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그렇겠지만, 노래는 불러도 불러도 끝이 없습니다. 오히려 잘 하지 못할 때는 만족도가 높아요. 조금만 배워도 별 것 없다가 뭔가가 조금 생겨나니, 이전에 비해 제법 잘 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비록 지금 내 소리가 완성되지 않은 것 같아도, 조금만 더 하면 어느 정도까지 이룰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되기도 해요. 그러나 마음 들여 노해보면,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뭘 더 어떻게 해야 실력이 쌓일 수 있는지 모르겠기도 합니다.
그래서 노래를 익혀갈 힘을 길러가기로 했어요. 당장은 재미 없게 생각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악보를 보고 읽는 법을 배우기로 했어요. 몸으로 익히는 것은 관념을 머리에 각인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감각을 익히고 새기는 것이다 보니 반복도 중요하고, 개인이 감수성 있게 다름을 깨닫는 수밖에 없습니다. 더 잘 깨달으려면 그냥 불러주는 대로 부를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마음을 내어 각각의 음과 음을 기억해가며 불러야 합니다. 목구멍의 성대를 어떻게 썼을 때, 어떤 떨림일 때, 어떤 발음일 때 소리가 잘 나왔는지 기억하며 불러야 합니다.
그런 연습이 정말 어렵기는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노래를 향한 간절함만큼 애써 부르며, 또 기억해가겠지요. 학생들이 마음을 모아 잘 해가고 싶은 마음 내기를, 함께 서로를 북돋아주기를, 그냥 시간이 흘러가게 두지 않고, 열심으로 그 시간들 보내기를 응원할 뿐입니다.
기준을 가장 기본이 되는 도(C음)로 놓고, 거기서 부터 한 음 간격이 어느 정도인지 불러봅니다. 한 번 해보고는 기준을 레(D음)로 놓고 부르고, 그 다음에는 미(E음)로 놓고 부릅니다. 그런 후에는 조금 다르게 변형해서도 불러봅니다.
도레 / 도미 / 도파 / 도솔 / 도라 / 도시 / 도도 / 도
레도 / 레레 / 레미 / 레파 / 레솔 / 레라 / 레시 / 레도
미도 / 미레 / 미미 / 미파 / 미솔 / 미라 / 미시 / 미도
도레미도 / 도레미레 / 도레미미 / 도레미파 / 도레미솔 / 도레미라 / 도레미시 / 도레미도
봄학기 시작하고 그 동안 배운 노래를 돌아봅니다. 모두 다섯 곡입니다.
꽃가지에 내리는(이태선/장수철)
봄비(김희동)
메아리(이원수/백창우)
이 길의 전부(박노해/유인혁)
꿈꾸지 않으면(양희창/장해선)
그간 불러온 노래마다 노랫말과 가락이 마음에 남고 좋은 노래들이었어요. 그런데 노래마다 화음이 있고 어떤 노래는 화음도 두 가지씩 되니, 그걸 모두 다 외워서 부르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새 노래는 배우지 않고, 이미 불렀던 노래 다시 익혀보았어요. 음 간격 익히기하면서는, 악보를 읽는 법을 조금이나마 익혀가니, 학생들도 그 감각을 사용해 노래 다시금 불러보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앞으로 계속 해가며 달라져갈 것 기대합니다.
맵시낸 노래 반복해서 연습하고 다시 불러봤답니다.
함께 들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