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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올릴려고(본글은 블로그 http://blog.naver.com/cfj8016 에서 복사) 옛 자료들을 검색하다 10년전 철인등극한 추억의^^ 글이 있기에 올립니다. 제가 창원철인클럽 활동할 때 첫 킹코스대회 후기는 의무사항 이었는데 창철카페에 숙제를^^ 제출하다 보니 창철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광철여러분들의 넓으신 해량 바랍니다.
철인 입문기
<2005제주국제 IRONMAN KOREA(Swim:3.8km Bike:180.2km Run:42.195km) 완주후기>
IRONMAN대회 참가후기를 정리 하려고 보니 우선 IRONMAN대회에서 완주하여 철인에 등극하였다는 단어들을 제가 향유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 일주일이 지난 이 시간에도 현실의 일로 믿어지지 않습니다.
철인클럽의 기존회원들이 보기에는 입회를 승낙하기에도 썩 마음이 내키지 않을 정도 상태의 50대 중년을 받아드려서 꾸준히 인도하여 철인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켜 주시고 완주라는 대사를 완성하신 창원철인클럽 회원 여러분들께 후기를 빌어서 다시 한번 깊숙이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IRONMAN대회 참가후기라는 제목이지만 나에게는 대회참가후기이기 보다는 창원철인클럽에 입회하여 올챙이 준철인이 철인등극의 드높은 꿈을 안고 1년간 줄기차게 훈련해온 훈련후기라는 표현을 쓰고 싶고, 일년간 창원철인 클럽의 준회원 신분으로 활동하다가 이제야 정회원으로 가입된 심정입니다.
1년 전 정확한 날짜로는 2004.07.27.에 인터넷에서 철인3종 경기를 검색 창원철인클럽의 존재 정보를 입수하여 회원 어느 분과(아마도 한의원 원장님으로 기억) 첫 전화통화가 이루어져 차진국 총무를 소개받고, 총무님께 전화하여 입회절차를 설명을 듣고 하루 뒤인 07.28.에 연회비 150,000원을 은행에 입금하고 또하루뒤인 07.29.에 삼성테크원 주차장에 모여 실시하는 목요런 훈련장으로 찾아가 첫 상견례를 갖는 것으로 저의 3종 경기 인생이 시작이 됐습니다.
첫 훈련에 참석을 하면서 회원들에게서 받았던 첫인상이 나에게는 너무도 강렬하였는데, 이제 와서 생각을 더듬어보니 제주아이언맨대회라는 대사를 앞두고 그 어느 기간보다도 최고로 빡세게 훈련에 박차를 가하는 기간이었기에 첫 참가자인 저로서는 숨이 막힐 정도로 열정들이 가득 차있었던 것으로 생각이 드는데, 어찌된 상황이든 “아! 바로 이거다, 내가 항상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정열의 집단이다”라고 보물을 찾아낸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후 회원들과 교류하면서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회원 모든 분들이 사고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생리가 1971년도에 패기가 넘치고 희망에 부풀어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입하여 정열을 불태우던 산악회 서클의 생리와 너무 비슷해 내 체질에 전혀 거부감 없이 적응되는 것이 35년 세월이 되돌려져 팔팔한 청년이 된 기분이었고, 오랜 세월동안 고락을 같이해온 동료들 같이 느껴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었습니다.
입회한 후로는 글자그대로 3종 경기에 전력을 투구하는 생활이어서 제 스스로도 정신을 차리기 쉽지 않을 정도의 생활 이였습니다.
혼신에 노력을 경주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창철 회원 모든 분들의 캐리어나 곳곳에 깔려있는 많은 KNOWHOW들이 운동의 기초를 닦고 연마해 가는데 이보다 더 좋은 곳은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 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입니다.
제가 3종 경기 시작 후 HISTORY를 빠짐없이 기록을 하고 있는데, 본 후기를 작성하기 위하여 프린트를 해서 살펴보니 A4용지로 8페이지가 빽빽하게 이력이 프린트되는 것으로 봐서도 상당한 노력을 했구나 하고 짐작이 됩니다.
