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노래 한 곡] 로힌턴 미스트리의 장편소설 <적절한 균형>, 박경애의 노래 <곡예사의 첫사랑>
로힌턴 미스트리 장편소설 <적절한 균형>(아시아, 2009)
인도를 여러 번 다녀왔지만, 여행만으로 경험할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있다. 이 소설을 읽은 후 나는 인도에 여행한 것 이상의 경험을 얻은 것 같다. 인도에 대해서 몰랐던 진실의 일면이 내 가슴속으로 한꺼번에 밀려들어왔다.
여행 중에 보는 것은 아무래도 한정되어 있다. 나는 비교적 오지를 다녀오기도 했지만, 그래봤자 여행객의 눈은 관찰자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과거의 인도를 알 수는 없지 않은가? 그 과거를 토대로 현재의 인도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1960, 70년대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도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다. 인도의 과거와 오늘을 알고 싶은 사람은, 그리하여 인도의 오늘, 아니 세계의 오늘을 알고 싶은 사람은 이 소설을 읽으라.
이 소설에는 인도에 현존하는 대부분의 종교인이 등장한다. 작가의 종교인 조로아스터교로부터 시작하여 힌두교, 이슬람교 신자가 등장하며, 나중에는 시크교도도 등장한다. 종교가 직업과 일상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인도인에게 종교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신자들을 통해 우리는 인도의 종교세계를 관념이 아니라 육체로 느끼게 된다.
인도의 계급체계는 매우 복잡하다. 현대에 와서는 그것이 종교와도 연결되어 있다. 제도적으로는 계급이 없어졌지만, 인도에서는 여전히 계급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중에 가장 가슴 아프게 하는 이들은 힌두교인으로서 최하층민이다. 그들의 삶을 읽으며 가슴이 찢어지지 않은 이는 정말 강심장이다. 인도의 계급문제를 몸으로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소설을 읽으라.
이 소설을 읽으면 며칠 동안 쉬 잠을 이룰 수 없다. 하루는 감동으로 인해, 하루는 슬픔으로 인해, 하루는 분노로 인해. 이 소설을 읽으면 며칠 동안 쉬 잠을 이룰 수 없다. 하루는 감동으로 인해, 하루는 슬픔으로 인해, 하루는 분노로 인해. 그리고 또 다른 하루는……
[노래 한 곡] 박경애의 노래 <곡예사의 꿈>
https://youtu.be/Nn6q4dcFw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