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헌(朴東憲) 가첩은 박동헌 신부가 1913년부터 1914년 사이에 펜으로 필사한 것으로, 가로 10cm, 세로 14cm의 조그마한 가첩이다. 전부 105장으로 되어 있다.
맨 첫 장 앞에는 “권주 박동헌”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그 다음 장부터 「선죵가」가 시작되는데, 제목 밑, 괄호 안에 “최도마신부 저술”이라는 기록이 보인다. 이 가첩에는 「선죵가」, 「ᄉᆞ심판가」, 「공심판가」, 「도ᄒᆡ신젼」, 「경쥬론」, 「츈산완시」, 「셩연론」, 「졍신부ᄉᆡᆼ신」, 「삼로론셜」, 「ᄉᆡ신부 경츅가」, 「화ᄋᆡ론」 등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이 가첩의 필사자 박동헌 신부는 일명 동하(東夏)라고도 하는데, 1923년 신부로 수품되어 1949년 선종하였다. 따라서 이 가첩은 그가 신학교에서 재학할 때 필사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최양업 신부의 저작이라고 알려진 작품 외에 「도ᄒᆡ신젼」, 「경쥬론」, 「츈산완시」, 「셩연론」, 「화ᄋᆡ론」 등은 김휘중 신부의 작으로 알려졌으며, 원본은 현재 김옥희 수녀가 소장하고 있다.
*자료는 『천주가사 자료집 上』(하성래 감수․김영수 엮음,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00, pp.527〜530)을 옮겨 적었음
*이해를 돕기 위하여 아래 줄에 현대어 번역 및 한자(漢字)를 병기(倂記)하였음
<13-앞>
ᄉᆞ심판가
사심판가私審判歌
놀납고도 무셥도다 심판날에 엄ᄒᆞᆷ이여
(놀랍고도 무섭도다 심판審判 날의 엄嚴함이여
지엄ᄒᆞ고 두렵도다 결안ᄒᆞᆷ을 드ᄅᆞ리라
(지엄至嚴: 지극히 엄함하고 두렵도다 결안結案: 사법사건의 처리가 끝난 문서함을 들으리라)
쥬명밧은 우리사ᄅᆞᆷ 봉명ᄒᆞᆯ날 업슬쇼냐
(주명主命: 주님의 명령 받은 우리 사람 봉명奉命: 명을 받듦할 날 없을쏘냐)
본셩초셩 무수지은 우리령혼 산업이라
(본성本性 초성超性 무수지은無數之恩: 셀수 없을 만큼의 은혜 우리 영혼 산업産業: 해야 하는 일/하는 일이라)
<13-뒤>
텬쥬계명 잘직희면 흡합쥬지 ᄒᆞ오리라
(천주님의 계명誡命 잘 지키면 흡합洽合: 흡족함 주지主旨 하오리라)
텬쥬의ᄌᆞ 위에올나 무궁영복 밧ᄂᆞᆫ고나
(천주님의 의로운 자식 자리에 올라 무궁無窮 영복永福 받는구나)
본셩초셩 뒤집어셔 ᄉᆞ욕쥬쟝 삼앗스면
(본성本性 초성超性 뒤집어서 사욕邪慾 주장主張 삼았으면)
마귀죵의 죵이 되어 무한영고 밧으리라
(마귀종의 종이 되어 무한영고無限永苦: 끝없이 영원한 고통 받으리라)
삼가ᄒᆞ고 쇼심ᄒᆞ야 스ᄉᆞ로 쇽이지말쇼
(삼가고 소심素心: 물들지 않은 본디 마음하여 스스로 속이지 마소)
텬쥬의 착ᄒᆞ심은 진실ᄒᆞ신 젼션이라
(천주님의 착하심은 진실하신 전선全善: 온전하신 선함이라)
<14-앞>
우리사ᄅᆞᆷ ᄉᆞ랑ᄒᆞᆷ을 죽기ᄭᆞ지 ᄒᆞ엿스나
(우리 사람 사랑함을 죽기까지 하였으나)
엄ᄒᆞ시다 쥬의의로 무악불벌 용셔업다
(엄嚴하시다 주님의 의義로 무악불벌無惡不罰: 악함에 벌하지 않음이 없음 용서 없다)
삼ᄉᆞ오관 잘못쓰고 ᄉᆞ언ᄒᆡᆼ위 그ᄅᆞᆺᄒᆞᆷ과
(삼사三司: 영혼의 세 가지 기능인 판단, 기억, 욕구 오관五官: 눈, 귀, 코, 입, 몸 잘못 쓰고 사언詐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말함 행위 잘못함과)
미미ᄒᆞ고 미셰ᄒᆞᆫ일 낫낫니져 몰낫더니
(미미微微하고 미세微細한 일 하나하나 잊어 몰랐더니)
일일마다 발현ᄒᆞ니 붓그럽고 더럽도다
(날마다-또는 모든 일마다- 발현發顯: 숨겨져 있던 것이 드러남하니 부끄럽고 더럽도다)
승내심이 혁연ᄒᆞ샤 엄ᄒᆞᆫ벌을 베프시고
