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짱 쎈 센티넬 여주가 7드림 가이드랑 우당탕탕
윤여주는 국가의 전부다.
전부였다.가 아닌 전부다. 과거에도, 지금도, 아마 앞으로도. 윤여주는 이을 사람은 정말 죽었다 깨어나도 나타날 수 없을 테니까.
윤여주가 가장 잘하는 것은 구멍 뚫기였다. 그 다음은 썰기. 즉 총질과 칼질만큼은 센터 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잘했다는 말이다. 오죽하면 발현 전 별명조차 펜타킬이었다. 말 안 듣는 간부 하나를 죽여오라고 시키면, 엮여 있는 사람 목까지 조용히 다섯을 끊어온다는 이유에서 펜타킬. 일반인은 발도 들일 수 없는 센터의 조무래기 중 톱이 일반인 윤여주였던 것만 해도 말은 다 한 것이다. 어쩌다 센터에서 일을 하게 된 건지는 자신조차도 몰랐지만 기억이라는 걸 가진 순간부터 윤여주는 센터에 있었다.
그래서 내 부모가 누구였더라, 내가 센터에 있는게 나를 버린 거였나? 알게 뭐람. 그저 윤여주는 나면서 총을 잡았고, 걸으면서 칼을 썼으며 그것에 재미를 붙였다는 거다. 심지어 잘하기까지 했으니 말은 다 했다. 걔는 능력도 없는데 뭘 그렇게 사람을 잘 죽인대? 그 말을 듣던 윤여주의 나이는 고작 열 다섯이었다.
보통 열다섯에 발현을 시작했으니, 윤여주는 자신이 그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반인인 줄만 알고 자랐다. 시키는대로 조용히 일하고, 나라에서 주는 일반인이 받기에는 좀 큰 돈을 받으며 밖 좀 쏘다니고. 그렇게 평범하게.
그러다 발현됐다. 아마 스무 살이었을 거다. 그 날따라 유독 몸이 굼뜨고 피곤하더라니. 나는 몸살인 줄 알았지. 해열제와 감기약을 때려부어도 무거운 몸에 센터 병원을 갔더니 발현 증세랜다. 누가 스무 살에 발현을 해? 말도 안 돼. 모두가 코웃음을 칠 때. 잔뜩 피곤함을 안은 윤여주는 등급 측정기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결과는...
[속보] 90년만에 등장한 S급 센티넬, 한국의 미래는?
뉴스가 뜰 정도였다는 것만 이야기 해두자. 등급 측정기를 8대나 터트리고 결국 비행기를 타고 미국을 찍고온 윤여주는 뉴스에서 떠들어대던 S급이 아닌 SS+를 받아왔다. S도 아니고, SS도 아니고 SS+ 말이다. 센티넬이 활개치는 미국에서 마저 측정이 불가능한 윤여주의 능력에 한국 센터는 대책 회의를 열어야 했다.
애가 날 때부터 유별나더니...
윤여주가 들은 말은 그게 다였다. 사실 더 들으려면 들을 수 있었는데, 관심이 없어서 돌아섰다. 뭔 팀을 꾸리네 어쩌네 하긴 했는데. 센티넬이고 뭐고 관심도 없고, 피곤해 죽겠거든요 지금.
윤여주의 성격이 그랬다.
어쨌든, 폐쇄 예정이라던 D등급 숙소에서 만족하며 살던 윤여주는 분수에 넘치는 좋은 숙소. 좋은 의료진. 좋은 밥을 누리게 됐다. 혼자 지내는 숙소에 방이 8개고, 마당도 있고, 욕조가 있었으면 싶다는 한 마디에 월풀을 세 대나 설치해준 것도 모자라 아침마다 셰프가 와서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나가기도 하고. 약간이라도 인상을 찡그리면 의사 네 명이 와서 제 하나를 진료 보기도 했다. 어쨌든 짱짱 좋은 거 여주 다 해! 하는 상황이었다는 거다. 윤여주는 호화로워진 인생이 참 이상했다. 특히나 자신을 보던 센터 사람들의 눈빛이 바뀐 게 특히나 이상했다. 매번 일반인 주제에 하는 말을 달고 살더니만, 갑자기 하루아침에 동경에 대상이 되어버렸으니까.
그래도 뭐 돈 벌려면 적응 해야지?
윤여주는 그런 생각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예정이었기에 밀려드는 훈련과 교육. 거기에 임무까지 기똥차게 소화했다. 말하면 입 아프게 윤여주는 그게 천직인 인간이었다. 거기에다가 미친듯한 능력까지 있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지 않을까. 센터의 종, 센터의 개. 센터가 하라면 다 하는 센터 인간 윤여주는. 국가의 전부. 아니, 센터의 전부가 되었다.
가이드 팀 Dream
자, 여기서 문제는 SS+등급의 윤여주를 누가 가이드 해주냐는 거다.
