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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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리의 메인바자르 거리
새벽 5시.
알람으로 잠이 들었다가 순간에 깬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새벽에 익숙하지 않음에도
부리나케 일어났다.
무엇에 끌려서 여기에 왔는지 무엇때문에 이곳에 와서 이렇게 우두커니 서 있는지
중심이 잡히지 않는 시간이 지나간다.
새벽 으스럼의 시간은 우샤스신의 시간이다 여명과 새벽의 쌍둥이신....
지금 내가 그 신의 시간을 체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매캐한 골목길....
어스럼한 거리...
질퍽한 바닥...
아직 정리되지 않은 도시는 새벽에서 깨어나지도 않은듯...
조금 더 있으면 태양이 떠 오를 것이다...
새벽의 신이 바삐 몸치장을 하고 아름답게 꾸미고 늘 준비하는 시간이듯...
거리도 곧 정리가 되고, 치장을 하고, 아침을 맞을 것 같다.
우리가 약속하고 만나는 장소는 어젯밤 택시가 세워 준 곳이다.
다같이 델리 역으로 이동하여 오르차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카주라호로
이동하는 여정이란다. 사실 아직까지도 인도라는 것을 모르겠구나.
삼삼오오 이야기를 하고, 아직도 나오지 않는 회원들을 기다리는데
두 사람이 오지 않았다.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잘 될거야! 찾아 올거야!
델리역으로....
그렇게 믿으면서 우리는 기차 시간으로 인해서 몸을 움직여 델리역으로
향했다.
뉴델리 역까지 가는 동안은 모두가 침묵을 했고, 어디선가 무엇이라도 나타날것같은
분위기이다. 새벽을 여는 시간 사람들은 분주히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하고,
가장 많이 눈에 들어오는것은 택시들이다.
삐~익...삑하는 소리와 함께 신호등이 없는 그 길을 건너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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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 Delihi 기차역
역사 안에도 역밖에도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모포를 두르고,
겨울의 밤을 보낸듯하다. 행색은 거지같지만....
그들이 긴 시간을 기다려 어디로 가거나, 멀리서 오는듯 해 보이지 않는데..
역앞 광장에 즐비한 사람들은 뭘 하는 사람들인지?
오가는 사람과 장사를 하는 사람과, 역무원과....그리고 나와 같은 여행자와..
모두가 떠나고 돌아오는 걸음이것만, 이곳에 있는사람들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낯선 이방인들을 응시한다.
드디어 역안으로 들어왔다. 기차가 연착이라고 한다.
그것도 3시간이나...
처음으로 인도스러움을 느끼는 순간이다. 모두들 인도이니까 그렇구나!
인도여서 그래...! 드디어 시작이다..문제가....!! 등등의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다.
갑자기 벌어진 3시간이다.
스님 늘 말씀하시듯이 '안되는 것도 되는 것도 없다.' 상황을 즐기자..라고
하시더니 결국 아침을 해결하러 길거리로 나서라고 한다.
물건은 지키는 사람 몇명을 남겨두고 시끌 벅적한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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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앞 광장에 즐비하게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
시끌벅적 시끌벅적...
또 한번 거리를 활보해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니,
어서오세요, 들어오세요..하는 손짓들이 한국이나 매한가지이다.
쩌빠디라고 하는 밀가루 빵을 만들어 놓고 손님들을 부르는 손길이 바쁘다.
호객행위를 한다고 아무 가게나 들어갈 수 있나? 시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골라서 들어서기로 하고, 시장구경에 나섰다. 아직 문도 제대로 열지 않은
골목길을 어슬렁거리는 사자처럼 우리는 배회하듯 걸어다녔다.
과일가게....!!
초록색 솔방울 크기만한 과일이 있었다. 이름은 씨떼빠(?)라고 한다.
씨가 너무 많아서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얼마 되지 않고,
씨를 발라내기가 여간 힘들었지만 달콤한 맛이 자꾸 먹으면 먹을만 하겠다 싶다.
낯선 과일이라고는 그것 외에는 우리나라 과일상이나 다를바가 없다.
사과, 석류, 바나나 등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과일들이 진열되어 있다.
시장엘 가면 의례껏 과일을 사오듯 우리는 흔한 사과를 사고 씨떼빠를 담아서
아침을 먹기 위해서 가게를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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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된 과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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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울에 과일의 무게를 달고 있는 과일가게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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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떼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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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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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카에 진열된 신발
JANTI South India 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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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식당안으로 들어 섰다. 다른 회원들이 이미 차지를 하고 있어서,
눈치를 보면서 우리도 슬슬 음식을 시켜보기로했다.
처음 맛보는 인도 음식이다. 물론 길거리 음식이지만 이것이 진정한 인도의
음식이지 않을까? 서민의 음식이니...
차이라는 인도 차를 마셨다. 홍차에다 우유를 넣고, 생강을 살짝 넣어서
달콤하게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었다. 인도인들은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차이를 마신다고 한다.
길거리 음식으론 로띠(빵) 또는 쩌빠띠 피자판과 같이 생긴 얇은 밀가루 떡이다.
쩌빠띠는 어릴적 엄마가 만들어준 밀가루 국수의 꼭지를 아궁이에 구워먹던
맛과 똑같다. 거기에 인도식의 소스를 적시거나 올려서 먹으니 맛이 좋았다.
실제로 인도인들의 이런 저런 모습을 보면 거북해서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네들도 먹고 사는 것이고 나도 먹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먹을만했다.
이외에도 밀가루에 양파를 썰어서 구운 빈대떡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구나.
