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심층진단 ] 獨島 경제학 / 울릉도민 어획량 60%의 황금어장 & 28년 쓸 천연가스 매장

[농업유통]

[심층진단 ] 獨島 경제학 / 울릉도민 어획량 60%의 황금어장 & 28년 쓸 천연가스 매장
한·일 외교분쟁의 불씨 된 ‘獨島’..공시지가 2억7,000만 원에 불과한 돌섬이지만그 경제적 가치는 엄청나다는데…
이부형_日 추오(中央)대학 경제학 석사·박사

사진:권태균

■ 수자원뿐 아니라 하이드레이트 등 지하자원 매장 가능성 커
■ FTA 지연은 對한국 수출량 많은 일본에 불리하게 작용
■ 일본, 동북아 리더십 상실과 북한과의 관계 악화 등 비용 치러야
■ 한류효과 위축 불가피, 무역수지 개선에 불리하게 작용
■ 한·일,‘정냉경숙(政冷經熟)’ 따른 정경분리 대응책 마련 시급

2005년 3월16일 일본 시마네(島根)현 의회가 3개의 조문으로 이루어진 ‘다케시마의 날(竹島の日)’조례를 통과시켰다. 이에 맞서 한국은 국가안전보장회의가 ‘한·일 관계 신독트린’을 발표했다. 이로써 한·일 간에 독도 문제가 재발하고 말았다.

‘한·일 관계 신독트린’은 독도 영유권 수호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밝히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는 독도 주변 자원개발 및 경비 강화, 한·일 수뇌회담 연기, 전후 보상 문제 대응 강화,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등 강력한 국내외적 조치가 포함되어 있다.

가뜩이나 역사교과서 등 과거사 문제로 중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심기가 그리 썩 좋지만은 않은 상태에서, 왜 일본은 독도뿐 아니라 중국·러시아와 영토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는 것일까? 일본이 영토 문제나 과거사 문제를 또다시 들먹인다면 이들 국가 또는 지역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거나 국가 간 관계가 악화할 것이 뻔하고,

필자 이부형은

日 추오(中央)대학 경제학 석사·박사,
2003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근무,
2004년 경희사이버대학 강사(現),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現),
2003년 다키노 히데오 학술장려상 수상

특히 그네들의 과거사 왜곡 문제나 정치·외교적 행보에 대해 우리나라가 유독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시지가 2억7,287만 원에 불과한 독도를 왜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대는 것일까?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미 일본은 독도 문제와 과거사 문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등을 둘러싸고 적어도 중국과 우리나라로부터 많은 정치·외교적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영토 영유권 문제 재발에는 또 다른 이유가 숨겨져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독도가 갖는 경제적 매력이다. 우리는 그것을 면밀히 파악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체계적이고 타당성 있는 활용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독도는 수산자원뿐 아니라 지하자원 매장 가능성이 커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으로 평가된다. 독도 주변 해역은 북한한류와 대마난류계의 영향을 받아 플랑크톤이 풍부하다. 이 때문에 연어·송어·대구 등 회유성 어족과 명태·꽁치·오징어 등 어족자원이 어우러진 천혜의 바다 자연농장으로 불린다. 또 독도 주변 해역에는 다시마·미역 등 해조류와 소라·전복 등 해양동물이 많이 서식한다. 한마디로 동해는 황금어장으로서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이러한 사실은 데이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단적으로 울릉도민들은 전체 어획량의 60%를 독도 주변 해역에서 거둬들인다. 앞으로 바다 생태계를 잘 보존하고 가꿀 때 지속적인 어획이 가능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말하자면 독도는 울릉도민에게 황금어장이나 ‘삶과 생활의 터전’을 넘어 ‘지속적인 삶의 모체(母體)’인 것이다.

독도 주변 해역에 28년 쓸 천연가스층 존재

그런가 하면 독도 주변에는 ‘하이드레이트’라는 천연가스층이 폭 넓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경제적 가치는 현 단계에서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하이드레이트란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천연가스가 고체화된 상태를 말한다. 이것의 매장량은 가스층으로 이루어진 가스전 매장량의 수십 배에 달한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울릉분지 해역 수십 곳에 걸쳐 약 6억t(LNG 환산)의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우리가 약 28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8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2004년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2,180만t(65억5,000만 달러, 산업자원부)이었다.

단 우리나라는 현재 러시아나 일본에 비해 하이드레이트 개발을 위한 기술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그 에너지 자원의 개발을 위해 향후 10년간 약 2,250억 원을 기술개발에 투입할 방침이다. 그러니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날도 그리 멀지만은 않다. 그뿐 아니다. 울산 남동쪽과 독도 인근 해역 등에 유전지대가 펼쳐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천연가스가 석유 매장을 알리는 ‘지시자원’의 성격을 띤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치열한 자원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일본 등 주변 국가들의 행보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에너지 소비국이다. 에너지 해외 의존 비율은 무려 96.9%에 이른다.

반면 해외 자주개발 비율(지분참여 등에 의한 자주개발 공급량/총수입량)은 일본(9.8%)의 3분의 1 수준인 3%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니 에너지 안보가 대단히 취약한 상태다. 이렇게 볼 때 독도는 에너지 안보전략상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독도를 지켜내야 할 두번째 당위성이다.

