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기 예물 시계 선택 때문에 고민하는 많으신데 정보를 찾지 못해서 고생하시는 분들 많으시더라고요.
저는 여기 신혼살림 어떻게들 준비하시는지 궁금해서 가입했는데 (제가 집 가구등 꾸미는 것에 관심이 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계를 매우 좋아하고 좋은 시계도 몇몇 가지고 있는 평범한 30대 유부남입니다.
저는 평범한 개인 회원이고 순수하게 정보 공유 차원에서 글을 적습니다. 어디가 마땅한 게시판인지 모르겠고.. 그나마 여기가 좀 편한 곳인 것 같아서 여기 적습니다.
객관적인 정보와 주관적인 견해가 모두 있으니.. 여러분이 걸러서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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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계를 사기 전에 아셔야 할 내용들이 있는데 간단하게만 말씀드리면..
1. 공식매장 vs 병행매장
우선 공식매장과 병행매장이 있습니다. 공식매장은 시계 제조사와 공식적으로 유통 계약을 맺고 공식적으로 시계를 납품받아서 판매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제조사에 납품받을 때 실제로 팔리는 양보다 많이 납품받기 때문에 일부 물량을 공식적인 유통 권리가 없는 매장 (병행) 에 이윤을 조금 붙여서 판매합니다. 그런데 이 때 일반적으로 워런티 카드를 빼고 물건을 넘깁니다. 그래서 보증기간 (제조사에 따라 1~5년로 다양) 내에 무상수리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고, 혹은 서비스 비용을 제공하더라도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2. 쿼츠 vs 기계식
시계가 작동하려면.. 뭔가 동력원이 필요하죠. 그냥 저절로 막 움직이는 않을 거 아녜요? 이 동력원이 뭐냐에 따라서 쿼츠와 기계식으로 나뉩니다. 쿼츠는 일종의 전자식으로 생각하시면 되고, 기계식은 모든 걸 다 기계적으로 해결한다고 보시면 되요. 쿼츠는 일본의 세이코에서 개발한 기술로 이것 때문에 저렴하고 정확한 시계가 시장에 대량으로 풀리면서 1970년대인가.. '쿼츠 크라이시스'라고 해서 스위스 시계 회사들이 대대적으로 도산하고 시장에서 밀려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 거대 자본들이 망한 (기계식 시계 전문적으로 만드는) 브랜드들을 고급화 (마케딩의 결과죠 일종의)하면서 부활시킵니다. 기계식 시계가 전자식에 비해서 정확도가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요즘 기술이 좋아져서 잘 손질되서 나온 시계들은 보통 일 오차가 몇 초 (1~3초) 밖에 나지 않습니다.
3. 범용 무브먼트 vs 자사 무브먼트
쿼츠든 기계식이든 이 무브먼트들을 누군가는 만들어야죠. 그런데 이걸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서 범용이니 자사니 하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우선 ETA나 Sellita같은 무브먼트만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들이 있는데 여기서 만드는 무브먼트들은 오랜 시간 (수십년)동안 안정성과 상업성을 검증받은 것들로 실제로 사용하기에 정말 좋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보다 더 좋은 성능의 무브먼트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오래되었기에 특허기간도 끝난 경우가 많고요. 어쨌든.. 그런데 ETA는 스와치 그룹이라는 거대 자본에 속한 회사로.. 그룹이 정책적으로 스와치 그룹 밖의 회사들에는 조만간 납품을 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ETA 대신에 Sellita라는 회사에서 만드는 무브먼트를 납품받기 시작하거나 혹은 이른 미래에 받기로 결정합니다. 그런데 몇몇 회사들은 회사 자체적으로 무브먼트를 만들어서 외부 무브먼트 제조사의 구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태그호이어와 브라이틀링이 대표적인 예구요. 하지만, 이런 무브먼트들이 정확하고 안정성이 뛰어난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기술은.. 오랜 시간 써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거거든요. 하지만, 마케팅을 위해서 '자사 무브먼트'를 쓴 건 좋은 시계라는 환상을 고객들에게 심어주고 가격을 올려 받습니다. 그래서 '자사 무브먼트' 어쩌고 하면서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상술에 꼭 장단을 맞춰줄 필요는 없습니다.
4. 공식 서비스 vs 일반 장인 서비스
쿼츠 시계는 고장나면 보통 무브먼트를 통째로 들어내고 새것으로 갈아 끼워넣습니다. 고치기 쉽지 않아요. 그런데 기계식은 수리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처럼 중간중간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이걸 '오버홀'이라고 하는데.. 보통 3~7년에 한 번씩 해줘야 합니다. 시계 차다가 갑자기 시계가 너무 늦게 가거나 시간이 잘 안 맞거나 그러면 때가 된 거죠. 그런데 이 때 단순히 오일을 갈아주고 청소해주는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종종 몇몇 부품을 교체해줘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범용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들은 일반 장인들이 노련한 솜씨로 쉽고 저렴하게 고쳐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자사 무브먼트들은 이런 장인들이 고치기 어렵습니다. 기계적인 디자인이 복잡해서라기 보다는.. 회사에서 이런 일반 장인들에게는 교체 부품을 납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품 하나만 갈아 끼우면 될 것도 일반 장인은 고치지 못하고.. 공식 서비스 센터로 가야죠. 그런데 여기서 시계를 어디서 샀냐가 문제가 됩니다. 왜냐면 어디서 어떻게 샀느냐에 따라서 '워런티 카드'를 받을 수도 없을 수도 있거든요. 이 워런티 카드는 사실 별건 아니고 그냥 회사에 기계를 잘못 만들어서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 보증기간 중에 그냥 공짜로 고쳐주겠다는 보증섭니다. 이 보증기간이 지나면 보증서가 있어도 회사에서 요구하는 돈을 다 주고 서비스 받아야 해요. 그런데 몇몇 회사들은 보증서가 없으면 서비스 비용을 내도 서비스를 해주지 않겠다고 거부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몇몇 회사는 처음 구입 영수증을 함께 요구하기도 하니 염두에 두시고요.
