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21CF036502C2FAA08)
오천 년 젖어내린 정(情)과 한(恨)
흰옷 즐겨 입고 살아온 민족
마흔 여섯에 노래를 시작했다는
자칭 장돌뱅이, 장사익 소리판 꽃구경 갔다가
조심스럽게 담아온 사진 몇 장 올립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0DD636502C2FED15)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지요.
"푸른 댓잎 같은, 누런 대통 같은 장사익의 소리 따라
읽으면 우리네 恨도 이리 맑은 서정인 것을"이라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25A6136502C30043C)
영락없이 깔금히 차려입은 시골 장돌뱅이, 장사익
세(細)모시 흰 두루마기, 주름진 마른 얼굴, 꺼칠한 흰수염
소리꾼 장사익은 중간 인사말에서 서정춘 시인의 시
<30년 전>을 읽어 우리를 위로해 주고
"여행"을 노래하더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155B36502C304010)
30년 전 - 1959년 겨울 <서정춘>
어리고 배고픈 자식이 고향을 떴다
- 아가, 애비 말 잊지 마라
가서 배불리 먹고 사는 곳
그곳이 고향이란다.
* '30년 전'은 고향을 떠나 캐나다에 살고 있는 우리들 모두가 품고 있는
빛바랜 한 장의 흑백사진이 아닐런지요? 가슴이 뭉클하더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2B7236502C307A01)
여 행
서정춘 詩 장사익 엮음
여기서부터 - --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 많이 생각하고 읽어야하는 시를 노래로 엮어 이렇게 가슴 저미게 할 수 있을까.
생애를 여행으로 인식한 시인에게 백년에 한 번 핀다는 대꽃은 우리네 삶의 완성(죽음).
칸칸이 어두운 대나무 마디, 그것은 푸른 기차. 밤기차다. 밤기차를 타는 사람들,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있을까? 우리도 그 푸른 밤기차에 몸을 싣고 대꽃 피는 마을로 가고 있을까?
소리꾼 장사익은 재치있게 '대전 블루스"를 함께 따라 부르게 하여 대꽃 피는 마을 가는
어두운 푸른 기차에서 내려 대전발 영시 오십분 목폭행 완행열차로 갈아태워 주더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43B36502C309512)
이게 아닌데
김용택 시 장사익 엮음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런는 동안 봄이 가며 /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112AF36502C30DB13)
꽃구경
김형영 시 장사익 엮음
어머니 꽃구경 가요 /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꽃구경 봄구경 /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웅큼씩 한 웅큼씩 /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 하나요 / 솔잎은 뿌려서 뭐 하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 길 잃고 헤멜까 걱정이구나
![](https://t1.daumcdn.net/cfile/cafe/124E5334502C31141A)
국밥집에서
최산 詩 장사익 엮음
노래를 부른다 / 허리가 굽은 그가
탁자를 타닥 치며
'이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희망가를 부른다.
이마에 깊은 주름은 / 세상을 덮고
눈길 머무는 나를 본다 / 그렇다
저 노인은 / 가는 길을 안다.
끝내 흙으로 / 돌아가는
그 길을 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DE234502C316A27)
아버지
허형만 詩 장사익 엮음
산설고 물설고 / 낯도 선 땅에
아버지 모셔드리고 / 떠나온 날 밤
얘야! 문 열어라! / 잠결에 후다닥 뛰쳐나가
잠긴 문 열어 제치니 / 찬바람 온 몸을 때려
뜬눈으로 날을 샌 후 / 얘야! 문 열어라!
아버지 목소리 들릴 때마다 / 세상의 문을 열게 되었고~
아버지 목소리 들릴 때마다 / 세상의 문을 열게 되었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73DB234502C319D27)
귀천(歸天)
천상병 시 장사익 엮음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 소풍 끝내는 날,
가서 /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D7634502C31BA2A)
찔레꽃
장사익 시 / 장사익 엮음
하얀꽃 찔레꽃 /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 밤새워 울었지
아!
찔레꽃처럼 울었지 / 찔레꽃처럼 노래했지
찔레꽃처럼 춤 췄지 / 찔레꽃처럼 사랑했지
찔레꽃처럼 살았지 / 당신은 찔레꽃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87934502C31E120)
하늘 가는 길 <장사익 엮음> , 봄날은 간다<박시춘 작곡 / 손로원 작사>, 봄비 <신중현 작곡 작사>
![](https://t1.daumcdn.net/cfile/cafe/1942F434502C322224)
눈동자<김희갑 작곡 / 지웅 작사> , 님은 먼 곳에 <신중현 작곡 / 유호 작사>,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이장희 작곡 작사>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DD334502C324329)
아리랑 <안기영 곡 / 장사익 엮음>
첫댓글 님의 사진들을 통해 고향을 그려주는 음악 소리를 볼수 있는 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감동을 공유할 기회를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저도 갑자기 수염을 기르고 싶어집니다
한국에서 장사익님의 노래와토크쇼를 겸한 공연을 본적이 있습니다..
넋이 나간 것 처럼 심취하여 관람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제 한인회관에서 몇곡들었는데 영혼을 울리는 소리꾼이더라구요
사진 참 잡어셨네요 수고했어요 노래도 몇곡 더했으면 아쉽네요 감사 즐감
멋진 소리가 잇는 사진, 잘 보았습니다. 역시 왕별님 다우십니다. 그 별을 보는 우리를 부럽게 하시니....
장사익님 노래가 넘 좋아서 가고 싶었는데 못가서 아쉬움이 많았답니다.
멋진 사진들 즐감했습니다.
흑백스틸컷 너무 좋아 담아가고싶습니다---
다만 한곡정도의 동영상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