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허오유(子虛烏有)
자허와 오유라는 뜻으로, 실제로는 있지 않은 허구의 일이나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子 : 아들 자(子/0)
虛 : 빌 허(虍/)
烏 : 까마귀 오(灬/6)
有 : 있을 유(月/2)
(유의어)
오유선생(烏有先生)
출전 : 자허부(子虛賦)
중국 한(漢)나라 때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지은 '자허부(子虛賦)'에서 유래되었다.
한나라 무제는 사냥을 무척 즐겼다. 어느 날 무제는 사냥을 내용으로 하는 자허부(子虛賦)를 읽고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칭찬하면서 작가와 동시대에 살지 못하여 만나보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였다.
그때 구감(狗監; 황제의 사냥개를 관리하는 직책) 양득의(楊得意)가 그 말을 듣고는 작가가 자신의 동향 사람이라고 아뢰었다.
무제는 사마상여를 만나 '자허부'를 칭찬하자, 사마상여는 '이 부(賦)는 제후들의 사냥을 다룬 것으로 폐하께서 볼 만한 것은 못 되옵니다. 청컨대 천자께서 사냥하는 부를 짓도록 해주옵소서'라고 말하였다.
무제가 기뻐하며 허락하여 '자허부'의 속편격인 '상림부(上林賦)'가 지어졌다. '자허부'는 자허(子虛)와 오유선생(烏有先生), 무시공(無是公) 세 사람의 대화가 주내용을 이룬다.
초(楚)나라의 자허가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제나라 왕이 성대한 사냥 행사를 베풀었다. 나중에 자허는 제나라의 오유선생과 사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자허는 초나라 왕의 성대한 사냥 행사를 언급하여 제나라 왕을 깎아내렸다.
그러자 오유선생은 제나라 왕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허에게 여러 가지를 물으면서 초나라 왕이 방탕하고 사치스럽다고 비평하였다.
두 사람의 말다툼을 듣고 있던 무시공은 주(周)나라 천자의 사냥 행사는 그 성대함이 초나라와 제나라를 압도 하였다고 말하였다. 끝에 가서는 사치와 방탕함을 반대하고 절제와 검소함을 내세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고사(故事)는 사기(史記)의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에 실려 있다. '자허부'에 등장하는 자허와 오유선생, 무시공은 모두 허구의 인물이고, 언급되는 일들도 모두 가공의 이야기이다.
여기서 유래하여 자허오유는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인물 또는 그러한 일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자허오유(子虛烏有)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사실, 가공의 인물을 일컫는 말이다.
자허(子虛)는 ‘헛것’이란 의미로, 오유(烏有)는 ‘어찌 그런 일이 있겠는가’란 뜻으로 모두 있을 수 없는 비현실적인 말이나 존재를 말한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사람을 오유선생(烏有先生)이라 했는데 어느 것이나 가상의 꾸며낸 존재다.
이러한 풍자적 인물을 창조한 사람은 중국 전한(前漢)시대의 문인으로 뛰어난 사부(辭賦)의 작가 사마상여(司馬相如)다. 아름다운 문장으로 비유보다 직접 서술하는 중국 고전문인 사부는 굴원(屈原)에서 시작하여 육조(六朝)까지 성행했다는데 특히 천자의 덕을 찬양한 상여(相如)의 작품이 유명하다.
사마상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문경지교(刎頸之交)로 알려진 조(趙)나라 재상 인상여(藺相如)의 인품을 흠모해서 따 왔다.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여 글재간이 비상했다. 그의 문명이 널리 알려지기 전 지은 '자허부(子虛賦)'는 사냥을 묘사한 내용이었다.
사냥을 즐겨하는 한무제(漢武帝)가 글을 읽고 이런 재주를 가진 대작가와 동시대의 사람이 아닌 것을 애석해 했다. 사냥개를 관리하는 신하가 왕에게 같은 고을의 사람이라 일러주자 급히 초대하게 하여 사마상여를 만나게 됐다.
글을 칭찬하는 왕에게 더 훌륭한 작품을 올리겠다고 하여 나온 것이 '상림부(上林賦)'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자허와 오유선생, 그리고 한 사람 더 망시공(亡是公, 또는 무시공)이다.
자허가 초(楚)의 사신으로 제(齊)에 가서 왕의 사냥을 자랑하자 오유가 비난하는 내용이다. '상여는 헛것이란 자허로 초나라를 칭찬하고(相如以子虛 虛言也 爲楚稱), 어찌 있겠는가란 오유로 비난하자(烏有先生者 烏有此事也 爲齊難) 이런 사람 없다란 망시공이 천자의 도리를 밝히게 했다(亡是公者 無是人也 明天子之義).'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사마상여열전의 내용이다. 허구로 창조해 낸 인물이 왕과 신하의 성대한 수렵 행사를 은근히 꼬집은 내용이다.
하지만 끝부분에 사치와 방탕을 반대하고 절제와 검소함을 내세웠기 때문에 불같은 성격의 무제도 흡족해 했다고 한다. 이같이 가공의 세 사람 모두 없는 사람, 허무(虛無)라는 뜻을 내포하여 동의어로 쓰게 됐다.
우리나라 단편소설의 개척자로 꼽는 현진건(玄鎭健)의 호 빙허(憑虛)도 허구인물의 의미란다. 그러고 보니 이상향(理想鄕)을 말하는 유토피아(Utopia)가 어느 곳에도 없는 장소란 뜻이다.
자허부(子虛賦)
자허의 노래
작가 : 사마상여 (司馬相如)
발표 : 한무제(漢武帝)시기 (B.C.140년 전후)
장르 : 부(賦) 혹 산체부(散體賦)
사조 : 낭만주의
자허(子虛)와 오유(烏有)선생의 대화를 통해 각기 초(楚)나라와 제(齊)나라의 입장에서 자기 나라의 물산(物産)과 산천의 웅대함을 뽐내고 과시하고 있다.
이는 각자의 나라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당시 지식인층인 사대부들의 자만심과 자부심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러나 작품의 결말부분에 신분에 맞지 않는 지나친 사치는 옳지 않은 것이라 설파함으로써 통치계층의 사치를 풍자하고 있는 것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 할 것이다.
