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에 있었던 번개에 참석했습니다.
매주 번개에 참석하고 싶지만 아내의 허락이 떨어져야 하는 일이기에 쉽지 않네요.
하지만 이번 번개에는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번개 몇일 전에 이베이에서 낙찰받은 [parker Duofold JR 1940]를 받았는데 실제로 써보기 전에
점검을 받아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차례를 기다려 쓰기님께 점검을 부탁드렸습니다.
루페로 닙부터 살펴볼거라 생각했는데 배럴부터 쓱 훑으시더라구요
배럴에 굴곡이 있는지 먼저 체크 하신 거였어요. (결과는 아주 미세하게 굴곡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물티슈로 닙을 닦아보시더니 파랑색 잉크가 묻어 나온다며, 사용을 했거나 시필을 위한 디핑 정도는 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펜은 vacumatic 방식이라 80년이 넘게 지난 지금 필러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데 잉크 대신 물로 충전을 해 본 결과 문제 없이 잘 작동하며 그렇다는 것은 잉크가 필러 내부의 다이어프램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뜻이므로 미사용일 확률이 크다고 했습니다.
다만, 마지막으로 펜촉을 점검해 주셨는데 tip의 엉덩이 골 모양이 그다지 좋지 않다며 실제로 필기 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역시나 집에 와서 잉크를 넣고 바로 시필을 해 보았는데 노트 반 페이지 정도 쓸 때 쯤 부터 헛발질이 나기 시작 하더니 점점 더 심해지더라구요 ㅠㅠ
다시 한 번 전문가의 눈썰미에 감탄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점검 후에는 옆자리 회원분들과 담소도 나누고 서로의 펜을 시필해 보았습니다.
먼저 마주앉은 자리에 계셨던 루미님의 이스터브룩 만년필을 시필해 보았는데
사각이는 필감도 좋았으나 무엇보다 예뻐서 자꾸 눈길이 가고 기분이 좋아지는 만년필 이었습니다.
조금 늦게 오신 막사리님은
오시자마자 회원들에게 연필을 한자루씩 나눔해 주시고는 앉아서 열심히 연필을 깍으셨습니다 ^^
연필 깍는 칼이 특이해서 물어보니 나무 접붙일 때 쓰는 칼이라고 하더군요.
양해를 구하고 연필 깍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쓰기님도 만년필을 소개시켜 주셨는데
쉐퍼 밸런스 1929년 퍼스트 제이드 그린 오버사이즈
라는 만년필 입니다.
거의 100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불구하고 컬러나 모양이 너무 완벽했습니다.
쓰기님도 지금까지 이정도로 완벽하게 원형이 보존된 쉐퍼 밸런스 1929년 퍼스트 제이드 그린 오버사이즈 는 본적이 없다며
아빠가 아이 보듯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 (그렇게 잘 보존된 이유를 혹독 소장님과 함께 추리를 하셨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
번개에 빠지지 않고 출석하시는 터줏대감이신 민트향기님의 만년필(1920년대 후반, 미국의 WAHL PEN)도 시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플렉서블한 닙에서 오는 필기감이 기가막혀 가격을 여쭤보는 무례를 범했습니다.
이 펜은 절대 팔지 않고 소장하실 거라고 멋적게 웃으시는데 제가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만년필은 안가져오셨지만 닉네임은 익히 들어 낯익었던 수원시민님 반가웠습니다.
또 제 옆에서 파카듀오폴드 빅레드, 펠리칸 M800보여 주시고 제 파카 만년필들 자랑을 묵묵히 들어주신 회원님(모임 막바지가 되어서야 닉네임을 물어봤는데 기억력 감퇴로 까먹어버렸네요 ㅠㅠ) 감사했습니다~
다음 번개도 참석을 하고 싶지만
사춘기 아들이 왠일로 서울 가 외식하고 싶다고 해서 내일은 아들에게 집중하려고 합니다.
아! 그리고 생각난 김에 번개 모임에 관해 한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은데요
펜쇼 처럼 번개에 참석할 때 간단하게 본인 명찰을 만들어서 가지고 오시면 어떨까 합니다.
음주,가무,자기소개 없어서 부담없이 참석할 수 있어 좋지만 일일히 닉네임 물어보는것도 쑥쓰럽고 번거롭고 게다가 자꾸 잊어버려서 곤란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저도 만나뵈어서 반가웠습니다^^ 빈티지 월wahl 펜 분양못해드렸지만 살다보면 마음이 변핳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또 자주 뵈어요..
예의 없음에도 너그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번개 때 또 봴게요~
파커 듀오폴드 미사용품은 구하기가 진짜 힘든데 대박입니다. 닙에 베이비바텀이 좀 동그랗게 만들어져 있긴 하지만 큰 문제 아니니 잘 쓰시면 됩니다. 해결하는 방법도 많구요.
셰퍼는 진짜 새것 같은데 놀랍습니다. 닙도 아주 좋고요.
번개가 재미있군요. 저도 언젠가 한 번 나가보고 싶습니다.
보통 6시 부터 10시 까지 4시간 가량 모임을 갖는데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ㅎㅎ
와 만년필 실물보다 더 예쁘게 찍어주신 것 같아요🤣👍
저도 덕분에 귀한 듀오폴드 직접 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번개 후에 자꾸 이스터브룩을 검색하고 있네요... 자제해야 하는데...^^;
프로의 사진은 확실히 다르네요.. 영광이었습니다!
만년필에 푹 빠져서 연필은 사실 관심 밖이었는데 나눔해준신 연필-그것도 직접 깍아주신-을 써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막 그림이 그리고 싶어지더군요. 나눔 감사합니다 ~
100년된 만년필이라니 너무 신기해요 +_+ 그리고 사진들이 다 너무 아름답네요 ㅎㅎ
그렇게 오래된 만년필이 아직도 잘 작동한다는게 신기하고 재밌는거 같아요
사진이 정말 잘 나왔네요. 명찰 좋은 의견인거 같습니다
명찰 의견에 동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들에서 그 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 합니다.
동호회니까 신상은 안 밝혀도 명찰을 처음부터 패용하는 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번개 참석 때는 명찰 달고 갈 예정입니다 ㅎㅎ
그날의 즐거운 순간이 떠오릅니다ㅎ 저도 무척 즐거웠습니다ㅎㅎ
다음엔 수원시민님의 만년필들도 시필 기대해 보겠습니다!
우와. 처음 들어보는 만년필들이네요. 저도 그런 만년필 세계에 빠져보고 싶습니다. 로또되면 만년필 사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