국가는 처음 생긴 SS+등급을 아주 잘 굴려 쳐먹었다. 깨작깨작 만만한 C+등급, B등급 가이드 열댓 명을 붙여주며 재난 사고 현장 같은 잡일 부터, 반정부 소탕. 하다 못해 외국에 파견까지 윤여주 혼자 내보낼 정도로 오만 일을 다 시켜먹는데 정작 윤여주는 불평이 없었다. 윤여주는 일반인으로 살 때부터 남달랐거든, 이정도는 할 수 있거든. 센터의 자신만만한 반응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윤여주는 만성 피로에 시달리면서도 일했다. 나고 배운 게 그딴 거 밖에 없으니까.
하루만 자면 괜찮아지겠지. 하루만. 딱 하루만. 윤여주는 제가 아직도 일반인인 줄 알았고. 끝에는 가이딩 약 부작용으로 혼수상태까지 빠졌다. 가이딩 수치 12% 폭주 전조 현상이 생기기 직전. 윤여주가 발현한 지 일주 일이 되던 날이었다.
센터 병원에서 꼼작없이 붙잡혀 이틀을 꼬박 가이딩을 받았지만 가이딩 수치가 25%를 넘지 못했다. 의료국에 소속된 가이드는 대부분 B였거든. 하지만 우리의 윤여주는 적게 먹고 잘 사는 법에 능통한 인간이었고, 남들이 다 포기했을 때 쯤 아무렇지도 않게 눈을 떴다. 맥박과 호흡만 붙어있던 인간이 그것도 아주 갑자기.
저, 얼마나 잤어요?
눈을 비비며 내뱉은 소리에 의료국 원장이 뒤집어 지던 것이 아직도 생생했다. 윤여주 깨어났습니다. 이리저리 무전을 때리다 못해 방송까지 쨍쨍하게 울려대자 센터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아, 우리 전부가 살아났다. 윤여주는 진짜 보통내기가 아닌 인간이었다.
적당히 윤여주를 팀에 끼워 넣으려던 센터는 생각을 고쳐먹고 윤여주 '살리기'에 모든 것을 치중했었다. 어차피 윤여주는 센터의 개였고. 하라는 대로 다 하는 인간이니까 살아만 있으면 장땡이었거든. 게다가 얘 등급이 얼만데 얘를 위해서 팀을 꾸려도 될 정도 아니야?
그래서 외국에 파견 보내는 고등급 가이드를 싹 불러모으고, A등급으로 꾸려두었던 팀들의 가이드들을 죄다 빼 윤여주의 숙소에 밀어넣기로 했다. 그게 가이드로만 이루어진 팀 드림. 윤여주의 개인 가이드 팀이었다. 안 그래도 테러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마침 윤여주가 눈을 떠주니 세상에. 센터의 개는 변하지 않았다. 센터가 원하는 대로만 움직이는 윤여주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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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가이드 교육생 박지성
지성은 17살에 발현해 센터에 들어온지 3개월이 됐을 때 드림으로 발령받았다. 한창 교육을 받는 중에 온 터라 가이딩을 잠그는 것도, 제가 쓰러지지 않게 가이딩을 조절하는 것도 완전 미숙.
센터의 개가 눈 뜨고 가장 먼저 한 일이 테러범 잡기. 좀 쉬어야 되지 않겠냐는 의사에 말에 쿨하게 괜찮아요. 를 외친 윤여주는 제 파장이 불규칙한 건 1도 신경쓰지 않고 현장에 나갔다. 드림이 꾸려진 지 얼마 안 돼서 당장 투입될 수 있는 인원이 없기도 했거니와, 다른 애들은 아직 다른 팀 소속이라서 절차가 있었기에 당장 여주 따라갈 수 있었던 건 3층 교육센터에서 가이딩 교육 받고 있던 박지성 뿐이었더랬다. 또 쓰러질까 걱정된 센터장이 C등급 열명과 A+받은 왕초보 가이드 여주에게 붙여줬고, 박지성은 그 말간 얼굴로 뭣도 모르고 차에 탔다고 한다.
테러범들의 목표는 공항. 쓰러진 SS+등급 센티넬 때문에 한국이 파견보냈던 가이드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는 소문 아닌 팩트로 인해 한국 센터가 정말 살인 병기를 준비하고 있다. 라는 말이 왕왕 퍼지고 있는 판국이었던 걸 센터가 모를 리가 없었고, 반정부 군도. 외국도 이 때가 아니면 윤여주를 죽일 수 없다는 생각에 비행기 타고 날라오는 한국센터 가이드들을 처리하려고 했던 것. '윤여주'의 가이딩을 방해하기 위해 비행기를 폭파하려고 한다는 게 사건, 그걸 해결하는 게 임무라고 했다. 그걸 처리하러 간 것이 정작 누구다? 윤여주다.
