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9명 등 151명 사망…정부,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 선포 울산시, 축제ㆍ일부행사ㆍ국토부장관-부울경 시도지사 협의회 취소 울산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ㆍ지방의원ㆍ당원에 음주행위 자제 당부
지난 29일 밤 10시23분 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호텔 일원에서 발생한 `헬러윈 데이` 압사 로 외국인 19명을 포함 151명이 사망하고 8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14년 4월 경기 안산시 단원고교생 295명이 목숨을 잃은 `세월호 사건`이후 최대 인명피해 사고다. 그러나 중상자가 20명에 가까워 사망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0일 정부는 다음달 5일까지를 국가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고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사고 수습과 후속조치를 국정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애도를 표하고 초당적 협력을 다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애도기간 정쟁 중단을 요청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의 시고 수습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와 지역 여야 정치권도 애도기간 중 축제와 상당수 행사를 자제 도는 취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31일 예정된 국토부장관과 부울경 시도지사 협의회가 취소됐다. 울산시는 시 청사에 조기를 게양했고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긴급 공지를 통해 당협위원장,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당원 등에 언행 주의, 불필요한 공개 활동ㆍ사적 모임ㆍ음주행위ㆍSNS 글 게시 자제 등을 당부했다.
이날 사고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이 해제돼 3년 만에 치러진 `노 마스크 헬러윈`에 수만명이 몰려들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일원(현 이태원 2동) 뒤편은 광복 후 월남한 이북 5도민들이 산등성이에 판자촌을 형성, 정착하면서 `해방촌`으로 불렸던 곳이다. 때문에 `해방촌`에서 이태원 쪽으로 내려오는 일부 골목길은 아직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비좁고 가파르다. 인근에 미8군 사령부가 있어 2000년대 이후 이곳 거주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헬러윈 데이 행사가 이어져 오다가 2010년대 후반부터 국내 청년들과 외국인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행사형태가 `국내 판`으로 변환됐다.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더 많아 진 것이다. 이번 사고 사망자에 중국, 노르웨이, 이란 출신이 포함돼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편 이번 이태원 헬러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울산 청소년 일부도 상경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장상황이 복잡해 울산 사상자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사망자 151명 가운데 140명이 지문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은 31일 오전부터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 중앙동 A씨는 "이태원에 간 딸 아이 소식에 온 가족이 뜬 눈으로 밤을 새웠는데 새벽녘에 전화가 연결돼 마음을 놨다"며 "현재 가슴을 태우는 부모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