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사티어 경험주의 가족치료의 한국 가족에의 적용
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장
한국사티어 부부가족상담연구소장
1. 한국 가족에 대한 이해
A.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적 세계관
(Han: From Brokenness to Wholeness -A Theoretical Analysis of Korean Women's Han and a Contextualized Healing Methodology, Kim Young Ae Ph. D dissertation for Claremont Theological Seminary, 1991)
1. 세계관
역사, 공간, 문화를 공유하는 집단은 집단원을 결속시켜주는 세계관을 공유한다.
집단의 세계관은 구성원에게 세계관을 부여하며, 구성원은 또다시 집단의 세계관을 형성한다.(Victor Turner의 “The Ritual Process: Structure and Anti-Strusture", 1969, New York, Aldine)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적 세계관-ethos-은 무속적 세계관이다.
무속적 세계관은 근본적으로 모든 존재에는 생명력이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자연과 인간에도 생명력이 내재되어 있다. 이 생명력은 또 우주의 생명력과 하나를 이룬다. 이 생명력은 역동적인 에너지로 계속 흐르게 된다.
(Inhoekim, "Korean Shamanism: A Bibliographical Introduction," Shamanism: The Spirit world of Korea)
(유동식, 한국 무교의 구조와 역사, 연세대학교 출판사, 서울, 1986)
(유동식, “한국인의 종교와 한국인의 성격” 민속 종교와 한국문화, 서울 연대사상사, 1978.)
현상적 실재는 우주적 실재의 현현체이며, 동시에 우주적 실재 그 자체이다. 즉,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체계이며, 각 개체는 또 다른 개체로서 서로를 존재하게 한다.
(Sang Il Kim, "What is Hanism?", Sang Il Kim and Young Chan Ro eds., L.A : Eastern Academy of Human Scences, 1984)
이러한 세계관은 삶의 모든 면에서 드러나 음식, 주거, 언어에서도 드러난다.
한(=하나)은 하나이면서 동시에 여럿이고, 부분이다. 또 부분은 전체이다.
예로, 우리 말의 한(=하나)은 하나 즉 전체이면서 동시에 여럿이고, 부분이다.
전체를 의미하는 한
낱개 즉 부분으로서의 한
한 가운데 정점으로서의 한
2. 인간관
인간은 자연을 포함한 우주적 생명력의 현현체이다. (삼국유사, 동학사상)
모든 인간은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김영애 논문 p. 155)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하고 긍정적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이며 사실 악이란 실재적 존재가 아니다. 악이란 내적, 외적 걸림돌에 의해 생명의 에너지가 내적, 외적 이유로 흐르지 못한다는 진리를 내가 깨닫지 못하고 나의 생명의 에너지를 펼치지 못하는 것이다.
3. 영성
현실 세계와 초월적 세계와의 분리가 분명하게 분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세상 삶이나 저 세상 삶은 같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 지금의 삶을 매우 중요시한다.(조상숭배사상)
모든 존재에는 우주적 에너지가 내재되어 있다.
B. 유교적 가치관이한국가족에 끼친 영향
1. 유교적 가치관에 근거한 가족제도
유교의 가부장 제도는 한국의 세계관과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부분이 많으나 조상숭배 사상과 유교에서의 제사가 맞물려 있다.
2. 유교적 가치관이 한국 가족에 끼친 부정적 영향
사회적 체계 또 그 사회에 존재하는 가족체계가 우리의 세계관을 유지하기에는 너무나 큰 부정적 영향력을 끼치고 그 영향력을 피하기 힘들 때 恨이 맺히게 된다.
恨은 무력감, 우울, 관계의 끊어짐, 존재가치의 상실 등을 경험하게 된다.
恨은 나와 나, 나와 너, 나와 우리, 나와 자연, 나와 우주적 생명력과의 단절이다.
恨은 맺힘이며 엉킴이다.
한국인에게 있어서 맺힌 것, 막힌 것은 전부 ‘플다’로 표현하듯이 한은 풀어야 한다.
맺힌 한을 풀지 못하고 지속되면 홧병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온전성을 이룬다는 것은 걸림돌을 제거하고 생명의 에너지를 흐르게 하는 것이며, 인간성의 회복이며, 생명력의 재창조를 의미한다.
(참고도서: 박세명의 동학철학과 동학천도교, 동학경전해의)
2. 무속적 세계관과 유교적 가족구조로 이루어진 한국 가족에 대한 치료적 접근
A. 서구사회와 한국 사회에서 정의하는 심리적 건강의 개념은 무엇인가?
(Davids Augsburger, Pastoral Counseling Across Cultures, Philadelphia: Westminster, 1986)
("Attachment Processes in Couple and Family Therapy" edited by Susan M. Johnson and Valerie E. Whiffen, 2003 Guilford Press, New York)
(미국의 개인주의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서 Robert Bellah의 Habits of the Heart)
서구사회는 개인의 독립성을 추구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상호의존성을 목표로 한다.
동양사회 특히 한국사회는 의존성을 통한 상호의존성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
서구사회에서 추구하는 독립성과 가족치료에 대한 비판
애착이론: 서구사회는 개인의 의존성을 병리적으로 보고 분리와 자기-충족을 가장 큰 가치로 본다. 그러나 애착이론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애착욕구를 가지고 태어나며, 의존은 효율적 의존과 비효율적 의존이 있을 뿐이다라고 주장한다.
B. 한국 가족의 특징: 가족 중심의 집단주의와 무속적 세계관
우주적 세계/이 세상/인간 사이의 경계선의 모양
가족중심 집단주의에서의 경계선
3. 사티어 경험주의 가족치료에 대한 이해
A. 사티어 경험주의 가족치료의 발전 배경
프로이트로부터 시작된 전통적인 심리치료 및 현대 심리치료는 기본적으로 개인 심리에 대한 치료이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방법론에서 보다시피 개인 심리 역동은 결국 가족 간의 관계역동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이다.
사티어 경험주의 가족치료는 심리내적 역동, 상호작용, 원가족 모두를 통합적으로 다루었으며, 치료를 단지 병리적인 것에 대한 치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인적 차원의 성장으로 시도하고 있다.
다른 심리 및 가족치료 방법론들과는 달리 사티어는 경험을 강조하면서 듣고, 만지고, 보는 신체적 차원과 다른 가족치료에서는 다루지 않는 감정적 차원, 인지적 차원, 개인의 기대 및 열망 차원에서의 치료를 추구한다.
그 어느 선구자들도 다루지 않은 아니 어쩌면 심리치료방법론 전부 통틀어 다루지 않는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랑과 영성을 치료의 기본요소로 다루고 있다.
B. 사티어 모델의 철학적 배경
사티어 모델의 철할적 배경은 실존주의, 현상학, 그리고 인본주의이다. 결국 사티어 모델이 가족을 다루지만 궁극적 목표는 인간이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모델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온전성을 회복하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삼고 있다.
실존주의에서는 인간의 실존은 존재적 불안을 내포하고 있다. 인간은 실존적으로 제한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결단을 내리고, 이에 따르는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나의 삶에 대한 책임을 다른 누구한테도 전가할 수 없으며 지금 나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좀더 나은 선택을 할 책임도 나에게 있다.
현상학적 입장을 취하는 사티어 모델은 주관적 현실을 매우 중요하게 받아드리기 때문에 인간의 주관적 경험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지금 여기서 내가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가 내포되어 있다. 현재는 곧 과거가 되고, 미래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끼치고, 미래 역시 현재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경험을 중요시하는 사티어 모델은 “지금 내가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가족치료에서 치료자가 주도적으로 객관적 판단에 따라 가족의 상호작용을 변화시키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사티어 모델은 내담자의 주관적 경험을 매우 강조한 모델이다.
