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원했는데 안 됐다고? 아직 덜 원한 겁니다”
[ 조정희 기자 ]
“달팽이엑기스 판매로 시작한 건강식품 사업이 끈질긴 노력으로 성공하면서 1994년 부산에서 현금 보유량이 가장 많기로 100등 안에 들었습니다. 사업이 잘 되다 보니 건설업, 황토방, 서바이벌 게임, 찜질방 등 비전문분야에 투자를 했습니다. 대대적으로 사업을 확장했지요. 처음에는 잘 되는 것 같더니 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줄줄이 파산하기 시작했습니다. 3년 만에 부산에서 빚 많기로 100등 안에 들었습니다. 공장, 집 모두 압류되어 경매로 넘어가고, 방 한 칸 얻을 돈도 없었습니다. 우리 딸이 대학 입학시험을 치르는데 합격할까봐 겁이 났어요. 등록금 낼 형편이 안 됐으니까요. 당시 내 저녁식사는 600원짜리 소시지와 소주 하나. 돈 아끼려고 여관방에서 소주 먹다 스스로 너무 억울해 통곡하고 울었습니다. 여관 주인이 자살하려는 사람인 줄 알고 나를 쫓아냅디다.”
12월 4일 부산 중구청 대회의실에 모여 앉은 사람들은 단상에서 진행되는 그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했다. 최고경영자에서 빚더미로 떨어진 사람이 어떻게 10년 만에 다시 일어섰는지, 어떻게 연 매출 500억 원대 회사를 다시 일궈냈는지 그 방법을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경기불황 속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인 만큼 청중의 집중도는 최고였다.
강의자는 천호식품 최고경영자인 김영식 회장. 200여 명의 직원이 150여 종의 건강식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회사의 오너다. 제품판매 및 기업 투자전략을 짜내고 국내외 바이어를 만나는 일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텐데, 전국을 누비는 강의일정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그는 인기강사(?)다.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인생성공의 방법을 알려주는 터라 여기저기서 그를 찾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공서, 학교 등 곳곳에서 하루에만 평균 5건의 강의요청이 쇄도한다. 바쁜 스케줄상 모두 소화할 수 없어 나름대로 취사선택한 것이 12월에만 8개다. 동시에 그는 자사의 앞선 영업사원이다. 강의 중간 중간 자사제품을 홍보하는 것도 잊지 않으니 기업 대표로서 제품판매의 열정을 본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을 모두 부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진 그는 불황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10미터만 더 뛰라”고. 100미터를 뛸 수 있는 사람에게 200미터를 더 뛰라고 하면 누구라도 포기하겠지만, 10미터만 더 뛰라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식 회장은 ‘10미터만 더 뛰는 방법’을 지금도 자신이 실천하고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인간 오뚝이
내가 직접 다니면서 쑥 전단지를 돌리겠다고 마음먹었는데도 창피해서 못 하겠더라구요. 부산에서 현금 보유 100등 안에 들었던 내가…. 하지만 과거는 생각해봐야 소용없습니다. 과거는 부도 난 수표요, 미래는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 약속어음이요, 오늘은 현찰입니다. 옛날에 100등 안에 들었으면 뭐합니까, 지금이 문제지요. 마음 독하게 먹고 배낭에 쑥진액 전단지를 가득 넣고 서울 강남역 지하철역 앞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전단지를 돌리는데 사람들 정말 안 받더군요. 받더라도 곧바로 쓰레기통에 넣어요. 웬만한 것은 주워서 먼지 털어 다시 썼습니다. 아침에는 8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돌리고, 저녁에는 6시부터 밤 10시 반까지 지하철 내부 선반 위에 전단지를 올려놨습니다.
밤에 허름한 여관방에 들어가려니 사람들이 식당에서 삼겹살을 맛있게 구워먹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나도 꼭 우리 직원들과 저렇게 삼겹살을 먹는 날을 만들 것이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당시 일기장에는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져 있습니다.
