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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쭉빵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익명회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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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가 어렸을때 미국에 입양되어서 살았는데 너네가 살던 동네가 그 주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부촌이었음. 연예인은 물론 유명인사까지, 모두가 이웃이었고 그들만의 세상이었음. 너네 양아버지와 양어머니는 보여주기식 입양을 한 너네에게 애정이 없었고, 양부모에게 학대 받던 너네는 인생이 덧없고 그저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 밖에 없었음. 그러다 모두가 살고싶어히는 그 동네에서 사는 너네는 이렇게 멋지게 지어진 부촌의 바로 뒤편의 슬럼가에선 배가 고파 굶어 죽고, 총에 맞아 죽고, 약에 취해 죽고, 강간 당해 죽고있다는 사실을 알게됐음. 여느때와같이 바이올린 과외를 듣고 발레수업을 들으러가는데 그날 발레 수업이 취소 됐고 너네 기사 아저씨도 맨날 똑같은 계획에 지쳐사는 너네가 안쓰러웠는지 사모님께 말씀 안드릴테니 동네 구경하며 놀라고 자유시간을 줬음.
1시간 30분뒤에 스페인어 과외가 있으니 한시간 후 꼭 돌아오라는 당부를 받고 신나서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다가 웅장하고 멋진 저택들의 뒤편 높게 쌓인 담을 따라 걷고있었음. 바람도 느끼고 정말 오랜만의 자유라 눈감고 천천히 걸어가고있는데 너네 몸 크기만한 작은 개구멍을 발견함. 순간적으로 하면 안된다는걸 강하게 느꼈지만 호기심이 생겨 그 개구멍을 조심스레 넘어가봄.
온몸에 흙이 잔뜩 뭍었고 옷을 탈탈 털며 고개를 딱 드니 진짜 태어나서 처음보는 광경이 보였음. 늘 밝고 평화로우며 화창하던 부촌과 달리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어둠고 칙칙한 동네가 보였음. 아이들의 눈엔 힘이 없었고, 깨진 간판들과 길거리엔 매춘부들이 비틀거리며 성동냥을 하고있었음.
이때 슬럼가 갱들 눈에 너네가 띄었고,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게 뽀얀 피부와 고운 머릿결로 잔뜩 경직되어 서 있는 너네한테 점점 다가와서 위협했음. 너네를 둥글게 둘러싸고 온갖 성희롱으로 겁주며 너네를 강제로 끌고 가려고하는데 저항해도 힘이 딸려서 속수무책이었음. 그때 어떤 남자애가 달려와서는 양아치들을 발로차고 돌 던지며 너네를 구해줬음. 걘 혼자라 양아치들이 정신없을때 너네 손을 잡고 미친듯이 달려 웬 쓰레기장같은 집으로 도망쳐 숨었음. 그게 바로 너네 첫 사랑과의 첫 만남이었음.
진짜 집에선 코가 썩어 들어갈것같은 냄새가 나고 앉으라고 내어준 의자는 태어나서 본적도 없는 촌스러운 모양에, 마시라며 건내준 머그컵의 따듯한 우유는 마시면 배탈나 죽을것같이 생겼었음.. 앉지도 마시지도 못한채 어정쩡하게 서있는 너네한테 너 부촌에서 온애지? 하며 미쳤다고 여길오냐며 강간당해서 죽기싫으면 다시는 여기 오지도말고 발도 들이지말라며, 뒤 봐줄테니까 샛길따라 다시 벽아래 개구멍으로가 집으로 꺼지라고 존나 까칠하고 싸가지없게 말했음.
"약도 없고 밴드도 없으니 물로만 닦아야겠다." 라며 가장 깨끗한 면티를 꺼내 물로 적시는 그애 뒷모습을 보는데 정말 이상한 감정이 들었음. 늘 똑같은 악보를 보며 수천번을 연주하던 바이올린 선이 하나 틱- 하고 끊어져 순식간에 새로운 음을 낸듯한. 어,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새롭고 재밌는..
