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소개를 하자면 지방국립대 비사범계 출신, 졸업학점은 3.7/4.5 입니다.
교원자격증 있고 중학교에서 기간제 한 학기, 시간강사, 방과후수업 강사를 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래봤자 경력기간은 다 합쳐서 1년 정도 입니다.)
임용공부는 2년 했습니다.
올해는 작년에 공부할 때보다 집안 사정(금전적 문제 뿐만 아니라 가정불화)이 좋지 못해서 시험 한 달 전에 공부 그만 둘까, 학원비 환불 받을까 등등 별생각을 다하고 살다가 시험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에게 올해는 살면서 가장 힘들고 가슴 아팠던 힘든 한해였습니다. 거의 정신줄을 놓고 하루하루 사는 게 힘들어서 집 나가서 어디 한 일년 콕 박혀서 살까 등 별생각을 다했거든요. 정신 놓고 살다가 교대원을 가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게 저같이 게으른 사람한테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빠야 더 열심히 살더라고요;;
그리고 임용공부하면서 체계적으로 공부를 배우지 못해서 오는 한계도 느꼈기 때문입니다. 사범대를 나온 친구와 저를 비교하자니 저는 임용 공부 방향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교대원을 목표로 하고 각 학교 교대원 면접 일정을 알아보니 벌써 끝난 학교도 있더군요.(고대) 임용 끝나고 바로 서류준비 했으면 늦지 않았을텐데 시험 끝나고 한 2주정도는 정신을 놓고 있었거든요.; 사실 고대교대원을 가장 가고 싶었는데.. 원서도 못 넣었습니다. OTL
아무튼 교대원 카페에도 가입하고 교대원 면접에 대한 자료도 얻고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나머지 대학원에 합격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교대원 면접 준비는 카페에 있는 자료를 뽑아서 한번 읽은 것 밖에 없어요. 그것도 편의점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읽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합격을 하게 된 것은 임용 공부를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되었고 면접 때 떨지 않고 차분하고 솔직하게 할말을 했고 교대원에 가려는 뚜렷한 의지와 목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각 학교에서 면접 본 소감을 적겠습니다.
1. 국민대 - 표준어규정, 학습 의욕없는 학생 동기 부여 방법
처음 보는 면접이라서 긴장도 많이 했고 너무 추운 날이라서 떨고 있었습니다. 자기소개랑 연구계획을 쓰라는 종이 한 장을 주셔서 쓰고 한 3시간 기다렸습니다. 남교수님 두 분이 계셨고 책상 앞에 문제가 적혀있었습니다. 둘 중에 편한 것부터 말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막막했습니다. 표준어 규정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기에 동기부여 방법부터 말씀드렸습니다. 흥미와 재미를 부추기면 된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답이었죠. 그걸 제가 기간제 할 때 학습 부진아들 가르칠 때를 예로 들어서 말씀 드렸고 표준어 규정은 잘 모르겠다고 하니깐 표준어가 뭔지 말해보라고 하셔서 표준어 정의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집이 서울인데 왜 지방대를 갔냐고 물의셔서 국립대라서 등록금 때문에 갔다니깐 그럼 대학원 학비는 어떻게 마련할거냐고 하시길래 돈 벌면서 다니겠다고 했더니 한 교수님께서 그럼 공부하기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그 교수님께서 장기적으로 임용고사를 목표로 하는 거 아니냐고 물의셔서 그렇다고 했더니 그럼 힘들거라고 부정적으로 말씀하셔서 속상했는데 그래도 그 옆에 교수님은 좀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제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힘들고 동생들도 있고 해서 학비는 벌어서 다녀야한다고 하면서 면접을 끝내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쁜건지.. 친구한테 면접 이야기 했더니 너무 사실대로 말했다고. 왜 그런 이야기까지 했냐고 했습니다. 저도 제가 너무 사실대로 말한 걸 후회했습니다. 교수님들은 그렇게 힘들게 돈 벌면서 공부하려고 오는 대학원생 좋아하지 않는다고.. 기왕이면 돈 많은 학생을 원하는 건지.. 아무튼 그렇게 구차하게까지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완전 거지된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사실 합격했는데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2. 동국대 - 교사가 되고 싶은 이유, 비사범대, 교육대학원이 사범대와 비교해서 의의가 있는지, 없는지 그 이유
2조로 나눠서 면접을 시작했습니다. 남교수님이 계셨고 앞에 쪽지를 하나 뽑아서 답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앞에 쪽지가 펼쳐진 게 있길래 그걸 읽었더니 교수님께서 조금 당황하시면서 앞에 학생이 쪽지를 접어 놓고 가지 않았다고 하시면서 다른 거 하나 뽑으라고 하셔서 접혀있던 쪽지 펼쳐서 읽었습니다. 쪽지 질문은 위에 적은 질문입니다. 교사가 되고 싶은 이유는 당연히 막힘 없이 술술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전 초등학생 때부턴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비사범대와 교육대학원이 사범대와 비교해서 의의가 있는지 없는지는 의의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의의가 없다고 생각하면 면접 보러 가지 않았겠죠. 비사범대를 가서 교직이수를 한 사람도 있고 대학교 졸업하고 나중에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도 있을텐데 기회를 줘야하고 더 열심히 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저한테는 자기소개서에 대해서는 하나도 묻지 않으셨어요. 제 자기소개서가 너무 급하게 써서 엉망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요;;ㅠ 아무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면접을 차분하게 봤습니다. 동국대 합격했습니다. 제가 불자라 그런지 끌리는 학교네요. 학부에 국교과도 있다고 들었고 동대 역교과 나온 언니가 국교과 꽤 괜찮다고 해서 호감이 가는 학교입니다.