나는 늘 이렇게 말해요. 일기쓰기를 3년 하면 성공조짐이 보이고 10년 하면 명예를 얻거나 성공하는 것, 둘 중 하나라고요. 어쨌든 가끔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올 일이 있으면 타는 비행기 안에서도 의자 등받이에 전단지를 꽂아두었습니다. 승무원이 제지하면 ‘나 쑥 장사인데 이거 안 뿌리면 나 죽는다. 나중에 돈 벌어서 한 박스 선물하겠다’고 양해를 구해 돌렸습니다. 그렇게 쑥에 미쳤습니다. 미친 김에 완전히 변하자고 마음먹고 와이셔츠, 넥타이도 쑥 색깔로 맞췄습니다. 내가 미쳐야 상대방을 미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도 안 해줍니다. 여직원과 날마다 파이팅하며 노래까지 만들었습니다. ‘쑥쑥 쑥 자로 끝나는 말은 이 쑥 저 쑥 들쑥날쑥 몸에 좋은 쑥’ 그렇게 미쳐서 일하다 보니 2월에 1900만 원, 3월 3300만 원, 4월 9800만 원, 5월 1억 5천만 원, 6월 2억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1년 11개월 만에 처음 매출의 100배를 올렸고, 20억 원 상당의 빚도 다 갚았습니다. 이것을 나만 할 수 있다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시작하면 됩니다. 본인에게 맞는 일을 찾으십시오. 일단 몸으로 부딪혀봐야 압니다. 생각만 하면 절대 안 됩니다. 행동으로 해야지. 생각하면 행동으로, 지금 당장 즉시!”
행동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
“생각하면 행동으로 즉시 옮기자”는 그의 가치관은 일생에 점철되어 있다. 건강식품인 만큼 자신이 효과보지 않으면 남에게도 팔지 않겠다는 신념까지 가세해 그의 인생에는 행동으로 부딪히는 사건들이 많다. 천호식품을 처음 열었을 때도 그랬다. 자신이 교통사고로 팔이 부러졌을 때 달팽이 진액을 먹고 효과를 본 터라 이것을 사람들에게도 판매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그러고는 즉각 달팽이 농장을 찾아가 계약을 체결했다. 공장을 연 뒤 상품홍보를 위해 KBS의 먹을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려고 두 달 동안 부산과 서울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방송국 관계자들에게 얼굴도장을 찍었다. 될 때까지 하려는 심산이었다.
결국 방송출연에 성공했고, 주문이 쇄도했다. 새 제품 통마늘진액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다가 역시나 직접 움직였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무려 520km를 자전거로 직접 이동하여 제품의 효능을 증명한다면 고객의 반응이 나올 것으로 생각됐다. 한 달 동안 연습한 뒤 부산역에서 대학생 5명과 자전거에 올랐다. 4박 5일 동안 페달을 밟아 국토 종단 사이클 대장정에 성공했다. 서울역에 도착한 그는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이런 카피의 광고를 만들었다. “내가 먹지 않는 것은 절대 남에게 팔지 않습니다.” 결과는 역시 대박이었다. 회사 경영자가 자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 고객들이 감동한 것이다.
“생각하면 행동으로 옮기는 자와 생각한 후 그 생각이 무덤까지 가는 자는 극과 극입니다. 어떤 사람의 결과를 두고 ‘1년 전에 내가 생각한 것인데, 내가 하려고 했던 것인데’ 라고 후회하는 사람은 평생 생각으로만 끝납니다. 할까 말까 고민하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납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때 어떻게 하는지 아십니까? 지금, 당장, 즉시! 이렇게 하는 사람은 성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도 새벽 5시 30분이면 일어나 하루를 여는 김영식 회장. 아침운동과 산행을 하고 나면 아이디어가 솟구친다. 생각나면 즉시 휴대폰에 입력하고 임직원들에게도 문자를 보낸다. 그러면 80% 가까이 곧바로 답장이 온다. 그렇게 시작한 하루일정은 쉴 새 없이 바쁘다. 비행기로 이동할 때 숙면을 취한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등산을 해보면 정상에 올라갈 때까지 한 번도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나무뿌리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도 결국 올라가는 사람이 있지요.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오른 사람은 넘어지는 사람에게 ‘바보같이 왜 넘어져? 잘 올라오지’라고 합니다. 그런 사람은 내려갈 때 문제입니다. 한 번 넘어지면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후자의 경우 몇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넘어진 곳, 다친 곳을 알기 때문이지요. 나는 항상 넘어진 곳에서 다시 일어나라고 주문합니다.
지금은 경제위기가 피부에 조금 와 닿을 정도지만, 1~2월 지나면 피부 깊숙이 와 닿을 것입니다. 변하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닥쳐서 변하려고 하면 늦어요. 지금 변해야 합니다. 사람이 변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쪽팔려서입니다. 생각만 하기 때문입니다. 행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 애초에 변화하기가 쉽지 않았던 터라 변화를 꿈꾸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심리를 잘 안다.
