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자재업무를 하였던 당시
총무과 텔렉스실에 들려서
자재 원재료 외국 국내 오퍼상 등에서
들어온 전문을 확인도 하고
보내기도 하였기때문에
날마다 그녀가 있는
사무실을 자주 들리는 편이었다
그는 줄곳 바빴고
얘기할 틈도 거의 없었다
그의 주변에는 항시 여직원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그때는 거의가 누님 아니면 친구였다
어느 날
층계를 오르던 나는
그 누가 내 엉덩이를 "짝~!" 치며
"조오타~!"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아는 선배님이겠지 하고
돌아보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랬다
내 옆을 유유히 고개들고 벽만을 쳐다보며
새침떼기 하며 걸어오르는
그녀
그는 웃지도 아니하고 묵묵히 서류를 들고서
2층 이사님실로 들어갔다
3층 사무실까지 나는 걸으며
내내 속 웃음을 참지못했다
그렇게 당당하게 걸어가던
그 모습이 지금도 몹씨 새롭게 떠오르면
잠시 모든 일 멈춰세워 잠시 젖어본다
그날 이후
그와의 관계는 친구였다
사무실에 들리면 차 한잔 나누던 사이
언젠가는 그녀가 내게 묻는다
"경열씨~! 나 아침에 세수했게~안했게~?"
나는 당연히 여자이니까 했을거라 생각하고
"그야~뭐, 당연히 세수 했지~!"
"아니~! 나 아침에 세수안했지롱~! 그렇게 안보이지~?" 할 때
나는 깜짝놀랬다
"아 니~! 무슨 여자가 세수도 안하고 출근하냐~!"
역시나 내 엉덩이 칠때 부터 알아보았다
대단한 그녀인 것을
그 꺼리낌 없는 마음이 거의 비슷했다
예전의 그 오동도 바닷가 방파제 옆 줄비하였던
해녀들이 잡아올린 우렁쉥이 해삼 게불 등에
쪼그려앉아 초장찍어 소주를 함께 나누던 그 해변이
세월처럼 그리워 진다
함께 사진 찍어두었던
파마머리 짧은 연파란 반팔 쉐타옷
바람에 흩날리던 머리칼 한 올마다 그리운 사랑 묻어난다
한번은 순천으로 그녀를 초대하였다
토요일 12시
순천 가는 퇴근 버스에 여직원 후배들이랑 함께
석현동 어비산장 저수지를 끼고 돌아
걸어서 올랐다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날
그녀는 뒷주머니에 빨간 장미가 그려진
착~ 달라붙은 청바지를 입었다
앞질러 가면서
그 예쁜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가는데~
같이 나누었던 모든이들이 한바탕 볼터지도록 웃었다
봄이면 그렇게
서면 지본 딸기밭에 앉아 손 빨개지도록 따먹고
근처 여름 수박 속 빨간 검은씨 고소한 맛에 젖고
월등 복숭아밭 원두막에 앉으면
세월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느낌의 시간
가을 포도 검도록 무르익을 즈음엔
가곡 대나무 포도밭 평상에 앉아
한 바구니 가득한 포도를 씹어 먹노라면
촌닭 백숙 한 그릇 "뚝딱~!" 해치우노라면
이빨이 시려서 일주일 동안
칫솔질을 할 수 없었던 추억
노을이 질 무렵
그녀의 입이 선홍색 자주빛으로 물드는 입술
오래도록 내 기억에서 사라지지않는다
추운 겨울 여수 교동
어느 조용한 찻집에서 함께
웃음 웃으며 따뜻한 커피향 처럼
나누었던 그 세월은
언제나 사랑했던 소중한 가슴에
밑 그림이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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