치료자는 단지 치료과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인본주의의 영향을 받은 사티어 모델은 동시에 인간은 그 사람이 그 사람다워질 수 있는 자원은 충분히 지니고 태어났다고 믿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떠한 모습의 사람이 되느냐보다는 내가 나의 것을 충분히 표현하였느냐가 더 중요하다.
인간에 존재하는 잠재력을 우주적 생명력이라고 사티어는 보았기 때문에 나는 나이면서 동시에 나를 초월하는 존재가 되며 표현되는 개체들은 내적으로는 서로 연결되어있다고 보았다. 즉, 사티어는 인본주의에서 더 나아가 영성의 차원에까지 연결될 때 인간의 온전성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사티어 모델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인간성을 회복하고 자신의 가치를 되찾는 것이 치료목표이면서 동시에 인간은 관계성의 존재로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진실 되고 온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우주적 생명력과 연결되는 영성의 회복을 매우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 일치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커다란 목표가 되는 것이다.
사티어의 방법론은 앞에서 이야기한 실존주의, 현상학, 인본주의에 입각한 모델이지만 정신분석, 애착이론, 대상관계, 융의 심층심리학, 자기심리학, 게슈탈트, 최면, 사이코드라마, 도사상, 초월심리과도 맞닿아 있으면서 전 존재적 경험을 통한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
C. 사티어 경험주의 가족치료의 치료적 차원
사티어 방법론은 체계적 방법론이기 때문에 상호작용을 다루면서 개인과 원가족을 다루고, 개인을 다루면서 상호작용과 원가족을 다루고, 원가족을 다루면서 개인과 상호작용을 다룬다.
1. 심리적 존재로서의 치료 (인간내면의 빙산)
사티어는 인간의 특성은 심리적 존재라고 전제하고, 이러한 심리적인 내면을 빙산으로 비유하고 있다. 사티어는 우리는 사람들을 이해할 때 주로 겉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이해하고 판단하는데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숨겨진 빙산 즉 내면까지 함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사티어 방법론에서는 피상적인 변화가 아니라 본질적인 존재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추구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가장 깊이 있는 열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존재로, 그리고 그런 삶을 살 수 있을 때 자신에 대한 경험을 통하여 나 보다 더 위대한 생명의 본질과 만날 수 있고, 그 결과로 일치적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2. 관계적 존재로서의 치료 (상호작용)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사티어는 의사소통을 전 존재의 표현양식이며 관계양식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양식은 내면을 드러내는 것이며, 어린 시절 가족으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티어에 의하면 인간은 성장하고자 하는 열망, 자기가 자기됨을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지니고 태어났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환경의 제한을 받게 되면 이러한 열망대신 그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생존방식, 즉 대처방식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생존방식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일치적이지 못하고 오직 생존하기에만 급급하게 만들고 있다. 치료는 바로 비일치적 상호작용을 일치적 상호작용으로 변화시키며, 인간은 일치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을 때 관계적 존재로서 온전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 모델에서는 내담자를 생명의 에너지의 현현체로 존중하고, 증상을 대처방식으로 바라보고 내담자와 분리해서 문제를 바라볼 것을 강조한다.
3. 인류적 존재로서의 치료 (원가족)
사티어는 가족을 인류의 생명력을 이어주는 통로라고 보았으며, 수많은 가족들을 만나면서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들 나름대로 자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믿게 되었다. 부모들이 행동양식은 물론 정서적인 것까지 부정적인 것을 포함하여 그들의 부모로부터 배운 것으을 최선을 다해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보게 되었다. 부모를 완벽한 부모역할을 하는 역할자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부족한 인간으로서 단지 나에게 생명력을 전달시켜준 전달자로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는 부모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나 자신에 대해서, 나의 생명에 대해서, 더 나아가서 모든 생명체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티어는 원가족 문제를 다루고 있다.
4. 우주적 존재로서의 치료 (self)
사티어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기라고 설명하였다. 자기 즉 “존재하는 나: I Am."가 존재의 핵심이라고 설명하였다. 이 자기는 영spirit, 영혼soul, 생명력life-force, 본질essence, 핵core, 존재being이다. 지구 안에는 생명력이 가득 차 있고, 그 생명력으로 나라는 구체적인 모습의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 생명력은 우리 안에 근원적인 자기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며, 이 생명력을 우리는 신, 절대적 존재, 절대, 브라흐만, 아트만 등으로 칭한다. 결국 모든 인간 안에는 생명력이 내재되어있고, 신적 요인이 내재되어있다. 즉, 인간에게는 인간을 초월하는 그 무엇과 연결되는 초월성이 있으며 동시에 그 초월성이 내재 되어있다.
이 생명력이 우리를 살아가도록 동기화시켜준다. 이 생명력은 선하고, 긍정적이고, 성장하려는 힘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 생명력은 다른 생명력과 연결되어있다. 내가 나의 생명력과 연결되어있을 때 나는 우주적 존재와 연결되고, 또 다른 사람과도 연결된다. 이런 연결성을 경험할 때 우리는 공감, 배려, 연민, 돌봄, 사랑을 느끼면 내 자신을 일치적으로 경험한다.
치료는 빙산의 모든 부분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과 만나게 하여 일치적 존재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치료자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자기만의 초불에 나의 초불로 불을 붙여주는 것뿐이다. 그 것은 그 사람만의 생명력을 다시 일깨워주는 것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본질적인 변화를 하게 된다. 사티어 방법론은 바로 이러한 본질적 변화를 추구하는 모델이다.
4. 사티어의 경험주의 가족치료의 한국 가족에의 적용
1. 오늘날 가족치료의 과제는 우리의 에토스를 회복할 수 있는 치료방법론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즉, 치료적 신념, 가치관, 실시방법, 그리고 영성회복까지 포함할 수 있는 포괄적이며, 깊이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
2. 한국의 전통적인 치유방법론과 사티어 경험주의적 치료 방법론은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사티어 경험주의 가족치료 방법론은 기본적으로 경험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험적이게 하기 위해서 사티어는 내면을 외현화시켜 변화를 경험하게 하였는데 연극, 놀이, 무용 등의 종합적 예술의 형태를 띄고 있다.
최근의 심리분야에서 발전하고 있는 뇌 심리학이 인지적 차원에 앞서 강한 정서적 경험이 뇌의 형성에 끼치는 영향 그리고 뇌가 인간의 심리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사티어가 치료 전반에 걸쳐 어린 시절의 강한 정서적 경험에 대한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더 나아가 명상 등 우뇌를 통한 변화를 시도하였다.
현대 상담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에는 상담이 무당이나 친척, 친구, 혹은 스승 등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한국의 굿은 또한 연극, 놀이, 음악, 무용, 이야기 등의 종합적 경험이다.
한국의 무속의 치료적 측면을 살펴보면 굿은 가족치료이며, 애도 상담이고, 미해결과제를 다루는 치유기법이다. 특히 한 맺힌 것을 풀어주는 이야기치료이기도 하다.,
사례: 진오귀 굿, 병굿, 충격적 경험을 풀기 위한 굿 등
3. 사티어 경험주의적 가족치료 모델은 세계관, 신념에서 한국의 무속적 세계관과 같은 맥락이며, 치료적 방법론에서도 같은 맥락에 놓여있다.