그래서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이런 노하우를 전한다. 산에 가서 소리를 지르거나 욕실에서 샤워기 물줄기를 맞으며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털어놓으라는 것이다. 그 다음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휴대폰에 ‘콱’ 박아두라고 말한다. 자기 목표를 계속 보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입력되는데, 하루 중 가장 많이 보는 것이 휴대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목표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면 주위 사람들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것을 실천하지 못했을 때 주위에서 신뢰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스스로 긴장감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런 성공노하우를 회사 직원들과 강의시 청중들에게만 전수하는 게 아니다.
김 회장은 인터넷 다음카페 ‘뚝심이 있어야 돈을 번다’를 운영하는 ‘뚝심대장’이기도 하다. 2003년 오픈한 이 카페에 자신의 일기와 성공노하우를 담아가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과 성공을 꿈꾸는 이들을 독려한다. “카페에 ‘부자 되는 방’이 있어요. 나만 글 쓰는 공간인데 내가 98년도부터 썼던 일기를 하나씩 올렸습니다. 지금은 거의 날마다 쓰는 일기를 올리고 있지요. 그걸 보려고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어떤 내용은 댓글이 150개나 달리기도 합니다. 시간이 되면 꼭 카페에 들어가 내 일기를 읽어보세요. 많은 젊은이들이 그 글을 보고 생각을 바꿀 수 있기를 바라며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이 카페에는 2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사업에 실패한 중년, 주부, 학생, 노인에 이르기까지 김 회장의 뜨거운 열정에 감탄하며 자신들의 성공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경제위기, 이렇게 헤쳐가세요
현재 그가 대표로 있는 천호식품은 경기불황인데도 어렵지 않다고 했다. 경제가 안 좋으면 운동하던 사람들은 제일 먼저 골프를 끊고 음식 중에서는 건강식품을 끊는데, 그의 회사는 지금도 하루 24시간 콜센터가 돌아간다. 매월 2~3개씩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상품 천호통마늘진액은 재구매율이 80%에 달한다. 현재 미국, 일본에 수출 중인 이 제품에 대해 김 회장은 중국 공략을 성공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건강식품 명품은 천호식품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항상 발전하기 위해 시대에 맞게 시스템을 바꾸지요. 경제 불황으로 감원바람이 불지만 우리는 직원들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방향을 추구합니다. 일례로 콜센터 운영을 개인제에서 팀제로 바꿨습니다. 4명이 1조가 되는 ‘포인원’ 제도로 일처리 능력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한 팀이 되어 돕습니다. 지금 좋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가 강조하는 ‘10미터만 더 뛰는 것’이다. 100미터밖에 못 뛰는 사람에게 200미터 뛰라고 부담주지 않고 10미터만 더 뛰어보라고 칭찬하고 독려하여 자꾸 잘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가령 보험설계사가 오늘 10명을 만났다면 내일은 11명을 만나고, 오늘 아침 6시에 일어났던 사람은 내일 5시 50분으로 10분만 더 당겨보라고 말한다. 내일 한 사람 이상에게 더 칭찬하고, 책 한 장 더 읽어보고, 한 번 더 미소주고, 한 사람에게 더 이메일을 보내고, 10미터만 더 걸어보라고 한다. 이 같은 10미터 전략은 사업시 위기를 알고 예비하여 폭풍 속에 들어가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기업가로서 꼭 경계해야 할 것이 2가지 있습니다. 비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투자와 무리한 투자입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대비입니다.
예를 들어 부산에는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조선 기자재 회사가 많아요. 사출공장, 프레스공장 등에서 납품만 하지 말고 조금씩 자사제품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쉽게 말하면 프레스 찍어서 국자 만들고, 사출로 바가지를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대비책 없이 일하다 갑자기 대기업에서 자동차 부품, 조선부품 납품을 중단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경영자는 내 가족과 직원을 위해 어떻게 미래를 대비할지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갑작스럽게 구조조정을 당했거나, 회사가 부도 혹은 파업을 맞은 이들에게는 이렇게 주문한다. “실직자가 됐다면 자신의 눈높이를 한 단계 낮춰야 합니다. 눈높이를 더 높이면 계속 실직자가 돼요.
