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 내리는 6월의 마지막 날, 삼팔선 휴게소에서 수산항까지 13.7km를 걸었습니다.
38선 휴게소는 동해안을 지나는 사람들에겐 너무 잘 알려진 곳이지요. 우리나라가 해방이 되고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 38선이 그어졌던 곳으로 오늘 우리가 걸었던 지역은 북한 땅이었죠.
또 양양의 38선은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제정된 의미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1950년 10월 1일 국군 3사단 23연대 3대대가 양양에서 38선을 통해 최초로 북진을 하게 되는데 이날을 기념해 국군의 날을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 뒤에 한국전쟁의 상흔을 되새겨보라는 듯 38선 휴게소 입구에 38선 표지석이 우뚝 서 있습니다.
3 8선 휴게소를 지나면 기사문항이 나옵니다. 기사문항의 마을에는 집벽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6.25 전쟁과 3.1운동을 주제로 한 벽화들이 많습니다.
길을 좀더 가니 건너편에 여러 기념비가 서 있는 모습이 보이고 '만세고개'라는 표석도 보입니다. 바로 襄陽三一萬歲運動遺蹟碑입니다. 이 기념비는 1974년 10월 3일에 제막하였고 2000년 4월 9일에 건립하였으며, 2003년 9월에 국가보훈처에서 현충시설로 지정하였다고 합니다.
양양군의 독립만세운동은 1919년 4월 3일부터 4월 9일까지 전개되었습니다. 4월 3일 대규모 시위 계획이 발각되었으나 4월 4일의 장날을 기하여 수천 명이 장터에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외쳤습니다. 읍내 시위에서 2명이 일본경찰에게 피살되었으나, 만세 시위는 그대로 계속되어 1000여 명의 군중이 관고개(關峴;지금의 만세고개)를 넘어 주재소 앞에 이르러 독립만세를 부를 때 일제 군경이 무차별 사격을 가하여 선두에 섰던 9명이 현장에서 순국하고 20여 명이 총상을 입었고, 또 마을 주민들의 연행에 항의하던 이장이 경찰서장실에서 피살된 것을 비롯하여 80여 명이 투옥되어 옥고를 치렀습니다. 아마도 조그마한 시골 지역으로는 3∙1 독립만세운동의 엄청난 희생자가 나온 곳이지만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조금 더 가니 하조대 표지가 보입니다.
하조대(河趙臺)는 양양군 현북면에 있는 암석해안으로 양양8경 중 하나입니다.
그유래로는 하씨 집안의 총각과 조씨 집안의 처녀 사이의 사랑에 얽힌 이야기에서 하조대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하나, 조선조의 여러 기록에는 "하륜과 조준이 항상 놀면서 하조대라고 각석(刻石)을 하였기 때문에 칭한다."고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해안절벽 위에 같은 이름의 정자가 자리하는데, 정자에서 바라보는 기암절벽 위에 우뚝 솟은 약 200년 묵은 노송은 애국가 방송의 배경화면에 등장해 ‘애국송’이라고도 불리는 기품있는 모습입니다.
우리의 여정은 수산항 해파랑쉼터 카페에서 쉼터지기님이 선사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마무리 되었습니다.
첫댓글 이처럼 걷기 좋은 날씨가 또 있을까요 ^^
같이 걸은 바우님들
모두 행복한 얼굴이었습니다
자세한 일정 사진으로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명주사랑님 ^^
함께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후기에 다시감동! 고맙습니다~^^
명주사랑님 말씀하신대로
이번 해파랑길42~43구간은 [38선 표지석] , [6.25 전쟁과 3.1운동을 주제로 한 벽화], [3.1만세운동 유적비], [애국가에 나오는 200살 묵은 노송]까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생각하며,
애국하는 마음으로 걸어야 하는 매우 뜻 깊은 길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