무속적 에토스 | 유교의 가족구조 | 사티어 모델 | |
세계관 | 신적 존재와 인간존재에 뚜렷한 경계선이 없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 다른 세계에 대한 관심이 없다. 이 세상의 규칙이 중요하다. | 우주적 생명력이 모든 존재하는 것들 사이에 내재되어 있으며 우주는 에너지로 충만하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있다. |
인간관 | 인간은 초월적 신성을 내재하고 있다.(삼국유사, 동학사상) | 인간 그 자체를 중요시 여긴다. 매우 현실적이다. | 인간은 우주적 에너지, 또는 생명력이 드러난 것이다. |
시간관 | 현재가 중요하며, 미래에서도 현재와 똑같은 삶이 지속된다. | 조상을 통해서 이어감 | 과거는 현재에 영향을 주고, 미래는 현재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미래 또한 현재의 영향을 받는다. |
인간관계 | 신과 인간과 뚜렷한 분리가 없다. | 인간은 지배복종의 위계질서 내에서 존재 | 동등한 관계 |
사회구조 | 신의 세계/ 인간사회 | 지배복종의위계질서 | 동등한 가치 |
가족구조 | 신과 인간이 함께 사는 가족 | 지배복종 | 높은 자존감을 서로 키워주는, 인간의 가치가 존중되는 가족으로서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
선 악 | 악이라는 것은 실재적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생명의 에너지가 긍정적 방향으로 흐르지 못하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 지배구조의 위계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이 악이다. 효를 지키지 않는 것이다. | 생명력은 좋은 것이고, 인간에게는 생명력이 잠재되어있으며 이 것이 잘 표현되지 못하는 것이 좋지 않은 것이다. |
증 상 | 한이 맺히면 화병이 생기며, 이를 풀어야 한다. | 생명력이 막히면 여러 가지 신체적, 심리적 증상이 생긴다. | |
경계선 | 애매하다 | 경직되다 | 명확하다. |
치료방법 | 무를 통한 신의 개입 | 배움과 훈육 | 경험주의적 가족치료개입 |
5. 실제적용 : 사티어 경험주의 가족치료 방법론을 적용한 개인상담 진행과정
A. 상담신청에 기록된 내용
상담동기
40대 초반의 가정주부로서 남편과 14살짜리 아들이 있다.
자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던 중에 자신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상담을 신청하였다.
내담자의 치료경력
대학 졸업 후 노이로제 증상이 있었고, 어려서부터 스트레스로 인해 손톱, 발톱을 심하게 물어뜯고, 잠을 잘 때에 이를 심하게 갈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현재 내담자가 호소하는 증상
감정기복이 심하여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지나치게 폭발적으로 화를 내곤 한다.
높은 불안도, 죽음에 대한 공포, 가끔 귀신이 방에 함께 있는 듯 하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쉽게 입고, 인간관계가 잘 안된다.
항상 우울하고 무력감에 시달린다.
지나친 성적 환상으로 인한 죄책감이 심하다.
B. 가계도를 통한 진단 및 목표설정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 가계도 작성을 한다.
내담자와 함께 정보를 확인하면서 같이 작성한다.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담자 혼자서 작성한다.
구체적 가계도 작성은 하지 않고 상담자 마음에 그린다.
사티어 가계도 특징
1. 사실적 가계도와 지각적 또는 주관적 가계도
2. 성격적 특성에 따른 +, - 형용사 작성하기
3. 방향성과 관계선이 발달과정에 따라 달라짐.
4.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을 역동적으로 다룸.
5. 대처방식
내담자 가계도
[추가자료 참조]
가계도 작업을 통한 진단
가계도를 작성한 후 내담자에 대한 가설을 세운다.
아버지와의 관계: 아버지에 대한 분노, 두려움, 불안을 억압하고 있을 것이다.
어머니와의 관계: 어머니가 냉정하여 자녀에게 무관심하였기 때문에 애착관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어머니와 융합되어, 어머니는 딸을 통제하고, 딸은 어머니에게 폭발적으로 반사적 반응을 하기 때문에 어머니와의 분리작업(de-enmeshment가)이 필요하다. 특히 발톱까지 뜯곤 하였다는 것이 더 어머니와의 애착관계를 의심하게 한다.
지나치게 융합된 관계는 심상기법을 사용하여 초기 경험을 다루어야 할 것이다. 이 때에 반응성 애착장애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이 시기에 남편의 외도가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심각한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가지고 있고, 환경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볼 수 있다.
고부간의(할머니와 어머니와의) 갈등: 내담자는 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할머니와 어머니가 싸울 때 항상 긴장감을 느꼈다. 할머니를 좋아하면서도 어머니를 학대하는 모습에 분노를 느끼고, 내가 좋아하는 할머니를 싫어하는 어머니에게 화가 나곤 하였기 때문에 할머니와 어머니에 대한 양가감정을 다루어야 할 것이다.
부모의(어머니와 아버지의) 갈등: 아버지는 완벽주의자이며 의처증이 있어 엄마와의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였으며 특히 아버지가 할머니 편을 들어 싸움이 잦아 항상 불안하였다. 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분노, 특히 아버지의 외도로 인해 남성과 결혼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 부분도 다루어야 할 것이다.
오빠와 아버지의 갈등: 아버지의 큰 아들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 컸고, 이를 채우지 못하는 오빠를 야단치고 미워하였기 때문에 현재 심각한 조울증을 앓고 이혼까지 당한오빠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성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본인의 분노조절이 안 되는 부분의 뿌리는 오빠의 성추행이 원인일지도 모른다. 이 부분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하고 치료하여야 할 것이다.
(본 치료자는 어린 시절의 성추행의 여부를 항상 모든 내담자에게 확인한다. 어린 시절의 성추행, 성폭행 경험은 내담자의 전 삶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현재 내담자가 경험하는 모든 문제의 근원일 수도 있다.)
이복동생: 아버지의 외도로 인해 내담자와 같은 나이의 이복동생을 엄마가 키웠기 때문에 엄마의 정서가 불안정하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시어머니와 남편의 눈치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 여동생을 내담자보다 더 많이 돌보았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이러한 태도는 상황을 모르는 어린 내담자로 하여금 동생을 질투하게 되고 짜증을 많이 내는 성격을 형성할 수도 있다.
성적 환타시: 오빠의 성추행으로부터 경험한 성적 자극을 추구하려는 욕구는 억압하면 할 수록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남동생에 대한 성추행은 죄책감을 심각하게 느끼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남편에게는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성적 욕구를 느끼지 못할 수 있거나 거리를 두고 있을 수 있다.
현재 가족관계의 갈등: 남편에게는 원가족의 남성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투사하고 있고, 아들에게는 남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함께 투사하고 있을 것이다. 시어머니와의 갈등도 남편과 자녀들에게 터뜨리는 분노의 요인이 될 수 있다.
C. 진단을 통한 상담 목표설정
1. 메타목표:
자존감 증진을 통해 외부의 영향을 덜 받기,
지금까지의 관계유형 즉 반응양식을 다르게 선택하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치적이 되기
나 자신의 힘을 키우기
2. 구체적 목표 (상담목표) : 약 10회
아버지에 대한 분노다루기
어머니와 분리하기
오빠와의 성추행, 동생과의 성추행 다루기
이복동생에 대한 복잡한 감정 다루기
남편과의 상호작용 및 남편에 대한 투사다루기
아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아들을 수용하기
D. 구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법사용
위의 구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회기별 목표는 대략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이 방법들은 한 회기에 한 가지, 또는 한 회기에도 여러 방법을 응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1. 빙산탐색
내면의 변화는 전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모든 회기에 빙산탐색을 기본으로 활용하였다.