독도에는 또 슴새·바다제비·괭이갈매기 등이 군집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총 22종에 이르는 조류가 관측된다. 이와 함께 동백·민들레 등 70여 종의 식물도 분포한다. 이들이 환동해권 관광자원과 결합할 경우 천혜의 관광지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단 독도 일원이 문화재보호법에 의거해 천연기념물 제336호 독도해조류번식지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환경보존과 개발을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지가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일본은 1905년 1월28일 일본 내각회의 결정으로 독도를 자국 영토에 강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독도에 망루(1905년 9월19일)를 설치했다. 그 결과 일본은 러시아 해군의 동정을 파악하는 등 독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 덕에 ‘동해대해전(東海大海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바로 이 섬이 동북아 해양안보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점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 정부 역시 독도에 통신기지를 구축해 러시아의 태평양 함대와 일본 및 북한 해군·공군의 활동을 파악 중이다. 동북아 안정 및 국가 안보를 위한 중요한 전략 요충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향후 해양과학기지가 독도에 설치된다면 우리나라 해양과학 발전에도 크게 공헌할 것이 분명하다.

한류와 한·일 FTA 추진에 타격 줄 수도

독도 갈등의 심화 및 장기화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교·통상 등 양국 공통 현안의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 이래저래 양국 관계의 극단적 악화로 양국에 미칠 경제적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한류 현상,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지역 협력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이 받을 타격이 크다. 일본은 경제대국으로서 동북아 지역 협력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이를 통해 정치·외교·경제적 위상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동북아 각국과의 분쟁 야기 또는 재발은 일본의 이러한 장기 전략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한·일 간 독도 문제 재발은 양국 모두에 경제적으로나 정치·외교적으로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나 ‘치킨게임(Chicken Game, 겁쟁이 게임)’으로 치닫게 될 때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우리가 받을 영향도 작지 않다. 우선 한류의 약화 또는 소멸과 한·일 FTA 지연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독도 문제 재발로 인해 한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등 일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심지어 분신자살 기도 등 극단적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비록 산발적이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일어날 경우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일본인들이 신변의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이는 곧바로 일본인 관광객 감소로 나타난다. 자연히 한류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1조 원(2004년 기준, 현대경제연구원 추정)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 한류시장이 받을 타격의 크기는 가늠하기 어렵다.

한·일 FTA가 받을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IDE, Institute of Developing Economies)에 따르면 한·일 간 FTA 체결로 인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0.06~8.67% 추가 상승, 소비자 후생 0.34~7.09%의 추가 증대가 기대된다. 한·일 FTA가 지연된다면 이런 기대효과는 물 건너가는 셈이다.

일본이 받을 타격은 더 크다. 일본은 한류 약화 내지 소멸과 한·일 FTA 지연에 따른 경제적 타격뿐 아니라 동북아 리더십 상실, 북한과의 관계 악화 등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한국의 일본 문화 개방이 지연되면 총 18조 원 이상(문화관광부, <문화산업백서> 2003년) 규모의 한국 문화시장 공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경제적으로 상생의 관계 긴요

한·일 FTA 지연의 파급 효과는 더 크다. GDP의 0.00(단기)~10.44(장기)% 상승, 무역수지 흑자 최대 3,885만 달러, 소비자 후생 0.03(단기)~9.29(장기)% 증대 등 경제적 효과가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일 무역 구조를 보면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경제적 피해가 우려되나 장기적으로는 일본경제의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은 대일(對日) 부품 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한·일 간 갈등 심화로 인해 일본의 부품·소재 수입이 어려워질 경우 국내 제조업의 생산 활동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품목별로 보면 한국은 전기·전자 부문(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 33%, 이하 마찬가지), 기계류(24%), 철강금속(16%)의 대일 수입 비중이 커 한·일 관계가 악화할 경우 이들 부문의 생산 활동이 위축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한국이 부품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국산화율을 끌어올리면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경제의 활력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품목 구조를 보면 일본의 주력 산업인 기계류와 전기·전자산업 비중이 58%를 차지한다. 일본의 대한 무역수지 흑자는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20%를 차지한다. 한편 한국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2001년 101억2,800만 달러, 2002년 145억1,300만 달러, 2003년 190억3,400만 달러, 2004년 244억4,300만 달러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양국 간의 극단적 대립은 전체 무역수지 흑자 폭을 줄이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독도분쟁은 일본의 거시경제에도 악재인 셈이다.

동북아 지역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한·일 협력체제가 와해하면 이 지역의 경제협력 과정에서 일본이 리더십을 상실할 우려마저 엿보인다. 우선 한·중·일 FTA 지연에 따른 경제적 손실(對中 무역수지 흑자 204억~254억 달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중·일 FTA의 추진 당위성과 선행과제> 2003년)이 작지 않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정치·외교적 손실이다. 북한과의 관계 악화에 따른 손실도 예상된다. 아마도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북한에서의 일본인 희생자 처리 문제 해결이 지연될 것이다.

