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이라면 땅 속에서 동면하던 개구리나 뱀들이 땅 위로 나오는 날이다. 그만큼 날씨가 풀려 포근해야 한다. 그런데 올해 경칩은 그렇지가 않았다. 서울 시내에서는 간밤에 비가 내렸으나 강남 양재에서 바라다 보이는 청계산 자락이 온통 하얗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 오늘 산행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성급하게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었다는 후회도 따른다.
청계산 입구 주차장에서 성악가 박미혜(43세․경희대학교 음대 교수)씨를 만났다. 세계가 인정하는 소프라노와 함께 산행을 한다는 점에서 나도 가슴이 설레었다. 그녀는 한결 명랑하고 발랄한 표정이었다. 방한복에 목도리를 둘러 완벽한 겨울 복장이므로 안심이 된다. 그녀가 자주 간다는 관음사 입구에서 왼쪽 마을길로 접어들었다.
“서울에 이런 길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예요. 어디 시골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한가롭고 여유가 있는 분위기 아니에요?”
과연 그랬다. 자동차 포장도로에서 굴다리-위로는 경부고속도로가 달린다-를 지나자마자 시골길 같은 흙길이 시작된다. 띄엄띄엄 집들도 더러 보이고 밭과 밭 사이를 지나 이내 곧 산길이다. 물기 머금은 나뭇가지들마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그런데도 바람이 불고 곳곳에 눈이 쌓여 있다.
산행을 통해 사무사(思無邪) 세계로 몰입
박미혜씨는 매주 수요일마다 이 길을 걸어 청계산 매봉에 오른다. 몸 상태가 좋을 때는 망경대․국사봉을 거치는 종주산행도 한다. 수요일은 아예 산에 가는 날이므로 일체의 다른 약속이나 계획을 잡아 놓지 않는다. 나이 드신 어머니와 함께 오를 때도 있고 혼자서 오를 때도 많다. 일요일에 산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친구들과 함께 청계산뿐만 아니라 도봉산․삼각산에도 자주 오른다.
“매주 빠지지 않고 산에 다니기 시작한 것이 2년여쯤 됐어요. 어머니와 함께 청계산을 올랐는데 그때 바라본 하늘빛이 너무 곱고 맑았다고 느꼈어요. 서울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어린 시절에 본 그 파란 하늘을 산에 올라와서 다시 본거지요. 지금 서울 도심에서는 그 하늘빛을 결코 볼 수 없습니다.”
그녀가 태어나고 성장했던 1960년대의 서울 하늘빛을 40년이 지난 이곳 청계산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은 분명 하나의 감격이었다. 그 하늘빛은 오랫동안 미국생활을 하면서 보았던 하늘빛도 아니었고 공연을 위해 여러 차례 유럽과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보았던 하늘빛도 아니었다. 청계산의 나무들 사이로 펼쳐진 하늘빛은 서럽도록 파란 하늘, 그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까지 파란 물이 들 것 같은 하늘이었다. 그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그녀는 꿈 많은 어린 시절로 되돌아와 있음을 느낀다.
“산이 사람에게 주는 덕목이 여러 가지겠지만 무언가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는 것이 좋아요. 산에 오르면 모든 것이 밝고 맑게 들여다보이는 것 같아요. 사람 사는 일도 세계의 깊이도 그렇게 보여요.”