2. 가계도 분석
가계도 분석을 통해서 가족역동에 대한 이해와 원가족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 자신의 문제가 자녀에게 전달되는 것을 지각하고, 또 빙산탐색을 통해서 변화를 경험하였다.
3. 가족조각을 활용한 가족재구성
가계도 탐색을 한 후에 인형가족조각을 통해 원가족의 상호작용 패턴, 가족구조, 삼인군, 심리적 거리, 융합 등의 가족체계론에서 설명하는 개념들까지 시각을 통해 경험하게 되었다..
4. 삼인군 작업
부모와의 미해결과제(관계)를 다루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애도작업을 빈 의자 기법을 통해 실시하였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고, 기대를 놓아주고, 보내기, 부모와 자신을 용서하는 작업을 함께 하였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역할 바꾸기를 통해 할머니의 관점에서 벗어나 같은 여성으로서 어머니의 내면을 이해하게 되고, 어머니를 다르게 경험하였다.
5. 심상기법 및 최면
이 기법은 태내, 생애초기, 어린시절의 경험을 다룰 때 특히 도움이 된다.
어려서부터 손톱, 특히 발톱을 물어뜯었다는 정보는 애착분리 문제가 생애초기에 있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심상기법을 사용하였다.
심상기법을 통해서 초기 경험을 하면서 자기를 좀더 수용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태내 경험은 어머니와 떨어지기 싫다는 느낌이 온몸으로 느껴지고, 세상에 나오고 싶지 않다. 산도를 통해 나오는데 정말 어머니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태어나서도 자기만 홀로 어머니가 젖도 주지 않고 뉘어져 있다.
[이 내담자는 난산으로 출생하였다.]
어머니의 그 당시의 환경으로부터 오는 불안, 어머니의 원가족과의 문제, 어머니가 나 말고 보살펴야 하는 다른 아이 존재 등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자 마음이 많이 편해져서 어머니와의 관계가 훨씬 편해졌다. 어머니를 좀더 이해하고, 전과는 다른 의미 있는 친밀한 관계를 이루게 되었다. 처음으로 하나 뿐인 딸과의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 것 같다.
[다른 태내 경험과 출생경험의 사례 들 것]
6. 오빠와 동생과의 부적절한 성 접촉
심상기법을 사용하였다.
오빠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고, 자신의 무력감을 다루고 나자 오빠의 좌절감, 분노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되면서 성폭력 사건의 경험을 재구조화 하게 되었고 오빠도 희생자라는 지각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동생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7. 이복동생에 대한 작업
동생이 자꾸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몹시 미웠다. 그리고 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엄마까지도 나보다는 그 동생을 챙겼다고 여겨져 매우 증오하였다. 그리고 그 동생이 아버지의 외도를 끊임없이 생각나게 하여 남성과 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동생도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미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의 해결과 지각의 변화를 통하여 외국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동생에게 전화를 거는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자신에 대한 신뢰도와 자존감이 높아지고자신이 괜찮은 존재라는 경험을 하였다.
8. 남편과 아들과의 관계
위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내담자의 변화는 남편과 아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남편과 자녀에 대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아들에게 더 이상 폭발적이지 않고, 미웠던 아들이 전혀 미워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들의 산만함이 사라지고 학교 선생님이 평가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내가 남편을 바라보는 시각도 따뜻해지고 이제까지 나를 지켜준 것이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남편도 부인에게 비난하지 않고 따뜻하게 대하게 되었다.
9. 영향력의 수레바퀴 및 초기회상
가족과의 사건들 외에 초등학교 시절, 중학교 시절에서 경험한 왕따 경험을 다루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갑자기 사람들이 나를 공격할 것 같은 불안감이 아직도 심각하게 남아있다. 심상기법을 사용하여 다루었다.
10. 부분들의 잔치
자신의 내면에서 갈등하는 부분들을 찾아내어서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통합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를 통하여 내담자 자신의 좌절감과 무력감에서 벗어나 내적 힘이 무척 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11. 만달라 작업
만달라 작업을 통해서 앞으로 지적인 영역과 신체적인 영역에서 스스로 자신을 돌볼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자기가 원하던 공부를 다시 하기 위해서 영어공부 계획을 세우고, 운동 계획을 세웠다.
E. 결과
본인의 평가
아이와의 관계 개선만을 위해 상담을 시작하였는데 원가족, 부부관계 등 삶의 모든 측면에서 변화하고 자신을 수용하고 격려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성장하여 처음 목표보다 몇 배의 효과를 보았다고 만족스럽게 평가하였다.
상담자의 평가
내담자의 변화의지가 강하여 상담이 잘 진행되었으며, 문제해결 능력 및 자존감도 충분히 형성되었다고 보여 종결을 의논하고 앞으로 2주, 3주, 1개월 후에 간헐적인 추후상담을 예약하고 종결하였다.
6. 비디오 사례
1. 내담자의 배경
내담자는 골쯔-골린 증후군의 장애를 앓고 있다.
내담자의 현재 상황
1. 장애로 인해 소심한 성격과 자신감 결여
내담자인 연주는 초등학교 4학년 이전까지는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없이 외롭게 혼자 다녔다.
크게 상처를 받았던 일은 지난 초등학교 5학년 때 3학년 아이가 놀린 것으로 이후부터 엄마에게는 상처에 대한 표현을 드러내지 않았다.
얼마 전 중학교에서 간 수련회에서 다른 학교 남학생들에게서 외모에 대한 심한 놀림을 받고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그때 옆에 친구들이 있어서자신에게 위로가 되었다고 했다.
정신과에서 심리치료를 받았으나 내담자는 부모에 대한 원망이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2. 아빠와 내담자의 소원한 관계
심한 안면기형으로 태어난 연주는 4살 때까지 할머니 댁에서 자라면서 아빠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났다. 14살이 될 때까지, 연주는 아빠와 간단한 일상적인 대화만 오가고, 부녀의 정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는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주 엄마는 남편이 큰 딸의 장애를 수용하지 못한다고 믿고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아빠도 큰 딸 연주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고 있고, 연주도 아빠와의 대화를 마음 속으로는 간절히 원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반면에 동생 현정이는 태어나서부터 아빠와 계속 같이 자랐고, 현재 아빠는 현정이를 눈에 띄게 예뻐한다. 그것이 부러웠던 연주는 동생에게 어떻게 하면 아빠에게 사랑받을 수 있냐고 물어 보기도 한다.
3. 엄마와 내담자의 융합관계
엄마는 어릴 때부터 외모에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결여 될 꺼라 생각하고 연주를 강하게 키워왔고, 딸이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드리도록 키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 연주가 받은 마음의 상처는 다 극복이 되었다고 엄마는 생각하지만, 제작진이 지켜본 결과로는 연주는 많이 위축되어 있고, 아직도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는다.
엄마는 딸에게 계속 정서와 욕구를 억제시키고 긍정적인 감정만을 주입시키고 있다.
4. 부모님의 갈등관계
부모 두 분이 다 일을 하시고 엄마가 더 늦는 날이 많으며, 이런 날은 아버지가 저녁식사를 챙긴다. 며칠 전, 엄마의 늦은 귀가 때문에 아버지와 엄마가 전화를 통하여 마구 화를 내고 다투었는데 아버지에게 아무 변명을 하지 못하는 엄마를 바라보면서 내담자의 마음은 매우 좋지 않았다.
