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는 외갓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절이다.
청아한 솔바람소리에 귀를 적시며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고색 짙은 절집의 모습이 해맑은 자태를 드러낸다.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양지바른 곳에 앉은 가람 배치도 그렇거니와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법당 앞의 툇마루도 길손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더구나 이 절은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 후기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건물들이 있어서 살아있는 건축사 박물관이라 일컬어진다.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천등산 자락에 자리한 봉정사는 영주의 부석사와 떼어놓을 수 없다.
신라의 화엄종찰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682년에 부석사에서 종이로 만든 봉황을 만들어 날려보내니
이곳 천등산 기슭에 내려앉았다고 한다.
그런 인연으로 의상대사는 제자 능인을 보내 이 터에 절을 짓도록 하고
봉황이 머무는 절이라는 뜻으로 봉정사라 했다.
또 능인스님이 봉정사를 짓기 전 이곳의 굴속에서 수행을 했는데
이를 본 옥황상제가 하늘나라의 등불을 내려보내 주어
깨우치도록 도와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이곳 산 이름이 '하늘이 등불을 밝혔다'는 뜻으로
천등산(天燈山)이 되었다고 한다.
ㅡ 이형권 지음
'아름다운 산사山寺'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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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8. 4
안동 천등산 봉정사(天燈山 鳳停寺)에서...
봉정사 극락전(鳳停寺 極樂殿) 국보 제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