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요 네스뵈는 해리 홀레 형사시리즈로 성공을 한 작가인데.. 이번에 본 그의 책은 형사가 주인공이 아닌 범죄자인 한 청년이 주인공인 소설이다.
소니 로프투스는 경찰이었던 아버지가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유서를 남기고 권총자살을 한 후로 모든 일상이 무너진다. 어머니도 우울증에 걸려 시름시름앓다가 돌아가시고 본인은 전도유망한 레슬링국가대표 상비군에서 꿈을 잃고 마약에 중독되어 인생을 탕진한다.
마약을 살 돈이 없어진 후엔 남의 죄를 자백하구 교도소에 들어가고 대신에 진범으로부터 교도소내에서도 마약을 공급받는다. 10여년을 교도소에서 지내는 소니와 우리나라와는 다른 노르웨이 교도소의 풍경이 보여지는 데.. 책에선 부교도소장도 부패한 인물로 나오며 소니에게 또 다른 범죄에 대한 허위자백을 알선하고 마약을 끊지 못하게 방해하는 인물로 거대한 악의 부패사슬에 묶여 있는 사람이다.
이런 소니에게 재소자중의 동료가 시한부인생을 선고 받으면서 중요한 사실을 소니에게 알린다. 소니의 아버지는 청렴한 경찰이었고 자신은 아버지의 정보원이었는 데..아버지가 추적한 거대한 조직범죄의 보스를 추적하다가 그들에게 잡혀 유서를 쓰고 자살로 위장하는 대신에 어머니와 아들은 살려주겠다는 거래에 응해서 죽은 것이라고..
머리도 좋고 레슬링 기술로 튼튼한 체력을 가진 소니는 기발한 방법으로 아무도 탈출하지 못한 교도소를 탈출하고 그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자신에게 거짓 자백을 하게 만든 범죄조직과 진범들을 찾아 희생자들을 위한 복수를 하나 하나씩 실행해간다.
아버지의 절친한 동료였었고 은퇴가 얼마남지 않은 베테랑 형사 시몬 케파스가 소니를 추적하게 되는 데.. 소니의 뒤를 냉정하고 놀라운 수사기법으로 바짝 쫓게 되면서 소니가 아버지의 복수를 하게 된다는 걸 알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절친한 동료의 아들을 보호하고자 위험에 처하기전에 잡아야 한다는 심리와 소니의아버지와 연적관계였으나 협력관계였고 많은 비밀을 공유했던 그의 입장은 소니의 복수가 진행될수록 갈등을 겪으며 경찰로서 일탈행동을 하게 된다.
마약중독자 보호센터에서 은신하며 복수를 하는 소니는 그곳에서 마르타라는 여직원을 만나면서 서로 한 눈에 반하게되지만 그녀는 약혼자가 있는 여자.. 그러나 서로의 끌림은 고난과 위험이 클수록 더 깊어만 가고..
소년시절부터 단절된 세상에서 살아온 소니는 찾아온 사랑에 대해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어딘가 연약하고 슬퍼보이는 그를 사랑하는 마르타에겐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
차례 차레 자신의 자백으로 억울하게 죽어간 희생자의 복수를 감행하며 드러나는 상류층과 범죄조직의 맨얼굴을 보며 소니는 결국 아버지의 죽음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일명 "쌍둥이"라는 범죄집단의 보스에게 한발 한발 다가서며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게 된다.
600여페이지에 달하는 이 소설은 작가의 치밀한 구성과 다양한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펄떡펄떡 살아 숨쉬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몰입해서 읽어내려 가게 되는 데.. 마치 잘 만든 영화를 보듯이 머릿속에 이미지를 영상화 시키며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런 종류의 소설은 일본의 히가시노게이고나 미야베 미유키 같은 작가들이 잘 쓰는 소설 분야이기도 한 데..
