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노고도 나카헤치 1

[달빛소리]

10월 17일.

준비를 마치고 유노미네 온천을 둘러 보니,

참으로 조용하고 평화스러워 보인다.

개울가에 샘처럼 솟아 오르는 온천이 신기하여,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 물을 조그만 양철 바가지로 떠서,

손에 부으니 뜨거워서 얼른 손을 뗀다.

자판기의 맥주를 한캔 들이키고 아카지 고에(赤木越)로 향한다(6시50분).

유노미네 온천.

그물 망에 계란 또는 호박을 넣어,온천 물에 담그며 담소하는 사람들.

카키하라 자야(tea house).

나베와리 지조(鍋割地藏,8시30분).

후나타마 신사(船玉神社,9시30분).

이 곳 나카헤치 구간에서는 많은 순례객을 만나게 되며,

일본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대부분 외국인들이다.

이들과 만나면서 "곤니찌와"(안녕하세요)를 배운다.

미코시 토게(三越峠) 휴게소(11시).

휴게소에서 점심으로 빵을 먹고 있으려니,한 커플이 들어오며 인사를 건넨다.

"곤니찌와"

Where are you from?(어디서 왔니?).

"타이완"

점심을 먹고 가야겠다며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 먹기에,

아니! 재네들은 어디서 도시락을 사왔지?

Where did you buy this?(이거 어디서 샀니?) 라고 물어야 하는데,

Where is buy this? 물으니,젊은 남자는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해 하는데,

여성은 잽싸게 알아 듣고는 "guest house"라 답한다.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그들은 예약한 숙소에서 저녁,

다음날 아침도 먹고,그리고 숙소에서 점심 도시락을 마련해 준다고 한다.

아! 저렇게 하는 방법도 있다는 걸 처음 알게되었다.

미코시 토게.

유카와 오지(湯川王子).

자가타 지조(蛇形地藏,11시50분).

벨기에와 홍콩에서 온 순례객.

무슨 조화인지 좀 전에 자가타 지조(蛇形地藏)을 지나 왔는데,검은 뱀을 만났다.

나카가와 오지(中川王子).

익살스런 수조에 음료수를 담궈 놓았다.

무인 판매로 100 엔을 통에 넣고 하나 꺼낸다.

쓰기자쿠라 오지(16시).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장정 셋이 팔을 벌려 안아도,

손이 닿지 않을 것 같은 커다란 나무.

5일째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진행 했더니,컨디션이 엉망이다.

오늘은 민박이라도 하면서 일찍 쉬어야겠다 생각하며,

쓰기자쿠라 오지 아래에서 쉬고 있으니,

승용차 한대가 올라와 내 옆에 주차하고 70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내린다.

"곤니찌와"

"와따시와 강고꾸진 데스"

그리고는 파파고 앱으로 "근처에 민박 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까?"

쓰기자쿠라 오지 바로 옆에서 소품 가게를 하는 그분은 가게 문을 닫고,

조금 아래에 있는 집으로 내려가 본인의 휴대폰을 들고 와,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오늘 묵을 수 있는 곳이 있는지 확인을 하더니,

빈방이 있는 곳이 한군데 있으며 숙박비는 15000 엔,

저녁과 아침 합쳐 1600 엔인데 괜찮겠는냐?

지금 결정을 해줘야 민박집은 장을 봐서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며 내 의사를 묻는다.

나는 이때까지 민박이 이렇게 비싼지 몰랐고,앞으로 15일은 더 숙식해야 하기에,

너무 비싸 안하겠다고 하니,

"그러면 어떻게 할거냐?"

"텐트와 침낭이 있어 괜찮습니다"

이 곳에서 텐트는 지정된 곳에 쳐야 한다며 아무 곳에나 쳐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러더니 텐트를 칠 수 있는 camp site를 알아 보고는 나를 데려다 준다.

주인을 만나 일이 다 처리 된 후.

너무 고마워 한편으론 부담스러운 마음이 드는데,

"먹을 음식은 있느냐?"

마트까지는 차로 5분 정도 걸리니 타라며 그 곳까지 데려 가신다.

컵 라면과 빵을 사면서 뭣 좀 사드리려고 물으니 사양하신다.

한시간 20분여,애써주신 그분에게 수고비를 거론 한다는건,

그분을 욕되게 하는거 같아,집으로 돌아가시는 그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인사를 드리며 마트에서 구매한 조그만 귤 한봉지를 드린다.

민박집 - 건물은 민박용으로 서너팀의 외국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건물 좌측 70평 정도 되는 잔디 밭이 camp site 이며 사용료는 1500 엔 이다.

주인장은 저 곳에 텐트를 치면 되며 화장실과 샤워장을 알려 주더니,

민박용으로 대여하기에는 부족한 방(3평 크기)을 가리키며,

텐트치기 싫으면 저 방을 사용해도 괜찮다고 말하며,

전기 콘센트와 전기포트의 위치를 알려준다.

궁금했던차에 주인장에게 물으니,

이 곳은 예약을 해야하며(예약 손님이 있어야 음식을 준비),

숙박료는 14000엔/일,저녁과 아침 합하여 1600엔 이다.

이런 곳이 구글 맵에 나오지도 않고,

안내 책자에 있는 전화번호로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일본어나 영어를 할 수 없다면 예약 할 수도 없다.

빈방에 여장을 풀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는,

노을을 벗 삼아 컵라면과 함께 캔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접는다.

[푸른나래]

힘들때마다 귀인들이 나타나네요 ㅎ 진정한 여행인것같아요~

[공이]

우연한 예기치못한,, 도서관에서나 읽던 여행기를 고문님으로부터도 읽습니다, ㅎ 재밌어요 그리고 ~진짜루 떠나지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