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22km에 달하는 도로길을 걷고나니 아직 후유증이 조금 남아있긴 했지만, 그래도 비온 후 맑아진다는 어린이날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서 밀양의 단장면 고례 평리마을에서 풍류동을 지나 밀양오지마을인 가산마을을 거쳐 다람쥐골로 해서 양산의 배내골로 입성하는 17-18구간을 계속 가기로 했습니다...
7시 50분 부산역을 떠나는 열차는 이제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네요...하지만 밀양역은 이제 당분간 이별이 될 듯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47645572C10DB17)
역시 버스시간이 맞지않아 택시를 타고서 이동, 단장면사무소 부근 가게에서 단장 막걸리와 햄 한 통을 사서 다시 평리까지 들어갑니다...기사님은 아버님뻘의 나이 지긋하신 분이셨는데, 이야기를 좋아하셔서 하마터면 평리마을 입구를 지나칠 뻔 했다능...ㅎㅎㅎ
![](https://t1.daumcdn.net/cfile/cafe/2234B644572C11491D)
평리마을 제일 남쪽 끝의 입구 골목길입니다...저 뒤쪽 백마산 자락을 넘어 배꼽목이로 우선 가게 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60DA3F572C127B16)
마을로 들어서면서 바라본 길맞은편의 모습...
앞에 보이는 산은 뇌암산인데, 저기 벼락이 떨어져 튕겨져 나온 바위 세 조각이 강가에 있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 공사장과 가까워 가보질 못했다능...
![](https://t1.daumcdn.net/cfile/cafe/23601B3E572C12CB1E)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잘 만들어진 제실이 있습니다...구씨 제실이라는데, 문 이름이 심상치 않네요...율수문이라...
붓(聿)으로 닦으라(修)는 엄정한 가르침...학문에 힘쓰란 말이겠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F1D40572C375E0B)
구씨 집안의 제실을 돌아 좌측 산길로 방향을 잡습니다...
산속의 오지마을이자 11가구 정도만 살고 있는 풍류동까지 일단 올라가야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03F4A572C416D0F)
새로 생긴 전원주택과 펜션을 지나니 길은 외줄기...
좌측으로 백마산의 구시방우와 멀리 백마산 정상까지 조망이 됩니다...
우측의 살짝 고개를 수그린 고개턱이 아마 배꼽목인 듯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19AE4B572C41BF2D)
잠시 뒤르 돌아보니 평리마을도 이젠 안보이고 전원주택들만...
뇌암산 뒤편으로 수연산-취경산 능선도 이젠 시야에 잡힙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B6E48572C423324)
약 25분 정도 길을 오르니 풍류동입니다...이름처럼 진짜 풍류가 있는 곳인지...
마을 중간길로 천천히 들어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7B249572C427227)
길이 좌측으로 굽어지는 곳에 백마산 등산로이자 영남알프스 둘레길로 진입하는 입구가 있습니다...대추밭 가운데로 들어가서 작은 계곡을 건너가야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4004E572C42BF15)
그런데, 계곡 반대쪽은 누군가가 길을 내는 건지, 부지를 닦는 건지, 깡그리 밀어놨습니다...길을 찾아 헤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1C950572C43000F)
한쪽켠으로 산길의 흔적이 있는데, 절개가 되어버려서 길을 오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할 수 없이 절개지 맨 끝자락의 덩굴 사이로 겨우 접근하여 올라섭니다...
여기에 무엇을 짓거나 밭을 만드는 걸까요? 사유지가 되면 길 찾기가 어려울텐데...ㅠ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E8750572C437B2A)
일단 산길을 찾고 나면 그다음에는 편안하고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평범한 등산길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35844E572C43A731)
편안한 길이지만 지난 일요일의 후유증으로 다리가 좀 당겨오며 숨도 헉헉거리게 됩니다...
공기는 정말 좋으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36D4D50572C43DD20)
약 20분 가량 등산로를 올라가니 능선위로 올라섭니다...
여기가 바로 배꼽목이라 불리우는 곳입니다...
내려가면 다시 평리마을로 가지만 우리는 좌측편 위로 다시 방향을 잡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6884A572C45CE37)
한번의 갈림길을 지나치고나니 경사가 상당히 가팔라집니다...
꼬불꼬불 길을 오르고 오르니...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E8747572C460737)
바드리마을에서 올라오는 임도랑 만나게 됩니다...
잠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었다가 백마산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FDD47572C463F0A)
중간에 전망대에서 바라본 밀양댐의 일부입니다...
댐 앞의 중간에 높은 산이 향로봉입니다...뒤쪽으로는 시살등 - 함박등 - 채이등 - 오룡산 - 뒷비알산 - 염수봉으로 이어지는 영취산군의 뒷자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E4B4D572C46C213)
멀리 새롭게 놓인 송전탑이 보입니다...
저 송전탑이 아마도 저 위에 올라가서 농성을 했던 그 탑일 겁니다...
어쨌거나 오랜 시간동안 주민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정부와 한전간의 갈등이 폭발했던 이곳 바드리마을 송전탑 농성사건은 두고두고 그 앙금이 그대로 남을 겁니다...
저 송전탑 다음이 백마산 기슭의 바드리마을 뒷산 탑이 되겠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24237572C49DF22)
드디어 까치목입니다...
까치목은 백마산과 향로봉을 잇는 능선의 안부로서 이렇게 임도가 끝나는 지점이었습니다...
