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10월7일
알레르기 비염
꽃가루 날리는 봄·가을에 주로 악화
외출 삼가거나 마스크 착용하고
병원에서 반응 보이는 물질 검사해
적절한 약물요법 병행해야 해요
하늘은 청명하고 산이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철에 접어들었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큰 일교차로
호흡기 건강관리에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많은 환자에게
가을 환절기는 피하고 싶은 계절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의 알레르기 만성 염증으로 계속 흐르는 맑은 콧물과 연속적이고 발작적인 재채
기, 코막힘, 코나 눈의 가려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률은 소아 청소년기에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주위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 됐다. 최근에는 취학 전 연령에서도 알레
르기비염 증상을 많이 호소하고 있다. 대개 증상은 하루 중 아침에 가장 심하며, 1년 중 요즘 같은 환절기에
악화하는 환자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은 다양하다.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항원(알레르겐)에 노출되는
것이 주요한 악화 요인 중 하나인데 봄·가을에 날리는 꽃가루도 그에 해당한다. 또한 급격한 온도 변화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을철과 같은 환절기는 높은 일교차로 증상이 심해지기 좋은 환경이다. 여기에
환절기에 유행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역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흔한 원인이 된다.
◇가을철 알레르기 비염 관리
알레르기 비염의 악화 원인을 피하고, 증상에 맞는 효과적 약물을 처방받은 대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악화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항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봄·가을
환절기에 주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정확한 원인
항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실내는 청결하게 유지하며
적절히 환기하고, 예보를 확인해서 미세 먼지나 대기 오염이 심한 날, 꽃가루가 날리는 날은 외출을 삼가
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직·간접 흡연을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코로나 유행
기간에 손 씻기가 감염 예방에 효과가 좋다는 것을 체감했는데, 환절기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 알레
르기 비염이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도 손씻기는 매우 좋은 예방법이다.
◇알레르기 비염 약물 요법
송대진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일상생활에서 알레르기 비염 악화 요인을 완전히 막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 요법을 병행할
필요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에는 증상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경구약(먹는 약)
과 비강(콧속) 분무제, 면역 요법제가 있다. 이 중 콧물, 재채기, 코나 눈의 가려움 같은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
적 증상에 효과적인 항히스타민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졸음이나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이 없는
약이 개발돼 약을 쓰더라도 학업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코막힘이나 비염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병·의원에서 처방받는 스테로이드 비강 분무제가 효과적이다. 지속적인 약물 요법이 필요한 환자
들은 알레르겐을 조금씩 체내에 투여해 알레르기 면역 반응 억제를 유도하는 면역 주사나 혀 밑에 알레르겐
을 투여하는 면역 요법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관리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 효과적인 약물이 있지만, 혈관 수축제(비충혈 제거제)는 코막힘을 빠르게
완화해 주는 대신 장기간 사용 시 약물 비염을 유발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
처방대로 사용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만성 질환이다.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알레르기 염증에 따른 점막 부종으로 부비동염
(축농증)이 생기기 쉽고, 코막힘으로 수면 장애나 집중력은 물론 삶의 질까지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함께 지속적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증상이 악화하기 쉬운 가을 환절기에는 적절한 환경 관리
에 더욱 신경을 쓰고,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