(화내심이 혁연赫然: 벌컥 성내는 모양/사람으로 하여금 놀라 움직이게 하는 모양하시어 엄嚴한 벌罰을 베푸시고)
<14-뒤>
오쥬예수 범ᄉᆞ되샤 문셔를 뎡ᄒᆞ시고
(오 주主 예수 범사凡事 되시어 문서文書: 문안文案를 정定하시고)
디옥문을 크게열어 죄인을 드리겟네
(지옥문地獄門을 크게 열어 죄인罪人을 들이겠네)
문마귀는 연고되여 각ᄉᆡᆨ죄악 다고ᄒᆞ고
(뭇 마귀魔鬼는 연고緣故되어 각색죄악各色罪惡 다 고告하고)
호슈텬신 원고되여 량심쇽인 문셔되니
(수호천신守護天神 원고原告: 소송을 제기한 사람되어 양심良心 속인 문서文書 되니)
ᄃᆡ답ᄒᆞᆯ말 아조업고 도망ᄒᆞᆯ길 전혀업네
(대답對答할 말 아주 없고 도망逃亡할 길 전혀 없네)
놀납고도 민망ᄒᆞ다 ᄇᆞ랄곳이 실망이라
(놀랍고도 민망憫惘하다 바랄 곳이 실망失望이라)
<15-앞>
지능지의 쥬의의노 죽을죄로 뎡ᄒᆞ시고
(지능지의至能至義: 지극이 능하고 지극히 의로움 주님의 의노義怒: 공정하고 옳은 분노 죽을 죄罪로 정하시고)
영고에 벌ᄒᆞ시니 놀납고도 두렵도다
(영고永苦: 영원한 고통에 벌罰하시니 놀랍고도 두렵도다)
디옥구렁 도춍영벌 ᄯᅥᆯ리고도 무셥도다
(지옥 구덩이 도총都總: 모든 것 영벌永罰: 지옥에서 받는 영원한 벌 떨리고도 무섭도다)
흉한마귀 다ᄉᆞᆺ손톱 버려들고 달녀드네
(흉凶한 마귀魔鬼 다섯 손톱 벌여 들고 달려드네)
도망ᄒᆞᆯ곳 전혀업고 구영ᄒᆞᆯ 법이업네
(도망할 곳 전혀 없고 구영救靈: 영혼을 구함할 법法이 없네)
이런ᄉᆡᆼ각 미려하여 엄ᄒᆞᆫ심판 보난다시
(이런 생각 미리 하여 엄嚴한 심판審判 보는 듯이)
<15-뒤>
ᄌᆞ긔ᄒᆡᆼ위 살펴보니 번희ᄒᆞ고 미련ᄒᆞ며
(자기自己 행위 살펴보니 번희番戲: 매번 웃음거리가 됨하고 미련하며)
두렵고도 망조ᄒᆞ야 지공ᄒᆞ신 쥬ᄃᆡ젼에
(두렵고도 망조亡兆: 망해가는 징조하여 지공至公: 지극히 공정함 주님 대전臺前에)
션과악을 결단ᄒᆞ야 죄악결단 드ᄅᆞᆷᄀᆞᆺ히
(선善과 악惡을 결단決斷하여 죄악罪惡 결단決斷 들음과 같이)
위쥬ᄋᆡ쥬 슌명ᄒᆞ고 통회ᄒᆞ고 보속ᄒᆞ면
(주님을 위하고 주님을 사랑하여 순명順命하고 통회痛悔하고 보속補贖하면)
엄ᄒᆞᆫ심판 아니밧고 텬당영복 샹이로다
(엄한 심판 아니 받고 천당天堂 영복永福 상賞이로다)
흉포ᄒᆞᆫ 마귀들은 쥬ᄃᆡ젼에 권고ᄒᆞ야
(흉포凶暴한 마귀들은 주님 대전에 권고勸告하여)
<16-앞>
ᄉᆞ언ᄒᆡᆼ위 그ᄅᆞᆺᄒᆞᆷ을 셰ᄉᆞ억ᄉᆞ 긔록ᄒᆞ야
(사언행위思言行爲: 생각과 말, 행동 잘못함을 세사世事: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 역사歷史 기록하여)
낫낫치 긔로ᄒᆞ니 이사ᄅᆞᆷ이 진로시에
(낱낱이 기록하니 이 사람이 진로進路 할 때에)
영광톄면 다큰기로 쥬ᄃᆡ젼에 허원ᄒᆞ고
(영광榮光 체면體面 다 끊기로 주님 대전에 허원許願하고)
나를품고 내말드려 ᄇᆡ쥬ᄇᆡ은 이단ᄒᆞ고
(나를 품고 내 말 들어 배주背主: 주님을 배신함 배은背恩: 은혜를 저버림 이단異端하고)
내유감을 ᄒᆞᆷ게죠차 공은ᄉᆞ은 져ᄇᆞ리고
(내 유감有感을 함께 좇아 공은公恩 사은私恩 저버리고)
즁개ᄒᆞ신 구쇽지은 갑슬내여 사겟스나
(중개仲介하신 구속지은救贖之恩: 예수님이 십자가의 보혈로 인류를 구원하신 은혜 값을 내어 사겠으나)
<16-뒤>
쥬의의ᄌᆞ 슬히넉여 나의말만 드럿스니
(주님의 의자義子 싫게 여겨 나의 말만 들었으니)
내공비록 젹ᄉᆞ오나 내공되기 뎨원이라
(내 공功 비록 적사오나 내 공 되기 저의 소원이라)
텬당으로 샹주심은 ᄃᆡ답ᄒᆞ지 아니ᄒᆞ나
(천당天堂으로 상賞 주심은 대답對答하지 아니하나)
디옥으로 벌ᄒᆞ심은 뎨가즉시 ᄃᆡ답ᄒᆞ니
(지옥地獄으로 벌罰하심은 제가 즉시 대답對答하니)
지공ᄒᆞ신 텬쥬시여 어셔내게 붓치쇼셔
(지공至公하신 천주天主시여 어서 내게 부치소서)
참혹ᄒᆞ다 죄인이여 변ᄇᆡᆨ발명 ᄒᆞᆯ말업셔
(참혹慘酷하다 죄인罪人이여 변백발명辨白發明: 변명으로 말하여 밝게 드러냄 할 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