이런 부모의 갈등하는 모습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되어 엄마에게 미안하고, 화를 내는 아버지가 밉지만 자신의 여린 정서를 표현하기가 두려워 대신 아빠로부터 한 발 물러서게 된다. 엄마는 아빠에게 마음을 열고 딸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라고 이야기 하지만, 아빠는 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방송국에서 제기한 상담목표
가족치료를 통해 아빠와 내담자와의 관계가 소원한 관계에서 친밀한 관계로 변화되는 것을 원한다.
2. 연주네 가족 상담과정에 대한 설명
상담자에게 의뢰된 내담자 가족에 대한 정보는 앞에서 설명한 내용이 전부이었다. 그리고 방송을 위한 상담이라 짧은 시간 내에 상담 목표를 성취하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특히 내담자가 앓고 있는 희귀병은 그 증상이 외부로 심하게 드러나는 것이라 내담자 및 가족이 상처를 많이 경험하였으리라 추측되었고, 이미 몇 번의 상담경험이 있었지만 별로 좋은 결과를 경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상담진행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상담자는 사티어 모델의 신념 중에 모든 인간이 생존하려는 능력만이 아니라 성장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가족을 문제가족으로 바라보기보다 강한 성장 동기를 지닌 가족이라는 믿음을 갖고 대하였다. 그 믿음은 옳았으며, 내담자 가족을 만나는 순간 상담자의 처음의 우려는 사라지고 이 가족이 마음이 따뜻하며 자원이 많고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상담자가 내담자 가족을 만날 때 그 가족의 긴장도, 혼란스러움, 방어, 변화에 대한 두려움 등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데 연주네 가족은 변화에 대한 의지와 유연성이 높고, 긴장도도 낮은 것을 발견하고 내적 힘이 있다고 믿게 되었으며,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상담자가 가족을 처음 만날 때는 각 각의 구성원과 또 가족전체와 만나야한다. 이 사례의 경우는 막내 현정이가 상담과정 중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우려되어 우선 막내딸 현정과 접촉을 시도하면서 가족전체와 자연스럽게 만나도록 노력하였다.
접촉을 시도한 후 상담목표를 설정하여야 하는데 이 사례의 경우에는 이미 가족과 방송국이 합의한 목표-아버지와 큰 딸의 소원한 관계를 친밀한 관계로 변화하기-를 상담자에게 제시한 상태였다. 그러나 상담자는 좀더 가족의 변화의지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가족으로 하여금 원하는 목표를 그려볼 수 있도록 시도하였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족간의 상호작용 유형을 탐색할 수 있었으며, 큰 딸과 아버지와의 소원한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부부간에도 일치적인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진단과정을 거치면서 상담자는 가족의 구성원으로 하여금 각 자의 정직한 감정을 드러내게 하고 가족간의 진솔한 결속력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상담목표를 설정하였다.
아버지의 의사소통방식은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거나 무시하면서 정직하게 표현하지 않는 산만형과 회유형이 혼합되어 있었는데, 상담자는 이러한 의사소통 방식을 원가족으로부터 배웠으리라 추측하여 어린 시절 아버지와 부모와의 상호작용 경험을 탐색하였다. 아버지는 어린 시절에 힘든 감정을 누구와도 나눈 적이 없고, 내면에 돌봄을 받지 못한 불쌍한 자기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내면의 불쌍한 아이와 깊이 만나고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딸의 감정과 채워지지 않은 기대를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딸의 기대를 확인하고자 물었을 때 딸의 대답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버지한테 갖고 있는 기대를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면 어머니가 슬퍼하기 때문에 말을 못하겠다고 대답하였다. 이 대답은 어머니와 딸이 감정적으로 융합되어(enmeshment)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 상담자가 다시 아버지가 딸을 보고 슬퍼하는 것인가 아니면 딸의 장애를 보고 슬퍼하느냐고 딸의 대답을 명료화하려고 할 때 큰 딸은 아버지가 자기가 다른 아이들한테 놀림을 받는 것에 슬퍼한다는 대답을 하였다. 자신에게 갖고 있는 아버지의 슬프고 힘든 감정을 알기 때문에 큰 딸은 자신의 내면을 억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딸이 부모들의 마음을 배려하는 부모화된 아이(parentified child)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딸이 마음에 있던 감정을 나누자 아버지도 자신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즉, 아이가 어릴 때에 당한 상처가 아버지의 상처가 된 것이다. 아버지가 딸과 융합되어(enmeshment)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부모가 장애를 가진 큰 딸을 보면서 경험하는 자신들의 감정을 오히려 큰 딸에게 투사하고 힘들어하면서 솔직한 대화를 하지 못하고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진단이 이루어진 후 상담자는 가족구성원들의 상호작용 유형을 가족조각하면서 상호작용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가족조각을 통하여 아버지의 내면을 탐색하고 아버지의 투사와 딸을 분리(de-enmeshment) 시키는 작업을 하였다. 이후에 아버지와 큰 딸로 하여금 사랑을 주고받는 열망 차원에서 만나도록 도와주었다.
작은 딸은 산만형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면서 힘든 감정을 회피해온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가족은 어머니와 큰 딸, 아버지와 작은 딸의 하위체계를 이루고 있었다. 큰 딸은 아버지와 동생의 관계를 부러워했고, 작은 딸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동시에 아버지, 어머니, 언니에게 왔다 갔다 하면서 적극적으로 부모의 감정을 돌보려는 부모화된 역할을 해 왔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면서 이런 역할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역할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하였다.
역기능적 가족에서는 각 구성원이 자신의 감정은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돌보려 하면서 내면이 공허하고 친밀한 관계를 이루지 못한다. 상담자는 연주네 가족도 서로 친밀감을 원하면서도 친밀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였고, 이들 구성원들의 상호관계를 개방적이고 따뜻함과 사랑을 상호적으로 나누는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융합에서 풀려나와 각 개체로서 존재하면서도 서로 다른 가족구성원과 친밀하게 연결되는 새로운 관계를 경험하면서 추후 상담을 약속하면서 종결하였다.
이 시점에서 일단 방송을 위한 상담은 끝냈지만 세 사람의 융합이 문제가 되어 좀더 치료 작업을 진행시켰다.
특히 내담자가 어려서 수술하였을 때, 부인이 남편에게 느꼈던 섭섭한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부인은 남편이 장애를 가진 큰 아이를 거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항상 있었으며 이런 불안 때문에 부인이 지나치게 남편과 큰 딸의 관계에 예민하게 반응하였다.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지나치게 노력하였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조급하게 끼어들게 되어 오히려 그러한 노력이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가족에서는 불안한 부부관계에 자녀가 끼어들지만 이 사례의 경우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불안하게 여긴 어머니가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상담자는 부인이 두 사람사이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와주고, 이 부분을 다루면서 부부간에 일치적 대화를 경험하게 하였다. 세 사람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통찰의 경험은 연주네 가족으로 하여금 앞으로 어떻게 서로 관계를 형성해야 할지를 가족 구성원 모두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상담자는 가족 구성원들이 거부당할까 두려워하는 감정을 이겨내고, 내면의 깊은 차원에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상담의 구체적 목표뿐만 아니라 사티어 모델에서 제시하는 전인적이며 충만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메타목표도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변화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되었던 것은 연주가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연주네 가족은 서로에게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기 때문에 상담목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본다.