공항 곳곳에 숨어 있는 테러범들 대가리 왕창 깨며 순조롭게 일하는 중, 어디 소속인지도 모를 센티넬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윤여주 공격해대는데 암만 그래도 일반인도 아니고 센티넬들이잖아요. 웬 대가리 위로 물벼락이 쏟아졌다가, 불 장벽 쳐지고, 살짝 몸 틀면 중력이 바뀌고. 정말 개판. 여주는 어찌 저찌 피하긴 하는데 이능 안 쓰면 못 당해낼 것 같고, 가이딩이 말도 안 되게 낮은 상황이라 이능을 썼다간 딱 폭주하기 직전. 방사 존나게 풀어대던 C등급 애들 가이딩은 가이딩 같지도 않았다고 한다. 결국 정신계 센티넬한테 붙잡혀서 조종 당하기 직전인 여주. 윤여주 등급에 그게 쉽게 안 걸리니까 최대한 약해졌을 때를 노리던 거.
눈 앞에 상황에 놀란 박지성이 겨우겨우 조절하고 있던 방사를 다 풀어버린다. 갑자기 확 퍼지는 가이딩. 처음 느껴보는 뜨거운 기운에 여주 고개 내리니. 느리지만 가이딩이 오르고 있다. 여주도 기력 좀 회복 했지만, 상대는 더 지랄이 나버렸다... 순간 앓는 소리를 낸 눈 앞의 센티넬이 힘이 풀려 제 목을 놓았고, 풀려난 윤여주는 지성이 기운에 황홀경 빠져있는 센티넬들 보며 하나 둘 뚝배기 깨기 시전. 상대팀 가이딩 해주면 안 되는 거 기본인데 우리의 박지성 실수했잖아요. 윤여주가 조금만 늦게 반응 했어도 가이딩 차이로 불리 했을 상황.
슬쩍 고개 돌리니까 지성이가 딱 보이는데. 아, 쟤구나. 한다. 주제 넘게 나한테 정신조종 시도한 애 목에 칼을 쿨하게 찍어 넣고 빠르게 상황 정리하는 여주. 제 실수에 곧 울기 직전인 지성이 보고 있다가 이내 달려간다.
"덕분에, 살았네. 고마워"
볼에 피 잔뜩 튀어선 지성이 머리 쓰다듬으면서 웃는 여주. 그게 여주와 박지성의 첫 만남. 제 실수에 혼을 내지도 않고, 그저 고맙다며 웃어주는 여주에 아무것도 모르고 가이드로 살게된 박지성은 폴인럽하게 된다. 무엇보다 윤여주는 존나 깡쎄고, 존나 멋있고. 올라가는 입꼬리가 존나 예뻤거든.
테러범처리 하고 저를 위해 오고있는 가이드들 기다리고 있는데, 꼬물락거리며 손끝 잡아오는 지성이. 가이딩 열심히 불어넣어주면서 볼 붉히는데 아 너무 귀엽잖아요;; 방사로도 기분 좋긴 했는데, 막상 닿으니까 더 기분 좋아지죠? 여주에게는 첫 접촉 가이딩이니까요;;
"...누나"
"응?"
"저도 드림이에요. 누나 가이드..."
수줍어 죽겠다는 듯이 웃는 지성이 보던 여주가 놀라다가 이내 자기소개 한다. 아, 그렇구나. 난 윤여주야. 잘 지내보자. 물론 이 나라에 윤여주 석 자 모를 사람이 없겠지만 박지성은 모르는 척 제 이름 말한다. 가이드들 다 만나서 하면 될 소개를 왜 굳이 지금 했냐 하면. 박지성이 앙큼해서 그렇다고 해두자. 걔들보다 누나 맘에 들거야. 누나가 날 제일 좋아하게 만들 거야. 센티넬은 가이드 없으면 죽으니까. 나한테 죽고 못살게 만들고 싶어. 젊으면 깡도 쎄다고. 가이드 된지 3개월 만에 그런 야망을 품었다고. 정작 죽고 못사는 건 박지성이었다.
A+ 가이드 이민형
초반에는 지성이가 너무 미숙해서 제 몸 관리를 못했고, 여주한테 가이딩을 엄청 뺐겼다. 그래서 손잡고 있다가 여주가 더. 더. 하면서 지성이 목에 팔을 감고 입술을 꾹 붙이면 가이딩 뺏긴 박지성이 픽픽 쓰러지곤 했다는 거. 지성이가 저를 따르는 걸 알기도 했고, 첫 가이드니까 본능적인 애착이 가던 윤여주는 드림이 다 모여도 방사만 받고 지성이에게만 접촉 가이딩만 받았는데. 등급 차이 때문에 완전히 채워진 적이 없다... 아무리 본능이라도 제 가이드에 대한 집착이 생기는 게 당연하대도...
"제가 해드릴게요. 지성이도 힘들 거고"
가이드가 이렇게 많은데 미련하네요 쩝.
그래도 드림이들 방사 + 지성이 접촉 가이딩으로 수치 60% 유지하던 윤여주. 이능 훈련 다녀오니까 바로 30퍼로 떨어져버렸고, 숙소에 오자마자 지성이 찾는다. 솔직히 한 번 맛보면 끊어 낼 수 없다고요. 현관 앞에서 지성이 허리 끌어안으면서 가이딩 받는데. 근래 쉬지도 못한 지성이가 어지러워 하는 거지. 그래도 우리 누나가 나만 찾는데. 내가 필요하다는데. 떨어지고 싶지 않아요... 저한테만 안기고 집착하는 윤여주가 박지성은 너무 좋았던 거. 그래서 지 몸관리도 못하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마크가 저렇게 말한다.