무엇이든지 기록을 남기면 평범한 것도 특별한 의미를 창출하듯이 저의 3종 경기 HISTORY를 살펴보니 제가 읽기에도 재미가 있습니다. 장비구입 현황이나 가격, 참가했던 각종대회의 참가비 등등 여러 가지로 투입된 재원의 크기와 기록(거의가 CUT-OFF당할 기록이지만)은 몇 시간 이었는지 등등을 포함하여 진지 곤지한 내용들도 많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짧은 기간에 무던히 참석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2004.09.14.에 첫 참가했던 울진대회를 시작으로 하여 아이언맨대회 까지 크고 작은 각종 트라이애슬론, 듀애슬론, 아쿠아애슬론, 마라톤, 바다수영대회 등 총18회를 참가하여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완주나 완영 메달이 수북이 걸려있는데, 대회가 없는 동계 기간을 빼면 매월 2~3회씩 월례행사를 치룬 모양입니다.
마라톤 풀코스는 철인경기에서는 누구나 뛰어야하는 기본이라고 말씀을 하시기에 운동 시작한지 3개월 만에 겁도 없이 사전 장거리 훈련이나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진주마라톤대회 풀코스를 신청하고는 참석하여 제한시간인 5시간 이내에 완주한 것은 스스로 생각해봐도 망외의 소득이었는데, 실상은 하프까지는 뛰어 보았으나 하프이후거리는 얼마까지나 더 뛸 수 있을까 하는 의문감 즉 필히 완주해야 된다는 강박감 보다는 한번 시도를 해보는 의미가 컸었는데 완주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고 전필구 훈련부장이 앞에서 뛰다가 뒤에까지 찾아와서 5시간 페이스메이커에 꽉 붙어서 뛰어보라고 조언을 해서 힘이 남아도는 초반이나 힘이 소진된 후반이나 우직하게 똑같은 템포로 페이스메이커의 발뒤꿈치만 주시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부지런히 뛰기만 하다보니 FINISH지점이 보이더군요.
그간 여러 대회에서 경기에 참석한다는 의미보다는 훈련에 참석한다는 생각으로 하였으며, 훈련하기에는 대회가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었습니다.
회원들이 여러 가지 훈련이나 경기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나, 마라톤 풀코스를 매주일 몇 주간을 계속 뛰거나, 토요일 일요일 이틀간 연이어 뛰기도 하시고, 퇴근 후에 3종을 다 하거나 꼭두새벽에 훈련 하는 등 시간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운동하는 모습 등을 보고 들으면서 저도 상당히 전천후 훈련에 익숙하게 되는 생활이 만들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나 아직 너무나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BIKE는 금년 초까지도 조그마한 언덕길을 오르면서도 힘이 부쳐서 허덕이고 하였는데 반복된 훈련으로 제법 근력이 만들어지기는 하였으나 여러 가지 기록 등을 종합 판단해 보았을 때 금년에 IRONMAN대회에 참가하면 완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아 내년으로 미뤄야 하나 하는 갈등이 많았으나 성산슈퍼맨대회에서 시간은 많이 소요 되였으나 완주를 하고 세심히 검토 해보니 가능성도 엿보이고 몇몇 회원께서 시도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긍정적인 견해를 표하시기에 드디어 제주 IRONMAN대회에 참석을 하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1. SWIM 3.8Km
(1) 대회 하루전날 대회와 동일한 시간대에 중문해수욕장에 나가서 해수면을 바라보는 순간 밝은 희망이 온몸에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정도의 상태가 내일 대회에서도 재현된다면 수영에서 CUT-OFF를 당하는 불상사는 틀림없이 면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광복절 연휴 때 서귀포에 머물면서 BIKE코스 사전답사와 전 코스 전지훈련을 할 때 중문해수욕장에서 체험했던 엄청난 조류와 파도가 전혀 재현되지 않을 것 같이 잔잔한 것이다. 전지 훈련때 체험했던 파도와 조류라면 내 수영실력으로는 전진이 잘 안될 뿐만 아니라 드리워진 안전부표의 밧줄을 잡고 있으면 원심력으로 몸을 내동댕이치듯 하는 엄청난 조류에 맞서서 버티는 것조차 어려울 것 같은 글자그대로 악몽 같았는데 바다가 잔잔하여 행운이 따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2) 수영 자세를 백사장에서 바라보시던 이효선원장님이 엉성한 내 폼에 별 대책이 없으셨는지 “그저 열심히 젓기만 하세요”하는 마지막 원포인트 레슨을 마음에 새기면서 대회 선수등록을 하고 설명회에 참석하여 대회 주의사항을 듣고 많은 동호인들을 만나 환담을 하는 등 맘 편안하게 하루를 소일하면서 대망의 대회를 기다렸습니다.
