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2020년, 당시 NC 다이노스 중간계투 김진성 투수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차전까지 전 경기에 출전하여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NC의 우승으로, 그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2021년, 이제는 야구선수로서 나이가 많은 36세의 김진성은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도 방출 통고가 찾아왔습니다.
아직 야구를 그만둘 생각이 없었던 김진성은
나머지 9개 구단 단장, 감독, 코치, 스카우터 등에게
한 번만 기회를 달라며 연락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내리막길에 들어선 36살의 노익장을 원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연락해도 답장조차 주지 않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김진성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방출한 구단을 찾아가 2군 운동장 구석에서라도 좋으니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몸 상태를 유지하며 노력하고 있었더니
LG 트윈스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김진성 선수 전화 맞습니까?"
"예, 제가 김진성입니다."
"저는 LG 트윈스 차명석입니다."
"아, 단장님이십니까."
"네, 김진성 선수 얘기 들었습니다. 팀을 구하고 있다고."
더 이상 참지 못한 김진성 선수는
자신이 아직 야구를 할 수 있다고 어필하며
필사적으로 부탁했습니다.
"올해 성적이 안 좋았지만, 기회를 주시면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테스트라도 보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부드러운 높임말로 인사말을 건네던 차명석 단장이
정색하며 말했습니다.
"무슨 소리야. 네가 김진성인데, 무슨 입단 테스트가 필요해."
이후 김진성 선수는 2023년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202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은 29년 기다린 LG가 차지했습니다
MVP는 내야수 오지환 선수의 것이었어도
많은 관계자들은 차명석 단장의 믿음과 신뢰가 밑바탕이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우승을 위해 해마다 선수와 감독 코치를 방출하고 영입하는 일은
감독의 역할이며 장기적 안목이 필수요건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신뢰를 받는 사람은 종종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큰 결과물을 만듭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굳건한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가능성도 끌어올려서
한편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까지 해내는 기적 같은 일을 일으킵니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믿음이 사라지거나 약해진 탓에 불신이 팽배해 있습니다
여야로 나뉜 것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진영 내에서 패가 갈립니다
정당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구성원들의 믿음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감독이나 코치가 선수들을 다독이거나 보살피지 못하는 가운데
각자도생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게 아닐까요?
오늘은 2023 수눙이 실시되는 날이어서 전국의 수험생과 가족들의 애가 끓습니다
자신을 믿고 함께하는 사람을 믿어준다면 해내지 못할 일이 없을 테지요
하룻길 천천히 걸으며 날씨가 궂을 수도 있다니 우산 하나쯤 챙기셔서
자주 웃으시기를 빕니다^*^
# 오늘의 명언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두 가지는 신뢰 그리고 믿음이다.
– 제임스 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