마크는 개능숙한 가이드로 해두자. 13살에 발현돼서 어릴 때부터 오만 나라에서 찾아대는 통에 한국보다 외국에 많이 나가있던 마크 리. 등급도 기똥차게 높은데, 신체능력도 뛰어나서 부르는 게 값인 가이드였다. 한국에 썩기에는 진짜 아깝잖아요. 사실 측정만 A+이지 말하는 사람마다 이민형이 뭔 A냐. 이민형은 분명 S다. 할 정도로 몸상태에 따라 가이딩도 달랐다. 그만큼 제 능력 최고치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
캐나다에 파견 돼서 캐나다에서 팀 꾸리고 열심히 가이드 생활 했는데, 갑자기 한국에 끌려온 상황. 근데 정작 오니까 네? 팀에 가이드 뿐이라고요? 센티넬은 하나라고요? 그 센티넬은 웬 가이딩 조절도 못하는 꼬맹이한테 안달내고 있잖아ㅋㅋ... 우스워 죽을라고 한다. 어딜가나 최고의 가이드로 대접받던 이민형 인생인데 고작 교육생에 밀리고 있다니.
게다가 그 꼬맹이 표정이 맘에 안 드는 거. 몇 주 째 보는데 가이딩 필요하다고 말도 안 하는 윤여주도 좀 황당하고. 할 일도 없겠다. 곧 쓰러질 것 같은 표정 지으면서도 저를 깔보는 박지성도 우습겠다. 속으로 코웃음 쳤다고.
"...저 괜찮은데"
"몸 관리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가이드도 센티넬도"
민형의 말에 대꾸한 건 확 굳어진 표정으로 여주 등을 감싼 박지성. 태연하게 여주 손 들어올린 민형이가 지성이 눈 맞추며 웃다가 여주 바라본다. 지성이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길래. 가이딩 불어넣으면서 웃으니. 스르륵 지성이 몸을 감은 팔이 자동으로 풀리는 윤여주. 그럴 만도 한게 마크는 방사 말고 가이딩 해줄 일도 없었고, 집에서 쭉 쉬기만 했으니 몸 상태가 최상이잖아요. 가이딩도 최상. 넋 놓고 민형이 쪽으로 다가서던 여주가 정신차리고 지성이 바라본다.
"내가 귀찮게 했지..."
"...누나가 어떻게 귀찮아요. 저 진짜 괜찮은데"
"그래도. 푹 쉬어야지. 너 아프면 나 속상해. 알지? 푹 쉬고 누나 가이딩 해줘."
다정하게 앞머리 정리해주는 손길에 여주 프사 박지성이 어떻게 싫다고 하겠냐고요. 그럼 잘 부탁한다며 마크에게 고개 숙이는 여주 보던 지성이는 그저 쇼파로 향하는 마크 뒷모습 죽일 듯이 노려본다. 마크랑 붙어먹는 모습 못 보겠던 지성이가 큰 소리나게 문 닫고 들어간다. 마크는 속으로 존나 웃겠지. 이제 니 위치를 알겠어? 그래, 그래봤자 센티넬이지. 가이딩만 있으면 무릎이라도 꿇을. 이민형의 윤여주 첫 가이딩은 오기였던 거지. 그래봤자 센티넬인데. 니가 어쩔 수 있겠어?
"됐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윤여주는 어쩔 수 있어야 하는 거다. 쇼파에 가만히 앉아 손잡아주고 있으면 알아서 달려든던 센티넬들 수없이 봤던 민형이는, 저한테 달려들 여주 밀어내면서 정복감에 취하려고 했거든. 대접받는 가이드, 모두가 죽고 못사는 가이드로만 살아왔던 이민형은 제 수치가 50%로 차고 안정화 알람이 뜨자마자 손을 놓는 여주가 황당스럽고 그런 거다.
그 이후로 이민형은 윤여주가 신경 쓰여서 죽겠는 거지.
지성아, 동혁이는 아직도 방에서 안 나와?
지성아, 재민이는 밥 먹었대?
지성아, 인준인 필요한 거 없대?
지성아, 천러 잘 때 추운 거 같더라.
지성아, 민형이 오늘 훈련 간대?
저를 위해 가이딩 해주는 모든 팀원들을 아끼는 거 같기는 한데... 모든 걸 지성이를 통해서 말하는 윤여주가 이상하고 신경쓰이는 마크. 이미 사랑에 빠진 박지성은 행복한 상황이겠지만. 가이딩 수치 5-60에 머물면서도 지성이에게 하는 거처럼 팀원들에게 가이딩을 해달라고 말 안 하는 여주가 민형이는 그저 답답한 거지. 자기가 가이딩도 더 잘 할 텐데. 그러다 깨닫는다.
저 문장들 앞에 내 이름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나한테도 기대주면 좋겠다. 일 주일 내내 눈으로 여주를 쫒으면서 그런 생각들 하다가 결국.
