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꿈을 내 꿈으로 삼은 사람들(행2:14-21)
2023.3.12 서울신학대학교주일, 김상수목사(안흥교회)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흔히 이런 식의 대답들을 한다.
“음악가요”, “아이돌이요”, “사업가요”, “금메달을 따는 운동선수요”, “교사요”, “장군이요” “의사입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이처럼 무엇이 되겠다고(또는 되었다 해도) 목표를 정했다가, 이런 저런 이유들로 인해서 그것을 이룰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목표했던 시험에 탈락한다든지, 은퇴, 이직, 사고, 많이 배우지 못한 것, 질병 등이 다 이런 범주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를 만나면 사람들은 흔히 꿈을 잃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 인생은 종쳤다고 말하면서 방황하고 방탕해 진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런 직업들은 꿈이 아니다. 꿈과 꿈을 이루는 방법을 구분하지 못하면 삶의 방향을 잃어 된다.
그러면 꿈은 무엇일까? 꿈은 내가 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이유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이유, 그것이 바로 꿈이다. 여기서 직업의 명칭 보다는 “가르치다”, “강의하다”, “충성하다”, “헌신하다”, “살리다”, “판결하다”, “봉사하다”. “양육하다” 등과 같은 말들을 생각해야 한다. 직업은 변해도 이러한 꿈은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운동선수가 중도에 운동을 포기하고 사업을 할 수도 있다. 방법이 변한다고 해서 섬기고 봉사하겠다는 꿈까지 변하면 안된다. 이런 꿈들은 직장에서 은퇴를 해도 변하지 않고, 지식의 유무와도 관계없다. 배운 것이 없어도 얼마든지 섬기고 봉사할 수 있다. 심지어 어쩔 수 없이 이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꿈을 이루는 방법은 변할지언정 꿈이 변하면 안 된다.
그런데 성경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르고 더 나아가 가장 근본적인 인생의 방향과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방법까지를 제시한다. 그것은 우리 하나님의 꿈을 이루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방법이 바로 성령충만을 옷 입는 것이다. 성경은 잠깐 있다가 없어질 들꽃은 부귀영화를 위해서 꿈을 가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원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복음을 위하여 그리고 예수님의 꿈을 위해 살 것을 말씀한다.
그러면 우리가 이루어야할 영원한 주님의 꿈은 무엇일까? 그것은 세상 모든 사람이 구원을 얻는 것이다. 주님은 이것을 위해 오셨고, 마지막까지도 전도와 선교의 명령을 주셨다(마28:19-20, 행1:8). 이러한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성도들의 꿈이고, 본업(本業)이다. 성도들에 있어서 직업은 본업을 이루는 수단이다. 그렇기에 직업은 변해도 본업은 변하지 않는다. 이 꿈을 깨닫고 이루는 방법이 성령충만이다.
우리는 이것을 오늘 본문 말씀 속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오늘 말씀은 오순절에 성령충만을 받은 사도 베드로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담대히 복음을 선포하는 내용 중의 일부이다. 사도 베드로는 요엘 선지자의 예언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 같이 읽어 보자.
“17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18 그 때에 내가 내 영을 내 남종과 여종들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예언할 것이요”(행 2:17-18)
이 말씀을 보면, 꿈은 젊은이들에게만 주신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면, 꿈이라는 말이 자신과는 상관없는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성령의 기름부음은 나이에 상관없이, 성별과도 상관없이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모든 육체에게 임했다. 성령의 사람이 되면, 나를 향하신 하나님이 꿈이 깨달아진다. 내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가 깨달아진다. 이것이 진짜 꿈이다. 그래서 늘 강조하듯이 우리들이 전성기는 옛날에 고생할 때가 아니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매순간 순간이다.
이 시간에 이러한 실례로 주님의 꿈을 내 꿈 삼고 헌신했던 한 성령의 사람 소개하고자 한다. 그의 이름은 찰스 카우만(C.E. Cowman, 1864-1927) 선교사이다. 마침 오늘은 우리 교단이 정한 “서울신학대학교주일”이다. 서울신학대학교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즉 우리교단 소속의 신학교이다. 본 설교자도 이 학교를 나왔고, 현재도 대학원에서 공부 중이다. 오늘 서울신학대학교주일에 찰스 카우만 선교사 부부를 언급하는 이유는 이분들이 품었던 꿈과 헌신이 서울신학대학교 설립과 건축에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성결교단이 시작된 것은 지금부터 116년 전에 1907년이다. 그런데 신학교는 그로부터 불과 4년 후에 1911년에 건축되었다(서울 아현동 충정로). 그야말로 단기간에 초고속으로 건축된 것이다. 이것은 그 당시 교세나 사회적인 정황으로 볼 때, 정말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 옛날에 서울신학대학교라는 선지동산을 기적적인 방법으로 예비하셨고 세우 가셨는지 그 과정을 통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동일하신 하나님께서 여전히 우리들(나, 가정, 교회)을 실수 없이 정확하고 인도해 가고 계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이것이 오늘 말씀의 핵심이다.