사티어 모델에서는 상담자가 내담자를 만날 때 사람과 증상, 사람과 대처방식을 분리하여 여 만날 것을 요구한다. 문제증상이 아니라 사람과 만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힘을 키워주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지키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장애자 혹은 장애자 가족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장애는 살아가는데 짊어지고 가야하는 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짐이 그 사람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어떤 장애를 가졌던 내담자의 힘을 키워 주어 장애를 삶의 걸림돌로 여겨 자신의 삶을 부정적으로 살아가기보다 장애를 힘 있게 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보았듯이 연주의 장애는 오히려 연주로 하여금 부모보다도 더 강한 내적 자기를 형성하게 한 것을 볼 수 있다.
사티어 모델에서는 1회상담을 통하여도 내담자의 기대와 열망 그리고 자기를 만나서 깊은 변화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자존감을 향상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내담자의 변화를 현재 삶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담자로서 연주네 가족을 만난 경험은 매우 뜻 깊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이었다. 무엇보다도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하는데 흔쾌히 동의해 준 연주네 가족에 대해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5. 실제적용 : 사티어 경험주의 가족치료 방법론을 적용한 개인상담 진행과정
A. 상담신청에 기록된 내용
상담동기
40대 초반의 가정주부로서 남편과 14살짜리 아들이 있다.
자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던 중에 자신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상담을 신청하였다.
내담자의 치료경력
대학 졸업 후 노이로제 증상이 있었고, 어려서부터 스트레스로 인해 손톱, 발톱을 심하게 물어뜯고, 잠을 잘 때에 이를 심하게 갈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현재 내담자가 호소하는 증상
감정기복이 심하여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지나치게 폭발적으로 화를 내곤 한다.
높은 불안도, 죽음에 대한 공포, 가끔 귀신이 방에 함께 있는 듯 하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쉽게 입고, 인간관계가 잘 안된다.
항상 우울하고 무력감에 시달린다.
지나친 성적 환상으로 인한 죄책감이 심하다.
B. 가계도를 통한 진단 및 목표설정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 가계도 작성을 한다.
내담자와 함께 정보를 확인하면서 같이 작성한다.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담자 혼자서 작성한다.
구체적 가계도 작성은 하지 않고 상담자 마음에 그린다.
사티어 가계도 특징
1. 사실적 가계도와 지각적 또는 주관적 가계도
2. 성격적 특성에 따른 +, - 형용사 작성하기
3. 방향성과 관계선이 발달과정에 따라 달라짐.
4.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을 역동적으로 다룸.
5. 대처방식
내담자 가계도
[추가자료 참조]
가계도 작업을 통한 진단
가계도를 작성한 후 내담자에 대한 가설을 세운다.
아버지와의 관계: 아버지에 대한 분노, 두려움, 불안을 억압하고 있을 것이다.
어머니와의 관계: 어머니가 냉정하여 자녀에게 무관심하였기 때문에 애착관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어머니와 융합되어, 어머니는 딸을 통제하고, 딸은 어머니에게 폭발적으로 반사적 반응을 하기 때문에 어머니와의 분리작업(de-enmeshment가)이 필요하다. 특히 발톱까지 뜯곤 하였다는 것이 더 어머니와의 애착관계를 의심하게 한다.
지나치게 융합된 관계는 심상기법을 사용하여 초기 경험을 다루어야 할 것이다. 이 때에 반응성 애착장애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이 시기에 남편의 외도가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심각한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가지고 있고, 환경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볼 수 있다.
고부간의(할머니와 어머니와의) 갈등: 내담자는 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할머니와 어머니가 싸울 때 항상 긴장감을 느꼈다. 할머니를 좋아하면서도 어머니를 학대하는 모습에 분노를 느끼고, 내가 좋아하는 할머니를 싫어하는 어머니에게 화가 나곤 하였기 때문에 할머니와 어머니에 대한 양가감정을 다루어야 할 것이다.
부모의(어머니와 아버지의) 갈등: 아버지는 완벽주의자이며 의처증이 있어 엄마와의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였으며 특히 아버지가 할머니 편을 들어 싸움이 잦아 항상 불안하였다. 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분노, 특히 아버지의 외도로 인해 남성과 결혼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 부분도 다루어야 할 것이다.
오빠와 아버지의 갈등: 아버지의 큰 아들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 컸고, 이를 채우지 못하는 오빠를 야단치고 미워하였기 때문에 현재 심각한 조울증을 앓고 이혼까지 당한오빠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성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본인의 분노조절이 안 되는 부분의 뿌리는 오빠의 성추행이 원인일지도 모른다. 이 부분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하고 치료하여야 할 것이다.
(본 치료자는 어린 시절의 성추행의 여부를 항상 모든 내담자에게 확인한다. 어린 시절의 성추행, 성폭행 경험은 내담자의 전 삶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현재 내담자가 경험하는 모든 문제의 근원일 수도 있다.)
이복동생: 아버지의 외도로 인해 내담자와 같은 나이의 이복동생을 엄마가 키웠기 때문에 엄마의 정서가 불안정하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시어머니와 남편의 눈치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 여동생을 내담자보다 더 많이 돌보았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이러한 태도는 상황을 모르는 어린 내담자로 하여금 동생을 질투하게 되고 짜증을 많이 내는 성격을 형성할 수도 있다.
성적 환타시: 오빠의 성추행으로부터 경험한 성적 자극을 추구하려는 욕구는 억압하면 할 수록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남동생에 대한 성추행은 죄책감을 심각하게 느끼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남편에게는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성적 욕구를 느끼지 못할 수 있거나 거리를 두고 있을 수 있다.
현재 가족관계의 갈등: 남편에게는 원가족의 남성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투사하고 있고, 아들에게는 남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함께 투사하고 있을 것이다. 시어머니와의 갈등도 남편과 자녀들에게 터뜨리는 분노의 요인이 될 수 있다.
C. 진단을 통한 상담 목표설정
1. 메타목표:
자존감 증진을 통해 외부의 영향을 덜 받기,
지금까지의 관계유형 즉 반응양식을 다르게 선택하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치적이 되기
나 자신의 힘을 키우기
2. 구체적 목표 (상담목표) : 약 10회
아버지에 대한 분노다루기
어머니와 분리하기
오빠와의 성추행, 동생과의 성추행 다루기
이복동생에 대한 복잡한 감정 다루기
남편과의 상호작용 및 남편에 대한 투사다루기
아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아들을 수용하기
D. 구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법사용
위의 구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회기별 목표는 대략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이 방법들은 한 회기에 한 가지, 또는 한 회기에도 여러 방법을 응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1. 빙산탐색
내면의 변화는 전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모든 회기에 빙산탐색을 기본으로 활용하였다.
2. 가계도 분석
가계도 분석을 통해서 가족역동에 대한 이해와 원가족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 자신의 문제가 자녀에게 전달되는 것을 지각하고, 또 빙산탐색을 통해서 변화를 경험하였다.
3. 가족조각을 활용한 가족재구성
가계도 탐색을 한 후에 인형가족조각을 통해 원가족의 상호작용 패턴, 가족구조, 삼인군, 심리적 거리, 융합 등의 가족체계론에서 설명하는 개념들까지 시각을 통해 경험하게 되었다..
4. 삼인군 작업
부모와의 미해결과제(관계)를 다루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애도작업을 빈 의자 기법을 통해 실시하였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고, 기대를 놓아주고, 보내기, 부모와 자신을 용서하는 작업을 함께 하였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역할 바꾸기를 통해 할머니의 관점에서 벗어나 같은 여성으로서 어머니의 내면을 이해하게 되고, 어머니를 다르게 경험하였다.
