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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노래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길을 걸을 때나 휴식을 취할 때 등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면 항상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듣고는 한다. 하지만 시끄러운 것 자체를 굉장히 싫어한다. 가끔 노래를 듣다가 실수로 음량을 최대로 올리게 되면 식은땀이 나고 귀신을 본 것 처럼 약간의 패닉상태가 온다. 그래서 그런지 클럽음악이나 헤비메탈 등 신나지만 시끄러운 음악은 평소에 일절 듣지 않지만 이번 기회에 Cannibal Corpse의 2014년 앨범 A Skeletal Domain을 들어보게 되었다. 우선 앨범사진뿐 아니라 관련 이미지들 모두가 굉장히 음산해 보이고 심지어는 지옥을 연상케한다. 솔직히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몇번이나 반복해서 들었지만 이 밴드가 전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찾을 수 없었다.
1. High Velocity Impact Spatter
이 앨범의 타이틀인 이 곡은 한글로 해석하자면 이 노래의 제목은 빠른 속도의 강렬한 튕김정도로 생각 할 수 있다. 이 곡의 도입부는 마치 공사장의 시끄러운 소리로 시작하며 보컬의 메탈 특유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제목 그대로 드럼으로 빠른 리듬을 만들어낸다.
2. Sadistic Embodiment
이 노래는 시작 부터 빠르고 반복적인 드럼 리듬과 일렉기타의 연주가 진행된다. 마치 1번 트랙의 노래를 조금 느리게 만든 느낌의 곡이었다.
3. Kill Or Become
제목부터 공격적인 이 노래는 확실히 시작부터 드럼과 일렉기타의 빠르고 날카로운 연주로 확실히 쎈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보컬이 부르는 부분에서는 연주를 약간 느슨하게, 보컬이 없는 부분에서는 빠른 연주로 강약 조절을 한 것 같았다.
4. A Skeletal Domain
보통 타이틀곡과 앨범의 이름이 같은 경우가 많지만 이 앨범에선 예외로 이 곡이 타이틀곡이 아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마치 놀이동산에서 유령의 집 같은 곳의 입구에서 틀면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유령의 집의 공포와 놀이동산의 신나는 분위기를 섞어 놓은 듯하다.
5. Headlong Into Carnage
저돌적인 대학살. 제목 뿐만 아니라 가사에도 뼈가 부서지다, 피로 물들이다 등 매 잔인한 문구가 들어있고 노래 중간에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어가 있다. 가사를 보면서 노래를 들으면 우리나라로 치면 5.18민주화 운동처럼 잔인한 학살이 일어나는 모습을 헤비메탈 특유의 사운드로 풀어낸 듯한 느낌이다.
6. The Murderer's Pact
이전 트랙에서는 대학살, 이번엔 살인자에 관한 노래다. 가사는 살인자가 살인을 멈출 수 없어하는 내용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해야 이것을 멈출 수 있는지, 자살이 해답인건지 물어본다. 노래 자체는 매우 튕기는 듯한 사운드라서 마치 살인자가 들고 있는 날카로운 칼을 연상시키게 한다.
7. Funeral Cremation
제목은 화장을 하는 장례식이라는 뜻인데 맨 처음에 들리는 노이즈같은 사운드는 일렉기타로 연주한 듯 하지만 소리가 작을때는 마치 화장터에서 관을 화장터에 넣을 때 나는 소리를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가사의 내용은 어떤 남자가 한 아이를 죽이고 그 아이의 엄마는 죽은 아이한테 그 남자의 죽음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자식의 죽음에 대해 맹렬한 복수심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8. Icepick Lobotomy
제목들이 잔인한 것은 일괄적이지만 이번 노래는 얼음깨는송곳과 엽절단술이라는 뜻인데 엽절단술은 전두엽을 잘라내는 시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굉장히 직접적인 제목이다. 가사 내용 자체도 뇌를 자르는사람, 영혼을 죽이는사람이 반복해서 나오며 전기 충격을 가한다는 등 매우 가학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9. Vector Of Cruelty
정확한 뜻은 잘 모르겠지만 잔인함의 방향이라고 해석되어진다. 고통의 달인, 차가운 피, 범죄 등 마치 잔인함과는 거리가 먼 선량한 사람을 잔인한 세계로 인도하는 듯한 내용이며 마지막에 빠른 일렉기타의 사운드는 점점 더 잔인한 세계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을 주며 그 다음에 나온 보컬은 마치 잔인한 세계에 들어와서 환영한다는 듯하다.
10. Bloodstained Cement
제목과 같이 가사내용도 자신이 한 남자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그 뒤를 따라가서 뒤를 강하게 가격하고 그 남자를 죽이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고민을 한 다음에 그 남자의 시체를 처리하는 내용이다. 마치 자신이 살인자에 빙의한 듯이 괴성을 지르는 듯한 부분도 있고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고선 이런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얼굴뼈를 박살낸다는 등 매우 직접적인 가사도 눈에 띈다.
11. Asphyxiate To Resuscitate
제목 자체는 매우 역설적이다. 질식과 인공호흡이라는 단어를 같이 쓰고 있는데 가사또한 역설적인 느낌을 준다. 목을 졸라서 질식시키고 다시 숨을 쉬게 하여 살려내는 과정의 단어를 계속 반복하여 쓰고있다. 그리고 '너는 어둠을 보지만 나는 빛을 본다. 너는 죽었고, 내가 널 다시 돌려놓는다.'라는 내용의 가사가 있는데 마치 어떤 미치광이가 한 사람을 납치 해놓고 목을 졸라 고통의 끝에 도달하였을 때 다시 살려내고 다시 목을 조르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듯한 내용이다. 그리고 일렉기타의 신나는 듯한 사운드는 이 미치광이의 행복함 혹은 신남을 표현하는 것 같다.
12. Hollowed Bodies
가사를 보면 마치 전쟁터나 학살 현장에서 여기저기 말라비틀어진 시체 무더기들이 쌓여있는 듯한 그림을 생각하게 한다. 말라비틀어진 시체가 더 있고 더 많은 시체 무더기들이 발견될거라고 하는 가사는 마치 그것을 희망하는 듯한 느낌이고 자신이 이 시체들 사이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솔직히 과제의 주제를 받았을 때 고민을 했다. 왠만하면 싫어하는 장르없이 골고루 듣는 편인데 유독 헤비메탈은 굉장한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굉장히 거부감이 드는 장르였기에 아무리 과제때문이라도 듣고 싶지가 않았지만 거짓으로 과제를 하는 것 보다 솔직히 싫어하는 장르를 들어보자 하고 선택한 앨범이다. 과제를 하는 내내 이 노래를 듣는데 마치 굉장히 축축하고 더러운 감옥속에 갇힌 느낌이었다. 각 노래 별로 미묘한 차이 말고는 다 잔인하고 공격적인 내용이 전부였고 멜로디도 드럼, 일렉기타 등의 악기로 계속 고막을 때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장르가 처음 나왔을 때는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억압적인 느낌이어서 거기서 탈피하고자 생성된 장르인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내가 싫어하는 장르의 앨범을 12곡이나 계속 반복하여 들어봤는데 왜 평소에 내가 이 장르를 안들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지질학과 2012023013 박정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