"윤여주."
"...어? 미안, 나 때문에 깼어?"
"... 나도, 니 가이드야"
같이 살긴 하니까 어떻게 말까진 놓았지만 여전히 벽쳐져있는 사이가 영 답답하던 마크 리. 임무 다녀와서 방까지 가지도 못하고 불꺼진 거실 쇼파에 누워있던 여주에게 다가가서 저렇게 말한다. 딱봐도 지쳐보이는 표정으로 불도 못키면서 잠들어있는 박지성 방 힐끔거리는데, 답답하고 짜증나고 괜히 서러워서 나와버린 거지. 이민형은 저에 안달나는 사람들 밖에 못 봤는데. 얜 진짜 미련하다고 생각한다. 갑작스럽게 다가와서 서운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보는 민형이에 당황한 여주가 당연하지, 민형아. 하고 웃는데 더 속상.
"그럼 나한테도 받아."
쟤만 찾지 말고. 머뭇거리면서 지성이 방문 가르키는 민형이. 그 모습에 당황하던 여주가 이내 푸스스 웃는다. 걱정 됐구나. 고마워. 그러면서 민형이 손가락 틈 파고들면서 손 그러쥔다. 이미 한 번 잡았던 손이지만 괜히 더 긴장되는 민형이. 그에 비해 민형이 가이딩 흘러들어오니까 점점 편안해지는 여주. 앓는 소리 뱉어내며 좋다. 하고 나른하게 민형이 올려보는데 아. 아. 이민형 말도 못하고 예쁘게 내려앉은 속눈썹만 눈에 담잖아요...
"난, 니가 나 싫어하는 줄 알았어"
여주가 느리게 입 벌리면서 말하자, 민형이는 여주 얼굴만 바라보다가 이내 당황하며 어? 어어. 뭐? 이런다. 그럼 여주는 말하는 거지. 사실 너네 볼 때마다 가이딩 받고 싶었는데 말을 못 했다고. 지성이는 팀도 없었다고. 가이드도 처음이라 자기가 전부처럼 군다고. 너네도 가이드였으니까 그랬을 거 아니냐고. 자긴 센티넬이라 잘은 모르지만. 뻔뻔하게 가이딩 해달라고 못하겠더라고. 싫어하는 게 눈에 보여서. 먼저 신경써줘서 고맙다고. 민형이 손에 가볍게 입 맞추면서 착한 소리만 내뱉은 여주가 이민형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지요?
여주 입장에서는 지성이 빼고 저한테 애들이 불쾌감지는 거 같아서 그랬었던 거였다. 특히 이동혁이 젤 심한 건 비밀. 민형이가 처음 가이딩 해줬을 때 너무 고마웠다고 까지 말하니 민형이는 이미 다 넘어갔습니다. 제가 지었던 표정이 생각나며 마크 모드 해제하고 그 이후론 애옹 모드를 하기로 했다는 거지.
밤은 길고 대화도 길고. 이민형은 여주의 겸손함, 실력, 얼굴. 하나하나 뇌에 박아버리고. 윤여주에게 홀딱 빠진 이마크 애옹씨는 하루 아침에 자만스러운 가이드 자리를 벗어 던졌다.
"여주야. 안 힘들었어? 응?"
"어? 응 괜찮아."
"이리와 내가 가이딩 해줄게"
여주가 말 안 해도 먼저 다가가서 허리부터 껴안고, 민망해하면서도 여주 목에 입을 쪽쪽 맞추는 거지. 당황하던 여주도 애옹이 같은 마크보니까 귀엽기도 해서 다 받아준다. 무엇보다 가이드 이마크는 등급만 A고 정말 S같은 가이딩을 해줬거든. S급 가이드에게 가이딩 받아본 적도 없지만... 지성이랑 다른 느낌의 가이딩이였다고 한다.
하루 사이에 사이가 진전된 둘에 제일 당황한 건 박지성이여 한다.
"...아니 이게 뭔..."
마크에게 안긴 채로 현관에 선 자신에게 해맑게 손 흔드는 윤여주를 보며 속이 터질 것 같은 박지성. 와중에 지성이 보고 입꼬리 올리며 여주 볼에 입맞추는 이마크. 불꽃 튀는 윤여주 쟁탈전의 서막인 거지.
A 가이드 / A+ 환각 센티넬 황인준
인준이는 반정부 군에게 잡혀있던 가이드라고 하자. 반정부 군에 잡혀서 착취 당하다가 겨우 도망쳐 센터로 돌아온 가여운 가이드 황인준. 재활 치료를 받고 온 곳이 윤여주의 가이드 팀 드림.
하지만 사실 이건 전부 다 황인준이 만든 환각. 센터장부터 센터 전체에 환각을 걸고 다 부서진 카니발 몰고 센터 벽 들이받으니까 다 안쓰럽게 봐주더라고. 환각이 환각인 줄도 모르고.