5. 심상기법 및 최면
이 기법은 태내, 생애초기, 어린시절의 경험을 다룰 때 특히 도움이 된다.
어려서부터 손톱, 특히 발톱을 물어뜯었다는 정보는 애착분리 문제가 생애초기에 있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심상기법을 사용하였다.
심상기법을 통해서 초기 경험을 하면서 자기를 좀더 수용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태내 경험은 어머니와 떨어지기 싫다는 느낌이 온몸으로 느껴지고, 세상에 나오고 싶지 않다. 산도를 통해 나오는데 정말 어머니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태어나서도 자기만 홀로 어머니가 젖도 주지 않고 뉘어져 있다.
[이 내담자는 난산으로 출생하였다.]
어머니의 그 당시의 환경으로부터 오는 불안, 어머니의 원가족과의 문제, 어머니가 나 말고 보살펴야 하는 다른 아이 존재 등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자 마음이 많이 편해져서 어머니와의 관계가 훨씬 편해졌다. 어머니를 좀더 이해하고, 전과는 다른 의미 있는 친밀한 관계를 이루게 되었다. 처음으로 하나 뿐인 딸과의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 것 같다.
[다른 태내 경험과 출생경험의 사례 들 것]
6. 오빠와 동생과의 부적절한 성 접촉
심상기법을 사용하였다.
오빠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고, 자신의 무력감을 다루고 나자 오빠의 좌절감, 분노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되면서 성폭력 사건의 경험을 재구조화 하게 되었고 오빠도 희생자라는 지각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동생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7. 이복동생에 대한 작업
동생이 자꾸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몹시 미웠다. 그리고 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엄마까지도 나보다는 그 동생을 챙겼다고 여겨져 매우 증오하였다. 그리고 그 동생이 아버지의 외도를 끊임없이 생각나게 하여 남성과 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동생도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미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의 해결과 지각의 변화를 통하여 외국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동생에게 전화를 거는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자신에 대한 신뢰도와 자존감이 높아지고자신이 괜찮은 존재라는 경험을 하였다.
8. 남편과 아들과의 관계
위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내담자의 변화는 남편과 아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남편과 자녀에 대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아들에게 더 이상 폭발적이지 않고, 미웠던 아들이 전혀 미워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들의 산만함이 사라지고 학교 선생님이 평가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내가 남편을 바라보는 시각도 따뜻해지고 이제까지 나를 지켜준 것이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남편도 부인에게 비난하지 않고 따뜻하게 대하게 되었다.
9. 영향력의 수레바퀴 및 초기회상
가족과의 사건들 외에 초등학교 시절, 중학교 시절에서 경험한 왕따 경험을 다루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갑자기 사람들이 나를 공격할 것 같은 불안감이 아직도 심각하게 남아있다. 심상기법을 사용하여 다루었다.
10. 부분들의 잔치
자신의 내면에서 갈등하는 부분들을 찾아내어서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통합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를 통하여 내담자 자신의 좌절감과 무력감에서 벗어나 내적 힘이 무척 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11. 만달라 작업
만달라 작업을 통해서 앞으로 지적인 영역과 신체적인 영역에서 스스로 자신을 돌볼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자기가 원하던 공부를 다시 하기 위해서 영어공부 계획을 세우고, 운동 계획을 세웠다.
E. 결과
본인의 평가
아이와의 관계 개선만을 위해 상담을 시작하였는데 원가족, 부부관계 등 삶의 모든 측면에서 변화하고 자신을 수용하고 격려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성장하여 처음 목표보다 몇 배의 효과를 보았다고 만족스럽게 평가하였다.
상담자의 평가
내담자의 변화의지가 강하여 상담이 잘 진행되었으며, 문제해결 능력 및 자존감도 충분히 형성되었다고 보여 종결을 의논하고 앞으로 2주, 3주, 1개월 후에 간헐적인 추후상담을 예약하고 종결하였다.
6. 비디오 사례
1. 내담자의 배경
내담자는 골쯔-골린 증후군의 장애를 앓고 있다.
내담자의 현재 상황
1. 장애로 인해 소심한 성격과 자신감 결여
내담자인 연주는 초등학교 4학년 이전까지는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없이 외롭게 혼자 다녔다.
크게 상처를 받았던 일은 지난 초등학교 5학년 때 3학년 아이가 놀린 것으로 이후부터 엄마에게는 상처에 대한 표현을 드러내지 않았다.
얼마 전 중학교에서 간 수련회에서 다른 학교 남학생들에게서 외모에 대한 심한 놀림을 받고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그때 옆에 친구들이 있어서자신에게 위로가 되었다고 했다.
정신과에서 심리치료를 받았으나 내담자는 부모에 대한 원망이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2. 아빠와 내담자의 소원한 관계
심한 안면기형으로 태어난 연주는 4살 때까지 할머니 댁에서 자라면서 아빠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났다. 14살이 될 때까지, 연주는 아빠와 간단한 일상적인 대화만 오가고, 부녀의 정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는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주 엄마는 남편이 큰 딸의 장애를 수용하지 못한다고 믿고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아빠도 큰 딸 연주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고 있고, 연주도 아빠와의 대화를 마음 속으로는 간절히 원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반면에 동생 현정이는 태어나서부터 아빠와 계속 같이 자랐고, 현재 아빠는 현정이를 눈에 띄게 예뻐한다. 그것이 부러웠던 연주는 동생에게 어떻게 하면 아빠에게 사랑받을 수 있냐고 물어 보기도 한다.
3. 엄마와 내담자의 융합관계
엄마는 어릴 때부터 외모에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결여 될 꺼라 생각하고 연주를 강하게 키워왔고, 딸이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드리도록 키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 연주가 받은 마음의 상처는 다 극복이 되었다고 엄마는 생각하지만, 제작진이 지켜본 결과로는 연주는 많이 위축되어 있고, 아직도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는다.
엄마는 딸에게 계속 정서와 욕구를 억제시키고 긍정적인 감정만을 주입시키고 있다.
4. 부모님의 갈등관계
부모 두 분이 다 일을 하시고 엄마가 더 늦는 날이 많으며, 이런 날은 아버지가 저녁식사를 챙긴다. 며칠 전, 엄마의 늦은 귀가 때문에 아버지와 엄마가 전화를 통하여 마구 화를 내고 다투었는데 아버지에게 아무 변명을 하지 못하는 엄마를 바라보면서 내담자의 마음은 매우 좋지 않았다.
이런 부모의 갈등하는 모습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되어 엄마에게 미안하고, 화를 내는 아버지가 밉지만 자신의 여린 정서를 표현하기가 두려워 대신 아빠로부터 한 발 물러서게 된다. 엄마는 아빠에게 마음을 열고 딸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라고 이야기 하지만, 아빠는 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방송국에서 제기한 상담목표
가족치료를 통해 아빠와 내담자와의 관계가 소원한 관계에서 친밀한 관계로 변화되는 것을 원한다.
