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slow city)는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로 훼손되지 않은 도시, 건강한 음식과 삶이 중심이 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운동이다.
도시는 번잡함과 경쟁이 넘쳐나는데, 달팽이 처럼 느리게 살았다가는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좀 늦게 가면 어때!
그래도 느린 걸음 때문에 오면서 멋진 풍경을 더 많이 봤잖아"
증도는 신안에서 차로 30분정도 떨어진 곳으로,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불린다.
원래 증도는 그저 그런 관광도시가 될 뻔했었다.
골프장을 만들어 도시를 개발할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요구로 슬로시티로 가꾸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게 됐다.
신안은 천사의 섬이다. 주변에 1,004개의 섬이 있다고 붙여진 아름다운 이름이다.
예전에는 배로 다녔는데 슬로시티가 유명세를 타며 다리가 생겨 신안 지도 터미널에서 농어촌 버스가 운행된다.
보통 터미널 하면 젊은 여행자들의 시끄러움이 묻어나야 하거늘, 터미널에는 70~80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085936358_thumb.JPG)
허름하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지도터미널 풍경.
한참을 기다린 뒤에 증도행 농어촌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 기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올라타자 손을 잡아 부축해주며 시내까지 무슨 일로 왔냐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안부를 묻는다.
기사가 시동을 걸자 버스는 이내 사랑방이 된다.
시내에 나온 일부터 자식 자랑까지. 도시에 있는 마을버스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아련함이 묻어난다.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 태평염전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 바다 풍경을 보다 보면 증도의 입구인 태평염전에 도착한다.
증도를 대표하는 태평염전은 슬로시티 선정에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기도 하다.
오랜 시간 끈기를 가지고 바닷물을 햇볕에 증발시켜 얻는 소금과 어울렸기 때문이다.
매스컴에서 염전 노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염전을 있는 그대로 보기는 힘들었지만,
눈앞을 가득 채운 염전밭은 실로 장관이었다.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드넓게 펼쳐진 염전.
반듯한 구획으로 나뉘어진 땅에는 얕은 물이 담겨있고 물 위에는 구름이 그대로 반사되었다.
태양광을 이용해 소금을 추출해내는 염전을 천일염전이라 부른다.
해안 근처에 저수지, 증발지, 결정지를 순차적으로 배치하여 저수지에 담은 바닷물을 증발지로 보내고 이곳에서 농축된 바닷물을 다시 결정지로 보내어 소금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주방에서 흔하게 쓰는 소금은 실로 수많은 시간과, 수많은 이들의 땀과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귀한 선물이다.
호기있게 두발로 염전을 둘러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걸을 수록 염전은 가도가도 끝이 없다.
습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식물들, 봄이 온걸 기가막히게 알고 피어난 노란 유채꽃.
그리고 나무 데크를 깔아놓아 인공적으로 조성해놓은 산책길.
걸어갈수록 새로운 풍경에 놀라면서도 다리는 아파온다.
"정말 염전이 크긴 크구나"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01559165_thumb.JPG)
염전에 피어있는 유채꽃밭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01931496_thumb.JPG)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01711054_thumb.JPG)
누군가의 땀이 깊이 베어있는 염전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01736048_thumb.JPG)
전망대에서 본 태평염전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64945581_thumb.JPG)
엘도라도 리조트, 이국적인 해변의 우전 해수욕장
'아마존 밀림 어딘가에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 황금의 땅, 엘도라도.
엘도라도는 유토피아, 파라다이스와는 다른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황금의 대륙을 뜻한다'
보통 신안에서 머물고 증도는 당일로 여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증도의 황금빛 일몰을 보고 싶어서 엘도라도 리조트를 잡았다.
왠지 슬로시티와 엘도라도는 정반대일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조합이다.
'욕망을 내려놓으면 삶은 여유로워진다'
리조트 자체도 마치 정원에 여행온 것처럼 멋진데
특히 숙소 앞에 있는 이국적인 풍광의 우전 해수욕장과 해송숲이 리조트의 여유를 한층 더한다.
4km가 넘는 고운 모래의 백사장과에는 짚으로 엮은 파라솔이 줄지어 있다.
동남아시아의 이름없는 한 섬에 온 느낌이다.
엘도라도 리조트
우전해수욕장에는 5~60년생 소나무 10만여 그루가 있는 해송숲이 연결되어있다.
피돈치드가 많아 걷기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는 곳일텐데 입구에는 '철학의 길'이라는 멋진 문구가 쓰여있다.
인생에 대해 철학적으로 생각해자 싶어 걷다보니 '망각의 길' 이 보였다.
사실 삶에서 더 필요한 건 철학보다는 망각인듯 싶다. 욕망과 욕심, 질투와 이기심, 괴로움을 잊는다면 삶은 더욱 즐거워질 테니.
동남아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우전해수욕장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1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64036230_thumb.JPG)
우전해수욕장 옆 해송숲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1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64156257_thumb.JPG)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1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64210430_thumb.JPG)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1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65121048_thumb.JPG)
증도의 명물, 짱뚱어 다리와 짱뚱어탕
해풍숲을 걷다보면 짱뚱어 다리, 짱뚱어 해수욕장와 닿아있다.
짱뚱어는 우리에게는 낯선 어종인데 청정 갯벌에서만 사는 어종이다.
증도에는 특히 짱뚱어가 많은데, 이 곳이 얼마나 깨끗한 곳인지 알수 있다.
짱뚱어가 많이 사는 곳이라 이곳은 짱뚱어 해수욕장의 이름이 붙어있다.
해수욕장 위에는 짱뚱어가 펄떡 펄떡 뛰는 짱뚱어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나무로 만든 다리는 일몰 스팟이어서 오후가 될 수록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녁이 되면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에 내려앉는 일몰은 서해안 만의 매력이다.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1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64427511_thumb.JPG)
짱뚱어 다리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1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64445617_thumb.JPG)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1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64508123_thumb.JPG)
![슬로 시티, 증도-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사는 마을1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0%2F07%2F18%2F20200718165210378_thumb.JPG)
그래서 증도에서는 짱뚱어 요리가 유명하다.
입맛 좋기로 유명한 전라도니 새로운 요리에도 큰 거부감이 들지 않아 짱뚱어 식당을 찾았다.
된장을 푼 물에 짱뚱어를 삶아 으깬 뒤 야채를 넣어 끓인 음식으로 추어탕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르다.
짱뚱어탕을 한 숟가락 퍼서 입으로 옮겨 담으니 갯벌의 향이 깊이 느껴진다.
음식은 역시 여행의 풍미를 더해준다.
증도의 명물, 짱뚱어탕
증도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