가이드와 센티넬들을 빼돌리는 중국계 인신매매 조직의 일원인 인준이의 목표는 당연하게 SS+급 센티넬 윤여주. 사실 조직은 가장 뛰어난 인준이 도망칠까봐 직접 보내진 않았는데, 상대가 윤여주였으니 그저 A급 센티넬이기만 하면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력좋은 인준에게 윤여주를 잡아오면 자유의 몸이 되게 해주겠다 말한다. 조직 생활이 지옥 같았던 인준이는 바로 오케이. 그렇게 윤여주의 곁까지 오는 건 어떻게 성공을 했는데. 아무리 환각을 걸어도 윤여주에게 통하지 않는게 문제였던 거. 센티넬로 먼저 발현 돼서 이능은 저 윤여주보다 잘 쓸 텐데. 이그노얼인가?
"아, 인준아. 안 그래도 찾았어. 필요한 거 없어?"
왜 날 안 잊지?
애들이 자꾸 장난치잖아. 황인준이 누구냐고-. 민망하다는 듯이 문고리를 잡은 여주를 보면서 안경을 고쳐 놓고 손 위에 올려둔 책을 내린다. 당연하지, 애초에 황인준이 없다고 환각을 걸었는데. 너네 드림이 6명이라고 믿고 있을 텐데.
다른 멤버들은 인준의 존재조차 잊고 사는데, 우리의 여주는 그거 보면서 인준이한테 왜 그러지 싶어서 더 챙기려 한다. 막 자기가 센터에서 일반인이었을 때 생각나면서 오지랖 부리는 거. 그에 황인준은 더 짜증나지. 갈수록 저를 챙기려고 드니까. 나는 너 넘기는게 목적인데.
"신경 안 써도 돼"
탁 소리나게 책상 위에 책 놓고 삐딱하게 노려보는 인준이에 여주는 뒷목 긁적이면서 민망해 한다. 인준이는 맘 같아서는 당장 환각 걸어서 조직에 넘겨버리고 싶어 하는 중. 피 묻히는 것도 싫고, 죄없는 사람들 잡아 들이는 것도, 나 살자고 죄악감에 시달리는 것도 다 지치거든. 근데 여기 들어온 이후로는 다 평온하니까 더 괴로운 거야. 속에선 윤여주를 넘겨야 한다는 생각 뿐인데 쟤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인준아- 하며 자기 걱정이나 해대고. 아무리 짜증내도 무신경하게 굴어도 은근슬쩍 자기 찾아대니까 인준은 매일이 갈등인 거다. 함께하는 시간이 갈 수록 늘어가는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래. 내 가이드인데"
"... 내가?"
"어? 응 당연하지!"
가이딩 한 번 해준 적 없는데. 인준이가 묘한 표정으로 헛웃음 치고, 여주는 그게 이상해. 뭔지 모를 위화감 같은게 느껴지는 거. 자리에서 일어난 인준이가 안경을 벗고 여주를 바라보는데 뭔가 화가난 표정 같다고...
"무슨 안 좋은 일 있었어?"
"...허"
"애들이 괴롭혀?"
"...너 진짜 짜증난다."
생각만 하면 될 것을 굳이 묻는 윤여주. 저가 무슨 마음인지도 모르고 제 걱정이나 하는 윤여주에 마음이 이상한 황인준. 인준은 본능적으로 아는 거다. 어떻게든 더 있다간 정 때문에 실패할 게 분명하다고. 결국엔 자신은 조직을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인준은 여주가 자신을 찾아온 이걸 기회로 삼기로 생각하고, 공간 전체에 환각을 걸어버리겠다고 생각한다.
가이드 팀 Dream
"...야. 황인준"
여주에게 직접 환각을 거는 건 어려울 게 분명하니까 인준은 여주와 함께 있는 공간에 환각을 걸면서 자신과 여주를 암흑 속에 가둔다. 정신계열 이능은 높은 등급으로 갈 수록 그 이능의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공간까지 틀 수 있었다. 그걸 황인준은 잘 알았고. 가이딩이 많이 소모되는 건 당연하지만 숙소에 뿌려진 방사가이딩 덕에 수치로 따지면 여주보다 앞설 걸 인준도 알았지.
"너, 뭐야?"
표정이 굳어진 여주가 인준을 올려다 본다.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듯한 얼굴에 인준은 여주의 앞에서 손을 움직이며 환각을 그려냈다.
조직에서 자신이 했던 일들, 죄없는 사람들을 죽이고 전달하던 날들.
윤여주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는 자신, 끝끝내엔 밧줄에 묶여 조직으로 끌려가는 여주의 모습까지.
영화를 그려내듯 이어지는 장면에 여주는 입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그린 환각 속에서 끔찍하다 싶을 정도로 다뤄지는 사람들을 보던 인준이 눈을 질끈 감는 것까지. 여주는 입을 다물고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나, 니 가이드잖아."
"..."
"좀 도와줘"
난 니가 필요하거든.