3. 성균관대 - 시문학 혹은 서사문학에서 화자(서술자)의 역할에 대해 아는대로 서술하시오. (문학)
국어의 시제에 대해 서술하시오. (국어학)
필기시험을 본다는 부담감을 안고 첫눈을 맞으면 부랴부랴 갔습니다. 시험 5분 전에 도착한 제가 갔을 때는 시험지를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칠판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각자 자기가 전공하고 싶은 쪽으로 선택해서 한 문제만 쓰면 된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문학을 좋아해서 문학 문제에 답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연구계획도 없이 교대원 준비했던 사람은 저밖에 없었을 거에요; 다행히 이 카페에서 뽑은 자료 중에 화자의 역할에 대한 부분이 있었고 며칠 전에 읽었던 기억도 났기 때문에 잘 적었습니다. 두 장을 쓰는 분들도 계시던데 전 한 장으로 충분했습니다;; 시간도 많이 주지 않아서 더 적을 시간도 없었고요.
면접은 두 명씩 들어가서 남교수님 두 분과 마주 앉았습니다. 늦게 일어나서 밥 한끼도 못먹고 첫눈 맞고 부랴부랴 가자마자 필기시험 보고 면접도 몇 분 안 기다리고 시작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저부터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말문이 딱 막히고 기운도 너무 없고 해서 어릴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다, 그래서 비사범계 졸업하고 교직이수를 했고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교대원에 지원했다 정도로 아주 1분도 안되게 자기소개를 허무하게 끝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옆에 지원자는 자기는 학원강사를 했는데 학생들이 고전문학을 어렵게 생각하는데 잘 가르치고 싶어서 그 쪽으로 공부를 더하고 싶다 등 구체적으로 말했고 고대캠퍼스를 나왔는데 왜 성대를 오냐고 묻는 답변으로는 고대보다는 성대가 역사도 길고 그래서 고전공부하기에 좋겠다고 생각했고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학교 이념이 좋다고 등등 줄줄 말을 잘 해서 저는 더욱 위축되고 이야기 듣는 동안 뻘쭘했습니다. 이대로 성대 면접은 끝나는 건가 하고 암울하던 찰나, 자기소개서를 보시던 교수님께서 연구계획에 대해서 물의셨습니다. 저는 성장소설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뭐 이런 것에 대해서 연구하고 싶다고 썼거든요. 사실 구체적이지 못하고 급하게 연구계획을 세운 거라서 장황하게 설명할 수준이 아니었어요. 성장소설이 학교랑 무슨 관계냐고 물의셔서 학교에서 학생들이 청소년기의 거의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그때 좋은 문학작품을 많이 감상하면 성장하는데 좋지 않겠냐는 뭐 그런 얼렁뚱땅 넘어가는 답변으로 마무리했어요. 면접 끝나고 생각하니깐 제가 읽은 성장소설과 제가 문학 작품에서 받은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나올 걸 하고 후회했죠. 사실 제가 성장소설이나 문학작품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싶은 이유는 제가 청소년기에 문학작품에서 받은 영향 때문이었는데 왜 면접 볼 때는 그런 생각이 나지 않던지;;; 아마 짧은 시간에 준비하느라고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랬나 봐요. 결국 찝찝하게 면접을 끝내고 한숨을 푹 쉬면서 나왔습니다. 성대는 사실 면접을 잘 보지 못했기 때문에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합격했네요.
* 결국 지원한 세 학교는 모두 합격했습니다. 교대원에 대한 정보 하나 없이 시작했는데 이 카페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다른 지원자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부족한 글 실력이지만 길고 자세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모쪼록 진정한 선생님이 되길 원하시는 모든 분들 합격하셔서 나중에 교단에서 웃으면서 만나요! 저도 열공해서 꼭 교단에 서도록 할게요! 모두들 파이팅!!!
첫댓글 멋져요! 후기 감사하고! 좋은 선생님 되시길요!^^
정말 감사합니다!!! ^0^
저도 동대 국교인데 내일 뵙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