눈높이를 낮춰 들어간 분야에서 1, 2년 정도 일하고 인정받으면 상황이 역전될 수 있어요. 힘든 때일수록 사람 만나기를 피하게 되지요.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무슨 모임을 참석하든 ‘내가 왜 여기 와야 하지?’ 하고 생각하지 말고 ‘여기서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뭐라도 배워가자’고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세요. 그러려면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벤츠 타는 놈들 골프 치는 놈들’ 하며 비아냥거리는 사람은 평생 그렇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일이든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먼저 박수치는 사람이 됩시다. 물이 끓는 것을 보세요. 99도가 되어도 안 끓더니 100도가 되면 끓습니다. 1도 차이예요. 그것을 임계점(한계온도)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물에 비유하면 99도를 잘 버티다가 1도를 더 못 버티고 중간에 탈락하는 경우가 엄청 많습니다. 1도만 더 버티면 자기 인생이 성공으로 변하는데. 그러니 10미터만 더 뛰어보세요.” 이제 갓 사회에 진입한 새내기들에게는 이런 경험담을 얘기한다. 젊었을 적 유럽에 다녀온 그는 제대한 아들에게 가장 먼저 유럽을 다녀오라고 했다.
“유럽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작은 나라, 후진국’ 하며 완전히 괄시하거든요. 젊은 사람이 선진국에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느끼고 와야지, 우리보다 후진국에 가서 대접받고 오면 자만해집니다. 유럽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뭘 배웠느냐고 물었더니 ‘국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더군요.” 그는 젊은 시절부터 기세등등하여 자만하는 대신 겸손할 줄 알고 열심히 일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힘이 필수적이다. 10년 전 IMF 외환위기로 힘들었을 때 김 회장의 곁을 지켜준 사람도 가족이었다. 특히 그의 아내는 ‘당신은 할 수 있다. 분명히 해낼 것이다. 해야 한다’며 항상 힘을 줬다. 어려울 때는 피로회복제보다 가슴에서 우러나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서로에게 힘이 된다는 것을 김 회장은 그때 절감했다. “어려울수록 가족끼리 파이팅 해야 합니다. 그리고 똘똘 뭉쳐야 합니다. 그러면 그 사랑의 힘으로 무슨 일이든 해결할 수 있어요. 안 될수록 뭉치는 게 아니고 똘똘 뭉쳐야 정말 잘 됩니다.”
직원이 잘 돼야 회사가 잘 된다
김영식 회장의 목표 중 하나는 천호식품을 세계 제일의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 최고로 복지가 잘 된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언젠가 직원들에게 내가 성공한 기업인인지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닙니다. 성공한 기업인이 되려면 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복지가 잘 되어 있고 서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강남에 사옥을 만든 것도 한 직원의 건의사항 때문이었어요. 입사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여사원이 건의쪽지에 ‘17년 된 회사가 서울에 사옥 하나 없는 게 말이 되는가. 내가 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의심스럽다’는 내용을 남겼더군요. 얼마나 낯 뜨겁던지 20분 동안 그 쪽지를 들여다봤습니다.
곧바로 좋은 자리를 알아보고 서울에 사옥을 지었지요. 나는 생산부 아주머니도 경영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는 여직원이 근무를 마치고 나면 전문 마사지사에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일리지 제도와 성과급 제도를 두어 연말이 되면 1명에게 1천만 원, 2명에게 500만 원, 24명에게 100만 원씩 성과급을 지급합니다. 회사를 즐겁게 만들고 직원들에게 잘 해주면 그만큼 돌아옵니다.”
복지의 일환으로 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장학금을, 직원 본인이 공부하겠다면 대학 등록금을 지원한다. 출산장려를 위해 첫째, 둘째 아이를 낳으면 100만 원, 셋째 아이를 낳으면 500만 원과 한 달에 30만 원씩 24개월 동안 양육비도 지원된다. “20~30년 뒤에는 노령인구가 급증하는데 일할 젊은이들이 부족해지면 안 되지 않습니까”라는 김 회장이 4년 동안 부산 동아대에 3억 원의 발전기금을 지원하는 등 인재양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고객 60만 명에게도 출산장려금을 지원하려고 프로젝트를 짜고 있다. 김영식 회장은 자신의 성공노하우를 담아 지난 7월 출간한 저서 ‘10미터만 더 뛰어봐’의 인세로 ‘10미터 기금’도 조성했다. 출발선에도 서 보지 못한 채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도 공항 비즈니스 센터의 컴퓨터 바탕화면을 자사 홈페이지로 바꿔놓고 흐뭇해하는 김영식 회장.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의 말마따나 기발할 뿐 아니라 자기 사업에 대한 애정이 정말 뜨겁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김영식 회장은 “다가오는 새해에는 순풍에 돛 단 듯 악바람 맞지 말고 모든 일이 잘 풀리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안 되면 다같이 10미터만 더 뛰어봅시다. 그러면 술술 풀리게 될 겁니다” 하고 파이팅을 외친다.