조직을 나오게 된 자신의 모습까지 보여준 인준이 이내 느리게 눈을 뜨고 여주를 향해 말했다. 그 말에 허리에 손을 가져간 여주가 이내 끼워두었던 단도를 바닥으로 던진다. 그래. 그러지 뭐. 아무렇지도 않게 꺼낸 말에 놀란 건 인준이. 순간 뭐? 하고 물을 뻔 한 걸 겨우 삼키고 손을 내민다. 그럼 조용히 함께 해달라고.
인준이는 당황스럽지, 싸움이라도 할 기세로 자신을 노려봤는데. 자신도 상황이 틀어지면 죽을 각오로 싸울 생각이였고. 근데 싸우긴 커녕 반항 한 번 안 하고 다가오는 여주.
"가면 죽어?"
"모르지. 죽는 사람도 있어. 대부분은 팔려가거나, 나처럼 살거나. 다시 못 돌아오겠지."
"인준아"
인준의 앞에 서서 여주가 천천히 인준을 부른다. 하나만 묻자. 넌 저기서 나오고 싶은 거지? 느리게 올라가는 입꼬리가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낸다. 바보같이 착한 윤여주의 눈빛이 빛난다. 인준이 미간을 구겼다.
"너 진짜 나 필요하겠다."
순간이었다. 빠르게 인준의 목을 쥔 여주가 발을 걸어 인준을 눕혀버린 것은. 떨어진 단도를 들어 인준의 눈 앞에 댄 여주가 베실거리면서 웃는다. 도와줄게. 인준은 놀라서 굳어버리지. 같은 센티넬임에도 불구하고 여주의 움직임을 읽을 수 없어서 놀라고, 멍청하다 싶을 정도로 바보 같이 착하게 굴던 여주의 눈이 서슬퍼렇게 빛났다고. 윤여주는... 신이 나버렸지요.
"인준아. 난 시키면 다 하거든."
"..."
"근데 못 돌아오는 건 좀 그렇다. 죽는 것도."
"..."
"나 죽으면 울 사람이 좀 생겼거든."
"그래서. 날. 죽이게?"
"아니. 죽이고 올게"
나 그런 거 잘해. 싱긋 눈을 휘는 여주에 인준이 헛웃음을 쳤다. 눈 앞에 있는 칼을 거둔 여주가 구겨진 인준의 옷을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내일 바로 갈까? 소풍이라도 가는 것처럼 태연하게 묻는 모습이 인준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곳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도 모르면서. 혼자 가겠다니. 내가, 내가 얼마나. 얼마나 나오려고 노력했는데. 어느 새 풀려버린 환각에 주변은 인준의 방으로 돌아왔고, 여주는 누워서 자신을 바라보는 인준의 팔을 잡아 당겼다.
"너 진짜 이상해."
"그래? 아, 근데 누가 대가리야? 그 머리 벗겨진 애?"
너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던 애? 윤여주는 태연했고, 황인준은 황당하지. 제 인생에서 이런 사람은 정말 처음이다. 싶었다. 제가 여태 끙끙 앓았던 고민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지옥 같던 생활의 끝이 자신으로 인해 생겨 날 것이라는 듯이 구는 여주가 믿기지 않으면서도. 생각한다.
그래줬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윤여주는 다음 날 정말 인신매매 조직을 박살내고 왔다고 한다. 마크와 단 둘이서 중국까지 쳐들어가 말 그대로 모가지를 따버린 거다.
걱정이 돼 따라온 황인준은 숨어서 그 모습을 봤다.
니가 우리 인준이 괴롭혔냐? 어? 너가 우리 인준이 괴롭혔냐고요!
여주야 얘네 중국인이라니까?
아니, 어제는 잘 알아 들었는데? 야. 한국 말로 해 봐.
황인준이 한국어로 환각 띄워준 것도 모르고... 우리의 윤여주는 개 빡쳐서 거대 조직의 두목 대가리 공마냥 퍽퍽 쳐댔다. 마크는 속이 뒤집어진다. 아니, 여주야 손 더러워져. 응? 조심 조심. 근데 왜 우리 인준이야? 인준이가 누군데? 이마크는 환각 때문에 황인준이 뭔지도 모르면서 윤여주가 가재니까 갔지요.. 아마 집구석에서 지성이는 못 따라갔다고 울고 있을 거고. 코메디가 따로 없는 장면에 파이프 위에서 상황을 보던 황인준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 소리를 못 들을 리가 없는 센티넬 윤여주. 고개를 휙 돌려 웃고있는 인준이 보며 손 살랑살랑 흔든다.
"인준아. 얘한테 물어 봐 줘. 우리 인준이 놔주면 목숨을 살려줄 건데 어떻게 할 거냐고-"
들켜버린 인준이가 여주의 밝은 목소리에 잠시 멈추지. 우리 인준이. 하는 목소리가 평소처럼 너무 바보 같아서. 그게 너무 다정해서. 인준이는 정 들어버렸구나를 깨닫는다. 인준이가 중국어로 무어라 말을 꺼내고. 알아 들을 리 없는 여주는 휙휙 인준이 얼굴 한 번 피가 잔뜩 묻은 벗겨진 머리 한 번 본다.
