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여행|충북 충주 수안보온천
대한민국 최초의 온천마을
충북 충주 수안보온천
솔직히 ‘수안보온천’ 하면 아주아주 꼬맹이 때 가보았던 부곡하와이 정도쯤 되는 노후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찾은 수안보온천은 그 매끈매끈한 수질에 재차 감탄했던 기억이며, 무엇보다도 주변의 먹을거리 때문에 다시 한 번 찾을 수밖에 없는 그런 곳이다. 월악산에서 채취한 산더덕과 풍미가 남다른 산채들, 갓 따서 말린 곶감과 충청도식 해장국의 진수인 올갱이 해장국, 수안보만의 별미인 꿩샤브샤브까지. 이틀에 걸쳐 먹어도 모자랄 진미가 수안보면 온천리 작은 분지 안에 올망졸망 모여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수온 53℃, pH 8.3의 약알칼리성 온천수인 수안보 온천의 정확한 역사는 따질 수 없지만, 최대 약 3만여 년 전부터 솟아오른 천연용출 온천수라는 기록에 의한 설이 유력하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개발된 온천특구라서 아직까지 구식 시설을 갖춘 곳이 많아 최근에는 테마파크형 스파온천들에게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3만 년 넘게 열심히 온천수를 공급해서일까. 머지않아 수안보의 온천수가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비보가 들려온다. 그렇다면 지금이 수안보에 갈 마지막 기회인지 모른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테마파크형 온천의 호화로움은 덜해도, 국내 최초의 온천지역이라는 자부심만은 아직까지 유효하니 말이다. 몇 주 동안 머물며 피부병을 완치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을 만큼 피부에 좋은 물이니 비듬, 피부병, 여드름 등이 고민이라면 꼭 가보자.
담장 없는 집 안마당에서 놀던 고양이
걷는 즐거움이 있는 마을
수안보 온천리는 규모가 작은 마을이지만 여느 지방도시의 읍내보다 잘 정비되어 있다. 조금 위쪽에서 내려다보면 딱 양손바닥을 모았을 때 움푹하게 파인 안쪽에 쏙 들어갈 정도다. 온천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가로로 흐르는 실개천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다리를 건너기 직전에는 수안보 토산품시장이 자리하고 있고, 다리를 건너면 벚꽃 산책길이 쭈욱 이어져 있다. 낙엽이 차분하게 내려앉은 거리를 싸복싸복 걷다 보면 금세 논밭이 어우러진 시골 풍경과 마주하게 되고,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 수안보성당에 이른다.
수안보온천지구에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온천시설을 자랑하는 수안보파크호텔 쪽으로 오르다 보면, 왼쪽에 성봉채플이 보인다. 너무 예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 아담한 교회는 언제든 들어가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항시 개방되어 있다. 교회 앞마당의 폭신한 잔디밭과 나무그네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마치 유럽의 어느 시골마을에라도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온천마을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단양 쪽으로 올라가면 우리나라 5대 악산의 하나인 월악산 국립공원에 이른다. 등산이 버겁다면 산책로처럼 잘 정비된 자연관찰로를 잠시 걸어도 좋겠다.
수안보에서 꼭 즐겨야 할 먹을거리
꿩샤브샤브 수안보의 특산 요리는 단연코 꿩샤브샤브다. 식당마다 6~8가지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데, 그 작은 꿩 한 마리에서 이렇게 다양한 요리가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보통 꿩샤브샤브-꿩만두-꿩육회-꿩볶음-꿩튀김-꿩탕수육-꿩부추무침-꿩육수 수제비탕이 제공된다. 5만원선.
올갱이 해장국 수안보 인근 괴산과 청풍 등지의 올갱이가 유명한 만큼, 수안보에서도 올갱이 해장국은 특미 중 하나. 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인 올갱이에 밀가루나 달걀옷을 입힌 뒤 아욱, 부추 등을 넣고 된장을 풀어 구수하게 끓여내는데, 입맛 없어도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정도로 개운하다. 5000~6000원선.
산채 정식 월악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나물들로 만든 산채정식 또한 수안보의 자랑. 한 상에 20~30여 가지의 산나물 반찬이 차려진다. 대개 된장찌개와 튀김요리 등을 같이 대접하는데, 1인분에 1만4000원선이다.
더덕찜 월악산의 유명한 특산품 중 하나가 깊은 산 속에서 무공해로 자란 자연산 산더덕이다. 토산품시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고, 산채 정식을 파는 식당에서는 더덕찜이 빠지지 않는다. 빨갛게 양념된 더덕찜은 그 맛과 향이 참 산악지대의 밥도둑이라고나 할까. 더덕찜은 1만5000원선,
곶감 갓 따서 건조시킨 수안보 곶감은 아직 주홍빛이 흐르고 말랑말랑한 속에는 촉촉한 육질이 그대로 남아 있어 늘 보던 시커멓고 쭈글한 곶감과는 확실히 다르다.
추천 식당
양지말가든 8가지 코스의 꿩샤브샤브와 올갱이 해장국으로 유명한 곳. 꿩샤브샤브 2인분 4만5000원, 올갱이해장국 6000원. 문의 043-848-2430
영화식당 수안보에서 가장 유명한 산채정식 전문 식당. 24가지 나물 반찬과 된장찌개, 두부, 야채튀김 등이 한 상 가득 펼쳐진다. 재밌게도 각 나물그릇마다 이름이 표기되어 있다. 산채정식 1만4000원, 더덕찜 1만5000원. 문의 043-846-2530
info 수안보 지역 추천 온천호텔
● 수안보파크호텔
한국도자기에서 운영하는 온천호텔로 수안보 지역 온천호텔 중에서는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넓은 사우나 설비와 산이 내려다보이는 노천탕, 최근 리모델링으로 한결 고급스러워진 내부 인테리어가 수안보파크호텔의 자랑. 로비 옆에 한국도자기 제품 아웃렛도 있어, 그릇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숙박료 특실(가족용) 33만6000원, 일반실 16만~17만원대(겨울철에는 좀더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다).
사우나 개방시간 06:00~21:00(토요일 22:00까지)
사우나 이용료 숙박 시 6000원, 일반 이용 시 1만2000원
문의 043-846-2331~6 www.suanbopark.co.kr
● 수안보상록호텔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수안보 지역의 유서 깊은 관광호텔. 공무원이 이용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노천탕은 없고 호텔 지하에 온천사우나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숙박료 온돌, 더블, 트윈룸 11만원대, 특실 및 스위트룸 20만~30만원대
사우나 이용시간 06:00~22:00
사우나 이용료 숙박 시 3000원, 일반 이용 시 6000원
문의 043-845-3500~8 www.sangnokho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