(3) 드디어 대회 당일 행운이 따라 주어서 바다는 호수보다 더 잔잔하여 태산같이 걱정되던 수영을 거뜬하게 통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확인 한 것은 한바퀴 돌고 나오니 50분이 라고 외치는 소리에 온갖 걱정이 없어지면서, 완주를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흥분감을 자제하기 힘들었으며, 무사히 수영 두 바퀴를 CUT-OFF시간에서 무려 30분 이상을 남기면서 끝내고 제1바꿈터로 가는 가파른 언덕을 내달리는 발걸음이 언덕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향해 오르는 기분이다.
2. BIKE 180.2Km
(1) 마음이 차분하다. 벌써 2주전에 잔차 풀코스를 두 번이나 돌았으니, 창원에서 청도고개로 훈련을 나가는 기분이다. 또 청도고갯길을 몇 번 넘나들고, 국토 종단팀을 마중나간다고 경주 포석정까지 왕복한 240Km라는 장거리 라이딩 경험이 마음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지, 꼴지 그룹으로 느지막하게 출발하는데도 조바심이 없는 것이 퍽이나 다행스럽다.
(2) 잔차코스를 지난번에 돌면서 터득한 나름대로의 대책은 경치구경하거나 진행해야 할 코스를 미리 쳐다보는 것을 자제하고 시야를 짧게 갖고 그저 페달에 걸리는 부하량에 따라서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느끼면서 페달링만 하면서 속도를 유지하면 마음이 허덕이지 않으면서 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앞으로 지쳐 나아가니 마음이 지치는 현상은 생기지 않는다.
(3) 철인경기를 충분히 소화 해낼 수 있는 근력이 확실하게 형성되지 않은 것은 3종목 모두에 해당되는 체력상태이기에 장시간 레이스인 잔차 코스에서도 1분1초를 아끼면서 계획된 환경별 평속이 떨어지지 않도록 속도계를 계속 감시하면서 부지런히 페달링을 한다.
(4) 애초에 작정한 대로 보급소에서도 멈추지 않고 달리면서 물과 이온음료를 공급받고 스페샬푸드 보관도 하지 않았기에 한번도 멈추지 않고 진행하니 어느새 돈내코 언덕이다.
(5) 여기서 부터는 가파른 언덕이 계속 반복될 것이니 마음을 다시 한번 단단히 추스르면서 가파른 돈내코 언덕을 계속 페달링하니 2주전 훈련할 때보다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내리지 않고 올라채는데 많은 선수들이 내려서 잔차를 밀고 가는 것을 보면서 훈련의 결실을 맛보는 보람감과 함께 안도감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또한 언덕길에 약한 것을 간파하고 COMPACT CRANK ARM으로 바꾸어 볼 것을 이원장님이 추천하시기에 득달 같이 주문하여 카본재질의 사양으로 바꾸는 투자를 했었는데, 기존 것이 치차잇수가 39-54였는데 치차잇수 34-50으로 작은 기어는 기존것에 비해 5잇수나 작은 것으로 바꾸었기에 언덕길에 등판하는데 훨씬 수월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6) 이렇게 가면 수영에서 제한시간을 절약한 것을 까먹지 않고 잔차에서도 더 절약하여 RUN에서 넉넉하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130Km지점에서 만난 대구에서 오셨다는 분이 이속도로 가면 CUT-OFF에 걸리겠다는 걱정을 태산같이 하시기에 어려운 코스를 거의 벗어낫고 이제부터는 쉬운 코스이기에 40분 이상 남기실 것이라고 자신감 있게 답변을 하니 믿어지지 않는 듯한 어투로 코스를 사전에 돌아봤기에 그렇게 확신을 하냐기에 더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하고 추월을 하면서 시간상으로 후미그룹을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눌~눌랄~라 하는 기분이다. 내리막길이 시작되니 엄청 빠른 속도감을 온몸에서 느끼면서 내달린다.
짧은 시간이지만 시야도 길게 갖고, 이제야 여기가 아름다운 섬 제주도지 하는 기분을 내면서 수려한 풍광을 만끽 해본다.
(7) 코스 후반부에서 방심을 했었는지 소인국 공원 근방의 지점에서 갑자기 하체에 힘이 딸리는 기분이면서 소변이 마려워 멈추려고 브레이크를 잡고 다리가 쭉 뻣었는데 다리에 힘이 없어 몸이 지탱해지지 않아 넘어질 뻔한 아찔한 경험을 하면서 신출내기의 힘의 안배능력 부족을 실감하였습니다.