바쁘지 않게 사는 사람일지라도 일상 속에서는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기가 어렵다. 서울에서 사는 사람은 더욱 그러하다. 하물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사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삶과 사물, 그리고 스스로를 성찰해 볼 수 있는 차분한 시간을 가지겠는가. 그녀는 최근 대학의 학과장 보직을 맡았고 미국과 유럽의 저명한 악단․오페라 초청에 대비하랴, 학생들 지도하랴, 가정 살림하랴, 정말 눈코 뜰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수요일 하루의 산행은 일상과 차단된 그야말로 사무사(思無邪)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산길은 자연과 내가 동화되는 풍경
산에 들어간다는 것은 곧 걷는 일이다. 사람은 걸으면서 생각하고 보고 듣는다. 지하철이나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도 물론 생각하고 보고 들을 수는 있다. 그러나 걸으면서 더군다나 산길을 걸으면서 생각하고 보고 듣는 것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있다. 차 속에서의 생각이 단절과 분산이라면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지속과 집중이다. 차 속에서 보고 듣는 것이 스쳐 지나가는 타인의 풍경이라면 걸으면서 보고 듣는 것은 내가 그 풍경과 한몸이 되는, 즉 자연과 내가 동화되는 풍경이다. 여기에서는 모든 사물이 새롭게 눈을 뜨고 나를 맞아들인다. 아니 나의 집중된 사유가 새로운 각성으로 그 사물에 닿아 나를 발견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산은 무언가 과장되거나 군더더기를 털어 버리게 만들어요. 무대에 서서 노래할 때의 예술적 욕심이나 기교까지도 자주 버리게 만들지요. 최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공연을 세종문화회관에서 보았는데 새로운 감동을 받았어요. 제가 무대에 서서 노래할 때의 모습과는 다른 것, 이를테면 소리가 없는 육체언어로써의 리듬․격정․충만 같은 것 말이에요. 성악이 내면의 폭발이라면 춤은 내면의 흐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박미혜씨는 어려서부터 그 음악적 재능을 높게 번득였다. 중앙대부속 초등학교,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줄리어드 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재학 중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내셔날 콩쿠르에서 최고상 수상을 시작으로 오페라 인덱스 콩쿠르, 오페라 콩쿠르 1위 입상 등을 거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좌 <라인의 황금>, 뉴욕시티 오페라좌 <카르멘>, 러시아 볼쇼이극장 <라 트라비아타> <라보엠> 등에 주역으로 공연하는 영예를 얻었다. 이후 그녀는 미국의 코네티컷 오페라 컴퍼니, 시라소타 오페라 컴퍼니에서 <마적> <리골레토> <가면무도회> <피가로의 결혼> <사랑의 묘약> <신데렐라> 등의 주역을 맡아 열연했으며, 모스크바 필하모니․콜럼부스 심포니․프랑크푸르트 챔버 오케스트라․키에프 국립오케스트라․비엔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악단에 솔리스트로 협연했다. 1990년 귀국하여 예술의 전당 초청 독창회를 시작으로 국내 활동과 국외 활동을 폭넓게 병행하고 있다.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지난해 예술의 전당에서 처음 들었다. 그녀는 그때 오페라 <리골레토>의 여자 주역으로 출연했는데, 그 음색과 연기력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 타고난 자질과 능력, 끊임없는 수련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그만큼 완벽하게 소화해 낼 수 없으리라고 생각되었다. 미국의 음악평론가 플로렌스 피셔는 그녀를 이렇게 평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흔치 않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순수하면서도 강인하였다. 다시 말해서 박미혜는 종합 예술인 오페라의 보기 드문 보석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타임즈의 음악평론가 러셀 스타메츠도 “박미혜의 노래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고 가슴을 울린다. 오직 그녀의 노래를 듣기 위해 나는 공연장을 다시 찾는다”고 극찬한 바 있다.
산에서 듣는 영혼의 울림
평론가들의 이 아름다운 찬사보다도 나로서는 청계산을 오르내리는 산꾼으로서 그녀가 더 소중하고 아름답다. 산 속에서의 사유와 성찰을 통해 그녀의 삶과 예술이 더욱 깊고 넓게 성숙해 가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느덧 매봉까지 올라왔다. 어젯밤 내린 눈이 발목을 덮는다. 바람까지 매섭게 불어 몸이 떨린다. 겨울 내내 배낭에 넣고 다녔던 아이젠을 엊그제 꺼내놓고 왔다며 그녀가 웃는다. 사정은 나도 마찬가지다. 내려가는 길이 그야말로 빙판 같아서 우리는 가로로 발걸음을 디디며 천천히 내려가야 했다.
