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수들과 선수 출신 탁구인들 중 제가 가장 애정하는 이진권선수의 레슨 영상들을 유튜브에서 보고 있습니다.
연휴 동안 각 강의 영상 별로 열 번 씩도 넘게 돌려보고 있는 듯.ㅎㅎ
더 있나 찾다 보니 예전에 어디서 원포인트 가르침 하는 영상들도 몇 개 더 있었군요.
이진권선수(이제는 티티존 이대표님이시죠.^^)의 강의 영상들을 보면서 그동안 좀 답답하고 아리송했던 많은 부분들이 한 번에 싹~ 환히 밝아진 기분입니다.
너무 좋네요.
워낙 좋아하던 선수라 더 그렇겠지만 영상 속 한 마디 한 마디가 주옥같이 다가옵니다.
잘 되던 날 왜 잘 됐었는지, 안 되던 날은 왜, 무엇이 안 됐던 건지 이제야 깨달아지네요.
특히나 생체인들의 눈높이와 실력, 형편에 맞춰 우선이 되는 포인트부터 짚어주는 사고방식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긴 세월 탁구치면서 더 이상 레슨은 받지 않고 즐탁만 하고 있는 이유가 사실 선수들의 눈높이에서 가르치는 코치들만 봐와서였는데요..
이 몸뚱이에 이 나이에 풋웍이나 중심 이동, 잔발 뛰기 같은 걸 솔직히 잘 해낼 수가 없잖아요.ㅎㅎ
열심히 레슨 받으면서 마롱처럼 판젠동처럼 멋진 폼과 빠른 발로 흡사 선수처럼 치는 동호인 젊은이들이, 그들의 체력과 열정이 부러운 적도 있었지만 그런 친구들과 게임해보고 또 막상 게임에서는 제가 이기고 그러면서 드는 생각, '이 친구들이 보기에는 선수 같이 해도 실제로는 여전히 구력 짧은 아마추어일 뿐이구나' 하는..^^
밖으로 보이는 폼만 흉내내서는 그 안에 숨어있는 기본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지 않지요.
더구나 딱 아는 만큼만 보이는 것이 진리니까요.
최고 선수들의 겉모습만 흉내내는 젊은이들보다는 공을 잘 알고 슬슬 다루어 요리하는 사파 어르신들이 훨씬 더 무섭다는 건 대개 다들 겪어보셨을 듯.
나이 들어 아마추어로 배우고 즐기는 탁구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우선되어야 하는 요소들이 선수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이진권선수는 영상 속 강의 내내 '재미'와 '실속'을 강조합니다.
'멋있게 쳐도 안 들어가면 재미없잖아요, 자세 무리하게 낮추지 않고 일단 편하게 서서 쳐도 우선은 공이 들어가야죠, 의식적으로 몸을 돌리고 손목을 많이 쓰고 괜히 힘 빼고 그러면 공이 당장 잘 안 들어가요, 힘을 꽉 줘야 공에 파워든 회전이든 그만큼 들어가죠, 힘 줄 줄을 알아야 나중에 뺄 줄 알게 돼요'.. 같은 이야기들.
유남규감독이나 유승민위원이 늘 하는 말과도 비슷하죠, '동호인분들은 너무 폼 생각하고 몸 쓰려고 하는데 그냥 팔로만 쉽걱 치면 몸은 따라옵니다'.. 하던.
며칠 동안 푹 빠져 강의 영상들을 탐닉하면서 영상들에 달린 댓글들도 다 훑어봤습니다.
참.. 역시 세상엔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어요.ㅎㅎ
'저건 아니지' 부터 시작해서 '사기 같다'는 사람도 봤고ㅋ, '더 유명한 사람 데려오라'는 댓글도 있었고(이진권선수를 모르는 듯^^), '다른 선수출신 코치들하고 얘기하는 게 너무 다른 걸 보면 자기만 가능한 걸 저렇게 아무나 다 된다고 떠드는 거다'..라는 얘기도 있네요.
이진권선수 강의 영상 댓글 중 눈에 띄는 댓글 하나는 선수 출신 후배인 듯한 분의 댓글이었는데 '저도 좀 다르게 배웠지만 이진권선수가 맞다면 맞는 겁니다.'였습니다.
공감.^^
아는 만큼 보이는 거죠.
아는 만큼 들리고.
수준 만큼 공감합니다.
김기택관장님이 클럽 회원들하고 재미로 게임해주는 영상의 댓글에도 '저 남자분(김기택관장님ㅋ)은 그래도 좀 치는 것 같은데 지역 몇 부 쯤은 될 듯'이라는 댓글을 본 적도 있으니까요.ㅎㅎ
그 댓글 아래에는 당연히 '저 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예요'라는 글들이 줄줄이 달렸지만요.
