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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은 이자라고도 불리며 소화를 담당하는 장기예요. 간, 위, 소장 및 담도 등 대부분의 소화에 관련된 장기는 복벽 앞부분에 위치해 있지만, 췌장은 신장(콩팥)과 같이 복벽 뒤에 위치해 있는 후 복막 장기로서, 상복부의 위와 척추 사이에 위치해 있어요.
성인 췌장의 무게는 80g정도이고 길이는 12~20cm정도로 마치 혀 모양으로 옆으로 길게 누워 있는 모양이예요. 췌장의 머리 부분은 십이지장에 둘러 쌓여 있어요.
췌장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번째는 우리가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는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거예요. 이것을 췌장의 외분비 기능이라고 하죠.
두번째는 우리 몸의 혈액 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나 글루카곤 같은 혈당 조절 호르몬을 만드는 일이예요. 이를 췌장의 내분비 기능이라고 해요.
췌장염은 만성과 급성으로 나누는데, 만성 췌장염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췌장 손상으로 췌장의 조직학적 변화를 정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것이고, 급성 췌장염은 췌장염을 앓았다 호전되면 췌장이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 췌장염을 말해요.
만성 췌장염과 급성 췌장염은 임상적으로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어요. 특히 만성 췌장염 환자가 음주 후 악화된 경우에는 급성 췌장염의 임상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더욱 구분이 어려워요. 하지만 의학적으로 만성 췌장염과 급성 췌장염은 서로 다른 질환으로 분류되고 취급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두 질환을 따로 알아보도록 할게요.
만성 췌장염의 원인
만성 췌장염의 원인 중 80%가 술이예요. 특히 장기간 많은 양의 음주를 한 분들에게 잘 발생하는데, 이 질환은 음주에 의한 췌장 손상 정도에는 개인차가 커요. 만성 췌장염은 알코올이 어떻게 췌장 세포에 영향을 미쳐 초래되는지에 관하여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아요.
단지 급성 췌장염과는 달리 췌장 세포가 파괴되는 것보다는 술에 의하여 췌장액 안의 단백질양이 많아지고 끈적끈적하게 되어 '단백전(protein plug)'을 형성하고, 이것이 췌장 흐름을 방해하여 췌장 세포의 위축과 췌장의 섬유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되요. 이렇게 진행된 병변은 급성에서와는 달리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점차 변화가 진행될 수로 췌관이 좁아지면서, 췌관 안에 췌석이라고 하는 돌이 생기기도 해요. 또한 이렇나 췌관의 좁아짐과 췌석은 췌장액의 흐름을 막아 급성 췌장염에서 보여주는 가성낭종을 형성하기도 해요.
만성 췌장염 증상
췌장은 전체 췌장의 약 80%정도가 파괴될 때까지 그 기능이 유지되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증상이 있는 만성 췌장염 환자는 이미 진행이 많이 된 상태라고 판단해요.
증상은 췌장 외분비 기능과 내분비 기능이 손상되어 나타나는데, 외분비 기능 파괴로 여러 영양분 흡수 장애가 초래되며 가장 일찍 흔히 나타나는 것이 지방분의 흡수 장애로 초래되는 지방변이예요. 즉 흡수되지 않은 지방이 대변에 섞여 나와 설사와 더불어 변에서 직접 지방(기름변)을 관찰할 수 있어요. 내분비 기능 장애로는 당뇨가 초래되요. 이런한 형태의 당뇨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 세포 파괴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경구약 보다는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해요. 우리나라 만성 췌장염 환자들은 섭취하는 음식 속에 지방의 양이 적어서 인지 지방변을 호소하는 기능 장애보다는 당뇨 증상을 보이는 내분비 기능 장애가 더 많아요.
또 다른 중요한 증상은 통증이예요. 하지만 만성 췌장염에서는 췌장의 붓기 보다는 오히려 쪼그라들어 있기 때문에 통증의 원인이 급성 췌장염과 달라요. 아마도 좁아져 있는 췌관 때문에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췌장에 분포하는 신경에 염증성 변화가 통증의 원인으로 생각되요.
통증의 증상은 환자에 따라 통증의 심한 정도와 발현 빈도, 위치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요. 오랜 기간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할 수도 있고 통증이 있다 없다는 반복하기도 해요. 즉 통증과 통증 사이에 통증이 없는 시기가 있을 수 있어요. 통증이 있는 환자의 대부분은 음식을 먹으면 통증이 약화되기 때문에 체중 감소가 심하게 되요.