작품해설
자허의 노래(자허부)는 자허와 오유선생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고, '상림의 노래(상림부)'에서는 망시공(亡是公)이 중심인물이 되어 자허와 오유선생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허의 노래'에서는 초나라 사신 자허가 제나라에 사신으로 왔을 때, 제나라 왕이 자허를 데리고 대규모의 사냥행사를 거행하면서 자신을 뽐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렇지만 자허는 이런 사냥행사의 규모는 초나라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선무당이 고수무당을 만난 격이라고 여기고 조롱한다.
이어서 자허는 초나라의 운몽 연못의 광활함과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산천경물, 초나라 왕이 수렵하는 드높은 기세와 위세를 가지고 제나라를 제압하려고 한다.
제나라 왕이 자허의 자랑을 들은 후에 무시를 당한 것으로 여겨 자허에게 '대답하지 않는다'.
오유선생은 자허의 이러한 비난에 한바탕 불만을 표시하면서 자허에게 '초나라 왕의 후덕함을 말하지 않고, 운몽을 과장하는 것을 고명하다고 여기고 사치와 방탕한 생활을 들추어내는 것은 취할 바가 아니다'고 말한다.
또한 오유선생은 제나라 땅이 크고 산물의 풍부한 것으로써 초나라를 제압한다. 작자의 이런 묘사는 작은 잎사귀 하나에 눈이 가려 태산을 보지 못하고 있음을 깨우쳐주며, 세상 밖에 또 세상이 있음을 알게 하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작자는 작품의 마지막에 오유선생의 입을 빌어서 이 작품을 쓰는 목적을 밝히고 있다. 이는 바로 '제후의 위치에서 유희의 즐거움과 자기 영지의 사냥터의 크기를 감히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허가 자기 초나라 왕의 덕치를 찬미하지 못하고 물산의 화려함과 사치한 생활을 뽐내면서 제나라 왕의 허장성세를 비웃었다면,
오유선생은 자허의 조롱에 대응하여 제후국의 신분에서 벗어난 행위를 한 초나라와 자허의 약점을 꼬집으면서 지식인이나 관리로서의 행동수칙에 대해 깨우쳐주고 있다.
상대의 허점을 찌르며 논쟁을 자신 중심으로 가져가는 논객의 논리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부는 규모가 크고 기세가 활달하며 어휘가 화려하고 구조가 치밀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특징을 통해 사물의 형상을 열거하는 것이 한부 창작의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작자가 자신의 뜻을 쓰기 위하여 반드시 먼저 사물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서두에서 제나라 왕이 영지에서 사냥하는 것으로 시작하였고, 그런 후에 자허의 입을 통하여 초나라의 운몽 연못의 산천경물을 모두 열거하고 또 초나라 왕의 성세의 웅대함을 한껏 묘사했다.
또한 자허가 말하는 대목은 4자구인 반면에 오유선생이 말하는 대목은 3자구로 구성되어 서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는 산천경물을 형용하는 정태적인 묘사에서는 4자구를, 기세가 빠른 사냥하는 장면 같은 동태적인 묘사에서는 3자구를 사용함으로써 그 속도감과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작품 줄거리
사마상여의 자는 장경(長卿)이고, 어렸을 때 이름은 견자(犬子)이다. 후에 인상여(藺相如; 전국시기 조나라의 유명한 재상)의 사람됨을 흠모하였기 때문에 상여라 개명하였다.
촉군(蜀郡) 성도(成都; 지금의 사천성 청두) 사람으로 경제(景帝) 때 무기상시(武騎常侍)가 되었다.
오초칠국(吳楚七國)의 난 이후에 양(梁)나라 효왕(孝王) 유무(劉武)가 즉위할 때 수행한 문인 중에 추양(鄒陽), 매승(枚乘), 장기(莊忌) 등이 있었는데, 사마상여는 이들을 보자마자 의기투합하게 되어 병을 핑계로 사직하고 양나라 효왕의 문객이 되었으며, 양나라에서 머물 때에 '자허의 노래(子虛賦)', 즉 '자허부'를 지었다.
양나라 효왕이 죽자 상여는 촉나라로 돌아갔다가 거부 탁왕손(卓王孫)의 딸 탁문군(卓文君)과 결혼하였다.
후에 무제(武帝)가 '자허부'를 읽고 아주 칭송하였고, 그의 부름을 받아 관직에 나가게 되었다.
일찍이 사신으로 서남쪽을 돌아다녔으며, 한족과 서남쪽 소수민족의 관계를 소통시키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후에 효문원령(孝文園令; 문제의 능을 관리하는 책임자)에 선임되었으나 오래지 않아 병으로 사망하였다.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 그의 부 29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자허의 노래(자허부), 상림의 노래(상림부, 上林賦), 긴 문장의 노래(장문부, 長文賦), 미인의 노래(미인부, 美人賦), 진나라 제2대 임금을 슬퍼하는 노래(애진이세부, 哀秦二世賦) 등이 현존하며, 그 가운데 자허의 노래(자허부)와 상림의 노래(상림부)가 대표작이다.
사기(史記)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과 한서(漢書) 사마상여전(司馬相如傳)에는 모두 '자허의 노래'와 '상림의 노래'를 1편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문선(文選)'에 이르러서 비로소 두 편으로 나뉘었다.
'자허의 노래'는 자허(子虛)와 오유(烏有) 선생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자허가 초나라의 운몽(雲夢)을 과장하여 떠벌릴 때에 오유선생은 그 허장성세에 반박하여 제나라의 땅이 넓고 물산이 많음을 자랑한다.
그들 두 사람은 각기 초나라와 제나라의 입장에서 자기 나라를 뽐내고 과시하게 되는데, 각자의 나라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당시 지식인층인 사대부들의 자만심과 자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문경지치(文景之治; 문제와 그 뒤를 이은 경제의 통치기간, B.C.179~141) 이후 전대미문의 통일을 이루고 번영과 부강을 구가했던 무제가 '자허의 노래'의 오묘한 신비함에 감탄하여 사마상여를 중용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사마상여는 '자허의 노래'와 '상림의 노래'를 통해 통일제국 한나라의 기백과 위세를 찬미했으며,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 지나친 사치는 옳지 않은 것이니 마땅히 '금주하고 사냥하지 말고' 백성과 함께 이익을 나누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이로부터 '백 가지를 권하되 한 가지로 풍자한다(勸百諷一)'는 한부(漢賦)의 전통을 확립했다는 평을 받게 되었다.
작품 속의 명문장
禹不能名, 契不能計.