5. 시계 가격 vs 유지비
시계를 사실 때 단순히 시계의 가격 뿐만 아니라 유지비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범용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들은 보통 일반 장인들에게 서비스 받을 수 있고.. 서비스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크게 힘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비싼 시계들은 보통 공식 센터에서 서비스를 받으셔야 하는데.. 이 때 가격이 비쌉니다. 예를 들어서 2천만원짜리 이상의 시계를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살 경우, 수년에 한 번 씩 오버홀 비용으로 수백 만원을 내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예물이니까! 하고 정말 비싼 시계를 샀다가 이 유지비를 감당하기 부담스러워서 파는 경우도 생깁니다. 사실 그런 의미에서 일반인들이 무리해서 사는 비싼 브랜드들이 결국 롤렉스/오메가/태그호이어 선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세 개 모두 좋은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그 위에도 부자들이 찾을 만한 브랜드들이 많고 그런 브랜드의 제품들은 이래저래 유지비가 많이 든다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이걸 미리 고려하셔서 시계를 고르시는 게 좋습니다.
6. 리테일 가격, 시계 가격 할인
리테일 가격 혹은 소비자 '권장' 가격. 원래 매장에서 소비자 권장 가격보다 싸게 팔 수 있습니다. 무조건 싸게 팔지는 못하고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가이드 라인을 따르긴 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 매장에서 돈을 더 벌기 위해서 할인을 안 해주는 것 뿐입니다. 저는 외국에 사는데 롤렉스 보통 10%, 오메가는 20%, 태그호이어는 보통 25% 할인 받고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고 한국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물론 인터넷 매장이나 병행 상점, 명세점에서 구입해서 할인을 받는 방법을 택하실 수 있습니다만, 외국에서 사는 것과 비교하자면 그 구입경로나 할인율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한국에서 살면서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도 할인을 못 받으시더라도 이 사실은 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러니 매장 가시면 당당하게 행동하시고 "비싼 브랜드구나~ 우와~" 하시면서 시계 보시고 사실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이 구경하고 시계 이것저것 손목에 올려보고 이것저것 비교하는.. 그러는 게 모두 시계 가격에 포함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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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정도가.. 대략적인 상식입니다.
인터넷 다니다가 좋은 글이 있어서 몇 개 소개합니다.
1. 중저가 (50만원~200만원) 시계 추천
http://m.hotge.co.kr/b/v/ilbe/77644/4
2. 중, 고가 (200만원~700만원) 시계 추천
이상하게 링크를 못 찾겠네요. 위의 글에 걸려있는 링크도 제대로 안 되고.. 나중에 제대로 찾으면 업데이트하겠습니다.
3. 고가 (700만원~2000만원) 시계 추천
http://ilbeinformation.tistory.com/24
한 사람이 쓴 것 같은데.. 말투는 좀 그렇지만.. 시계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 쓴 것 같고, 실제로 이 사람이 소개하는 시계들은 모두 베스트/스테디 셀러들입니다.
저 시계들에서 예물 시계를 찾기 시작하시면 되고.. 실제로는 마음에 드는 시계는 좀 더 찾아보셔야 합니다. 시계는 개인 취향에 민감한 악세서리라서.. 일반적으로 인기 많은 것과.. 개인이 좋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시계는 사용할 당사자를 데리고 가서 마음에 드는 걸 고르게 하세요. 대충 예산을 머리 속에 생각을 하시고.. 추천 리스트에서 가능한 브랜드나 모델 정도를 대충 염두에 두시고요. 그 정도 선에서 매장들을 다니면서 손목에 올려보세요.
그리고 예물 시계는 보통 평생 차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회사를 다닐 때나 그럴 때 많이 입는 옷을 입고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왜냐면 맨손목에 올려서 그냥 예쁜 것과 특정 옷을 입고 손목에 올렸을 때 예쁜 건 또 별개거든요. 그래서 시계 좋아하는 사람들은 시계를 스타일 별로 여러 개를 가지고 있는 거구요. 저도 정말 무난하게 두루두루 어울리는 시계가 있고요. 그 외에 청바지나 면티 입을 때 차는 시계, 좀 분위기 맞춰서 차려 입어야 하는 상황에서 착용할 시계도 하나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건.. 시계 시장에서 돈 백 만원이 우습긴 합니다만 (다 자본주의 마케팅의 결과입니다), 개인에게 있어서 백 만원은 큰 돈이고요. 백 만원 짜리 시계를 예물로 사는 것은 적은 돈을 쓰는 것도, 남들이 하는 예물 시계와 비교해서 민망하거나 창피할 것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백 만원 근처의 예산으로도 좋은 시계 옵션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걸로 사셔서 평생 잘 쓰시면 됩니다. 잘만 관리하시고 고쳐서 쓰시면 자녀분들께는 물려주지 못하셔도 본인들은 평생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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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어떤 이유에서든 다른 분들 기분 상하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결혼 준비하는 분들께 조금이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급하게 쓰는 거라 오타가 많더라도 이해해주시구요.
첫댓글 오~~ 좋은정보네요 감사해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