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해마다 1월 마지막 주일을 해외 원조 주일"로 지내고 있다. 학국천주교주교회의는 2003년 축[ 정기 총회에서 해외 원조 사업을 올바로 홍보하고 신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도모하고자 "해외 원조 주일'을 정하였다. 오늘 특별 헌금은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지의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들을 돕는 데에 쓰인다.
- 2023년 가해, 1월 매일 미사책 143쪽에서 얾겨 적음 -
겨울 햇볕 좋은 날
놀러라고
사람들 찾아오고
겨우 해가 드는가
밀린 빨래를 한다 금세
날이 꾸무럭거린다
내미는 해
노루꽁지만 하다
소한 대한 추위
지나갔다지만
빨랫줄에 날기가 무섭게
버쩍버썩 뼈를
곧추세운다
세상에 뼈 없는 것들
어디 있으랴
얼었다 녹았다 겨울빨래
말라간다
삶도 때론 그러하리
언젠가는 저
겨울빨래처럼 뼈를
세ㅐ우기도
풀리어 날리며 언 몸의
세상을 감싸주는
따뜻한 품 안이 되기도
하리라
처마끝 양출지붕골마다
고드름이 반짝인다
지난 늦가을 잘 여물고
그중ㄴ 실하게 생긴
늙은 호박들 이집 저집
드리고 나머지
자투리를 슬슬
유통기한을 알린다
여기저기 짓물러간다
내 몸의 유통기한을
생각한다 호박을 자른다
보글보글 호박죽이
익어간다
늙은 사내 혼자 앉아
산골에서 호박죽 끓인다
문밖은 여전히 또 눈보라
처마 끝 풍경소리 나
여기 바람 부는 문밖
매달려 있다고
징징거린다
- 박남준, -[겨울풍경] -
아내는 오늘 서울의 세 동서(루피나, 아가타, 스테파니아)가 모여 모처럼 양평 용문사 쪽으로 나가 오찬을 들고 올 에정이라며 설레는 가슴으로 집을 나섰다.
어제 집안 세배 형식으로 모인 이후 큰형수씨의 제안에 따라 급조된 역속인데 이에 참여키 위해 어제 토요일 주일 미사까지 마치고 온 스테파니아는 아침 8시 반경 집을 나섰던 것이다.
아주 잘 다녀 왔노라고 저녁에 집에 와서 말해 주어 알게 되었다.
참 잘 한 일 같아 보인다.
한편 나는 11시 교중 미사에 참례하였는데, 입구에서 시니어 성경학교 원서 접수를 하고 있고, 오늘이 마감일이라고 하여 우정 집에서 작성해 온 원서와 등록금 5만 원 까지 납부하고 성당 안으로 들어 갔다.
오늘도 본당 신부님이 미사를 집전하셨는데, 그 특유(?)의 미사 중 쓸데 없어 보이는 긴 발언이 교우들, 적어도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것 같아 이맛살을 찌푸리가 하고는 하였다.
나머지는 다 좋은데 말이다.
고치기 힘든 고질병(?) 같아 보여 ㅇ나타깝기만 하다.
미사 참례 후 오늘 두 부부가 제1, 2 독서를 맡았던 방송대 서울지역 총동문회의 같은 고문으로 활약하고 있는 맹 프란치스코 형제를 만나 잠시 담소를 나누다가 귀가하여 홀로 밥을 차려 먹었다.
어제 먹은 음식으로 물설사를 좍좍 하였는데, 아내가 부추와 고추장을 밥에 비벼 먹게 하더니 거짓말 처럼 설사가 멈추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모른다며 맨밥과 부추와 발효 식품의 김치와 멸치를 고주장에 찍어 먹게 일러 주어서 그리 하였더니 목이 좀 막히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한 끼 식사를 담백하게 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많지 않은 설거지를 해 놓고 잠시 허리를 펴다가 오후 3시에 잡힌 당구 동아리에 참여하러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국민은행에 들러 얼마 있지 않은 현금을 좀 찾아 마을버스를 타고 창동으로 간 것이다.
가는 길에 큰형님께 전화를 걸어 어제 헤어지기 직전에 나온 대화 도중 내가 말씀을 자른 것에 대하여 사과 말씀을 들렷더니 괞찮으시다고 양해해 주셔서 감사하였다.
대화 도중 상대방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 생각을 불쑥 불쑥 튀어 나오게 하는 이 고약한(?) 버릇을 어서 고쳐야 하는데, 성격이 급해서일까 평생 동안 잘 고치지 못하고 그냥 안고 살아 가는 듯해 보여 안타까울 때가 많다는 게다.
나쁜 버릇은 어서 고치자.
당구 동아리 모임은 저녁 식사 전에 일곱 게임, 식하 후 세 게임을 치르고 9시 조금 넘어 헤어져 10시경 귀가하였다.
한편, 어제는 방송대 동문 중 변호사 활동을 펴고 있는 인천의 A 동문이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한다며 단톡방을 통해 공지가 올라 와서 꼭 가겠다고 했다가 가족 모임으로 못 가게 되어 문자로 사정을 말하며 양해를 구하였는데, 아주 성황을 이루었던 모양이고, 또 H 여류 시인의 딸은 피아노 독주회가 열린다고 초대를 해 주었지만 같은 사유로 못 가게 되어 이 역시 문자로 양해를 구하였다가 아침에 잘 마쳤느냐고 물었더니, 대성황을 이뤘으며 KBS에서인가 녹화를 해 갔으니 후일 방송 일정이 잡히면 알려 주겠다는 답글이 오고는 하였다.
문화 생활(?)도 가끔씩 좀 하고 살아야 하건만 그걸 못하고 살아가는 나의 형재 모습이 때론 너무 삭막해 보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1월의 마지막 주님의 날이며 연중 제4주일은 이렇게 지나가고 잇었다.
천주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