견문이 많고 학식이 많은 우임금도 그것들의 이름을 모두 다 들어보지 못하였고, 계산을 잘하는 계도 그것의 수량을 통계 낼 수 없었소이다.
然在諸侯之位, 不敢言游戲之樂, 苑囿之大.
그러나 제나라는 제후의 위치에 있으니 오락의 즐거움과 광활한 화원과 사냥터를 마음대로 말할 수는 없지요.
先生又見客, 是以王辭不復, 何為無以應哉.
공은 귀빈으로 대접을 받고 있소이다. 그래서 제나라 왕은 공의 물음에 대답할 필요까진 없소이다. 공은 어떻게 왕께서 할 말이 없다고 여기셨소?
초나라 물산의 풍부함과 산천의 광대함을 자랑하는 자허에게 오유선생이 반격하며 하는 말이다.
자허가 자기 초나라 왕의 덕치를 찬미하지 못하고 물산의 화려함과 사치한 생활을 뽐내면서 제나라 왕의 허장성세를 비웃었다면, 오유선생은 자허의 조롱에 대응하여 제후국의 신분에서 벗어난 행위를 한 초나라와 자허의 약점을 꼬집으면서 지식인이나 관리로서의 행동수칙에 대해 깨우쳐 주고 있다.
상대의 허점을 찌르며 논쟁을 자신 중심으로 가져가는 논객의 논리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기열전(史記列傳)
卷117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
자허부(子虛賦) ①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은 전한(前漢)의 저명한 문학가인 사마상여의 전기이다. 사마상여의 자(字)는 장경(長卿)이며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 출신이다.
이 장은 자허부(子虛賦)의 내용으로 문선(文選)에 실려 있는 자허부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자허부(子虛賦)는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천자의 덕을 찬양하여 지은 유렵부(游獵賦) 중의 하나이며 유렵부는 자허부(子虛賦)와 상림부(上林賦)를 합친 것이다.
자허부에서는 자허(子虛)와 오유선생(烏有先生)이 서로 문답한 내용을 실었으며 자허(子虛)는 '비었다'는 뜻이며, 오유(烏有)는 '어찌 이러한 일이 있겠느냐?'는 뜻이고, 무시(無是)는 '이러한 사람은 없다'는 뜻으로 모두 가공인물이다.
무시공(無是公)은 문선(文選)의 자허부(子虛賦)에서는 망시공(亡是公)으로 기록되어 있다.
초(楚)나라의 사신인 자허가 제나라 왕과 함께 사냥을 나갔다 와서 오유선생과 무시공을 만나 초나라 운몽택의 아름다움과 사냥하는 모습을 과장하여 자랑하자, 오유선생이 제(齊)나라의 아름다움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허부는 상림부(上林賦)로 이어지며 결국 군주가 사냥에 빠져 백성들을 돌보지 않음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1️⃣
楚使子虛使於齊, 齊王悉發境內之士, 備車騎之眾, 與使者出田.
초나라가 자허(子虛)를 제나라에 사신으로 보냈는데, 제나라 왕은 나라 안의 병사들을 모두 불러 많은 규모의 거마를 갖추어 사신 자허와 함께 사냥을 나갔다.
田罷, 子虛過詫烏有先生, 而無是公在焉.
사냥이 끝나자 자허는 오유선생에게 들러서 사냥에 대한 자랑을 했으며, 그 때 무시공이 거기에 있었다.
坐定, 烏有先生問曰: 今日田樂乎.
모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오유선생이 자허에게 물었다. '오늘 사냥은 즐거웠습니까?'
子虛曰: 樂.
자허가 대답했다. '즐거웠습니다.'
獲多乎.
오유선생이 '많이 잡았습니까?'고 묻자,
曰: 少.
자허가 대답하기를 '적게 잡았습니다'고 했다.
然則何樂.
오유선생이 '그렇다면 무엇이 즐거웠습니까?'고 되묻자,
曰: 仆樂齊王之欲夸仆以車騎之眾, 而仆對以雲夢之事也.
자허가 대답했다. '저는 제나라 왕이 수많은 거마들을 동원하여 저에게 자랑하고자 하였으나, 제가 운몽(雲夢)에서 사냥하는 모습을 응답한 것이 즐거웠던 것입니다.'
曰: 可得聞乎.
오유선생이 말했다. '제가 그것에 대해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2️⃣
子虛曰: 可. 王駕車千乘, 選徒萬騎, 田於海濱.
이에 자허가 말했다. '네. 제나라 왕은 천승의 수레와 선발한 만 명의 기병을 거느리고 해안가로 사냥을 나갔습니다.
列卒滿澤, 罘罔彌山, 揜兔轔鹿, 射麋腳鱗.
병졸들이 계곡과 늪에 가득 늘어섰고, 그물은 온 산에 둘러쳐져 있었으며, 토끼를 덮쳐잡고 사슴을 수레바퀴로 깔아 잡고, 고라니를 활로 쏘아 맞추고 기린을 발을 걸어 넘어뜨렸습니다.
騖於鹽浦, 割鮮染輪射中獲多, 顧謂仆曰; 楚亦有平原廣澤游獵之地饒樂若此者乎. 楚王之獵何與寡人.
갯벌을 질주하던 수레바퀴는 찢긴 짐승의 피로 붉게 물들었고 활로 쏘아 맞혀 포획한 사냥감이 대단히 많았는데 제나라 왕이 저를 돌아보고 말했습니다. '초나라 역시 평원과 넓은 늪지가 있어 이와 같은 풍요로운 사냥을 즐길 수 있겠소? 초나라 왕의 사냥은 나의 사냥솜씨와 비교하면 어떻소?'
仆下車對曰; 臣, 楚國之鄙人也, 幸得宿衛十有餘年, 時從出游, 游於後園, 覽於有無, 然猶未能遍覩也, 又惡足以言其外澤者乎.
저는 수레에서 내려와 대답하였습니다.
'신은 초나라의 천박한 사람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초나라 궁궐에서 10여 년을 숙위(宿衛)를 하면서 때로는 왕을 모시고 종종 후원(後園)에서 사냥을 하였는데 어떤 때는 보았고 어떤 때는 보지 못하여 두루 다 보았다고 할 수는 없었으니. 또 어찌 궁궐 밖의 사냥터인 택(澤)에 대해 말할 수 있겠습니까!'