사진은 백마산 정상 오르는 진입로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E3435572C4A2725)
그런데, 여기서 임도가 새롭게 더 연장되어져 향로산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가는 가산마을 들어가는 길이 이렇게 오솔길이 아니라 임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일행이 가리키는 곳에 영알둘레길 리본이 달려있는데, 이 말은 둘레길 리본이 있던 길 자체를 이렇게 확포장했다는 뜻이겠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0F438572C4A9F34)
향로산 아래 가산마을입니다...
가산마을은 6.25때 빨치산과 국군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여졌던 산중오지입니다...
과거 밀양의 3대 오지를 말하라면 '일 오치, 이 소월, 삼 감물'이라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오치재는 지난번 11구간의 청도 매전면 내동에서 빤히 보고만 왔지만, 고추봉과 종지봉 사이 밀양의 산내면 골짜기로 이어지는 엄청난 오지입니다...부산일보 사에서 만든 영남알프스 둘레길에는 포함이 되어있다는데, 확실히는 모르겠네요...
삼 감물은 이제 밀양쪽과 삼랑진 쪽에서 길이 다 둟려 오지의 느낌은 많이 벗었지만 다랑이논은 옛날 그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지요...
이 소월이란 작은 달을 뜻하는데, 백마산 자락의 해발 5~600m의 한곳이 달처럼 둥글게 되어있다가 어느날 두조각으로 부셔졌다고 합니다...그 가운데 들어간 반달모양의 곳에 마을이 생기고 이곳을 소월, 즉 반달마을이라 부르다가 이것이 바드리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바드리마을보다 더 깊이 자리한 이곳은 지금은 민가가 6채에 이 임도가 확장되어 들어오기 전인 2년까지는 전기가 안들어왔던 곳입니다...두 마을은 6.25와 관련되어, 또 송전탑 공사와 관련되어 갈등과 아픔을 간직한 곳이 되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5BE633572C50DC18)
임도의 끝은 가산마을이 맞네요...이젠 가산도 전기의 혜택을 보게 되었습니다...다만, 아직 기지국은 없어서 휴대폰이 먹통입니다...
마을 앞에서 바라보니 영축산 주능선이 빤히 바라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B2D36572C512810)
자그마하지만 수량은 많은 계곡 앞으로 4채, 약간 떨어져 새로지은 건물 1채, 그리고 아래쪽으로 1채 해서 6채의 집만 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FED3B572C516807)
하지만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에 곳곳에 옛날의 집터와 밭터들이 널려져 있어서 이전에는 꽤 큰 마을이었음을 짐작케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5F236572C519D16)
외딴집을 마지막으로 다람쥐계곡을 따라 하산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계곡이었지만 점점 물이 많이 모여들어서 규ㅜ모가 커집니다...
날씨가 조금 더워서인지 계곡 탐승의 길이 너무너무 아름답고 조용하고 공기는 깨긋하고...
아름다운 숨은 보석과도 같은 길입니다...네 번 정도 계곡을 건너기도 하고 낙엽이 푹신한 산길로 걷기도 하고...
잠시 동영상으로 함께 하시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E8D39572C539E23)
조용한 계곡길을 빠져나오니...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6D939572C53BB1C)
드디어 향로봉 자락 아래 언곡마을이 시작됩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나무그늘 아래서 준비한 부대찌개로 벨기에 맥주와 막걸리와 함께 맛있는 점심을...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CED38572C53F801)
세 명이서 넉넉하게 잘 먹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6C6433572C54251A)
매실은 따스한 햇살 아래 잘 영글어가고 있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CF537572C54410D)
등나무꽃도 향기를 내뿜으며 아직은 고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9193C572C546D07)
언곡교를 지나면 선동마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680733572C548F20)
배냇골을 오가는 차량들이 오늘도 역시 좀 많네요...저기 있는 당숲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33F36572C54C81C)
이젠 도로를 따라 내려갑니다...금천의 맑고 아름다운 개울가에는 한옥의 식당이 지어져서 많은 이들이 붐비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94C39572C54F82D)
올 여름에도 피서객들이 엄청 많이 몰려들 것으로 보이는 금천변의 수중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0523B572C551A16)
대리가 가까워지고 멀리 금오산-매봉산과 염수봉을 잇는 배태고개가 보입니다...나중에 타고 나갈 2번 버스도 저기를 통과하겟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E5B35572C555727)
염수봉으로 올라가는 풍호마을이 어느새 한눈에 조망됩니다...
이제 다음 코스는 저 우측으로 난 골짜기를 따라 들어가서 원동 시살등을 넘어 내석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90A3B572C559A05)
풍호대 조금 못미처 길가에는 이동네 사람들이 자랑하는 샘터가 있습니다...
물은 석간수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시원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1BBE34572C55D825)
풍호대 앞 뚫린 굴입니다...
저 굴을 메꾸면 남자들이 안좋은 일이 생기고 터놓으면 여자들이 바람이 났다고...
결국...
굴을 열어놓는 것으로 결론...ㅎㅎㅎ
옛날 이야깁니다...ㅎㅎㅎ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D8734572C561917)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FF53C572C562609)
풍호대는 경치가 좋아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이 지나치며 이곳의 아름다움을 읊었다지요...
다음 일욜에 다시 여기에 서서 한 번 더 감상하고 갑니다...
잠시후 2번 버스를 타고 원동역으로 가서 4시 21분 부산행 기차를 타고 구포역에 내려 금용반점에서 역시 오향장육과 군만두.물만두를 먹고 집으로...
일욜에는 18-19 구간을 또 떠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730033572C569521)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9B439572C56A104)
윗사진 붉은 표시의 평리 - 풍류동 - 가산 - 선동길과 아래 사진의 보라색 선동 - 풍호대길을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