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6년 동안 교장(고색고4년,용인백현고2년)의 임무와 역할을 수행하면서 제가 지속적으로 실천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교직원회의를 대신하여 매주 1회, 학교장의 입장에서 꼭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A4용지 1매에 요약해서 메신저로 보내는 글의 제목이 "당부의 말씀"입니다.
3월1일부터 새로 부임한 상현고에서도 계속되는 교장의 실천 사항이 바로 "당부의 말씀'으로 오늘 기획위원회 때 전하고, 전체 교직원들에게 메신저로 보낼 내용입니다.
감히 부끄럽고 낯간지럽지만 이곳이 제가 쓰는 코너이므로 살짝 공개합니다.
혹시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는지,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당부의 말씀(2018.3.23.금)>
1. 교사의 마음 상태(즐겁고 행복한 마음, 기분 좋은 상태)가 학생들의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장합니다.
- 우리학교 비전이 ‘배움이 즐거운 행복한 학교’라고 적혀있습니다. 어법적으로는 ‘배움이 즐거운 행복 학교’나 ‘배움이 즐겁고 행복한 학교’가 맞습니다. 아무튼 학생들이 배움이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이어가려면, 우리 선생님들이 우선적으로 마음이 즐겁고 행복해야 그것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제대로 된 실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인간관계에 있어서 다른 사람과 갈등을 빚거나 상처를 주는 표현은 3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겨우 회복될 수 있다는 심리학의 통계가 있습니다. 수업시간이나 학생교육활동에 있어서 선생님들의 화난 표정이나 언행은 학생들을 긴장시키고 그대로 독(毒)의 기운이 전달해져서 즐거움과는 정반대의 기분이 됩니다.
-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바로 소통이며,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하는 것보다 한템포 늦추고 걸러서 완곡하게 표현하는 것이 서로가 기분좋은 관계, 즐거운 마음의 상태, 좋은 인관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2. 선생님들께서 건의하신 내용은 깊이 새겨서 실천하는 교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변명이지만, 아들과 딸을 키우는 아버지의 마음이 발동해서 점심시간의 식당에서 학생들이 “미트볼이 너무 적어요. 더 먹고 싶습니다. 밥이 맛이 없습니다. 4300원짜리 밥이 너무 부실해요.”라고 스스럼없이 교장에게 불만이나 건의사항을 말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발동해서, 교사용 식사구역에서 몇 번 반찬을 퍼주었습니다. 선생님들마다 각자 생각이 다르고 원칙 중시의 의견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쉽게 고칠 수 있는 것이니까 금방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교장에 대한 믿음은 진정성과 지속성, 언행일치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두번 행주를 들고 식탁을 닦는 보여주기식의 교장이 아니라 출장, 점심약속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면서 행주를 든 교장이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3. “비정상을 정상으로, 학교를 학교답게”의 의미를 되새겨야 하겠습니다.
- 가령,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고교의 수업시간은 50분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가 50분의 수업시간을 지키기가 어렵습니다. 아침에 등교시간과 출근시간이 9시입니다. 학생들이나 교직원들은 수업준비와 한숨 돌리기 위해서 학교에 9시 이전 등교하는 것이 원칙일 것입니다. 또, 잘못된 규정이나 시대상황에 맞지 않는 규칙은 고쳐나가는 것이 역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학교를 학교답게’는 두 개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학교의 정체성, ‘학교란 무엇인가?, 학교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화두입니다. 다른 하나는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의 방법적인 문제, ‘교육의 본질 추구’입니다. 아마 교육의 본질 추구는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교육”을 위해서 학교 구성원들이 자신의 임무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첫댓글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늘 많은 것을 배우고 성찰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학교 교장선생님과 일하는 방식이 비슷하시네요
이런 교장선생님들께서 많으시면 참 좋겠습니다
ㅋㅋ 울 학교 교장선생님께서는 작년에 학생대상 성희롱성폭력성매매예방교육 직접 해 주셨습니다
학생들 말이 교장선생님 존경한대요 우왕~
제가 할 땐 장난하고 떠들고 난리여서
맘 속으로 제가 여러번 눈물을 흘렸는데요
참 좋은 글 속에 많은 도움이 되는군요. ~ 존경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