齊王曰; 雖然, 略以子之所聞見而言之.
그러자 제나라 왕이 말하기를, '설령 그렇다고 해도 그대가 보고 들은 것을 간단하게 말해보시오' 라고 하였습니다.
3️⃣
仆對曰; 唯唯. 臣聞楚有七澤, 嘗見其一, 未覩其余也.
제가 대답했습니다. '네네, 신은 초나라에는 일곱 개의 택(澤)이 있다고 들었으며, 예전에 제가 그 중 하나를 보았고 나머지는 보지 못했습니다.
臣之所見, 蓋特其小小者耳, 名曰雲夢.
신이 본 것은 대체로 그중에서 단지 가장 작은 것으로 운몽(雲夢)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雲夢者, 方九百里, 其中有山焉.
운몽은 사방 9백리이고, 그 가운데 산이 있습니다.
其山則盤紆岪郁, 隆崇嵂崒, 岑巖參差, 日月蔽虧.
그 산세는 구불구불하고 숲은 울창하며, 봉우리는 높이 치솟아 험준하고, 암석이 들쑥날쑥하여 해와 달을 가리고 이지러지게 합니다.
交錯糾紛, 上干青雲, 罷池陂陁, 下屬江河.
서로 교차하고 어지러이 뒤섞여 위로는 푸른 구름이 걸려 있고, 밑으로는 산비탈이 완만하게 경사가 져서 그 끝이 강과 바다로 이어집니다.
其土則丹青赭堊, 雌黃白坿, 錫碧金銀, 眾色炫燿, 照爛龍鱗.
그곳의 흙은 단청(丹靑), 자악(赭堊), 자황(雌黃), 백부(白坿), 석벽(錫碧), 금은(金銀) 등으로서 여러 가지 색깔로 광채가 나서 용의 비늘처럼 빛났습니다.
其石則赤玉玫瑰, 琳瑉琨珸, 瑊玏玄厲, 瑌石武夫.
그곳의 돌로는 적옥(赤玉), 매괴(玫瑰), 임민(琳瑉), 곤오(琨珸), 감륵(瑊玏), 현려(玄厲), 연석(萩石), 무부(武夫) 등이 있습니다.
其東則有蕙圃衡蘭, 芷若射干, 穹窮昌蒲, 江離麋蕪, 諸蔗猼且.
그 동쪽으로는 혜포(蕙圃), 형란(衡蘭), 지약(芷若), 사간(射干), 궁궁(穹窮), 창포(昌蒲), 강리(江離), 미무(麋蕪), 감자(甘蔗), 박차(猼且) 등의 향초나 약초가 납니다.
其南則有平原廣澤, 登降陁靡, 案衍壇曼, 緣以大江, 限以巫山.
그 남쪽으로는 드넓은 평원과 넓은 늪이 있어 오르고 내림이 구불구불 길게 이어지며 움푹 파여 들어가고 편편하게 넓게 펼쳐지기도 하고 장강(長江)에 잇닿아 무산(巫山)에서 끝이 납니다.
其高燥則生葴簛苞荔, 薛莎青薠.
높고 건조한 곳에는 짐(葴), 사(簛), 포(苞), 려(荔), 설(薛), 사(莎), 청번(靑薠)이 나고,
其卑溼則生藏莨蒹葭, 東薔雕胡, 蓮藕菰蘆, 蔄軒芋, 眾物居之, 不可勝圖.
그 낮고 습한 곳에는 장량(藏莨), 겸가(蒹葭), 동장(東薔), 조호(雕胡), 연우(蓮藕), 고로(菰蘆), 암만(菴䕡), 헌우(軒芋)가 나는데, 온갖 것이 다 모두 모여 있어서 헤아릴 수 없습니다.
其西則有湧泉清池, 激水推移.
外發芙蓉蔆華, 內隱鉅石白沙.
其中則有神龜蛟鼉, 瑁鱉黿.
그 서쪽에는 샘물이 솟아나 생긴 맑은 못이 있어 급류가 서로 떠밀려 흘러갑니다. 못 위에는 연꽃, 마름꽃들이 만발해 있고, 못 아래에는 커다란 바위와 흰모래를 품고 있습니다. 또 못 속에는 신령스러운 거북과 교룡, 악어, 바다거북, 자라 등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其北則有陰林巨樹, 楩枏豫章, 桂椒木蘭, 蘗離朱楊, 櫨梸梬栗, 橘柚芬芳.
또 그 북쪽으로는 울창한 숲과 거대한 나무들이 있고, 그 사이에 편남(楩枏), 예장(豫章), 계초(桂椒), 목란(木蘭), 벽리(蘗離), 주양(朱楊), 사리(櫨梸), 영률(梬栗), 귤유(橘柚) 등이 향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其上則有赤猨蠷蝚, 鹓雛孔鸞, 騰遠射干.
그리고 그 나무들 위에는 적원(赤猨), 구유(蠷蝚), 원추(鵷雛), 공작(孔雀), 난조(鸞鳥), 등원(騰遠), 야간(射干) 등이 살고 있습니다.
其下則有白虎玄豹, 蟃蜒貙豻, 兕象野犀, 窮奇獌狿.
또 그 나무 밑에는 백호(白虎), 현표(玄豹), 만연(蟃蜒), 추(貙), 한(豻), 시상(兕象), 야서(野犀), 궁기(窮奇), 만연(獌狿) 등의 야생짐승들이 살고 있습니다.
4️⃣
於是乃使專諸之倫, 手格此獸.
이곳에서는 전제(專諸)와 같은 용사들로 하여금 이러한 맹수들을 맨손으로 때려잡게 합니다.
楚王乃駕馴駁之駟, 乘雕玉之輿, 靡魚須之橈旃, 曳明月之珠旗, 建干將之雄戟, 左烏嗥之雕弓, 右夏服之勁箭.
초나라 왕은 길들인 얼룩말 네 마리가 끄는 옥으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물고기 수염으로 만든 가느다란 깃대의 깃발과 명월주(明月珠) 깃발을 바람에 휘날리며, 간장(干將)과 웅극(雄戟)을 높이 들고 오호(烏嗥)에 조각한 활을 왼쪽에, 하(夏)나라 화살 통에 강한 화살을 오른쪽에 두었습니다.
陽子驂乘, 纖阿為御.