"여주야-. 그냥 죽여-"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황인준은 이제 윤여주화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크는 뭐 이런 대화를 저렇게 상냥한 목소리로 하지 싶고, 저 남자는 누군가 생각한다. 인준이 말에 인상 구긴 여주가 휙 대머리를 노려본다. 인준아 눈 감고 있어. 와중에 인준을 챙기는 모습에 인준이는 알게 모르게 심장이 콩콩. 행복하게 지내야 해. 인준아. 마무리로 인준이만 듣게 속삭인 여주에 인준이 맘은 박살이 납니다. 도장깨기 하듯이 가이드맘 훔치는 게 누구다? 먼치킨 윤여주다.
그렇게 황인준은 자유로운 삶 대신 윤여주 가이드의 삶을 살기로 한다. 애들한테 환각 걸어서 처음부터 함께한 가이드로, 애초에 나간 적 없던 사람인 척 태연하게 산다. 풀려나면 잘 살 줄 알았는데, 아닌 거 같아. 그냥 너랑 있고 싶어. 윤여주가 누나인 거 뻔히 아는 황인준은 중국엔 그런 거 없다며 태연하게 반말을 쓰며 다시 여주의 숙소에 입성했다는 거다. 여주는 당연히 대 환영해주지. 우리팀에도 센티넬이 있는 거야 그럼? 인준이에게 밝게 묻자 인준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으응, 난 여주 가이드."
"센터에 보고 안 했어?"
"응. 별로라서"
"왜?"
"센티넬은 이런 거 못하잖아"
그 말 하면서 여주 허리 감싸 안고 입맞추는 황인준. 쪽 소리나게 닿았다 떨어진 입술이 아쉬운지 고개까지 움직여가며 여주에게 파고드는 인준이. 그것도 거실 바닥에서 그랬습니다... 놀란 지성이와 마크가 미쳤냐고. 나도 못해본 걸. 하면서 달려들면 인준이는 태연하게 거실에 아무도 없다고 환각 걸어버린다. 댕청하게 달려들다 멈춰버린 마크와 지성이. 누가봐도 일반인 같지요...
"여주 말이 맞네"
"...어?"
"나 진짜 너 필요하겠다."
쏟아지는 인준이 가이딩에 인준이 옷깃만 꾹 쥔 채 느리게 눈 깜박이는 윤여주는 너무 좋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접촉 가이딩 최고다. 아아...
입술 살짝 떨어트린 인준이가 하는 말에 여주는 그저 멍하다. 뭐, 뭐? 난 지금 니가 필요한데... 멍청하게 눈 깜박인다. 살풋 웃은 인준이가 여주 눈꺼풀에 살짝 입술을 대고 떨어진다. 좋아? 다정하게 묻는 목소리에 끄덕거리는 여주의 고개가 귀여웠다. 빠져나가는 가이딩에도 그저 베실베실. 윤여주에 빠지면 답도 없다고, 황인준도 그랬다.
"더 해줄까?"
가이딩 더 하겠다는 말이다. 기분이 좋아진 윤여주의 머릿속은 오직 가이딩 밖에 없었고. 황인준은 윤여주의 딱 반대였다. 그런 사심을 모르는 여주는 다가오는 입술을 제 입술로 기쁘게 받아들인다. 부드럽게 닿은 입술을 조심스럽게 물자 뒤통수로 인준의 손이 느껴졌다. 느리게 눈이 감긴다. 윤여주는 가이딩이 필요했고, 황인준은 윤여주가 필요했으니까.
그리고 마크와 지성이에게 인준이는 개미움 받아라. 격해지는 입맞춤탓에 쇼파에 여주랑 쓰러졌는데, 가이딩을 많이 빼앗긴 인준이가 실수로 이능을 풀어버려서 그 꼴을 딱 봐버려라. 여주 팔목에서는 처음으로 가이딩 80% 가 넘었다고 알람이 울리는 거지. 그 때서야 정신차린 여주가 상기된 볼로 인준이 위에서 일어나면, 인준이는 아쉽다는 듯이 떨어지는 입술에 한 번 더 뽀뽀 했다가 눈 뒤집힌 민형이에게 멱살 잡혔으면 좋겠다. 그래도 웃는 거지. 여주는 경악한 지성이 품에 안겨서 제 뜨거워진 볼 꾹 누르고 있다.
"아니 여주. 진짜 오바. 나 진짜 와. 나도 어? 여주 가이딩 해주고 싶어. 알아?"
완전 애옹이 돼서 키스하고 싶다고 말은 못하고 가이딩 하게 해달라며 투덜거리는 이마크.
"아, 조... 좋았구나... 그랬구나..."
가이딩 때문에 정신 못차리는 여주가 '아, 좋다' 하고 내뱉는 말 들어버린 박지성. 품에 안고 있는 건 난데... 왜 이렇게 진 기분이냐고요...
누가 해킹을 당했을까요..? 이럴라고 당했겠죠 뭐...
나 진짜 눈물나ㅠㅠ 이 작품을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6.05 02:11
다시봐도 존잼,,,💚💚💚
도랐! 이걸 이제서야 보다니!!!!! 정주행 시작💚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12.20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