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올해 입시부터 정시모집 일반전형 과학탐구 영역 Ⅱ 과목을 두 개 응시한 학생에게 가산점으로 모집단위별 수능 성적 1배수 점수 폭의 3%를 부여한다. 표준점수 기준 한 모집단위 최고점 합격자 점수가 530점이고 최저점 합격자 점수가 527점일 경우 두 학생의 점수 폭인 3점의 3%(0.09점)를 가산점으로 주는 식이다.
이는 서울대가 2012년부터 예고한 ‘과학탐구 Ⅱ+Ⅱ 과목 응시에 따른 가산점 부여’ 사항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4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한 ‘2017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주요 사항’의 ‘정시모집에서 수능 과학탐구영역 Ⅱ+Ⅱ로 응시한 학생에게 모집단위별 수능 총점 1배수 폭에 준해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내용보다도 구체화됐다. 서울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201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주요 사항’을 지난 18일 발표했다.
◇Ⅱ+Ⅱ 조합, 내신으로 동점자 합‧불 갈리는 서울대 의대 외엔 의미 적어
서울대가 ‘과학탐구 Ⅱ+Ⅱ 과목 응시에 따른 가산점 부여’ 내용을 구체화하면서 올해 자연계열 상위권 화두는 과학탐구 Ⅱ+Ⅱ 조합이 될 전망이다. 한양대와 단국대 의·치대도 Ⅱ 과목에 각각 3%와 5% 가산점을 주는 종래 방침을 이어가면서 수험생과 교사들이 갖는 Ⅱ+Ⅱ 선택에 대한 판단 근거가 뚜렷해졌다. Ⅱ 과목 기피현상에도 중요한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Ⅱ+Ⅱ 선택은 의대 지원자들이 주목해야할 조합이다. 바꿔 말하면, 그 외 모집단위 지원자들에게는 Ⅱ 과목 선택이 필수적이지 않다. 수능 성적이 동일할 경우 서울대 동점자 처리기준(교과영역 점수 순)에 의해 합‧불이 갈리는 의과대학이라면 Ⅱ+Ⅱ 선택에 의한 3% 가산점이 의미가 있겠지만 다른 모집 단위의 경우 모험이 될 수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의대를 제외한 다른 모집단위의 경우 1배수 점수 폭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유‧불리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전년과 비교해 추정할 수 있는 최대 모집단위별 수능 총점 혹은 성적 1배수 점수 폭을 20점 내외라고 했을 때 수험생이 받을 수 있는 3%를 가산점은 0.6점 내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의 한 고교 교사도 “서울대 의대 지원자라면 가산점 부여로 Ⅱ+Ⅱ 조합 선택이 중요하겠지만, 그 외 서울대 자연계열 학과에서는 과탐 Ⅱ 1개 과목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도 굳이 Ⅱ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Ⅱ 선택 시 백분위 불안정성 등 변수 고려해야
Ⅱ과목은 가산점을 이유로 무조건 응시하기보다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응시자 수가 적은데다 그 과목에 뛰어난 수험생들이 포진해 있어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지 않는 등 위험 요소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백분위에 의한 자체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험생이 많이 응시한 과목일수록 백분위가 안정적으로 나오기도 한다. 고교 현장에서 Ⅱ 과목 선택을 만류하는 것도 이러한 백분위 불안정성과 관련이 있다.
한 자사고 교사는 “전년도 수능 과학탐구 과목별 만점과 등급별 백분위를 따졌을 때 I 과목은 안정적이지만 Ⅱ 과목은 불안정한 편임을 알 수 있다. 서울대와 한양대, 단국대 의·치대 등이 Ⅱ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해 유리할 것으로 보여도 백분위의 불안정성 등의 변수를 고려한다면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Ⅱ 과목 선택 전 탐구과목 응시에 따른 유‧불리를 성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다. 시험 난도에 따라 표준 점수와 백분위 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만기 평가이사는 “2017학년도 수능 과탐 Ⅱ 과목 난도나 표준점수 최고점, 백분위 유‧불리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산점을 노리고 학습이 부담스러운 Ⅱ+Ⅱ을 선택하기보다는 가산점이 없더라도 다소 부담이 적은 Ⅰ+Ⅱ를 선택해 점수를 잘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대 정시나 고려대, 연세대 수시 논술전형 등을 목표로 한다면 과탐 Ⅱ 과목 선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상위권 대학의 논술고사의 경우 Ⅱ 과목과의 연계성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박중서 이투스 진로진학센터 센터장은 “과탐 Ⅱ 과목 중 꼽자면, 생명과학Ⅱ와 화학 Ⅱ가 그나마 안정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과탐 Ⅱ를 웅시하지 않고 논술의 해당 부분이 해결 가능하다면 과탐 Ⅱ를 응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출처 : http://edu.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22/201603220234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