만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
첫번째. 상복부에 통증이 있어요.
통증의 정도는 미약할 수도 있고 매우 심할 수도 있어요. 또한 통증은 지속적일 수도 있고 가끔씩 주기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어요. 주로 식사를 하면 통증이 약화 되요. 또 급성때와는 달리 통증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서 진통제 의존성이 생기기도 해요. 반대로 영상 검사로는 매우 진행된 만성 췌장염인데,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두번째. 기름변, 만성 설사, 무기력증이 있어요.
이 증상들은 모두 췌장의 외분비 기능 부전에 의해 초래되는 거예요.
세번째. 황달이 나타나요.
췌장 머리 부분에 췌장염에 의한 염증성 종기가 생기거나, 가성 낭종이 담관을 압박하여 증상을 일으켜요.
네번째. 체중이 감소해요.
췌장의 외분비 및 내분비 기능 모두가 원인이 되요.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
만성 췌장염은 원칙적으로 평생 전문의의 관리가 필요해요. 증상과 합병증이 없는 초기의 만성 췌장염은 대부분 정규적인 경과 관찰만 하면 되요. 하지만 증상이나 합병증이 이미 진행된 통증의 치료와 췌장의 내분비, 외분비 기능 부전에 대한 평생 관리가 필요해요.
급성 췌장염의 원인
급성 췌장염은 주로 술, 담남, 담도(담즙이 내려오는 길)에 있는 담석이 원인이 되요. 술이 급성 췌장염을 일으킨다는건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아요. 담석은 췌장액의 흐름을 방해하여 급성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어요. 그 외 담도 췌장의 내시경 시술 합병증으로도 급성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어요.
췌장염이 경미할 때는 췌장이 붓는 정도이고, 췌장액이 췌장을 싸고 있는 췌장막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아요. 하지만 췌장염이 심한 경우에는 췌장막 밖으로 췌장액이 새어 나가 주변 조직을 녹이고 흘러나온 췌장액이 물주머니를 만들기도 해요. 이 물주머니를 가성낭종(presudocyst)이라고 불러요. 이것은 저절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일정 기간후에도 없어지지 않거나, 농양 혹은 출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치료를 해 주어야 해요.
췌장염은 앞서 말한 술이나 담석 같은 원인을 제거하면 대부분 저절로 좋아져요. 하지만 10명에서 1~2명 정도는 중증의 췌장염으로 진행해요. 이런 경우는 췌장의 가성낭종뿐 아니라 췌장 자체에 혈액 순환이 안되어 췌장 실질 조직이 썩는 경우(괴사, necrosis)도 있어요. 이러한 합병증이 초래되면 사망의 가능성도 있어요. 심한 경우 호흡부전을 유발하여 사망하기도 해요. 그래서 중증의 급성 췌장염은 내과 질환 중에서도 사망률이 10~15%에 이르는 매우 위험한 질환으로 여겨져요.
급성 췌장염 증상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증상이 심한 상복부의 통증이예요. 급성 췌장염은 췌장이 붓는 것이기 때문에 통증의 원인은 췌장을 싸고 있는 막이 늘어나면서 여기에 분포하는 신경이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거예요. 이 통증은 췌장염의 정도에 따라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매우 심한 통증을 경험해요.
급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
첫번째. 심한 상복부 통증을 느껴요.
1) 천장을 똑바로 보고 누우면 통증이 심해져서 새우처럼 좌측으로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게 되요. 이는 똑바로 누우면 부은 췌장이 뒤의 척추에 눌려 췌장막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예요.
2) 알콜성 췌장염은 과음한 날 나타날 수 있고, 담석성 췌장염은 과식 혹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날 저녁 혹은 다음 날 새벽에 잘 나타나요.
3)치료하지 않는 한 통증은 저절로 가라앉지 않아요.
두번째. 맥이 빠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미열도 관찰되요.
심한 경우에는 쇼크(shock)상태에 빠지기도 해요.
세번째. 황달, 붉은 색 소변이 관찰될 수 있어요.
췌장의 머리 부분이 붓기 때문에 이곳을 지나가는 담관이 눌려 나타나는 증상이예요.
네번째. 오심과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요.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
급성 췌장염이 진단되거나 의심되면 일단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당장 응급실로 내원해야 해요. 담석에 의한 중증의 췌장염은 치료시기가 환자의 예후를 좌우할 수 있어요.
우리 모두 조금만 자신의 몸에 관심이 있으면 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고, 아플때는 더 심해지기 전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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