양자(陽子)를 참승으로 태우고 섬아(纖阿)가 수레를 몹니다.
案節未舒, 即陵狡獸, 轔邛邛, 蹵距虛, 軼野馬而韢騊駼, 乘遺風而射游騏.
서서히 가기 전에 박자를 맞추어 곧 강건한 짐승을 짓밟고 공공(邛邛)을 깔아 죽이고 거허(距虛)를 짓밟아서 잡으며, 야생마로 돌격해 도도(騊駼)를 수레 축으로 들이받아 죽이고, 천리마 유풍(遺風)을 타고 노니는 기(騏)를 쏘아 죽입니다.
儵眒凄浰, 雷動熛至, 星流霆擊.
수레는 재빠르게 달리며 우레와 같이 날쌔고 질풍처럼 빨라서, 유성처럼 흐르고 벼락처럼 내리칩니다.
弓不虛發, 中必決眥, 洞胸達腋, 絕乎心系.
활은 헛되이 발사하지 않고 명중이 되면 반드시 짐승의 눈자위를 찢거나 가슴을 관통해 겨드랑이를 지나 심장의 혈관을 끊습니다.
獲若雨獸, 揜草蔽地.
이렇게 사냥한 짐승은 마치 비가 쏟아지는 듯해 풀을 덮고 땅을 가립니다.
於是楚王乃弭節裴回, 翱翔容與, 覽乎陰林, 觀壯士之暴怒, 與猛獸之恐懼, 徼劇受詘, 殫睹眾物之變態.
그때 초나라 왕은 채찍을 멈추고 천천히 배회하며, 새가 날개를 펴고 나는 듯이 소요하며 북쪽의 숲을 살피어 장수들의 분노하는 모습과 맹수들의 두려워 하는 모양을 살피며, 짐승들 중 힘이 다해 지친 것들을 가로막아서 사로잡아 여러 생물의 다양한 자태를 두루 살핍니다.
자허부(子虛賦) ②
이 장은 자허부(子虛賦)의 내용으로 문선(文選)에 실려 있는 자허부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전 장에 이어 자허부의 후반부이며, 다음 장에는 상림부(上林賦)가 이어진다.
자허부(子虛賦)는 초(楚)나라의 사신인 자허가 제나라 왕과 함께 사냥을 나갔다 와서 오유선생과 무시공을 만나 초나라 운몽택의 아름다움과 사냥하는 모습을 과장하여 자랑하자, 오유선생이 제(齊)나라의 아름다움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허부는 상림부(上林賦)로 이어지며 군주가 사냥에 빠져 백성들을 돌보지 않음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5️⃣
於是鄭女曼姬, 被阿錫, 揄紵縞, 纖羅, 垂霧縠.
이에 정(鄭)나라의 미녀들은 부드러운 베옷을 두르고, 가는 삼베와 명주로 만든 치맛자락을 끌면서 고운 비단을 몸에 걸치고 안개처럼 엷은 비단을 늘어뜨립니다.
襞積褰縐, 紆徐委曲, 郁橈谿谷.
衯衯裶裶, 揚袘卹削, 蜚纖垂髾.
그녀들의 주름잡인 옷은 마치 우거진 깊숙한 골짜기처럼 겹쳐져서 구불구불하지만 옷은 치렁치렁하며 가지런한 치맛자락을 날리고, 댕기가 날리고 저고리의 끝자락은 드리웠습니다.
扶與猗靡, 膳萃蔡, 下摩蘭蕙, 上拂羽蓋, 錯翡翠之威蕤, 繆繞玉綏, 縹乎忽忽, 若神僊之仿佛.
수레를 붙들고 기대어 따라가면서 옷이 날려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옷자락 아래로는 난초와 혜초(蕙草)에 스치고 위로는 깃털로 장식한 수레 위의 덮개를 쓸고, 비취새 털로 꾸민 장신구가 옥으로 장식한 모자의 끈에 걸리며, 나부끼듯이 가볍게 흐르는 모양이 마치 신선의 모습을 방불케 합니다.
6️⃣
於是乃相與獠於蕙圃, 媻珊勃窣上金隄, 揜翡翠, 射鵕鸃, 微矰出, 纖繳施, 弋白鵠, 連駕鵝, 雙鶬下, 玄鶴加.
이에 모두 함께 향초를 심은 들로 가서 밤 사냥을 하는데, 살금살금 천천히 걸어서 견고한 제방 위로 올라가 그물로 물총새를 덮쳐잡고 화살로 금계(金鷄)를 잡고, 작은 주살을 꺼내어 가느다란 주살의 줄을 매어 쏴대고, 주살로 고니를 맞추고 잇달아 거위를 잡으며, 재두루미 두 마리를 쏘아 떨어뜨리니 검은재두루미도 맞아 떨어집니다.
怠而後發, 游於清池.
사냥에 지치면 늦게 출범하여 맑은 연못에서 배를 타고 노닙니다.
浮文鹢, 揚桂枻, 張翠帷, 建羽蓋, 罔瑁, 釣紫貝.
물새의 문양이 새겨진 배를 띄우고 계수나무로 만든 노를 들어 올리고 비취새를 수놓은 휘장을 치고 새털로 장식한 덮개를 씌우며 바다거북을 그물질하며 자패(紫貝)를 낚습니다.
摐金鼓, 吹鳴籟, 榜人歌, 聲流喝, 水蟲駭, 波鴻沸, 涌泉起, 奔揚會, 礧石相擊, 硠硠礚礚, 若雷霆之聲, 聞乎數百里之外.
황금 북을 치고 퉁소를 불면 뱃사공이 노래를 부르니, 처량한 노랫소리가 흐르니 물고기들을 놀라게 하여 물결이 크게 끓어오르고 내뿜는 샘물처럼 솟아나서 파도가 한데로 모여, 물속의 돌들이 서로 부딪쳐 낭랑하게 울리는 소리는 세찬 천둥소리처럼 울려 수 백 리 밖에까지 들리는 것 같습니다.
7️⃣
將息獠者, 擊靈鼓, 起烽燧, 車案行, 騎就隊, 纚乎淫淫, 班乎裔裔.
사냥꾼들을 휴식 시키려고 영고(靈鼓)를 둥둥 치고 봉화에 불을 붙이면 수레는 대열을 갖추고 기병은 대열로 돌아가 잇달아 천천히 나아가며 순서에 따라 줄지어 끊임없이 나아갑니다.
