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폭염경보가 내려져 있는 날
똘아이들도 아닌 사람들이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할까?
45명의 젊지도 않은 사람들이.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재잘거리며 신나게 편백 숲길을 걷고
녹음이 우거진 수풀 속을 걸어면서 한줄기 시원한 바람을 맞는 그 맛으로
우거진 편백 숲속에 누워 피톤치드를 몸으로 맞는 그 기분으로.
남이야 뭐라 하는 우린 신나게 땀흘리며 즐거운 걷기를 하였다.
길사랑회 회원이 아니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을
정각 9시에 출발토록 되어 있는데 9시가 채 되기도 전에 마산 역전에서 탈 회원들이 빠짐없이 다 도착하여 9시 5분전에 차가 출발하였다. 저 멀리 김해의, 함안의 회원까지도.
가다가 중부경찰서 앞에서, 경남대 앞에서 승차하는 회원들을 싣고는 갈모봉 대형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10분. 도원의 구령아래 체조와 몸풀기를 마치고 곧바로 포장된 임도를 따라 걷기가 시작되었다. 제 3주차장을 지나니 작년에도 없던 목제 데크로드가 설치되어 한 계단 한 계단 발에 힘을 주면서 올랐다. 사방댐으로 가는 제2주차장에 도착하니 무더운 날씨에 계단을 올라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하였다. 조금 더 걸어 제1주차장에 도착하여 오늘의 걷기 코스를 설명하다 보니 갈모봉 편백휴양린 관리소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일정에 다소 차질이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코스 설명을 마치고 관리소장을 따라 숲속 교실로 들어섰다.
2010.9월 걷기 때 만났던, 과거 고성교육청 경리계장을 했다던 최영부 소장,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는 사람이라 간단히 설명해주길 요청하였으나 ‘편백나무는 측백나무과의 상록수로, 피톤치드를 다량 방출하는 속성수의 하나이며 일본 특산종이다.
고성읍과 삼산면 사이 갈모봉(367m) 산자락 60여㏊(22만여 평)에 1970년대부터 심어진 20~30㎝ 굵기의 편백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고성 출신 임업인 윤영학(66)씨가 ‘나무 한 그루 베면 두 그루를 심는다’는 정성으로 숲을 일궜다고 한다.
갈모봉 편백숲의 가장 큰 매력은 산자락과 등산로 곳곳에 일직선으로, 또는 굽이치는 오솔길을 이루며 뻗어 있는 편백나무 숲터널이다. 끝없이 도열한 곧고 붉은 기둥들이, 어깨엔 사철 푸른 외투를 걸치고 발치엔 부드러운 낙엽더미를 쌓아두어 탐방객들의 발길을 더디게 한다.’ 는 것이었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 ‘겨울에도 비 온 뒤면 숲 전체가 편백 향기로 진동합니다. 낙엽 냄새, 흙냄새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오늘은 양호한 편이었다. 진지한 우리 회원들의 경청태도를 보고 더 얘기를 할 것 같았지만 20여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 본격적인 걷기가 시작되었다. '양아자'란 야생화가 무리지어 피어 있는 산길을 따라 5분여를 걷다가 오르막 산길에 접어들었다. 너무 고온의 날씨라 걷는 속도가 느려 같이 천천히 걷다가 중간에 잠시 쉬기도 하였다. 15분 정도 올라 제2자연관찰로에 접어들었다. 다시 제1주차장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좌우 편백나무가 우거진 길가에는 고추나물과 물레나물이 간혹 눈에 띄기도 하였다.
'
다시 제1주차장 곁 화장실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오른쪽 자연관찰로로 방향을 바꾸었다. 자갈이 깔린 길을 조금 오르고 나면 길바닥을 편백나무 부스러기를 깔아 놓은 길을 만나게 된다. 작년에 남든 길로 물기를 머금어 걷기가 너무 좋았다. 누군가가 여기서 놀다가 가자고까지 하였다. 그러나 조금 더 오르면 평상이 있는 쉼터가 있다고 하니 모두 서둘러 쉼터로 올랐다.
평상이 있기는 하였지만 먼저 온 휴양객들이 있어 사방으로 흩어져 쉬면서 간식도 나누고 땀을 개기도 하였지만 성질이 급한 건지 뭐가 잘난 것인지 아직 출발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잇는데 가버린 회원들도 있었다. 잘났어, 정말!
11시 반경, 이젠 갈모봉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하였다. 갈모봉 휴양림에는 경치가 썩 뛰어난 곳이 3곳이 있는데 지금 갈모봉으로 가는 이 길도 포함되어 있으며 또한 갈모봉 등산길 중 제일 힘든 곳이기도 한 편백나무가 도열해 있는 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가장 힘 든 곳이라서 그런지 5명의 회원이 쉼터로 되돌아 가고, 그 외 회원은 오르면서 갖가지 웃음보따리를 터뜨리기도 하고 장난을 치면서 능선의 무덤이 있는 갈림길을 지나고 바람이 불어 올라오는 능선에서 잠시 쉬기도 하면서 등산길을 계속하였다.
가는 길목의 여우바위 앞에서 포즈를 취해 사진도 찍고, 여우바위를 지나 오르는 길의 바위채송화와 외로히 서 있는 소나무에 감탄사도 보내면서 능선길을 따라 걷다가 다시 경사진 계단길을 만났다.