독도 분쟁으로 한·일 관계가 극단적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만에 하나 그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두 나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독도 문제가 경제 정책 과제로 부상한 셈이다. ‘정냉경숙(政冷經熟)’. 정치 관계는 차갑게 식어 있고, 경제 관계는 성숙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요즘 일본 언론에서 중·일 관계를 표현할 때 종종 사용하는 말이다. 그러나 한·일 관계에도 딱 들어맞는 말인 것 같다.

독도 문제가 재발하면서 많은 국내 전문가의 견해가 쏟아지고 있다. 독도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된 거의 대부분의 의견은 정치적 관계와 경제적 관계를 분리해 전략적으로 행동하라는 것이다. 이른바 정경분리(政經分離)의 원칙이다.

정경분리 원칙에 충실하려면 과연 우리에게 무엇이 절실하고, 우리가 무슨 문제에 봉착해 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 때로는 정치 문제가 경제 문제로 둔갑하기도 하고,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정치적 수완을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로 삼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들지라도 오히려 그쪽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처한 국제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양국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와 방향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한·일 두 나라는 양국 또는 아시아 각국과의 다자간 FTA, 동아시아 경제 통합 문제, 북핵 문제 등 현안을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 두 나라가 동북아 및 동아시아 지역에서 차지하는 정치·경제적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역내 정치·경제 현안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국의 긴밀한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아시아 경제 통합 문제는 한·일 FTA 등 동북아 3국의 양국 간 FTA, 한·중·일 FTA 등을 타결한 후 순차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일 FTA를 비롯해 한·일 두 나라가 더 큰 경제적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동북아 정세 파악하는 계기 삼아야

한·일 FTA로 논의의 범위를 한정한다면 FTA 체결에 따른 양국의 산업부문간 격차 발생이 한·일 FTA 체결을 지연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FTA 체결에 따라 생기는 격차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가 쟁점이며, 이에 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일 양국은 ‘한·일 공동연구 및 기술 이전 촉진 기구(가칭)’나 ‘한·일 공동 기술 표준화 기구(가칭)’ 창설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순차적으로 완화하고, 이러한 기구들의 전략적 활용으로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북핵 문제 등 동북아시아 정세와 관련한 문제 또한 한·일 양국의 리더십을 전제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 요망된다. 한마디로 한·일 두 나라는 감정적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상호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상생의 포지티브 섬 게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2001년 가을 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한·일 역사공동연구기구’ 출범에 합의했다. 이 같은 기구의 실질적 가동을 통해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 독도 문제 등을 점진적이며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양국 모두 경제·사회적으로 긍정적 파급효과를 누리고 있다. 향후 한류뿐 아니라 일본문화 개방에 따른 긍정적 효과 또한 기대된다. 이러한 한류 열풍 효과와 일본문화 개방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의 양국 공유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결국 역내 경제협력, 북핵 문제, 문화 교류에 따른 시너지 창출 등이 한·일 양국이 당면한 과제다.

이들은 시간을 두고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두 나라가 정치적 리더십을 통해 진정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때 해결될 수 있다.

한편 독도 영유권 문제 재발은 여러 가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독도의 전략적 개발 문제다. 독도는 천혜의 수산자원, 환경자원, 에너지자원을 갖춘 중요한 경제적 자원이다. 여기서 환경자원과 개발의 양립을 통해 국제공공재(International Public Good, 독도 생태계 연구 및 보존을 위한 국제적 연구 프로젝트 조성, 독도환경포럼 개최 등)로 활용한다는 관점에서 독도 개발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한·일 FTA 체결을 추진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품·소재산업을 적극 육성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흥 개발도상국의 추격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부품·소재산업 육성은 내수산업 육성, 산업경쟁력 강화와도 맞물린 시급한 과제다. 그래서 이를 위한 구체적 계획 수립과 강력한 실천이 더욱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단적으로 주요 산업 부품의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기업·학계 등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한·일 간에는 독도 문제뿐 아니라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을 포함한 과거사 문제가 놓여 있다. 매번 중대한 고비에서 양국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지일파(知日派)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과 중대한 교섭에서 분쟁의 소지를 남기는 것도 이런 실정과 무관하지 않다. 독도 영유권 문제도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 안목에서 지일파를 육성하고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한국을 둘러싼 주변국의 환경 변화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러시아와의 에너지 개발 협력, 중국과는 FTA의 적극적 추진 등을 통해 정치·외교·경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일본의 동북아 협력 체제로의 편입을 유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동북아 협력 체제 확립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동북아에서의 한국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한편 정치·외교·경제 면에서의 실리를 추구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이슈와 정책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신뢰 관계 구축이 가장 큰 과제다. 특히 진정한 신뢰관계 구축은 민간 차원의 교류 활성화를 전제로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독도 영유권 문제의 재발은 독도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긴박하게 전개되는 동북아 정세에서 한국의 생존 전략은 과연 무엇인가에 눈을 돌리는 기회도 제공했다. 지금 우리는 동북아 강국들 사이에서 한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활발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

월간 중앙/2005년 05월호 | 입력날짜 200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