지난 10월 부산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회사 워크샵 중 베스트드레서 선발대회 모습. 김영식 회장 (왼쪽에서 다섯번째)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활기찬 업무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이 전수하는 성공 노하우>
1. 인생을 바꿀 위대한 결심을 하고 간절히 원하라. 나는 내 회사를 더 멋지게 키우고 내 직원들에게 어떻게 잘해줄까 항상 생각하고 간절히 원한다. 본인이 계속 간절히 원하면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뀐다. 내 회사가 잘 되기를 간절히 원해서 그 방법으로 나는 직원들과 똘똘 뭉친다. 목표를 만들어 휴대폰에 콱 박아두라. 간절히 원했는데 안 됐다고? 덜 원했기 때문에 안 되는 거다. 인생을 걸고 6개월만 해보자.
2. 많은 사람을 만나라. 그렇다고 한가하게 노는 사람을 만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한가한 얘기밖에 못 듣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바쁜 사람을 만나라. 바쁘기 때문에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바쁜 와중에도 정보를 많이 제공해준다. 더 나아가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라. 그들을 만나지 못하면 그들이 쓴 책을 읽으라.
3. 언어표현을 바꾸라. ‘나는 왜 이렇게 안 되지?’ 하고 생각하면 안 될 수밖에 없다. 나는 잘 될 거야 하고 하루에 20분씩만 얘기하면 일주일 만에 생각과 얼굴이 밝아진다. 나는 지금도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나에게 얘기한다. ‘영식아, 너 참 잘 생겼다. 너는 대한민국 부자로 만들 사명을 갖고 있다. 멋있다.’ 그렇게 하면 얼굴이 밝아진다.
한국 사람들은 상대방이 나에게 먼저 미소 짓기를 기다리고 말 걸어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면 절대 성공 못 한다.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미소 짓고, 먼저 말 걸어주면 그때부터는 성공이다. 우리 회사는 고객에게 이렇게 인사한다. ‘고객님 감사합니다’가 아니라 ‘고객님 어려운 시기에 주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 한 마디에 사람의 마음이 바뀐다.
4. 즐겨라.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 아무리 똑똑해도 그 일을 즐기지 않으면 재미와 발전이 없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정말 즐겁게 일한다. 아침마다 직원들이 소리 높여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혹은 ‘회장님 안녕하세요~’ 하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즐거우니까 그렇다.
5. 10분만 더 일찍 일어나고, 메모습관을 기르라. 일기를 쓰라. 대화의 80%는 상대방 이야기를 듣고 20%만 얘기하라. 시스템을 만들어 똘똘 뭉쳐라. 운은 발뒤꿈치에 있다. 방안에 가만히 있어서 운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자기가 뛴 만큼 운이 들어온다.
2008년 12월 13일 김영식 회장의 일기
가끔 나는 신입사원에게 물어본다. 나는 밥을 하루에 몇 번이나 먹겠습니까. 대부분 ‘5번요’ 하고 대답한다. ㅎㅎㅎ 나는 운 좋은 날은 3번 먹고 안 그럼 하루 두 끼를 주로 먹는다. 두 끼만 먹어도 생활하는데 지장도 없고 살도 찌지 않는다. 가끔 서울에서 아침에 라면에 노란치즈를 얹어 먹으면 맛이 좋다. 한마디로 즐기는 것이다. 즐겨라. 모든 것을 즐겁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면 즐거워진다.
난 지금 김포공항이다. (뚝심카페에) 글 올리고 (컴퓨터 주소표시줄에 있는 메뉴 중) 도구에 들어가 컴퓨터마다 초기화면을 천호식품으로 설정한다. 그러면 즐겁다. 먼발치에서 다른 사람 하는 것을 본다. 가끔 어떤 이는 천호식품 홈피를 자세히 보는 사람도 있고, 바로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 즐겨라 오늘을 ~”
출처: 뚝심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