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訓民正音)이란 단어에 두가지 뜻이 있음을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하나는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체계로서의 훈민정음, 그리고 또 하나는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된 한글의 창제원리가 적힌 책인 훈민정음, 이 두가지 뜻이 있습니다.
우리는 편의상 책과 문자체계를 구별하기 위하여 문자체계는 원래의 이름 그대로 훈민정음, 책은 훈민정음해례본(訓民正音解例本) 또는 훈민정음원본(訓民正音原本)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해례본이 발견되기 이전에도 예의본(例義本)이라 하여 세종의 서문과 세종께서 직접 음소의 음가를 설명한 예의(例義)부분이 적힌 책은 여러가지 전해져 왔습니다.
그러나 그 예의(例義) 뒤에 이어지는 훈민정음의 창제원리를 밝힌 해례(解例)부분이 적혀있는 책(해례본)은 전해지지 않다가 1940년 안동의 이한걸(李漢杰)이란 사람의 집에 소장되어 전해내려오던 이 해례본이 간송(澗松) 전형필(全鎣弼)선생에 의해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한걸씨의 선조 이천이 여진을 정벌한 공으로 세종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전형필 선생은 잘 아시듯 자신의 모든 재산을 털어 식민지시대에 일본 및 외국으로 반출될뻔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키신 분입니다. 전형필 선생은 6·25전쟁 때 이 책 한 권만을 오동나무상자에 넣고 피란을 떠났으며, 잘 때에도 베개삼아 베고 잤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을 정도로 이 책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 책이 발견됨으로써 500 여년동안 벼라별 추측이 난무하던 한글기원에 관한 모든 논란은 일소되었으며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가 어떤 원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또 15세기 당시의 뛰어난 음운학적 지식에 의해 만들어진 정밀하고도 합리적인 훈민정음의 창제원리는 모든 언어학자들의 경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발견 당시 앞의 세종서문 및 예의의 일부분이 적힌 두 장이 찢겨나간 채로 발견되었는데 이는 연산군때 언문탄압정책을 피하려 일부러 두장을 찢은 후 보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서문과 예의부분은 이미 여러 예의본에 의해 알려져 있었으므로 이한걸씨의 셋째아들인 이용준씨가 자신의 글씨로 이 없어진 서문과 예의부분을 기존의 예의본을 보고 새로 적어서 전형필선생에게 넘겼다고 합니다. 이용준씨는 안평대군체(安平大君體)에 조예가 깊었으며, 선전(鮮展)에 입선한 서예가였다고 하니 쓸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여집니다.
유명한 세종서문입니다. 이 부분은 원래 찢겨져 있었으므로 이용준씨가 다른 예의본을 보고 쓴 부분입니다. 다른 사진과 비교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종이의 질이 새것임을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이 책은 이 세상에 단 한권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한글의 창제원리가 적힌 그야말로 국보중의 국보라고 할 만한 귀중한 책입니다. 이 책은 1997년 10월 조선왕조실록(국보 151호)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책은 목판본이며 내용은 처음에 훈민정음 제정의 동기와 취지를 밝힌 세종의 서문과 예의(例義)로 된 본문(세종서문과 예의부분은 세종이 친히 적으신 것이며 이 부분을 본문이라 합니다) 및 훈민정음의 제자(制字) 원리와 용례를 해설한 해례, 그리고 끝으로 정인지의 해례 서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해례 부분은 ① 제자해(制字解), ② 초성해(初聲解), ③ 중성해(中聲解), ④ 종성해(終聲解), ⑤ 합자해(合字解), ⑥ 용자례(用字例)로 세분됩니다.
서문과 예의부분은 세종이 직접 지으신 것이며 해례는 집현전의 여덟학사가 세종의 명을 받아 작성하였고 여덟학사의 이름은 마지막에 적힌 정인지 서문에 나옵니다. 또 정인지서문에는 이 책이 완성된 시기가 적혀 있으므로 한글날 제정의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을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예의(例義) 입니다.
예의(例義)가 끝나고 여기서부터 해례(解例)가 시작됩니다. 제자해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천지지도일음양오행...으로 시작하는 제자해는 훈민정음이 철학적인 기반(음양오행설)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 뒤에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제자원리, 즉 자음은 발음기관을 상형하였으며 모음은 천지인을 상형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종성해 입니다.
합자해 입니다.
용자례 입니다.
아래의 글은 문화재청에서 사진과 함께 올린 해례본에 대한 설명문입니다.
이 책은 조선 세종 28년(1446)에 새로 창제된 훈민정음을 왕의 명령으로 정인지 등 집현전 학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한문해설서이다. 책이름을 글자이름인 훈민정음과 똑같이 ‘훈민정음'이라고도 하고, 해례가 붙어 있어서 ‘훈민정음 해례본'또는 ‘훈민정음 원본'이라고도 한다. 전권 33장 1책의 목판본이다. |
첫댓글 국보70호가뭐냐?1호로도모자를판에 ㅠㅠ
지금사진보면서 느낀거지만 세종조시대한글은 오늘날 초딩체의 원조라고해도 모자를정도로 멋진 자태를 보여줍니다.
No.1 입니다요!!! ^^
한글창제...조선이 한 짓준 몇 안되는 이쁜 짓 중 하나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