상황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내담자의 자발성과 자기이해를 통한 치유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자기조절기법으로서의 명상의 유용성과 함께 명상의 목적을 이루어 갈 때 비로소 근본적인 자기치유가 가능하다. 깨달음을 얻어 자신의 참모습을 알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면 이분법적 대립이 사라지고, 고통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건영, 2019). 이와 같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수용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은 일반인이나 치료사 모두에게 평생의 과업이며 삶의 여정 그 자체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차크라 색채명상을 통한 예술치료사의 자기실현에 관한 자전적 내러티브 탐구/ 전진옥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치료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