일본의 소설들이 좀더 주인공들의 내면심리와 작가의 메시지가 글안에 표현이 되는 것에 비해 요 네스뵈뿐만 아닌 북유럽의 장르소설들은 인물의 캐릭터와 사회적인 분위기에 대한 스케치 적인 접근으로 독자가 판단하게끔 절묘하게 소설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나 주인공에 대한 심리를 파악하게 한다는 점이 좀 다른 것 같다.
이 글에선 밝히지 않은 반전의 결말이 있는 데.. 주인공 소니의 꿈은 아버지와 같은 훌륭한 경찰이 되는 것에 있었으나 운명은 그를 잔혹한 범죄자의 길로 이끌게 된다는 점에서 씁쓸하지만 이것이 그의 인생이니 어쩌랴..
다만 그는 그의 운명에 처음엔 좌절하고 인생을 자포자기했으나 다시 일어섰을 땐 누구보다 더 열렬히 살아간 사람이었다.
비록 소설이라 해도 소설이 현실의 거울임을 생각할 때.. 내가 주인공 소니의 입장이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을 잠시 해보면서 참 잘 쓴 소설이라는 생각을 또 다시 해본다.
남자는 약해질 수 있지만 아버지는 강해질 수 있고, 아들은 아직 어리지만 아들이 크면 부모의 품을 벗어나 세상을 홀로 살아가는 강한 남자가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와... 모든 것을 다 포기해야할 순간에도 사랑의 이름으로 구원을 찾아가는 한 청년이자 아들의 이야기로 기억될 소설이다.
첫댓글 요 네스뵈는 왠지 낙오자??인듯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듯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듯~~~해리홀레 형사 역시도 술에 찌든 어찌보면 자신만의 세상에 살고있는듯한 인물이고...요 네스뵈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1인으로 아들역시 읽고싶네요 ^^
주인공의 그런 결점들이 더 생생하게 사건해결에 긴장과 몰입감을 주는 것 같아요. ㅋㅋ
북유럽 소설들을 보면.. 복지가 너무 잘 돼있는 나라의 어두운면을 보는 것 같아요. 일을 안해도 먹고 살게 해주니 마약도 판을 치고.. 알콜중독도 그렇고.. 흠.. 하여간 어느 곳이나 어둠과 밝음은 공존하나 싶더라구요. ^^
@불괴 불괴님 글을 보니 반가워서 댓글함 남겼어요 저 금강이에요 ^^
독일작가 넬레노이하우스 소설도 좋아라 하는데 비슷비슷한 유형들인듯...
@키라 아하. 누구신가 했더니 금강님이셨군요.. 반가워요~ ㅋㅋㅋ
읽으신 책들 간단히 서평 좀 남겨주시면 좋을 텐데.. ^^
@불괴 ㅋ 제가 글 제주가 없어서...요 네스뵈는 스노우맨을 읽으면서 팬이됐죠
@키라 저도 스노우맨으로 시작...가장 강렬했던 작가의 책이였던 듯.. 읽으면서 오싹한 경험은 오랜만이였거든요..^^;;
참 잘 쓴 소설인듯 서평또한 차분하게 잘 쓰셨습니다.^^
안 봤지만 한 권을 공으로 읽은 듯한 기분이네요.
만약 아버지의 죽음에 진위를 들어듣지 못했다면 주인공은 평생을 마약쟁이로 타락하며 살았을듯요.
아버지때문에 일상이 깨어지고, 아버지때문에 의미가 다시 주어지는 파란의 삶이군요.
잘 쓴 소설이라고 생각되어진 것은 일단 스토리의 전개가 탄탄하고 반전과 결말이 예측하기 힘들어서
몰입감이 좋았거든요.. 무엇보다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아나게 하는 글솜씨가 압권인 듯 하네요.. ^^
표지에서나 서평에서도 탄탄한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느껴지네요.
영화를 연상시키는 전개방법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서평 너무 잘 읽었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장르소설 가리지 않고 재밌는 것은 읽는 편이라 종종 소개해볼까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