(8) 몇 시간만에 잠시 멈추어 섰다가 페달링에 힘을 가하니 어느새 편도3차선 도로가 나오면서 멀리 중문의 건물군이 시야에 들어온다. 드디어 잔차코스가 마무리되려는 것이다. 잔차코스의 마지막에서는 속도를 조절하여 RUN할 때를 대비해야한다는 여러 선배님들의 말씀을 잠시 뒷전으로 하고 시원한 도로에서 맘껏 속도감을 즐기고 마라톤 코스와 함께 가는 도로에 접어드니 엄청난 장관이다.
(9) 장관이라 함은 수백 명의 선수들이 도로를 꽉 채우면서 힘차게 달리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이러한 장관은 철인대회가 아니면 볼 수 없으리라. 노소 남여 외국인 내국인 다양하게 섞여서 한 가지 목표를 추구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하는 모습이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고도 남는 감동적인 장면들이다.
(10) 황홀하기도한 장면들을 순식간에 지나치고 나니 월드컵경기장 바꿈터다. 입구에 들어서니 진행요원들이 잔차를 받아가고 RUN주머니를 챙겨줘서 탈의실에 들어가서 신발을 바꾸어 신기 위해 앉으려 하니 무릎이 굽혀지질 않아 옆으로 비스듬하니 자세를 낮추었다가 겨우 앉아서 운동화로 바꾸어 신고 바꿈터를 나섰다. 드디어 잔차 CUT-OFF도 무사히 통과 하고 RUN만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꿈만 같다. 그렇게 걱정하던 17:30에서 무려 50분이나 여유가 잇는 시간대에 잔차를 마쳤었기 때문이다.
(11) 잔차를 타는 장시간 동안 마음이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한편으로는 상당한 페달링 근력이 형성 되여 있음을 느끼면서, 난코스를 무난히 레이싱 할 수 있었던 큰 요인 중에 하나가 대회2주전에 이효선원장님의 도움으로 서귀포에 가서 전 코스를 사전에 답사 하는 등 풀코스를 두 번에 걸쳐서 돈 것이 엄청 유익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3. RUN 42.195Km
(1) 제2바꿈터를 나와서 RUN을 시작하려 하니 무릎관절이 원활하지 않고 상당히 뻑뻑하여 스타트가 힘이 드나 다행스런 것은 첫 시작하는 주로가 약간 내리막이어서 서서히 관절을 풀어주고 뻣뻣한 어깨도 풀어주면서 천천히 뛰기 시작하니 생각보다는 몸이 수월하게 RUN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바뀌어 가는 느낌이 매우 좋다.
(2) 3 LAP이니 편도당 1시간씩을 쓰는 것으로 작정을 하고 뛰었는데 첫 LAP은 예상한 시간대로 시간이 맞추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가 무거워진다. 경험상 아무리 느려도 걷지 않고 뛰는 것이 효과적이기에 걷지 않겠다고 이를 악당물면서 수없이 다짐을 하는데 시간이 넉넉하여 걷기도 하고 동행과 환담을 나누며 가볍게 뛰는 선수들이 한없이 부럽기만 한다.
(3) 내 형편은 걸어버리면 그게 바로 타격이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약간의 시간이 남을 것 같아 잠시 짧은 구간만이라도 걸어볼까 어쩔까 갈등을 느끼면서 2LAP을 돌아서 그런지 예상보다 무려 20분이나 소모됐음을 확인하고 무척 당황이 되었다. 그렇게 조금 방심을 하니 황금 같은 시간이 20분이나 축이 난 것이다.
(4) 3LAP이 시작되는 반환점에서 부터는 진짜 모든 잔여 힘을 총동원하여 편도 1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힘껏 달리니 마지막 반환점까지는 1시간 내에 도달하였으나 체력이 거의 소진되어 몸이 엄청 무거워졌다. 마지막 LAP에서는 주로에 선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선수에서 FINISHER의 신분으로 바뀐 것이리라.
(5) 열정으로 가득차있던 주로가 가로등만 희미한 밤길로 바꾸고 주로에 선수가 별로 없으니 앞뒤로 사람 그림자가 보이지 않고 홀로 뛰는 구간이 많아진다. 도시 한복판의 도로인데 체감되는 것은 깊은 산에서 야간 단독 산행시에 체감되는 느낌이 불현듯 연상된다.