於是楚王乃登陽雲之臺, 泊乎無為, 澹乎自持, 勺藥之和具而後御之.
이에 초나라 왕이 양운대(陽雲臺)로 올라 편안하고 한가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안정을 유지하면 작약으로 조미하여 음식을 갖춘 뒤에 왕에게 그것을 바칩니다.
不若大王終日馳騁而不下輿, 脟割輪淬, 自以為娛.
그것은 대왕께서 온종일 말을 타고 빨리 달리며 수레에서 내리지도 않았고 고기를 잘라 불에 구워 먹으며 스스로 즐거워 하는 모습과 같지 않습니다.
臣竊觀之, 齊殆不如.
신이 가만히 살펴보니 제나라는 초나라만 못한 것 같아 염려됩니다.'
於是王默然無以應仆也.
그러자 제나라 왕은 입을 다물고 저에게 아무 대답도 못했습니다.'
8️⃣
烏有先生曰: 是何言之過也.
오유선생이 자허의 이야기를 다 듣고 말했다. '선생의 말씀은 너무 지나치십니다.
足下不遠千里, 來況齊國, 王悉發境內之士, 而備車騎之眾, 以出田, 乃欲力致獲, 以娛左右也, 何名為夸哉.
선생은 천리를 멀다 하지 않고 제나라에 가르침을 내리시러 오셨으니 제나라 왕이 나라 안의 병사를 모두 불러 많은 규모의 거마를 갖추어 사냥을 나갔으며, 짐승을 잡는 데 힘을 합하여 모두를 즐겁게 하려고 했는데, 어찌하여 자랑한다고 하십니까!
問楚地之有無者, 願聞大國之風烈, 先生之餘論也.
초나라에 그러한 곳이 있는지의 여부를 물어본 것은 초나라와 같은 큰 나라의 풍속과 공업(功業)을 듣고 선생의 찬양하는 말을 듣기를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今足下不稱楚王之德厚, 而盛推雲夢以為高, 奢言淫樂而顯侈靡, 竊為足下不取也.
지금 선생은 초나라 왕의 후한 덕을 칭송하지 아니하고, 다만 운몽(雲夢)의 광대함만을 추켜세워서 호사스러운 말로 음탕한 놀이와 지나치게 사치스러운 것만을 드러내었으니 제가 생각하건데 선생의 그러한 언사는 취할 바가 아닌 것 같습니다.
必若所言, 固非楚國之美也.
만약 선생이 말이 틀림이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본래의 초나라의 아름다움이 아닌 것입니다.
有而言之, 是章君之惡.
無而言之, 是害足下之信.
만일 그런 일이 있어서 말했다면 그것은 초나라 왕의 악덕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꾸며낸 말이라면 선생의 신의를 해치는 일이 됩니다.
章君之惡而傷私義, 二者無一可, 而先生行之, 必且輕於齊而累於楚矣.
군주의 악행을 드러내고 자신의 신의를 손상시키는 것은 두 가지 다 취할 바가 못 되니 선생이 굳이 그런 일을 한 것은 필시 제나라를 가볍게 여기고 초나라에 누를 끼치게 하는 태도입니다.
且齊東陼巨海, 南有瑯邪, 觀乎成山, 射乎之罘, 浮勃澥, 游孟諸, 邪與肅慎為鄰, 右以湯谷為界.
남쪽으로는 낭야산(琅邪山)이 있으며, 성산(成山)에서 유람하고 지부산(之罘山)에서 활을 쏘며, 발해(渤海)에서 배를 띄우고, 맹제(孟諸)에서 노닐며, 옆으로 숙신국(肅愼國)과 이웃했고, 오른쪽으로는 탕곡(湯谷)으로써 경계를 삼고 있습니다.
秋田乎青丘, 傍偟乎海外, 吞若雲夢者八九, 其於胸中曾不蔕芥.
또 제나라의 동쪽은 대해에 접해 있고
가을에는 청구(靑丘)에서 사냥하고 자유롭게 바다 밖에서 소요하면 운몽과 같은 사냥터 따위는 여덟 개나 아홉 개쯤 삼켜도 그 가슴속에서는 결코 겨자씨만큼도 걸릴 것이 없습니다.
若乃俶儻瑰偉, 異方殊類, 珍怪鳥獸, 萬端鱗萃, 充仞其中者, 不可勝記, 禹不能名, 契不能計.
호방한 큰 인물과 진기하고 특이한 물건과 다른 나라의 특이한 물류와 진기하고 괴이한 조류나 짐승들을 만물의 비늘처럼 한 곳에 모아 그 가운데를 가득 채운 것처럼 모두 다 기록할 수 없으니, 비록 우(禹)임금일지라도 모두 이름을 붙일 수 없고, 상나라의 설(契)일지라도 그 수를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然在諸侯之位, 不敢言游戲之樂, 苑囿之大.
그렇지만 제나라 왕은 제후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유희의 즐거움이라든지 원유(苑囿)의 광대함을 감히 말하지 않은 것입니다.
先生又見客, 是以王辭而不復, 何為無用應哉.
선생은 또 빈객으로서 접대할 손님이었기 때문에 제나라 왕은 선생의 말에 대답하지 않는 것이지, 어찌 응답할 것이 없어서 그랬겠습니까!'
