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농‧어촌 마을로 시장이 발달했던 송악읍은 다수의 기업과 대규모 아파트가 조성되며 도‧농 복합지역으로 변화했습니다. 인구가 3만이 넘는 송악읍의 31개 마을은 이장님들이 마을 발전과 주민 편의를 위해 애쓰고 있는데요. 오늘은 한용우 이장님을 중심으로 마을사람들이 3농 혁신 활성화를 위해 매달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는 반촌 빛 주말장터에 방문했습니다.
반촌 빛 주말장터는 3농혁신특화사업(직거래장터)의 일환으로 오룡산 등산로 입구에 2016년 7월 2일 개장했다고 해요. 직거래 장터가 생기면서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도 확보되고, 농업소득 창출 및 주변 아파트 거주 주민과의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합니다.
월요일을 기준으로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마다 직거래 장터가 열리는데요. 명절이나 특별한 날엔 평일에도 특별장터를 열기도 한다고 합니다.
장터에 도착하니 맑은 파란 하늘아래 몽골텐트에서 주민들이 손님맞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계시네요. 반촌2리 주말 직거래장터에서는 마트에서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냉이 한봉지 3,000원, 산에서 주운 도토리로 만든 묵 한모에 5,000원, 가을 햇살을 듬뿍 머금은 콩으로 만든 두부 한모 5,000원, 제철 채소와 과일, 양파, 곡물류, 우뭇가사리, 아로니아, 청국장, 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 술, 와인 등 가공식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반촌장터에 도토리묵과 두부는 맛이 좋아 만들기도 전에 다 팔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요. 장터에 늦게 방문하면 구매하기 어려워 서둘러 도착했는데 마침 마을주민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를 자르고 계십니다. 묵 좋아하는 이웃들과 나눠 먹으려고 도토리묵과 두부를 넉넉히 구매했더니 마음이 든든하네요.
한쪽에서는 마을 주민이 김치전을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김치전은 참을수 없는 없는 맛인데요. 김치전을 봄내음 가득 품은 달래장에 찍어 먹으니 완전 꿀맛입니다.
요즘 채소값이 금값인데 당근과 양파, 곡물류, 아로니아, 시금치 등 반촌3리 농민들이 정성껏 가꾼 신선한 제철 농산물도 많이 보이네요. 마을주민들이 직접 키운 농산물을 직거래로 구매하니 마트보다 훨씬 저렴하고 싱싱합니다. 도토리가루 30,000원, 집간장 15,000원, 청국장, 된장 1kg 10,000원, 매실고추장 1kg 15,000원, 들기름 17,000원, 술, 와인 등 가공식품도 마트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네요. 장터에서 판매하는 모든 가공식품은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호랑이가 무서워하는 곶감도 구매했는데요. 홈쇼핑이나 전문업체의 곶감처럼 모양이 예쁘지는 않았지만 맛은 최고였답니다.
장터에 나온 주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요. 이정숙, 이규순 주민은 "반촌2리에 주말장터가 열릴때마다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도 판매하고 용돈도 벌어 쓰는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집에만 있으면 무료하고 쓸쓸한데 장터에 나와서 주민들과 함께 윷놀이도 하고, 국수도 삶아먹고, 부침개도 해먹고 놀다보면 재미가 있고 살맛이 납니다"며 "이장님께서 반촌 빛 장터 활성화를 위해 장이 설 때마다 자주 찾는 고객 위주로 문자도 보내고 sns를 통해 홍보도 하며 장터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계시는데요. 장터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이장님 주도하에 주민들과 함께 덩쿨장미도 심고 잔디도 정비했습니다. 앞으로 반촌 빛 장터가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당진시민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집에서 만든 약식도 나눠 주셔서 맛있게 먹고, 떡국도 끓여 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맛있는 떡국을 끓여준 이순희 주민은 "한용우 이장님께서 장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다며 사비로 떡국을 끓이고, 국수를 끓여 대접하고 있습니다. 떡은 방앗간에서 구매하고 굴은 통영에서 사다 떡국을 끓이고 국수를 끓이는데 마을을 사랑하는 이장님의 마음이 듬뿍 담겨서 그런지 손님들이 맛이 아주 좋다고 하세요. 당진시민 누구나 반촌 장터에 놀러 오셔서 떡국도 드시고, 장구경도 하세요"고 말했습니다.