" 이거 더러워보여도 내가 가진 옷중 제일 깨끗한거야." 라며 아직도 가만히 서있는 나에게 다가와 내 다리와 팔을 닦아주는데, 정말 뱃속에서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 처럼 간지럽고 뭐라도 붙잡지 않으면 몸이 공중으로 둥둥 떠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음. 두눈을 꾹 감고 있다가 그냥 그대로 뛰쳐나가 미친듯이 뛰며 개구멍을 찾아 다시 밝고 화사한 부촌으로 탁! 넘어와 숨을 고르는데, 길건너 기사 아저씨가 계신 차가 보였고, 정말 순간 꿈을 꾼건가? 싶었음.
여긴 이렇게 평화로운데.......
허겁지겁 차로 달려와 그냥 걷다 넘어졌다며 놀란 기사 아저씨에게 거짓말을 하곤 집으로 돌아와 멍하니 스페인어 수업을 듣고 씻고 잠이 드려는데 계속해서 그 애가 생각났음. 그리고 점점 궁금해졌고, 무서웠지만 슬럼가에 호기심도 생겼음.. 이름도 모르고, 평생 마주칠일 없는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너네와 그 애였지만, 자꾸만 더 알아보고싶고 자꾸만 보고싶었음.
다음 날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발레수업을 마친 너네는 오늘은 걸어서 집에 가겠다며 기사 아저씨께 통보하곤 머리를 풀러 최대한 헝크러트리고 다시 그 개구멍을 통해 슬럼가로 넘어갔음. 몰래 몰래 샛길을 따라 기억을 더듬어 그애 집으로 보이는 곳에 도착해 문을 두드렸고, 미리 준비해놓은 하얀 고급 면 티 한 장과 우유 한 병을 들고 서 있었는데 한 참 뒤에 문이 열리더니 얼굴이 피죽이 되어서는 벽에 힘겹게 기댄 그애가 보였음. 너네를 보자마자 어처구니가 없다는듯이 웃고 "너 진짜 죽고싶구나." " 이제 너 못구해줘 내 얼굴 보이지? 나 아무것도 못하니까 이젠 너 알아서 해." 라며 그냥 그대로 침대에 누웠음.
너넨 그애 얼굴을 보고 너무 놀라서 아무것도 못하다 겨우 집에 들어와 탁자위에 면티가 담긴 상자와 우유 한 병을 올려두고 고맙다고 말했음. 걘 들은척도 안하고 그냥 죽은듯이 누워있었음. 나름 용기내서 온건데 철저하게 무시당하니까 좀 머쓱해진 너네는 그대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음. 그 순간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고 문을 열려는지 열쇠를 찾는 소리가 들렸음. " 아이씨...."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그 애가 너네를 침대 밑에 숨겼고 그 순간 어떤 남자가 집에 들어왔음.
탁자위의 상자와 우유에 대해서 캐묻던 그 남자는 지독한 술냄새가 났고 한시간 가량을 주정부리며 그 애에게 술값이 없으니 돈을 내놓으라며 협박했음. 온 집안을 뒤지며 진상을 부리던 그 남자를 겨우겨우 다시 내보내고나서야 너네도 냄새나는 침대 밑을 빠져나올 수 있었음. 한 참을 서로 말없이 있다가 그 애가 먼저 배고프지않냐고 물었고, 좀 찜찜했지만 생각보다 맛있는 점심을 먹은뒤 허겁지겁 다시 집으로 돌아왔음.
그 이후로도 계속 찾아가 그 애와 대화하고 요리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음. 그 애 앞에서 바이올린 연주도 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불 빨래도 하고, 옥상에서 종이 비행기도 날리고. 위험한 것도 여러개 배웠음. 총 쏘는 법, 총알 장전하는 법, 칼 잡는 법 등등.. 그리고 그 애가 너네 집으로 찾아오기도 했음. 테라스까지 몰래 올라와 너네 방 창문을 두드리기도 하고 밤새 대화하고 웃고 떠들고 장난치며 점점 친해졌고 서로를 좋아했음.