우리나라 파전을 양파를 넣어서 구운듯한 느낌을 주었고, 콩으로 된 커리 비슷한
음식이 나왔는데 쩌빠디에 올려 먹으니 좋았었다. 이곳에서 먹은 음식이 내가
인도에서 처음 접해보는 인도식 요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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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와 흡사한 소스 -쩌빠띠에 찍어 먹거나, 얹어서 먹으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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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전과 비슷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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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어지간히 식사를 하고 나와 가방을 지키는 팀들과 교대를 하기 위해 역으로
들어오면서 델리역에서의 일출을 보았다. 그 사이 새벽의 우샤스는 수리아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한다.
새벽을 꾸몄던 우샤스가 물러가는 시간....
붉게 물들지 않은 태양이 인도의스모그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델리역 시계탑 위로 떠오르는 태양이다!! 처음 맞이하는 수리아의 신처럼 태양은
그렇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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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린 후에 기차는 어느덧 우리의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역의 지붕으로
어슬렁 거리던 개들도, 쥐들도 들어오는 기차소리에 어디론가 사라진시간...
우리는 기차에 올랐다. 지정된 좌석에 앉게 되었다. 인도에서의 최고급 기차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KTX쯤 되는 기차인가 보구나. 좌석에 앉아 조금 지나니 검사원이
표를 검사하고, 또 조금 있으니 식사를 주었다. 따뜻한 물을 주어서 커피도 마실 수 있었다.
음식도 길거리 음식과는 다르게 아주 깔끔하게 준비를 해주고 오믈렛같은
감자 요리의 맛은 또 얼마나 좋았던지…….
이런 기차는 한번쯤 타보라고 배낭족이지만 권해 주고 싶다. 색다른 체험이지 않겠지?
요금이 얼마인지 알지 못하지만 인도에서는 아주 상류층만 탈 수 있지 않을까?
대부분의 승객들은 외국인이다. 우린 인원이 너무 많아 내가 이곳에서는 외국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인도인들이 들어오면 그들이 이방인 같이 느껴지고,
사파리에 들어가는 차량 속에 앉은 사람처럼 우리는 오히려 차장 밖을 사파리 우리처럼
쳐다보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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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춰 선 역에서의 인도인들...
기차는 몇 곳의 역에서 정차를 했고, 가다가 난데 없이 멈추어 서기도 했었다.
궁금하였지만 무슨 일인지 물어볼 수도 없고 말이 통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때마다 차장 밖의
사막 같은 분위기를 보아야 했고, 둘러 보아도 둘러 보아도 사막 같은 길고 긴 평원일 뿐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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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가다 세운 어느 역에서 기차레일 옆에서 대변을 보는 아이를 보았다.
갑자기 아주 신기한 것을 본 것처럼 저마다 사진을 찍고, 웃고 한바탕 소동인데
그 아이와 아이의 친구는 작은 물통을 들고 그 해 맑은 눈동자로 우리를 쳐다볼
뿐이었단다. 문화의 차이라는 것이 사람을 미개인으로 보이게도 하지만 순진한
아이의 눈은 끝까지 사람들을 응시할 뿐이었다.
책에서 말하던 인도인들의 일이었는데,
스님은 말을 했다. 뒤 돌아서 하지 않고 사람을 보면서 한다고…
이유는 그렇게 하면 아랫도리를 쳐다보지 않고 그저 눈을 바라볼 뿐이라고…….
언젠가 류시화 시의 책에서 북인도 여행도중 낭패를 본 이야기를 보았었다.
문명인이라는 이유는 아무 곳에서나 볼일을 볼 수 없다는 그는 아픈 배를 움켜잡고
인도 들판을 뛰어 다녀야만 했다. 황무지 같은 인도 땅이라 어디 숨길 만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겨우 지팡이 비슷한 곳에 몸을 숨기고 일을 보고서야 돌아와 오히려 큰소리를 치면서
화장실이 왜 이렇게 없느냐고 큰소리를 치면서 비위생적이라는 소리를 했다는 구나.
그 때에 그 버스에 계신 아저씨가 하시는 말씀이 ‘자연 속에서 자연스런 일을 보는 것이
나쁘지 뭐가 나쁘다는 것이냐’라는 것이었다는 구나. 그래 그들이 개념은 자연에
속하는 행동인 것이구나. 우리가 미개하다고 말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은
자연을 위한 일이라고 하는 구나. 어쩌면 우리가 그들에게 배워야 하는 것이
자연이 된다는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이미 문명의 너무 많은 것을 배운
우리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 갈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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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를 가기 위해선 잔시역에 내려야 한다. 잔시역 까지 가는 도중에 여러 성들을
창 밖으로 흘려 보냈다. 슬쩍 쓸쩍 지나가는 옛 성벽들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 우리가 여기에 머물면서 어쩌면 수없이 많이 보게 될
건물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꿈도 꾸고 생각도 하고 잠도 잔 후에 잔시역에 내려
또 많은 인도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우리는 대기 되어 있던 버스에 올랐단다.
하얀색 인도 버스였단다.
첫댓글 이 여행기를 읽고 있자니...연착된 기차와,,,14시간의 기차타고 내리니 너무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 앉았던 내 여행중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다시는 배낭여행은 안하리라 했는데 지금도 가고싶네요.ㅎㅎ
전 그래도 가고 싶어요...슬리핑기차 13시간 동안 꼼작없이 있었어도...ㅋㅋㅋㅋ
그게 마약이라나까....한번 중독이 되면 빠져나오지 못하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