(終)
▶️ 子(아들 자)는 ❶상형문자로 어린 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아들을 뜻한다. 지금의 子(자)라는 글자는 여러 가지 글자가 합쳐져 하나가 된 듯하다. 지지(地支)의 첫째인 子와 지지(地支)의 여섯째인 巳(사)와 자손의 뜻이나 사람의 신분이나 호칭 따위에 쓰인 子가 합침이다. 음(音)을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첫째 글자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子자는 '아들'이나 '자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子자는 포대기에 싸여있는 아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양팔과 머리만이 그려져 있다. 고대에는 子자가 '아이'나 '자식'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중국이 부계사회로 전환된 이후부터는 '남자 아이'를 뜻하게 되었고 후에 '자식'이나 '사람', '당신'과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子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아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子(자)는 (1)아주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어 (2)신문(新聞), 잡지(雜誌) 따위 간행물(刊行物)의 어느 난을 맡은 기자(記者)가 자칭(自稱)할 때 쓰는 말 (3)십이지(十二支)의 첫째 쥐를 상징함 (4)자방(子方) (5)자시(子時) (6)글체에서, 그대의 뜻으로 쓰이는 구투(舊套) (7)글체에서, 아들의 뜻으로 쓰이는 말 (8)민법상에 있어서는 적출자(嫡出子), 서자(庶子), 사생자, 양자(養子)의 통틀어 일컬음 (9)공자(孔子)의 높임말 (10)성도(聖道)를 전하는 사람이나 또는 일가(一家)의 학설을 세운 사람의 높임말, 또는 그 사람들이 자기의 학설을 말한 책 (11)자작(子爵) 등의 뜻으로 ①아들 ②자식(子息) ③첫째 지지(地支) ④남자(男子) ⑤사람 ⑥당신(當身) ⑦경칭(敬稱) ⑧스승 ⑨열매 ⑩이자(利子) ⑪작위(爵位)의 이름 ⑫접미사(接尾辭) ⑬어조사(語助辭) ⑭번식하다 ⑮양자로 삼다 ⑯어리다 ⑰사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녀/여(女), 어머니 모(母), 아버지 부(父)이다. 용례로는 아들과 딸의 높임말을 자녀(子女), 며느리 또는 아들의 아내를 자부(子婦), 아들과 사위를 자서(子壻), 아들과 손자 또는 후손을 자손(子孫), 아들과 딸의 총칭을 자식(子息), 남의 아들의 높임말을 자제(子弟), 십이시의 첫째 시를 자시(子時), 밤 12시를 자정(子正), 새끼 고양이를 자묘(子猫), 다른 나라의 법률을 이어받거나 본떠서 만든 법률을 자법(子法), 모선에 딸린 배를 자선(子船), 자손의 여러 대나 자손의 끝까지 또는 대대 손손을 일컫는 말을 자자손손(子子孫孫), 자자손손의 썩 많은 세대를 자손만대(子孫萬代),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뜻으로 부자지간의 천륜을 이르는 말을 자위부은(子爲父隱),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막집중(子莫執中),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모지심(子母之心),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성제인(子誠齊人),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말을 자위부은(子爲父隱),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묵자가 실을 보고 울었다는 뜻으로 사람은 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그 성품이 착해지기도 악해지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죽은 자식 나이 세기라는 뜻으로 이미 지나간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며 애석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망자계치(亡子計齒),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워야 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부자자효(父慈子孝) 등에 쓰인다.
▶️ 虛(빌 허)는 ❶형성문자로 虚(허)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범호 엄(虍; 범의 문채, 가죽, 허)部와 丘(구; 큰 언덕)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큰 언덕은 넓고 넓어 아무것도 없다는 데서 텅 비다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虛자는 '비다'나 '공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虛자는 虎(범 호)자와 丘(언덕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丘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구)자로 바뀌기 때문에 虛자는 丘자가 결합한 것으로 풀이해야 한다. 丘자는 '언덕'을 뜻하는 글자이다. 그러니 虛자는 마치 호랑이가 언덕에 있는 듯한 모습이다. 맹수의 왕이 나타났으니 모두 도망가기 바쁠 것이다. 그래서 虛자는 드넓은 언덕에 호랑이가 나타나자 모두 사라졌다는 의미에서 '비다'나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虛(허)는 (1)내용(內容)이 비어 있는 것 (2)방심(放心)하여 게을리 한 곳이나 틈. 허점(虛點) 등의 뜻으로 ①비다, 없다 ②비워 두다 ③헛되다 ④공허(空虛)하다 ⑤약(弱)하다 ⑥앓다 ⑦살다, 거주(居住)하다 ⑧구멍 ⑨틈, 빈틈 ⑩공허(空虛), 무념무상(無念無想) ⑪마음 ⑫하늘 ⑬폐허(廢墟) ⑭위치(位置), 방위(方位) ⑮큰 언덕 ⑯별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열매 실(實), 있을 유(有), 찰 영(盈)이다. 용례로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민 것을 허위(虛僞), 비거나 허술한 부분을 허점(虛點), 사실에 없는 일을 얽어서 꾸밈을 허구(虛構), 몸이 허약하여 기운이 빠지고 정신이 멍함을 허탈(虛脫), 사람됨이 들떠서 황당함을 허황(虛荒), 텅 비어 실상이 없음을 허무(虛無), 실상이 없는 말로 거짓말을 허언(虛言), 텅 빈 공중을 허공(虛空), 피곤하여 고달픔을 허비(虛憊), 마음이나 몸이 튼튼하지 못하고 약함을 허약(虛弱), 쓸 데 없는 비용을 씀을 허비(虛費), 실상은 없이 겉으로 드러내는 형세를 허세(虛勢), 어이없고 허무함 또는 거짓이 많고 근거가 없음을 허망(虛妄), 때를 헛되게 그저 보냄을 허송(虛送), 몹시 배고픈 느낌을 허기(虛飢), 쓸데없는 헛된 생각이나 부질없는 생각을 허상(虛想), 너무 과장하여 실속이 없는 말이나 행동을 허풍(虛風), 겸손하게 자기를 낮춤을 겸허(謙虛), 속이 텅 빔을 공허(空虛), 속이 빔을 내허(內虛), 정신이 허약한 병증을 심허(心虛), 위가 허약함을 위허(胃虛), 원기가 약함을 기허(氣虛), 마음이 맑고 잡된 생각이 없어 깨끗함을 청허(淸虛), 높고 텅 빔으로 지위는 높으면서 직분은 없음을 고허(高虛), 마음이 들뜨고 허황함을 부허(浮虛), 푸른 하늘을 벽허(碧虛),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터놓음을 일컫는 말을 허심탄회(虛心坦懷),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이르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세월을 헛되이 보냄을 일컫는 말을 허송세월(虛送歲月), 방을 비우면 빛이 그 틈새로 들어와 환하다는 뜻으로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면 저절로 진리에 도달할 수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허실생백(虛室生白), 허를 찌르고 실을 꾀하는 계책으로 싸우는 모양을 이르는 말로써 계략이나 수단을 써서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비난하여 싸움을 이르는 말을 허허실실(虛虛實實), 말하기 어려울 만큼 비고 거짓되어 실상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허무맹랑(虛無孟浪), 허명 뿐이고 실속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허명무실(虛名無實), 예절이나 법식 등을 겉으로만 꾸며 번드레하게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허례허식(虛禮虛飾), 사심이 없고 영묘하여 어둡지 않다는 뜻으로 마음의 실체와 작용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허령불매(虛靈不昧) 등에 쓰인다.