그러던 어느 날, 양어머니는 해외 행사에 참여하고, 너네 집에는 사교 파티가 있던 날이었음. 동네 사람들과 유명인들, 대기업 거물들이 초대된 파티는 새벽이 되어서야 끝났고 시끄럽고 지긋지긋한 파티가 지루했던 너네는 방안에서 그냥 책을 읽고있었음. 그때 술취한 양아버지가 비틀거리며 너네 방으로 들어와 너네를 강간하려고 했음. 술에 취한 성인 남자의 힘이란 정말 막을 수 가 없었음. 스탠드로 겨우 머리를 내리치고 주춤거리는 동안 방문을 열고 비명을 지르며 계단으로 도망쳤음. 1층으로 내려가 안방 서랍에서 총을 꺼내고 안방 침대 밑에 숨죽이고 숨어있는데.
그 순간 너네 발을 잡아 당긴 양아버지가 너네 위에 올라타 목을 졸랐음. 얼굴에 핏발이 서고 눈알이 빠져나갈 것 같았음. 겨우 정신차리고 죽을 힘을 다해 총으로 양아버지를 쐈음. 탕! 하는 소리와 양아버지가 앞으로 고꾸라졌고 너무 숨이 차 내 위로 고꾸라진 양아버지의 몸을 밀치지도 못한채 켁켁 거릴 수 밖에 없었음.
정신차리고 보니 너네 몸과 손, 안방 바닥은 피가 흥건했고 양아버지는 눈도 감지 못한채 죽어있었음.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겁이나고 손이 덜덜 떨렸음.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정신없고 시끄럽던 거대한 집이 고요했음. 그때 툭- 하는 소리가 들렸고 고개를 돌려 보니, 그 애가 너네가 두고간 바이올린 가방을 바닥에 떨군채 안방 문 앞에 서있었음.
그 애는 거침없이 걸어 들어와 너네 손에 들린 총을 빼앗았음. 그리곤 화장실로 끌고가 손을 씻기고 거칠게 너네 옷을 벗겼음. 자신의 셔츠를 벗어 입혀주고 공포에 덜덜 떠는 너네 얼굴을 붙잡고 말했음. " 잘들어." " 정신차리고 내말 똑바로 들어! 넌 오늘 밤 애니 집에 있었던거야, 오늘 있었던 일은 넌 모르는 일이야. 알아들어?" 너네는 그냥 울음밖에 안나왔음. 뭐라고 말이라도 하고 싶지만 내 손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공포감에 몸이 덜덜 떨렸음. " 나 무서워.." " 지금 당장 애니집으로 가.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서는 아무렇지 않은척 연기해야해. 할 수 있지?" "그러면 너는.. 너는 어떡할건데.." 너네가 계속 울면서 말했음. " 너가 신경 쓸거없어." " 그게 무슨 말이야?"
그때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음. 순식간에 다시 심장이 빨리 뛰었고 온몸이 주체가 안될정도로 떨려왔음. 그 애는 침착하게 화장실 창문을 열었고, 너네 얼굴을 부드럽게 감쌌음. " ... 내가 커서 하는게 이런 짓 말고 뭐가 있겠냐 " " 미리 한 셈 치지 뭐" 그 애는 웃으며 말했음. " 들키면 안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너네에게 키스했고. 그 순간 집 문을 거칠고 소란스럽게 들어온 경찰 소리가 들렸음. 그 애는 화장실 문을 잠군채 창문으로 너네를 내보냈고 화장실 창문에서 뛰어내리기 전 잠시 뒤돌아보았을때, 그 애는 거울을 보고 울듯 말듯한 표정을 지은채 가만히 서있었음.
너네는 온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된 채 애니 집으로 내 달렸고, 경찰에게 연행되는 그 애의 모습을 창문으로 지켜보며 펑펑 울었음. 경찰에게 연행되는 그 순간마저도 절대 너네 쪽으로 눈길 한 번 안돌리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너네는 그 애를 볼 수 없었음. 그때 그 애와 너네의 나이는 15살이었음.
정신없이 지나간 경찰 조사와 여러 진술 속에서 너네는 나날이 지쳐갔고, 그 애는 35년 형을 선고 받았다고 했음. 양아버지가 죽은 뒤 양어머니는 너네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버렸고. 너넨 매일 밤마다 너네 얼굴을 감싸고 키스했던 눈물 가득한 15살의 푸른눈을 잊지 못했음. 교도소에 수감된 후 1년간은 꾸준히 편지도 보냈지만 그 애에게서 답장이 더 이상 오지 않았고, 면회는 거절됐음. 그 후로는 5년 뒤 다른 주 교도소로 이송 됐다는 소식을 들은채 모든 연락이 끊겼음.