반촌2리 한용우 이장님을 만나 반촌2리 주말장터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Q: 직거래장터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2017년 11월엔 주말장터 활성화를 위한 아파트 주민 초청 노래자랑 및 농촌문화를 담은 작은 그림 전시회를 개최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협조로 음식을 마련하고, 행사도 풍성하게 치뤘는데요. 당시 아파트 주민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습니다. 이를 계기로 매달 2회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면서 매년 농촌을 담은 작은 그림 전시회 및 노래자랑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Q: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며 어려운 점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A: 마을주민들과 sns나 전화로 장터 홍보를 하고 있지만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미흡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주민들과 함께 장터 활성화를 위해 2019년 서울 금천구와 자매결연을 통해 두 지역의 정보를 교류하고 있는대요. 그 결과로 금천구 아파트 연합회에서 된장 담기 체험을 하고 숙성되면 가져가고 싶다며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을장터를 운영하면서 마을 주민 노령화로 두부 만드는데도 어려움이 있어 체험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그동안 십시일반으로 모은 마을기금으로 땅을 사고, 지원사업으로 마을 창고랑 메주를 만들기 위한 공동 작업장도 지었습니다. 22년에는 우리마을 사랑운동에서 받은 시상금으로 메주 쑤는 솥과 콩가는 기계를 구매했는데요. 예산 부족으로 인해 장독 등 구매해야 할 품목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 현재는 마을체험센터를 짓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코로나와 국제 정세로 인한 원자재 값이 배로 인상되어 추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Q: 직거래장터 운영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나요?
A: 주민들이 장터에서 판매한 수익금의 일정액을 마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몇몇 주민들과 작목반을 만들어 콩이나 감자 등을 직접 키우고 있는데요. 장터에서 판매하는 두부나 묵은 마을에서 생산한 콩과 도토리로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만들고 있어요. 콩값, 품값 제하면 손에 남는 게 많이 없어 어르신들에게 항상 미안한데요. 이장과 부녀회장이 마을을 위해 애쓴다며 사람 만나고 소식이 뜸했던 손님들 만나는 재미로 장에 나온다고 말해 주셔서 큰 힘이 됩니다. 장터에서 파는 두부랑 도토리묵은 맛있다고 소문이 나 일부러 손님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미리 전화 주문을 주셔서 장이 서기도 전에 다 팔리기도 하는데요. 늘 잊지 않고 장터를 찾는 분들이 있어 보람도 있고 뿌듯합니다.
Q: 소비자들이나 관계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나 바라는 것이 있나요?
A: 1990년대에 유럽에서 발생한 광우병 확산, 돼지고기 다이옥신 오염파동, 유전자변형(GMO) 식품 등 일련의 식품안전사고는 소비자들의 불신 초래했습니다. 이로인해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식품안전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2019년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10년만 미뤄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수입농산물이 안전하다고 해도 수입과정에 안전이 보장될 수 없습니다. 어려운 농촌도 돕고 생명산업인 우리농업을 지키는 우리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웃는 얼굴을 마주 보며 농산물을 사고파는 '직거래' 이보다 더 안전한 먹거리는 없는데요. 반촌2리 주민들은 마을사업을 통해 마을소득도 높이고 수익금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도 하며 도심 속 빛이 되는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당장 숙원사업인 마을센터 완공이 시급한데요. 하루속히 지원이 이뤄져 마을 사업도 확장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반촌2리가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고 젊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을 보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봄까치꽃이 보랏빛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농업이 미래다. 젊은이여 농대로 가라. 농업에 투자하라.” 고 했는데요.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농부가 큰 돈을 버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생명산업인 농업을 돕고, 지키는 첫 걸음은 내가 사는 지역의 농산물을 제값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것이겠지요. 생산자(농부)와 소비자가 서로 마주 보고 웃으며 농산물을 사고파는 반촌 빛 농산물 직거래장터는 첫째,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고 하니 달력에 메모해 놓고 방문해 보길 추천합니다.
주말장터 문의: 010-9555-7117(한용우 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