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대-조카
정수민
1980년대 초등학교 시절을 가만히 떠올리면 얼마나 세월이 천천히 흐르고 모든 것이 감속한지...
학교가 파한후에는 꼭 어머니 장사하시는 옆에서 학교 숙제를 하곤했다.
여름이면 가게 옆에 돗자리를 깔고 동네 아이들과 깔깔대고 웃으며 그림일기며 독후감 숙제며,,한참 하다 놀다가 또 어머니 보시는 성경을 펼쳐보곤 하였다.
장사를 마칠 시간이 되면 어머니는 수박끈을 만드신다.
겨울에는 시골에서 배우셨던 뜨개질로 나의 스웨터와 목도리 장갑 조끼들을 떠서 입히곤 하셨다.
그런 어머니 셨기에...그 늦은밤 새벽 1시가 넘어 장사를 마치고도 교회로 가서 밤새 기도하시고 물질이 부족해 하나님을 물질로 섬기지 못하는 것이 못내 가슴아파 기도와 오직 나하나 잘키워 하나님 일을 하길 간절히 염원하셨다.
왜 유독 5남매 중에 나를 두고 그런 기도를 쌓으셨는지...기도하고 오시는 시간까지 어머니 펼쳐놓으신 가게앞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기도를 마치고 오신 어머니는 한참 시골 이야기를 하신다.
할머니가 어찌 신앙을 하고 어린시절 하나님께서 어머니께 어떤 은혜를주셨는지...왜 이렇게 가정이 힘들게 사는지...서원을 하고 지키지 않아 그랬다고 하시며 너는 커서 절대로 서원기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몇 번 할머니가 어찌 신앙을 하셨는지 쓴 글이 있기에 생략한다.
그런 어머니 옆에서 주일이면 교회를 가야했다.
질질 코흘리기 배곱이 튀어 나왔던 아이는 어느새 사춘기가 접어들었는지..어린시절 그렇게선교원에서 까불고 뛰어다니고 놀던 모습은 사라지고 교회에 가면 목사님이 어린이 책으로 도배를 해놓은 서재에 가서 얼마나 책을 많이 읽고 오는지...
초등시절 눈팅으로 해놓은 설교집은 감히 내가 읽을수 없는 그런 무거운 이야기가 많은 책이라 그냥 조직신학 뭐 설교집 이런 것들을 눈팅만 하고 열심히 문학서적만 읽고 집에 돌아왔다.
자라면서 목사님 속도 얼마나 썩였는지...
아이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고 그저 책만 읽다 교회서 집으로 오면 꼭 애들이 나하고 얘기는 나누지 못하고 뒷모습만 보고 쓸쓸히 보내야만 했다.
학교에서 전교일등(그당시에만)하는 것을 알기에 함부로 건드리면 얼마나 뼈아프게 애들을 울려 났는지...
맘속에는 항상 고생하는 어머니가 울면서 기도하시는 것을 알기에 어린시절에는 한순간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고 전전긍긍 밤을새며 공부를 하고 성적표가 일렬로 예쁘게 도장이 찍히면 어머니는 장사하시다 말고....한참을 바라보신다.
어른이 거의 되어갈 무렵 고등학교 삼학년때 두 동생이 가정을 풍지박산 만들어 놓았다.
남동생이 학교를 안가고 여동생이 가출을 하고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 집에오면 늙으신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의지하시는지...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가 오는 12시 30분에 맞추어서 장사를 하시다 면목동으로 중랑구 전체를 뒤져 집나간 여동생을 찾으신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일년이 넘도록 동생 그림자도 볼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난 재수를 거쳐 대학생이 되었고...그리고 동생이 집에 들어왔다.
말총머리에 앞이 뾰족한 구두를 신고 나가더니 그런 구두를 신고 아이를 임신하여 600만원을 벌어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태어난 조카가 예린이다.
예린이 아빠는 가평사람으로 우리집에 오더니 낡은 성경을 처음으로 넘겨본다.
그때는 하나님이 집에서 놀게하실 때이다.
얼마나 성경을 자세히 보는지...한장한장 넘겨보던 제부의 모습이 아직도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반 죽여 놓을래다가 우리집에서 제부는 성경을 태어나 처음 보는 것이다.
조카가 태어났다. 여자아이다.
왜 그렇게 조금맣고 많이 우는지...
한참 사회에서 일을 배우다 아이들 전집을 돈도 없으면서 믿음으로 나도 모르게 끊어놓고 그 전집을 집에 들였다.
동생은 살 거처도 없이 좁은 빌라에서 직장이 없는 남편과 전전긍긍 아이 맡겨놓고 카드빚을 써가며 살고 있는데..어린 조카가 세 살이 되더니 이모가 사준 전집을 보기 시작한다.
너무 신기해 아이가 알아보나 했더니...그 책을 보고 한글을 깨우치는 것이다.
그리고 마석으로 이사를 했다.
한참 조카를 보지 못하는 사이 한명더 아이를 낳고 있는데...동생이 마석에서 교회를 다니는 것이다.
6살이 되어 집에 오는데 어린 조카가 복음성가를 얼마나 힘차게 부르는지...
금란교회 선생님이 차로 조카들을 주일학교에 마석까지 데리러 와서 데려자 주고,,성경을 가르쳐 주고...단 한번도 그 선생님을 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꼭 사례를 하고싶다.