2. 연주네 가족 상담과정에 대한 설명
상담자에게 의뢰된 내담자 가족에 대한 정보는 앞에서 설명한 내용이 전부이었다. 그리고 방송을 위한 상담이라 짧은 시간 내에 상담 목표를 성취하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특히 내담자가 앓고 있는 희귀병은 그 증상이 외부로 심하게 드러나는 것이라 내담자 및 가족이 상처를 많이 경험하였으리라 추측되었고, 이미 몇 번의 상담경험이 있었지만 별로 좋은 결과를 경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상담진행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상담자는 사티어 모델의 신념 중에 모든 인간이 생존하려는 능력만이 아니라 성장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가족을 문제가족으로 바라보기보다 강한 성장 동기를 지닌 가족이라는 믿음을 갖고 대하였다. 그 믿음은 옳았으며, 내담자 가족을 만나는 순간 상담자의 처음의 우려는 사라지고 이 가족이 마음이 따뜻하며 자원이 많고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상담자가 내담자 가족을 만날 때 그 가족의 긴장도, 혼란스러움, 방어, 변화에 대한 두려움 등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데 연주네 가족은 변화에 대한 의지와 유연성이 높고, 긴장도도 낮은 것을 발견하고 내적 힘이 있다고 믿게 되었으며,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상담자가 가족을 처음 만날 때는 각 각의 구성원과 또 가족전체와 만나야한다. 이 사례의 경우는 막내 현정이가 상담과정 중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우려되어 우선 막내딸 현정과 접촉을 시도하면서 가족전체와 자연스럽게 만나도록 노력하였다.
접촉을 시도한 후 상담목표를 설정하여야 하는데 이 사례의 경우에는 이미 가족과 방송국이 합의한 목표-아버지와 큰 딸의 소원한 관계를 친밀한 관계로 변화하기-를 상담자에게 제시한 상태였다. 그러나 상담자는 좀더 가족의 변화의지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가족으로 하여금 원하는 목표를 그려볼 수 있도록 시도하였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족간의 상호작용 유형을 탐색할 수 있었으며, 큰 딸과 아버지와의 소원한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부부간에도 일치적인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진단과정을 거치면서 상담자는 가족의 구성원으로 하여금 각 자의 정직한 감정을 드러내게 하고 가족간의 진솔한 결속력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상담목표를 설정하였다.
아버지의 의사소통방식은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거나 무시하면서 정직하게 표현하지 않는 산만형과 회유형이 혼합되어 있었는데, 상담자는 이러한 의사소통 방식을 원가족으로부터 배웠으리라 추측하여 어린 시절 아버지와 부모와의 상호작용 경험을 탐색하였다. 아버지는 어린 시절에 힘든 감정을 누구와도 나눈 적이 없고, 내면에 돌봄을 받지 못한 불쌍한 자기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내면의 불쌍한 아이와 깊이 만나고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딸의 감정과 채워지지 않은 기대를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딸의 기대를 확인하고자 물었을 때 딸의 대답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버지한테 갖고 있는 기대를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면 어머니가 슬퍼하기 때문에 말을 못하겠다고 대답하였다. 이 대답은 어머니와 딸이 감정적으로 융합되어(enmeshment)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 상담자가 다시 아버지가 딸을 보고 슬퍼하는 것인가 아니면 딸의 장애를 보고 슬퍼하느냐고 딸의 대답을 명료화하려고 할 때 큰 딸은 아버지가 자기가 다른 아이들한테 놀림을 받는 것에 슬퍼한다는 대답을 하였다. 자신에게 갖고 있는 아버지의 슬프고 힘든 감정을 알기 때문에 큰 딸은 자신의 내면을 억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딸이 부모들의 마음을 배려하는 부모화된 아이(parentified child)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딸이 마음에 있던 감정을 나누자 아버지도 자신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즉, 아이가 어릴 때에 당한 상처가 아버지의 상처가 된 것이다. 아버지가 딸과 융합되어(enmeshment)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부모가 장애를 가진 큰 딸을 보면서 경험하는 자신들의 감정을 오히려 큰 딸에게 투사하고 힘들어하면서 솔직한 대화를 하지 못하고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진단이 이루어진 후 상담자는 가족구성원들의 상호작용 유형을 가족조각하면서 상호작용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가족조각을 통하여 아버지의 내면을 탐색하고 아버지의 투사와 딸을 분리(de-enmeshment) 시키는 작업을 하였다. 이후에 아버지와 큰 딸로 하여금 사랑을 주고받는 열망 차원에서 만나도록 도와주었다.
작은 딸은 산만형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면서 힘든 감정을 회피해온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가족은 어머니와 큰 딸, 아버지와 작은 딸의 하위체계를 이루고 있었다. 큰 딸은 아버지와 동생의 관계를 부러워했고, 작은 딸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동시에 아버지, 어머니, 언니에게 왔다 갔다 하면서 적극적으로 부모의 감정을 돌보려는 부모화된 역할을 해 왔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면서 이런 역할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역할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하였다.
역기능적 가족에서는 각 구성원이 자신의 감정은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돌보려 하면서 내면이 공허하고 친밀한 관계를 이루지 못한다. 상담자는 연주네 가족도 서로 친밀감을 원하면서도 친밀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였고, 이들 구성원들의 상호관계를 개방적이고 따뜻함과 사랑을 상호적으로 나누는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융합에서 풀려나와 각 개체로서 존재하면서도 서로 다른 가족구성원과 친밀하게 연결되는 새로운 관계를 경험하면서 추후 상담을 약속하면서 종결하였다.
이 시점에서 일단 방송을 위한 상담은 끝냈지만 세 사람의 융합이 문제가 되어 좀더 치료 작업을 진행시켰다.
특히 내담자가 어려서 수술하였을 때, 부인이 남편에게 느꼈던 섭섭한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부인은 남편이 장애를 가진 큰 아이를 거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항상 있었으며 이런 불안 때문에 부인이 지나치게 남편과 큰 딸의 관계에 예민하게 반응하였다.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지나치게 노력하였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조급하게 끼어들게 되어 오히려 그러한 노력이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가족에서는 불안한 부부관계에 자녀가 끼어들지만 이 사례의 경우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불안하게 여긴 어머니가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상담자는 부인이 두 사람사이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와주고, 이 부분을 다루면서 부부간에 일치적 대화를 경험하게 하였다. 세 사람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통찰의 경험은 연주네 가족으로 하여금 앞으로 어떻게 서로 관계를 형성해야 할지를 가족 구성원 모두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상담자는 가족 구성원들이 거부당할까 두려워하는 감정을 이겨내고, 내면의 깊은 차원에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상담의 구체적 목표뿐만 아니라 사티어 모델에서 제시하는 전인적이며 충만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메타목표도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변화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되었던 것은 연주가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연주네 가족은 서로에게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기 때문에 상담목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본다.
사티어 모델에서는 상담자가 내담자를 만날 때 사람과 증상, 사람과 대처방식을 분리하여 여 만날 것을 요구한다. 문제증상이 아니라 사람과 만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힘을 키워주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지키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장애자 혹은 장애자 가족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장애는 살아가는데 짊어지고 가야하는 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짐이 그 사람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어떤 장애를 가졌던 내담자의 힘을 키워 주어 장애를 삶의 걸림돌로 여겨 자신의 삶을 부정적으로 살아가기보다 장애를 힘 있게 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보았듯이 연주의 장애는 오히려 연주로 하여금 부모보다도 더 강한 내적 자기를 형성하게 한 것을 볼 수 있다.
사티어 모델에서는 1회상담을 통하여도 내담자의 기대와 열망 그리고 자기를 만나서 깊은 변화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자존감을 향상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내담자의 변화를 현재 삶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담자로서 연주네 가족을 만난 경험은 매우 뜻 깊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이었다. 무엇보다도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하는데 흔쾌히 동의해 준 연주네 가족에 대해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