찰스 카우만은 미국 일리노이주 툴론(Toulon)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감리교회를 다녔다. 청년 카우만은 그 당시에 시카고 철도국의 전신기사로 촉망받는 직장을 다녔다. 신실한 자매를 만나서 결혼도 했다. 그러던 중에 어느 주일 아침에 시카고의 은혜감리교회 앞을 지나가다 부흥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때 복음성가 가수가 부르는 찬송에 큰 은혜를 받았고, 말씀을 듣는 중에 회심하였다. 그로부터 얼마 후에 카우만 부부는 심프슨(A. B Simpson, “은혜 구한 내게 은혜의 주님” 찬송을 지은 분)목사님의 선교집회에 참석해서 큰 감동을 받고 선교사로 헌신했다. 이후에 신학교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졸업했다.
그런데 이 당시에 카우만은 시카고 은혜감리교회에서 동양의 무디를 꿈꾸며 공부하던 나까다 주지(中田重治) 라는 일본인을 만난다. 카우만은 나까다 주지를 통해서 일본에 영적인 상황을 소개받고, 일본선교를 위해 헌신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아내의 피아노를 판 돈으로 여비를 마련하여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 온 카우만은 동경에서 나까다 주지와 함께 동양선교회(OMS)를 창립하고, 이어서 동경성서학원을 세웠다. 그리고 길보른(Ernest A. Kilbourne)이라는 친구를 일본으로 불러서 함께 사역했다. 바로 이 학교에 1905년에 김상준, 정빈이라는 두 명의 한국이 찾아온 것이다. 이들을 보면서 카우만은 일본선교뿐 아니라, 조선을 포함한 동양 전체를 복음화 시키려는 꿈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김상준과 정빈이 동경성서학원을 졸업하고 귀국해서 서울 종로 무교동에서 전도하기 시작한 때가 바로 1907년이다. 이 해가 바로 성령의 역사가 한반도를 강타하던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나던 때이다. 이 모든 것이 정확하신 하나님의 섭리 안에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전도한 한국인 가운데 7명이 목회자로 헌신했다. 카우만 선교사의 아내인 레터 카우만의 기록에 의하면, 이들이 간절히 기도하던 중에 한 사람이 분명하고 확실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그 내용은 성서학원이 한국에서도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응답은 얼마가지 않아서 성서학원 건립을 위해 4천 달러가 헌금되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카우만 선교사는 학교 부지를 구입하기 위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2주 동안 서울의 여러 곳들을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좁은 길을 걷고 있는데, 한 조선인이 찾아와서 자신의 주인이 땅을 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하나님께서 이미 여호와 이레의 장소를 예비해 드셨던 것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 지어진 것이 경성신학교(현 서울신학대학교)이다. 이것이 초기 서울신학대학이 세워진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볼 때 카우만과 초기 신자들은 하나님의 음성에 대한 분명한 기도응답과 확신이 있었다. 그들은 아시아 복음화라는 하나님이 주신 분명한 꿈이 있었고, 그들은 철저하게 하나님이 주신 꿈에 순종했다. 그들의 기도의 동기는 분명했다. 카우만 선교사와 신학교가 건축되는 모든 과정은 오늘 우리들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 여러분들이여, 지금 여러분은 어떤 꿈이 있는가? 구약시대나 예수님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하나님은 카우만 부부처럼 하나님의 꿈을 내 꿈 삼고, 그의 나라와 의를 위해서 기도하고 순종하는 사람을 통해서 전도와 세계선교의 일을 이루어 가신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은 하나님이 하나님의 방법으로 공급해 주신다. 그것도 정확하고 풍성하게 채워주신다.
그러므로 세상에 썩어질 것들을 꿈으로 삼지 말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꿈을 나의 꿈으로 삼기 바란다. 만약 지금 어려운 일이 있다면, 카우만 선교사나 성도들이 알지 못할 때에도 이미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교를 세울 부지와 후원자까지 준비해 놓으셨던 것을 기억하라. 그 주님은 우리들에게도 동일하신 주님이시다. 이처럼 주님의 꿈을 내 꿈 삼고 살고자 하면, 앞일은 물론이고 뒷일도 다 하나님이 책임지신다. 이러한 주님의 성품을 믿고, 남은 인생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