“아아앗…”하고 그녀가 비명을 지른다. 뒤돌아보니 미끄러지지는 않았다. 안심하고 내려가는데 그 비명소리를 어디선가들은 것 같다는 생각에 미친다. 그렇다. 지난해 예술의 전당에서 들었던 그 목소리가 아닌가. “아아앗…”하는 비명소리는 그 뒤에도 여러 차례 들렸다. 그럴 때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녀는 결코 그때마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그 비명소리는 미끄러질 때 내는 소리가 아니라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내는 기합소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 소리는 곧 영혼의 울림이었다.
그녀는 1990년 이후부터 성 나자로 마을 돕기 음악회, 소년소녀 가장 돕기 자선음악회, 서울 영아돕기 자선 공연 등에도 빠지지 않고 나간다. 불우하고 소외된 계층을 돕는다는 것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음악인으로서의 소명이자 당연한 일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올해에도 적지 않은 공연을 예정해 놓고 있다. 5월 월드컵 전야제의 오페라 <시집가는 날>, 6월 호암아트홀에서 박미혜 독창회, 8월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 산을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게 다니는 것처럼 그녀의 음악활동도 더욱 활기를 얻으리라는 생각이다.
크리스탈 같은 아름다운 목소리
성악가 박미혜
1960년 서울 출생.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뉴욕 줄리어드 음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경희대 음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내셔널 콩쿠르 최고상, 오페라 인덱스 콩쿠르 1위 등 세계 여러 콩쿠르에서 많은 상을 수상했다. 코네티컷 오페라 컴퍼니, 사라소타 오페라 컴퍼니 등에서 <마적> <가면무도회> <휘가로의 결혼식> <사랑의 묘약> <신데렐라> 주역으로 공연했으며 모스크바 필하모니, 비엔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등 다수의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로 협연했다.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박교수는 분주한 와중에도 불우 어린이와 소외된 계층을 위한 자선 음악회에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교수는 올해, 3월 29일 호암아트홀 개관을 기념하는 바로크 합주단과의 협연을 시작으로 5월 25~30일 월드컵 전야제 기념 오페라 <시집가는 날> 공연, 6월 18일 호암아트홀에서 독창회, 8월 28일 오스트리아 모차르트 비엔나 오케스트라 협연 등 여러 큰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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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천계산으로 째금 마음이 따라가고 있네여~~~그래도 아직은 몰라~~몰라요~~~관악산에서 바람이 쎄게불면 그리 날라갈수 있쓴껭~껭엥껭~~ㅎㅎㅎ~~볼팬 싸인팬 후라이팬 많은곳가야지롱요~~ㅎㅎ 철부지 모델 나이는 어디로 먹었나 굼긍하지요~욕먹구 비우고 .미움먹구 비우고~먹구 비우고~~그래서 나이를 마이너스로`
첫댓글 기다리던 집근처 산이네요.청계산은 비타도 갈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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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5월일요일 일정~~~★첮째주 일요일~~월드컵경기장여성 마라톤대회참가~~~★둘째주일요일~~고향 항우회참석(주방장임)★셋째주 일요일~~동창 산악회날~~~★넷째주 일요일 동창계모임 테어난날~★그래서 문제은 셋째주 일요일 겹친날~~~ 천계산으로 갈까요 ~~관악산으로 갈까요~~^*^
대불돌이 방장님 빠르기도 하셔요. 저는 그때 봐서 참석하구요. 지금 올리신 산 넘어 남촌에는 노래는 글 맨 밑에 넣으세요.
저두 가고 싶습니다..가도 될련지요??집은 수원입니다.. 아시는분도 없고해서 쑥스럽기도 하구...으~~앙
ㅎㅎ현정님..울지 마시구..참석해 보세요...증말..새롭고 건전한 만남이 기둘리고 있답니다..건강도... 챙기고요 대불돌이님....저 참석합니다..
닉 알라딘 램프로 바꾸셨네요. 헝겁으로 비비면되나요 요술램프 ~~~~많은 소원 들어주세요.
기다렸읍니다.. 참석할께요 모두들 그날뵈요~~
가까운 산이네요 깨소금박사랑 함께 갈겁니다. 그리고 파사현정님! 주저 마시고 오세요! 산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 주니깐요! 장승마을 선비님! 마음도 시끄러운데 코구멍에 바람 넣으러 꼭 오세요!!!