그 날로부터 10년 뒤. 너넨 25살이 되었고, 지루해하던 음악은 접고 의대에 진학해 정신과 의사가 되었음. 솔직히 정말 이기적인 일이지만. 대학에 진학한 후에 남자친구도 여러번 사귀었었고 양어머니가 넉넉하게 챙겨주는 돈으로 정말 어렸을적 그 풍족함 그대로 치유받고 정신과 치료 받으며 너넨 시간이 약이라는게 무엇인지 몸소 느껴가며 잘살아왔었음. 어느 순간 그 일은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 있었고 솔직하게 말해서 이젠 그때의 그 감정이 잘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의 시간이 흘렀음.
너넨 의대를 졸업하고 교수님의 추천으로 근처 교도소에서 정신과.심리 치료 카운셀링 제안을 받게됐는데, 그 생각치도 못했던 곳에서 그 애를 다시 만났음. 그 눈을 다시 마주본 순간 정말 시간이 멈춘듯한 기분이 들었음. 이름, 나이, 출생지, 죄명 모두 그 애가 맞았음.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된 거임. 10년만에.
그리고 여기서 그 애의 탈옥계획을 알게 됐음. 그리고 그 애가 부탁했음. 탈옥을 도와달라고.
너네의 역할은 정신과병동의 문을 잠그지않은채 치료를 진행하는 것 이었는데, 보안이 무너지게되면 죄수들이 통제가 되질 않아 너네가 성범죄를 당하고 살해당할 수 있음. 치료할땐 다 같은 사람 같고, 어느정도 친해진듯 느껴져도 조금만 틈을 보여주면 바로 칼로 쑤시는게 죄수들임. 그 애는 자기가 시간내에 도착해서 다치지않게 해주겠다고 하지만 교도소가 괜히 교도소도 아니고 정말 한치의 오차가 없어야만 너네가 살 수 있는 계획인듯했음.
10년전 나 대신 아무런 대가 없이 살인 누명을 쓴채 10년을 묵묵히 보낸 그 애에게 은혜를 갚을 기회다. 어떠한 끔찍한 범죄로 살해당할지라도 목숨걸고 탈옥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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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제와서 선택하라고 하니까.. 너무 고민됨,.. 진짜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 들지만.. 진짜 너무너무 미안하지만.. 이제 대학 졸업해서 나도 이제야 사회에 나왔는데.. 5년을 공부해서 겨우 의사가 됐는데.. 물론.. 그때 그 애가 뒤집어 쓰지 않았다면 내가 지금쯤 교도소에서 썩고 있을테지만.. 그래도.. 진짜 나쁜거 알지만 못 도와줄거같음...
돈도 많고 앞으로 내 미래는 밝은데.. 계획이 변수없이 진행된다면 내가 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고.. 정말 죄책감들고 내가 죽일년이고 썩을년이고 돌팔매 맞아 뒤져야할년이지만.. 그냥 돕지않는다.
과연 진희들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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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쭉빵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익명회원 입니다
첫댓글 돕는다
당연도와야지 2면 괘씸해서 나 죽이러 올듯
당연히 도와줌 안도와주면 내 맘이 안편할듯
1. 내가 대신 깜빵가란것도 아니고 탈옥 도와줄게
도와야지… 근데 미국인데 강간 당할뻔했고 목격자(첫사랑)도 있는데 잘 해결되지 않을까? 보통 미국 부잣집에는 내부에 씨씨티비도 있드만 ㅜ 너무 슬퍼
도와
미친놈아 진작 도와달라하지 왜 십년이나 걸려서 말햇냐고
도와주고 나도 맘편히 산다
도와줘야지.. 첫사랑 아님 강간하려고 해서 그랬다해서 형량 줄여도 아직도 교도소에 내가 있었겠구맘
미친 뭔짓을 해도 돕는다
사람이라면 도와야지 씨앙ㅜㅜ
무조간이지ㅜ 냐용 듣지도않고 도와주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