더위에 힘이 부친 회원들은 이 마지막 계단길에서 되돌아서려고 하였으나 이 계단만 오르면 오르막길은 없다는 말에 전원이 전망대 바위에 올랐다.
고성과 한려수도가 저 멀리 보이는 전망대 바위에 앉아 잠시 쉬면서 간식을 나누고 단체 사진도 찍고 다시 정상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였다. 본래 정상을 둘러 되돌아 오려고 하였으나 날씨가 너무 덥고, 또 힘들여 정상으로 올라도 그늘 하나 없는 곳이라 정상은 가지 않기로 하고 중간에서 다시 여우바위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여우바위를 왼편으로 바라보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 체육공원 아래의 쉼터에서 점심보따리를 펼치기로 하였다.
쉼터의 평상에는 많은 휴양객들이 선점하여 자유로히 흩어져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어떤 팀은 평상을 다 차지하고, 어떤 팀의 평상의 한 귀퉁이에서, 아예길바닥에 주저 앉아 먹기도 하고, 우린 마른 나무 가지가 펼쳐져 있는 곳에 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회원들이 가져 온 갖가지 술로 목을 추긴 후 펼쳐놓으면 진수 성찬인 반찬을 네것 내것 없이 서로 나눠 먹고는 잠시 쉬기로 하였다. 이 좋은 곳에 와서 실컨 맑은 공기나 마시고 가자고.
좁은 공간이지만 눕기도, 쪼그리고 앉기도, 나무 그루에 걸터앉기도 하여 쉬고는 2시 반에 출발하기로 하였는데 1시 50분부터 가방을 둘러메고는 출발하는 회원이 있으니 어떻게 편안한 맘으로 쉴 수가 있겠는가? 참 잘 난 회원도.......
그렇든 말든 정좌를 하여 눈을 감고, 너흰 가든 말든 쉬고 있는데 2시 10분경이 되니 점점 가방을 둘러메는 회원들이 많아 일어서기로 하였다. 더 쉬어가자는 회원들의 불만도 못들은 척하고.
다시 오르막 길을 올라 작은 봉우리 위에 있는 정자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정자는 수리중. 올라가는 계단이 형편없이 파손되어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그 정자를 지나고 나면 내리막길. 고성 갈모봉을 알리는 사진 속의 펴낵 숲 길. 우린 그곳을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그 숲 속길을 다 내려가니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임도로 갈지, 숲길로 갈지. 편하기는 임도이지만 햇볕 길이라 숲 길로 접어 들었다. 약간 미끄러운 길이지만 시원한 숲속길이라 참 좋았다. 그 숲 속길이 끝나면 바로 재3주차장 위 포장도로.
조금만 내려가면 우리가 타고 온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다. 버스에 오르면서 아침에 도원이 애써 구해온 시원한 비피더스를 하나씩 배급받아 마시고는 오늘의 걷기를 마감하였다.
아침에 도시락을 건네주면서 아내의 하는 말
"미친 당신을 따라 가는 사람 모두가 아마 미친 사람들일거요. 이 삼복 더위 땡볕에.."
하하, 미쳐도 작게 미친게 아니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옷이 젖도록 땀을 흘리면서도 즐거워 하면서
신나게 걷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았다면.......
우리 길사랑회 회원만이 할 수 있는, 우리 길사랑회원이기에 할 수 있는 걷기라 봅니다.
더운 날씨, 참 수고하셨습니다.
남은 더위도 피하지 말고 맞서 이겨내시기 바라며 모두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어제 걷기를 마치고 사진만 올려 놓고 부산 갔다가 오늘 밤에 돌아와 후기를 올립니다.
늦게 올린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첫댓글 수고많았습니다.
무더위 퇴치법 명품이었습니다.
예, 모두가 고생, 수고하셨지요.
감사합니다.
더위도 물렀거라였습니다. 길사랑의 위력을 오늘도 어김없이 발휘했습니다.
길사랑의 위력이기도 하지만
더위를 물리치는 법을 아는 회원들의 현명함이겠지요?
동행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더위와 싸워 이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오늘도 시골 가서 땀 흠뻑 흘리고 찬물 뒤집어 쓰고 나니 더위는 저 멀리.
먼 여행 잘 다녀오십시오.
지금 쯤 유럽은 시원해지기 시작할 겁니다.
아무튼 건강하시고.
더위에 땀은 많이 흘렸지만 편백숲이 너무 좋아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항상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좀 더 머물다 왔으면 더 좋았을 것인데.
나에게 감사하는 것보다 같이 동행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조용히, 열심히 따라주시는 회원님들께.
다들 대단들 하십니다~~~이더위에~ㅎㅎ 이몸도 진짜 대단합니다 ~ ㅋㅋ (스스로칭찬) 바위에 뿌리내린 저소나무 참말로 신기했습니다~~ ㅎ 행복하세요
추위가 시작될 때 동행하다가 이젠 더위까지도 이겨내시니.
정말 평강님도 대단해졌습니다.
계속 열심히 동행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후기 그때를 생각하면서 즐겁게 잘 보고 있습니다.
입곡 갔다가 이제 와서 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오늘 입곡 가서 땀깨나 흘렸겠습니다.
난 오후에 갔다가 하는 일도 없이 땀만 실컷 흘리고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