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먼저 업로드 하고,
장문의 글을 쓰고, 오류로 삭제
또 장문의 글을 쓰고, 오류로 삭제,
지쳐서, 지쳐서, 다음에 글을 쓰겠습니다.
금요일 오전 11시 오픈 시간에 맞춰 냉면집에 당도하였습니다.
제기동 역에 내리자마자 풍기는 한약냄새,
어마어마하게 많은 어르신들.
서울은 동네에 따라 모이는 사람들이 매우 명확한 곳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던젼으로 내려가는 입구 같지만, 냉면집은 2층
간판을 뚫고 설치한 동그란 등이 매우 맘에 듭니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의 간판,
주로 진주냉면을 먹고, 간간히 풀무원과 오뚜기 냉면을 먹는 제 입에
평양냉면은 아직 모를 맛 입니다.
여러 평양냉면을 맛 본 경험으로 보자면
자기 입맛에 맞는 냉면을 덮어놓고 무한히 애정하는 것이 냉면을 대하는 이들의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승률과 순위에 상관없이 무한히 애정하는 야구팬과 같이요.
롯데 쫌!
냉면에 어울리는 글자체, 빨강 노랑 파랑의 간판,
도끼다시 계단, 모두 정겹기 그지 없습니다.
물냉면, 돼지수육 소, 소주 1병 주문했습니다.
만두도 녹두지짐도 먹고 싶었지만, 혼자라 수육을 선택했는데,
옆 테이블 만두를 보고는
만두를 선택했어야 했다고 후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수육 말고 녹두지짐을 선택했어야 했다고 후회합니다.
다시 생각하니 걸시너들과 함게 갔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온육수 셀프.
뜨겁고 간간한 면수에 육향이 스윽~
냉면 나오 기전 한 잔 하고,
소주 일 잔, 온육수 일 잔, 시동 걸기 매우 좋습니다.
아니, 돈키호테 서곡이 귀에 걸립니다.
이어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클래식이 흐르는 경동시장의 냉면집이라니....
대구에 재즈가 흐르는 고운곰탕을 생각했습니다.
수복강녕.
먼 곳이라도 내 힘으로 찾아가 맛난 한 그릇에 소주 일 병 할 수 있는 삶이
수복강녕한 삶.
아무 양념을 하지 않은 새우젓 그 자체를 즐기는지라
서울의 빨간 양념된 새우젓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만
이 새우젓은 맘에 듭니다.
무 껍질이 살아있는 적당하게 절인 신선한 맛의 무 절임
담은 모양새에 기분 좋아 웃음이 났습니다.
맛도 깔끔했고요, 고명으로 올린 파 몇 조각이 귀엽습니다.
육수를 들이켜 봅니다. 두툼하고, 생강향과 다른 향이 좋습니다.
제 입맛에는 맞았어요.
유진냉면과 오류동 평양냉면이 생각납니다.
면 굵기가 진주냉면 정도였는데, 가위 없이 잘 끊어졌습니다.
입에 면을 한 가득 넣고 꼭꼭 씹는데,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입안에 가득 찹니다.
면 좋았어요.
육수와 면과 큼직하 오이 편이 잘 어울렸습니다.
배도 매우 달달했고요.
갑자기 오향장육이 먹고싶어졌습니다.
먹으면서 먹는거 생각하는 난, 진정한 걸시너.
사태의 삶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사태도 맛난 부위였구요.
그릇을 다 비우고 아쉬워 면수를 한 잔 더 들이킵니다.
해장까지 완료.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9개의 테이블 중 두 곳에 손님이 있었고,
한 테이블은 예약석으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한 테이블의 어르신은 교통카드를 찍고 주머니에 잘 못 넣어서 12만2천원이 남은 카드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를 주인과 하십니다.
11시 30분이 되자 만석이 되었고
11시 45분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니 계단 아래까지 대기가 줄을 지어 있었습니다.
모두 제 나이 또래, 저보다 어린 직장인들.
식당 바깥과 식당은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밖에는 어르신들 밖에 없는데,
종로사는 서울 시민이 경동시장이 요즘 핫플이라 던데,
구도심의 노포들 도장깨기가 서울의 유행인가 했습니다.
식당에서 근처에 홍릉각이 있어, 간짜장을 한 그릇 해 볼 마음으로 경동시장과 청량리 시장을 걸어다녔습니다.
시장쪽 동네와 큰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다른세상인
오피스텔과 키 큰 아파트들,
재개발 이슈로 가득한 미주아파트, 7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것 같은 미주상가,
재미난 동네였습니다.
이 동네에 줄서 먹는 칼국수집들이 많던데,
다음을 기약하고 합정으로 돌아 왔습니다.
첫댓글 여기도 오래된 냉면집이지요.
어려서는 행주 행군물에 국수 말아놨다고 생각하는 맛이었는데, 지금도 저는 그러네요.
아직 저는 평양 냉면 맛을 모르겠습니다.
우리집 청소년은 을밀대 냉면을 한 젓가락 하고
이거 왜 먹음? 이라고 감상평을 남기셨지요...
그나마 제 입에 맞는 곳이라면, 유진냉면이었는데
작년 5월에 방문 하였을 때, 한 테이블당 소주를 1병만 파는것에 속상했었습니다.
이 곳도 다른 곳에 비해 입에 맞았습니다.
@오부장 진주 유진 냉면은 저도 좋아합니다 육수향이 풍부하게 올라오는 맛.
근디 소주 1병으로 안가본지 오래입니다. 슬퍼유.
서울 가서야 한번 먹을까 하는 평양냉면
저도 맛을몰라요
하필 이글 보는데 밀면 먹고 있네요. ㅋ
기분 좋은 글이였습니다.
요 댓글을 보고 밀면을 먹었습죠.
평양냉면,진주냉면,밀면 다 맛나죠~
면과 육수의 조합은 말해 뭐 합니까.. 그쵸..
진주국수도 낑가주세요
순천에서 서울까지
공망 가득한 후기에서
수복강녕한 후기까지..!!
굿이에요. 굿굿♡♡
우주의 먼지 한 톨 되지않는 인생이 버라이어티하기 그지 없습니다. ㅎㅎ
도끼다시...오랜만에 듣는 단어입니다. ㅋ
장안의 내노라하는 맛쟁이들이 냉면에 대한 지식을
뽐내는 판이 벌어진적이 있습니다.
냉면 맛, 메밀과 전분의 배합비, 먹는 방법,숨은 노포 등
냉면의 온갖 지식들이 난무하는 와중에 어느 한분이
냉면 면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면이 굵은 집일수로
노포이고 제대로 된 냉면집일 확률이 높다라고 말하며
그 이유가 노포의 냉면기계는 오래 면을 내리다보니
구멍이 조금씩 넓어져 대부분 면의 굵기가 굵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그 이후 냉면에 대한 최고의 썰로 떠돌고 있다는 전설이...
Believe it or n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