(6) 선수로 참가한 모든 회원들이 모두 FINISH LINE을 통과 하였을 것이고 오로지 혼자 남은 나를 기다리기 위하여 숙소로 가지도 못하고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을 걱정이 앞서서 조금이라도 빨리 뛰고 싶은데 몸은 갈수록 무거워 진다. 그래도 잔여 거리가 6Km라는 마크를 보고 시계를 보니 걸어 들어가도 완주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걱정은 끝이 없는지 발에 쥐라도 나서 걷지도 못하면 어떠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 스치는 순간 귀에 익은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오기에 전방을 살펴보니 엄주오원장께서 MTB를 타시고 나를 확인차 오시는 것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갑자기 온몸에서 바짝 힘이 솟구친다. 보급소에서 물도 좀 마시고 여유 있게 들어가도 시간은 충분하겠다는 격려에 필요 없는 긴장을 풀고 천천히 뛰니 월드컵 경기장 2K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제야 하루 종일 뇌리에서 떠나지 않던 CUT-OFF에 대한 공포감으로부터 벗어나게 된 것이다.
(7) FINISH LINE의 마이크 멘트가 가까워지는 어둠 속에서 “해경아빠!” 하고 외치는 집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고 “아빠~”하는 딸애의 목소리가 귀에 아련히 들리는 순간, 어디서 부르는지 아직 모습은 안보이지만 이제야 가족들의 안타까운 기다림을 해소 시켰구나 하는 미안함과 그래도 완주해서 기다림에 보답했다는 생각이 뒤엉켜 사고력을 순간적으로 상실한 듯 머리가 텅 빈 듯한 느낌이다. 순간 집사람의 얼굴보다는 커다란 손바닥이 눈에 들어와 나도 손바닥을 들어 힘차게 부딪치고 쳐다보니 온 얼굴에 웃음을 함빡 안고 있는 집사람이다. 통영 하프마라톤과 진주 풀코스 마라톤때, 해운대 아쿠아애슬론때 등 새로운 시도가 될 때 마다 직장에 연가원을 내고 경기장마다 찾아와서 FINISH라인에서 완주하기를 학수고대하는 수고를 마다 않는 집사람에게 감사 할 뿐이다. 물론 FINISH라인에서 기다리고 있을 집사람 때문에도 중도 포기는 상상도 못하고 레이스에 임하니 완주를 위한 크나큰 채찍이기도 하지만 IRONMAN대회는 최대의 행사이기에 집사람과 딸들이 응원차(관광도 겸하여) 제주도로, 총출동한 가족들에게 완주로 보답을 하였으니, 내 스스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한 것 같은 대단한 자부심을 만끽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4. 후기를 마치며
여러 가지 길게 표현하면 진심이 희석될 것 같아 짧게 끝맺음 하며,
창원철인 클럽의 일원이 되어서 인류 최후의 스포츠라 자부하는 철인3종 경기에 입문한지 1년만에 완주하게 이끌어주신 회장님이하 전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2005년8월말 작성>
아래의 프랭카드는 사장님지시로 화천기계 서울본사 현관에 걸어놓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장장 3개월간 게시되던 영광을...ㅎ
작지만 강한사람, 바로 화천의 모습입니다. 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앞 회차의 내용은
작지만 강한회사, 바로 화천의 모습입니다. 라는 캐치프레이즈 였기에 회사의 정신운동으로 했는가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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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열정이 확 느껴집니다 화이팅^^
제주의 그 느낌이 새록 새록 떠 오릅니다~~~ 블로그에 글 모으는 것도 쉽지는 않겠는데요~~~ 그래도 이렇게 멋찐 글이 남아 있었다니 보물을 찾는듯한 기분이 들것 같습니다
유실이 많은데 다행이 이거는 온전히 남아있네요.ㅎ 유실품중 첫 올림픽코스였던 울진대회 후기가 어디로 가브럿습니다. 경기 끝나고 바로 기아차아산공장에 출장갔기에 출장지 PC방에서 졸려서 감기는 눈에 성냥꼴 낑거놓고 작성했는데 ...
@이용행(화려한철인) 나중에 다운받아야겠다고 했는데... 카페서버가 다음에서 네이버로 바뀌면서 영영 빠이빠이...
너무나 멋지십니다^^
감동이 묻어나는 추억의 완주 후기입니다~~~
생생한 후기를 보며 그 열정과 완주후 주어지는 희열감,성취감을 상상하고 꿈꿔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