탁신이라 불리는 윤모선생님이 여성동호인들 공 받아주시는 모습을 보던 초보 한 분이 '나도 저만큼은 쳐요'하던 일도 현장에서 목격한 적 있었습니다.ㅋㅋ
그 탁신님의 외모와 폼, 느릿하고 쉬워 보이는 구질만 보면 그저 흔히 보이는 동네 탁구장 어르신으로 보였을 수도..^^
그 초보분은 관장님한테 바로 구박을 한 바가지 받았지요.ㅋ
이진권선수 강좌를 진행한 분도 선수 출신 코치이며 유명한 유튜버인데 30년 탁구치면서 자신도 썩 분명치 않았던 내용들이 확실히 정리가 되었고 이렇게 공감되는 엑기스 강의는 처음이라며 기뻐했는데요,
댓글로 이진권선수의 말에 토를 달며 반박하는 사람들은 이진권선수보다 탁구를 잘 치는 사람들이고 더 잘 아는 사람들일까요.ㅎㅎ
자기들이 생각하던 것과는 다르게, 그리고 그동안 자기들이 레슨받은 코치의 가르침과는 전혀 다르게 접근하니 그저 바로 거부감이 생기는 거였겠지요.
그 코치가 이진권선수보다 더 훌륭한 선수였는지는 모르겠지만..ㅎ
그런 사고방식의 사람들은 다름과 틀림이 헷갈리고 새로움은 무조건 거북한 성격들일 테니..
그들은 아마 조수미 성악 강좌에도 '당신이 타고난 목소리가 좋아서 노래는 좀 하는지 모르겠만 발성 테크닉은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라고 댓글 달 겁니다.ㅋ
아마추어는 아마추어답게 즐거운 탁구를 쳐야 건강히 오래오래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진권선수도 생체인들을 위한 강의라고 밝히면서 엘리트들은 기술 습득과 단련에 충분한 시간이 있기에 다르게 접근하고 가르친다고도 말합니다.
아무튼..
강의 영상 너무 좋아서 끄적거려봤구요,
즐겁게 건강하게 수준에 맞게 재밌는 운동을 하자는 얘기입니다.^^
이진권선수의 자유롭고 여유로운 탁구 스타일과
강의에서도 확연히 나타나는 딱 그런 사고방식이
너무 좋은 공룡
첫댓글 무엇보다 크나 큰 영감을 주는 이진권 선수! 윤홍균 선수가 그분에 대해 왜 그리 평했었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네, 평하는 사람의 수준이 높을 수록 정말 높게 평가하는 선수가 이진권선수죠.^^
한국의 발트너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정말 많이 힘을 준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힘쓰는 결과로 그렇게 부드럽고 유연한 탁구가 만들어지는 거라는 말이 참 멋있었습니다.
영상 너무 좋더라구요~
너무 좋죠.^^
이진권 선수의 영상을 보고 그대로 따라해봤거든요.단순해 보이나 강력하고 부드러워 보이나 날카로웁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무슨 동작이나 원리가 그렇듯 초보자나 하위부수에서는 그 동작마저도 힘이 들어가 버거워 하였습니다.
초보에겐 사실 모든 개념들이 다 어려울 수 있겠죠.
하지만 중심이동이나 손목 사용 등의 이야기들보다는 훨씬 쉽게 이해되리라 봅니다.^^
이진권 선수의 플레이를 좋아하지만, 막상 그대로 해보니, 되긴 되는데,,손목을 많이 쓰는 습관을 가진 저에겐 어색하고 어렵더라고요
요즘 백핸드 탑스핀의 회전량이나 파워, 정확도가 많이 떨어져서 왜 그럴까 하고 있다가 이 영상을 보니 언제부턴가 저도 모르는 사이 손목 위주의 편한 스윙을 하고 있었더라구요.
게을러졌었다고 할까요.ㅎ
영상 본 후 어깨 중심의 느낌으로 바꾸고 모든 면에서 급 향상됨을 느껴 만족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백핸드 한참 잘 되던 때의 감각이 다시 오네요.
@공룡 민볼 백드라이브 연습할 때부터 손목을 전혀 안쓰긴 어렵겠지만 안쓴다 생각하고 해야될까요
@빌려줄께 영상의 요지는 손목을 쓰지 말라가 아니고 어깨 팔꿈치 손목의 순으로 파워가 나오니까 큰 파워부터 생각해라인 것 같습니다.^^
손목의 사용도 분명히 언급하고 있죠.
충분히 꺾어 내렸다가 잘 쓰는 걸로.
위로 쓰면 떨어지는 각이니 아래에서 시작해 올라가는 각으로 쓰라는.
저도 그 영상을 보고 댓글을 달았던 1인으러써 생체에 맞는 지도법 감사합니다 라는 요지의 댓글 단적 있는데요.
백핸드가 어려워 하는 사람들 위해 스트레스 받지말라는 뜻에서 이렇게 쉽게 시작해도 된다는 레슨이었습니다.
아무렴 임종훈 선수에게.그렇게 하라고 했을까요. ^^
그러게요.ㅎㅎ
맞습니다.
댓글들 보면 참.. 이진권선수가 속상하고 화날 만할 댓글들도 참 많더군요.
대체 왜들 그리 삐딱하고 아는 건 많은지..ㅎ
개인적으로도 살짝 아는 사이라서 더 설명이 와닿았고 일부 고정관념들을 깨줬다는 면에서 매우 휼륭한 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국대출신이라는...
어떻게 보면 모든 스포츠의 임팩트에 대한 기본이라고 할수있는 설명이었다고 생각듭니다. 적당히 기본이상할수있는 꿀팁이라고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