어린이집에서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조카...
동생은 자기딸이 세 살에 한글을 깨우치고 그렇게 학업에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걸 보고서울로 이사를 오길 너무 원하는 것이다.
2011년도 남자친구와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어 일부러 조카들을 데리고 차로 대전까지 내려가 상을 받던 기억이 있다.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 조카 예린이를 데려 가려고 얼마나 힘들게 애를 썼는지...
성경을 사서 예린이를 주고 한차에 태어서 말썽 많은 집안 식구들은 힘들게대전까지 갔다왔다.
한참을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는 길목에 조카 둘이(동생딸들)주일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얼마나 신나게 부르는지...
남자친구는 가만히 듣고만 있다.
그리고 올해 조카둘은 이모와 할머니와 이모부 될사람이 다니는 우리 교회로 나오기 시작했다.
조카가 교회오면 꼭 아이들 반수와 똑같이 음료수를 사다가 예린이 선생님 앞에 내려 놓는다.
그래도 교회서 선생님과 전도사님이 그렇게 잘해주는데 이모가 가르쳐준 데로 책만 읽는다.
피아노만 치고...
어느날 영어 예배를 예린이를 데려 갔는데...그 영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얼마나 초등학교때 내모습과 똑같은지...
안 어울리고...말도없이 책만 읽고...공부만 하고..무슨 아픔이 영혼에 그렇게 많은지...
그저 첫해 할머니가 너무 고생으로 믿음의 씨앗을 뿌려놓고 가셨는데 우리 오남매는 하나님앞에 신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세상으로 나가는 형제들을 바라보며 많이 울고 어머니는 얼마나 날 의지하시는지..그런데 저어린 것이 이모의 마음을 알고 꼭 예배를 한주도 안거르고 드리는 모습이...
새벽제단 조카를 두고 기도하면서...신학대학 음악과를 그렇게 많이 열어주시길 중보했다.
그리고 음악으로 유학까지 열어주시길 기도하는데...당장 돈이 한푼도 없고 이모의 글 실력은 집안 경제에 손톱만큼도 유익을 주지 못하니..그저 눈물로 기도만 할따름이다.
문학공부만 하다가 신랑될 사람과 예린이를 보며 또 언니가 신앙하는걸 보면서 직장을 옮기면서 하나님께 봉사를 하기시작했다.
내가 마음이 아픈 이유는 그어린 조카가 할머니 할머니로부터 어머니까지 이어받은 신앙이 외가로 5대손들 이기에 내게는 피같이 금쪽한 후손들이다.
하나님은 아니신가?
하나님은 그저 우리 가정을 매만 들어야 하는 그런 몹쓸 집안인가?
아님 날 세우시기 위해 저어린영혼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게 하시는가?
선조들의 영혼이 하나님 곁에서 기도를 하시며 이 가정을 돌아보고 계시겠지만..때로는...밀려오는 적막감은...얼마나 영혼이 아픈지...
예수님또한 우리 가정을 두고 기도를 하시겠지만...후손들이 믿음으로 사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래서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아봐서 길러보고 싶다.
그 아이들도 소중한 우리가정의 완전한 가정에 오대손들인데..주님께서는 그어린 영혼들이 얼마나 귀하시고 울며 기도하실까?
우리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일제시대 신앙을 하시던 할머니를 하나님이 기억하시고 얼마나 가슴 아프게 그 후손들을 바라보시고...청소년기부터 가정을 두고 흘렸던 내 눈물을 기억하실 것이다.
몸이 아플때면 날 살리실 주님의 신실하심을 바라본다.
절대로 글을 쓰다가 최명희 선생님처럼 생명이 끝나지 않을 것이고...장영희 수필가님처럼 외롭게 이 인생이 끝나지 않게 하심을 믿는다.
최명희 선생님..혼불이란?/그 혼불을 정의하기 위해 16년을 책과 싸우며 소설을 완성하셨다.
혼불이란? 사람의 육신의 있으면 그 육신안에 살던 불꽃이라 책에 정의하고 있는걸 보면서 나는 또 한번 울어야 했다.
사람이 죽으면 사람 몸안에 살던 혼불같은 불꽃이 나간다고 선생님은 책을 보며 정의를 그렇게 내리시고 혼불을 16년간 집필하셨다.
성경은 우리에게 영혼을 가르친다.
육신의 몸안에 있는건 하나님의 입김으로 불어넣으신 영혼이다.
그저 먼 하늘 총총이 떠 있는 별을 바라보며 생체실험으로 끝나기전 십자가를 외치던 윤동주를 생각하며....예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2012.10.30 수필가 정수민
첫댓글 하나님 감사합니다. 예수님처럼 살고 싶습니다.
수민님의 수필을 볼때마다 항상 제가 부끄러워 집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항상 강건하세요...건필하세요..축복합니다.
신앙의 대가 조카에게로 흘러가는것을 보는듯 합니다만
훗날 님의 자녀에게도 축복된 모습으로 흐르리라 여겨집니다
고난이 유익이라 했으니
님에게 눈물의 강을 건너게 하신이유는 하나님께서 님의 눈물을 통하여 많은이에게 유익을 주시려는 간증을 듣게 하려는가 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자 곧 그 뜻데로 부르심을 입은자에게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려는 방법인것 같습니다
승리하세요
감사합니다...이제야 보고 나서 댓글을 올립니다...항상 건필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