▶️ 烏(까마귀 오, 나라 이름 아)는 ❶상형문자로 乌(오)는 간자(簡字)이다. 까마귀는 몸이 검어서 눈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鳥(조; 새)의 눈 부분의 한 획을 생략한 글자이다. 따라서 鳥(조)部에 들 글자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내려온 관례에 의해 부수(部首)는 연화발(灬=火; 불꽃)部에 포함시키고 있다. 음(音)을 빌어 감탄사, 또 의문, 반어(反語)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烏자는 '까마귀'나 '탄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러니 烏자에 쓰인 火(불 화)자는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烏자와 鳥(새 조)자는 매우 비슷하게 그려져 있다. 다만 몸이 까만 까마귀는 눈동자가 잘 보이지 않기에 鳥자의 눈부분에 획을 하나 생략한 烏자는 '까마귀'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까마귀는 우두머리가 없다. 그래서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고 하면 질서가 없이 우왕좌왕하는 병졸들을 일컫는다. 그래서 烏(오, 아)는 ①까마귀 ②어찌 ③탄식(歎息)하는 소리 ④환호하는 소리 ⑤검다 ⑥탄식(歎息)하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조사 어(於), 탄식할 오(於), 갈까마귀 아(鴉)이다. 용례로는 까마귀를 오아(烏鴉), 까마귀와 까치를 오작(烏鵲), 까마귀들이 모이는 것처럼 질서가 없이 모임을 오집(烏集), 까마귀들이 모이는 것처럼 질서가 없이 모임을 오합(烏合), 글자가 서로 닮아 틀리기 쉬운 일을 오언(烏焉), 어찌 있으랴 또는 사물이 아무 것도 없이 됨을 오유(烏有), 슬플 때 내는 감탄사를 오호(烏呼), 바탕이 단단하지 아니하고 빛이 검은 파리 광택의 바윗돌을 오석(烏石), 작고 검은 색을 띠는 대나무의 한 가지를 오죽(烏竹), 검붉은 빛의 구리를 오동(烏銅), 토란의 한 가지를 오파(烏播), 털이 온통 검은 닭을 오계(烏鷄), 검은 구슬을 오옥(烏玉), 털빛이 검은 소를 오우(烏牛), 검은 머리털을 오발(烏髮), 먹구름을 오운(烏雲), 눈이 가렵고 아프며 머리를 돌이키지 못하는 병을 오풍(烏風), 은혜 갚음할 줄 아는 새라는 뜻으로 까마귀를 달리 일컫는 말을 자오(慈烏), 태양을 달리 부르는 말을 직오(織烏), 태양의 딴 이름을 금오(金烏), 옛 중국에서 상서로운 동물로 친 흰 까마귀를 백오(白烏), 새벽녘에 울며 나는 까마귀를 서오(曙烏), 글자가 서로 닮아 틀리기 쉬운 일을 언오(焉烏), 까마귀가 모인 것 같은 무리라는 뜻으로 질서없이 어중이 떠중이가 모인 군중 또는 제각기 보잘것없는 수많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오합지졸(烏合之卒),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아무런 관계도 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 다른 일과 때가 일치해 혐의를 받게 됨을 이르는 말을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가 새끼 적에 어미가 길러 준 은혜를 갚는 사사로운 애정이라는 뜻으로 자식이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려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오조사정(烏鳥私情), 까마귀 얼굴에 따오기 같은 형상이란 뜻으로 주려서 매우 수척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오면곡형(烏面鵠形), 까마귀와 까치가 둥우리를 같이 쓴다는 뜻으로 서로 다른 무리가 함께 동거함을 이르는 말을 오작통소(烏鵲通巢), 거짓이 많아 처음에는 좋았다가 뒤에는 틀어지는 교제를 일컫는 말을 오집지교(烏集之交), 오는 해이고 토는 달을 뜻하는 데에서 세월이 빨리 흘러감을 이르는 말을 오비토주(烏飛兔走), 날고 있는 까마귀가 모두 같은 빛깔이라는 뜻으로 모두 같은 무리 또는 피차 똑같다는 말을 오비일색(烏飛一色), 까마귀의 암컷과 수컷은 구별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일의 시비를 판단하기 어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지자웅(烏之雌雄), 사랑이 지붕 위의 까마귀에까지 미친다는 뜻으로 사람을 사랑하면 그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스럽다는 말을 애급옥오(愛及屋烏), 사랑하는 사람의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한다는 뜻으로 지극한 애정을 이르는 말을 옥오지애(屋烏之愛)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의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뜻으로 변명할 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구무언(有口無言), 있는지 없는지 흐리멍덩한 모양이나 흐지부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야무야(有耶無耶),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천지간에 있는 모든 물체를 일컫는 말을 유상무상(有象無象),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명무실(有名無實),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다리가 있는 서재라는 뜻으로 박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서주(有脚書廚), 만물은 조물주가 만드는 것이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유생불생(有生不生),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유지경성(有志竟成),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시작할 때부터 끝을 맺을 때까지 변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시유종(有始有終), 무슨 일이든 운수가 있어야 됨을 이르는 말을 유수존언(有數存焉),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있으나 마나 함을 이르는 말을 유불여무(有不如無), 말하면 실지로 행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함 또는 각별히 말을 내 세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유언실행(有言實行), 끝을 잘 맺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유종지미(有終之美), 입은 있으되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정이 거북하거나 따분하여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유구불언(有口不言), 행동이나 사물에 처음과 끝이 분명함 또는 앞뒤의 조리가 맞음을 일컫는 말을 유두유미(有頭有尾),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 융통함을 이르는 말을 유무상통(有無相通), 장차 큰 일을 할 수 있는 재능 또는 그 사람을 일컫는 말을 유위지재(有爲之才), 끝까지 일을 잘 처리하여 일의 결과가 훌륭함을 이르는 말을 유종완미(有終完美),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대로 있지 않고 인연에 의하여 변해 가는 것이라는 말로 세상사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유위전변(有爲轉變), 가기에 잎을 더한다는 뜻으로 이야기에 꼬리와 지느러미를 달아서 일부러 과장함을 이르는 말을 유지첨엽(有枝添葉),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뜻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이 개방되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교무류(有敎無類)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