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 응원 도중 가장 낭패를 본 사람들이 바로 요실금(尿失禁)을 앓는 여성들이다. 골이 들어가는 결정적 순간마다 소변을 옷에 지리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잔뜩 긴장한 채 함성을 지르다보면 복압(腹壓)이 올라가고 이 과정에서 방광 속 소변이 출산과 폐경 등으로 느슨해진 요도 괄약근을 뚫고 새어 나오게 된다.
요실금은 그 자체로 치명적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극복이 절실하다.
요실금 극복을 위해선 올바른 배뇨 습관이 중요하다. 우선 너무 오래 참는 것은 삼가야 한다.
방광에 소변이 가득차 늘어나게 되면 방광 벽이 자극돼 다음엔 소변이 조금만 차도 요의(尿意)를 느끼게 된다.
이번 월드컵 야외응원에서도 화장실까지 가기 귀찮아 경기 직전까지 참았다가 한꺼번에 소변을 볼 경우 경기 도중 느닷없는 요의를 감당하지 못해 다시 화장실로 가야하는 낭패를 겪은 이들이 많았다.
소변이 오래 방광 속에 머무르면 세균 감염도 잘 일어나 방광염을 일으킬 수 있다. '소변을 참으면 병이 된다'는 옛말은 분명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자주 화장실에 가는 것도 옳지 않다. 소변을 본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회의 시작이나 영화 관람 직전, 차를 타거나 식사 직전에 강박적으로 화장실에 가는 이들이 있다.
이렇게 되면 방광은 소변이 조금만 차도 소변이 마렵도록 뇌에 신호를 전달하므로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하는 오줌소태가 될 수 있다.
배뇨 간격은 4~5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이 시간을 넘어가는 마라톤 행사나 모임이 아니라면 요의를 느끼지 않는데도 일부러 화장실에 가는 버릇은 버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소변은 가급적 요의를 느낄 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도 괄약근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케겔 운동도 권할 수 있다. 대변을 보는 기분으로 항문을 수축했다 이완하는 동작을 매일 수십차례 틈나는대로 반복해 주는 것이다.
이 경우 괄약근 등 골반근육이 튼튼해져서 요실금을 이기는데 도움을 준다.
이도 저도 되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도록 한다. 최근 간편한 치료기술이 많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참고로 요실금 전문 진료과는 흔히 알고 있듯 산부인과가 아닌 비뇨기과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