많은님들 모이세요~~~~..즐건 산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별일 없는한 저도 참석합니다요.
꽃누리님 영실님에게 전화해주세요 연락처가 없어서 일정 가르켜 드리고 꼬리글 올리라고 하면알아요. 그럼 즐밤 5월 정기산행도 많이 참석해야 하는데...걱정이네요
별일이 없는한 참석할까 합니다.전번 도봉산 산행 너무 의미 있고 좋은 산행이 였답니다.저도그날 처음참석하였거든요.그러나 산에 가면 다 한식구가 되지요... 대불돌이님 꽃누리님 수고주 한잔~
모델 ~`천계산으로 째금 마음이 따라가고 있네여~~~그래도 아직은 몰라~~몰라요~~~관악산에서 바람이 쎄게불면 그리 날라갈수 있쓴껭~껭엥껭~~ㅎㅎㅎ~~볼팬 싸인팬 후라이팬 많은곳가야지롱요~~ㅎㅎ 철부지 모델 나이는 어디로 먹었나 굼긍하지요~욕먹구 비우고 .미움먹구 비우고~먹구 비우고~~그래서 나이를 마이너스로`
저두 갑니다^^ 올만에 청계산 가보겠군요...양재동 하나로 마트 지나서 오르는 등산로인가요? 암튼 반가운 분들 그때 또 뵙지여~ 모든분들 그때까지 건강히..행복하게 지내세요~!!
그날 별일 없으면 참석하고프네여...
산마을님! 별일을 만들지 마시고 무조건 참석 하세요!!
첨인데영^^... 참여하고싶네욤..
5월 15일 결혼식이 있어서 토욜에 서울 올라갈 예정인데, 올라 간 김에 산행도하고 싶고..결정은 부산서 출발하기전에 하도록하지요..짐이 많을것 같애서 그게 문제입니다..
여우님 부산이라니 반갑네요.. 지도 부산출신인디.. 평소 좋은 음악많이 들려 주셔서 한번 뵙고 싶네요 꼭 참석하도록 하세요~
산마을님!!! 청계산서 뵙시다...청산의 고기님!!..얼렁 오시와요...파사현정님도 얼렁 오시면 됩니다..뒷일은 저희가 알아서 할테니 그냥 오세요.. 총천연색님!!..멋진 모습 다시 뵐수 있겠군요..ㅎㅎ..이니스프리님!안뇽..ㅎㅎ..박장대소님은 안녕하시와요..헤헤..포도밭의 여우님 청계산서 자세히 뵈어요..
돌체비타님 청계산서 만납시다...다이너스님!!! 오신다니 조아라..히히..알라딘님!! 정들것 같아..자주 뵈어서요..ㅎㅎ...모델님!!당근 오실거라 믿어요...화끈맨님!!!...청계산 시한수 들을 준비 하고 가면 되지요??...ㅎㅎ..
친구델고 가도 된다하셨지유?근데 친구는 엔돌핀 회원이 아닌데...그래도 되나요?
5월9일 고향 항우 에서 고향분들 300면 이상 만나죠~~~25일 고향내려가면 고향분들 만나죠~~~그래서 고향동창 산악회 불참석하구~~~멋잇고 아름다운 천계산 엔돌핀 정모 산행 참석 할렵니다~~~그날 그자리에서 뵈요~~ ~
청계산은 평촌에서 가가운곳이라 참석하고픈맴 간절한데 ~~특별한일없는한 참석할게여
갈까말까 망설이는 나는 아리송! ...그때까지 숨쉬고 있으면 가겠습니다!
신참도 가도 될런지요?............청계산 갑니다............
청계산 가고 싶은데.... 수원에서 바로 갈수는 없을까요......첨인데 참석해 보고싶어요....
이번엔 꼭 갈려고했는데 5월15일1박2일로부부동반으로 강원도를 가야되니 어쩐데요...개인행동도 할수없고 죄송합니다...다음에기회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