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스스탄 교민의 '한국 경기 찾아 삼만리'

[레드먼드]

키르기스스탄 교민의 '한국 경기 찾아 삼만리'
한국-토고전, 키르기스스탄에서도 편하게 보고 싶습니다
	전상중(sjjohn) 기자

▲ 러시아 B극장 앞에 있는 월드컵 중계방송 안내광고판.

중앙아시아의 한복판인 이곳 키르기스스탄에는 2만여명의 고려인 동포와 500여 명의 교민들이 살고 있다.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이 곳 교민들이라고 다를 바가 있겠는가? 더구나 13일은 한국과 토고전이 열리는 날이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이곳 교민사회에서 월드컵을 시청하는 문제는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한국뿐 아니라 교민이 많은 다른 지역에서는 거리응원이 활발했다고 하지만 이곳 교민들은 한국식당인 A식당, 러시아 B극장, C골프장, D선교사 자택 등에서 제각각 시청한다고 했다. 도무지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 '그냥 갈수 없잖아'. "대~한민국"을 외치는 교민들.

13일 밤(한국시간) 한국과 토고의 경기가 시작되기 30분전부터 그나마 교통이 편리하고 한국전 축구중계를 한다는 러시아 B극장과 한국식당인 A식당에 교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극장 앞에 모인 교민들은 누구의 제의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했다. 길을 가던 현지인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피식 웃고 지나갔다. 그렇게 교민들끼리 "대~한민국'을 외치며 극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극장 측은 한국-토고전은 중계하지 않는다며 다시 입장권을 반환해줬다. 그럴 리가 없는데…. 거듭 확인했으나 극장 측은 중계방송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극장 앞 광고판에는 분명히 한국전 경기를 중계한다고 나와 있었기 때문에 모두들 난감해 하는 모습이었다.

다른 장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국-토고전은 중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유학생들은 발빠르게 여기저기 전화해본 뒤 특별한 방식으로 중계방송한다는 곳으로 이동했다. '추이' 거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중계하고 있다는 것.

그러는 동안 내 휴대전화는 계속 울려댔다. "OO 집에서 중계가 잡히니 거기로 오라" "우린 왜 하나로 모여 응원하지 못합니까?" "그냥 이렇게 각자 알아서 봐야 하나요?" "여긴 교민회가 없나요?" 등등.

▲ 허둥지둥 달려간 한 카페. 이미 일부 교민들이 발빠르게 진을 치고 있다.

러시아어로 방송해도 좋다, 서서봐도 좋다, 응원만...

오, 불쌍한 우리 교민들! 그러다 시내의 한 카페에 도착해보니 어느새 먼저 도착한 유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벌써 한 골 먹었단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교민들이 하나둘씩 땀을 흘리며 허둥지둥 들어왔다.

'러시아어로 방송해도 좋고 스페인어로 방송해도 좋다. 함께 응원하며 볼 수 있다면 서서 봐도 좋다.' 그곳에 있던 유학생들과 교민들의 심정이 이러했을 것이다. 모두들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싶은 눈치이다. 그러나 교민들이 모인 그 곳은 엄연히 남의 나라 영업장으로 행동을 자제해야 하는 곳이다.

한국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우리는 왜 하나가 되지 못할까? 그저 이렇게 삼삼오오 흩어져서 응원해야 하는 것인가? 교민 전체가 하나로 모여 응원할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리 응원에 나섰다지 않은가.

우울한 맘으로 귀가했다. 집에서 보는 게 차라리 맘이 편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400개나 되는 위성방송 채널을 요리조리 돌려도 한국-토고전 중계를 하는 곳이 없다.

'국민의 방송'이라는 KBS에서 몇 장면이라도 보여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채널을 돌렸지만 그곳도 마찬가지였다(여기서 수신되는 KBS는 해외용 방송인 'KBS WORLD'라는 방송으로 국내에서 방송되는 KBS와 다르다). 이곳에서 수신되는 KBS는 경기가 한참 진행 중일 때도 경기는 보여주지 않고 전국을 연결해 계속 한국의 응원열기만 방송하고 있었다.

'중계권' 문제라는 걸림돌 때문인 듯했지만 '해외동포는 국민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시각, 또 다른 한국의 위성방송인 '아리랑방송'에서는 피아노 연주회가 방송되고 있어서 아쉬움이 더 했다.

▲ 경기가 한창이지만 이곳에서 수신된 KBS 월드 방송에서는 전국의 응원모습만 나왔다.

ⓒ KBS 화면캡춰

'지금쯤 전반전이 끝났을 것 같은데 아직도 한 골 먹은 상태 그대로인가?' 답답했다. 용량제 요금 체계여서 인터넷 요금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비싸긴 하지만 인터넷으로라도 경기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막 켜려는 순간 YTN 위성방송에서 자막으로 한국이 동점골을 넣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나마 YTN에서 경기 상황을 자막으로라도 수시로 내보내줘 다행이었다.

얼마 후 한 골을 더 넣었다는 자막이 오른다. 비록 경기 장면을 보진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승전보를 접해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래저래 서글픈 지역에 살고 있는 재외국민들의 황당한 월드컵 시청기는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 YTN 위성방송에서 자막으로라도 보니 조금은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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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6-14 18:11
	ⓒ 2006 OhmyNews

[야물딱진]

이렇게 가슴아플수가ㅠ.ㅠ,,,,,,,,,,,,,,,님 기운내세요~~

[달리는 마을버스]

아무리 kbs자회사라도 저작권 때문에 'kbs world'에서 방송 할 수 없었을 거에요. NHK-bs2 보니까 저작권 때문에 뉴스조차도 사진으로 소식전하더라구요.

[enjoy_jap]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저나라에서 생중계 해주기전에는 어떻게 할수 가 없죠 저작권문제가 있으니...

[냠냠스런너굴씨]

ㅠ.ㅠ 훌쩍 .. 훌쩍...

[포로리얌]

가슴아파 ;ㅁ;

[포로리얌]

가슴아파 ;ㅁ;

[김용선]

인터넷~ㅡㅡ^ 안돼네 ㅡㅡ

[중독소년]

흠..괜시리 열받네요..

[은색달빛]

안타깝네요...

[연인의이름으로]

그게 문제 아니구~엘지나 삼성등 티비를 생산해서 하는 회사도 문제다...이럴때 조금 나서지~다른카페에서 햇다잔아요,,,,눈치보느라 응원도 못하구,,광장에 파브하나 내놓으면 닳아지냐?

[코우캣]

앗. 이 나라, 길 가던 처녀를 납치해서 감금하고 결혼하는 풍습이 있는 나라 아닌가요? 남자쪽 가족들이 아예 합세해서 납치...-_-;; 지금은 법으로 금지되었다지만 시골에서는 공공연하게 처녀들이 납치가 되고 있다고...

[따시기79]

조선시대의 보쌈이랑 비슷한가 보내요 ??

[연인의이름으로]

키르키스탄 국기에 곰하구 호랑이 그려진 거 맞나요? 여긴가? 어딘가 올라 왓던데,,,,,곰하구 호랑이 숭배하느느

[[韓流]]

아니야 아니야는 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