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첫강의가 시작되었당..등장하신 교수님의 첫마디 "몇페이지 보세요" 허걱! 이게 모냐.. 개강날은 노는게 우리나라의 미충양속이 아니던가..말세다 말세..
우리의 야유에도 교수님은 끄떡없으셨다.. 한번 눈을 빛내시더니 곧 우리를 무시하고 강의에 몰두하셨다..
영어반 한국말반의강의는 5시간 연강이었고..그날 우린 2챕터반..100p 이상을 배우고(?)야 말았다.
교수님이 강의 끝에 하시는 말.. "오늘은 첨이니깐 이만하져.." ㅡㅡ^
그날부터 시작된 본과생활은 강의의 연속이었당... 오전강의, 오후 실습...
의대 강의의 특징은 모든게 스케줄대로 된다는 것이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여러 교수님이 돌아가면서 강의하시기 때문에 진도가 어긋나서는 안되는것이다.. 그래서 1시간에 Lehniger(생화학책) 2챕터가 나가는 엽기적인 경우도 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리라..Lehniger의 무지막지한 두께를...
오후실습도 예외없이 진생된다.. 그래서 실습은 시작하는 시간만 있구 끝나는 시간이 없다.. ㅜ.ㅜ 무조건 다할때까지 한다..
본과 첫주는 일케 강의에 질리면서 시작된다.
해부학 실습......
해부학은 의대에서 가장 인상적인 강의중에 하나다. 첫 실습이 시작되면 생전 처음 시체를 본다는 두려움과 메스를 잡는다는 셀레임에 다들 긴장하세 된다.
대개 지하에 위치한 해부실습실에 들어서면 10개 정도의 침대위에 카데바(=시체)들이 놓여있다. 처음 뚜껑을 열면 코를 찌르는 포르말린 냄새와 함께 우리와 세 쿼터를 같이해야할 카데바가 놓여있다. 방부처리를 한 카데바는 거무티티한게 우리가 생각하는 시체이미지랑은 좀 다른 사람틱하지 않는 모습이다.
먼저 세이빙이라구 카데바의 모든 털을 제거하고 나서 해부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해부학은 보통 상하지, 헤드&넥, 몸으로 나누어 3쿼터동안 진행하게 되는데 다들 처음에는 가운에 장갑, 마스크까지 완벽하게 착용하고 해부들을 한다. 하지만 2주쯤 지나면 다들 맨손으로 카데바를 들춰가며 볼 정도로 무심해지게 된다. 방부제 냄새속에서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해부하게 되는데는 채 1달이 안걸린다.
다들 티비에서 여자애들이 무섭다고 해부를 못하거나 구역질을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것이다. 장담하는데 의대에 그런 여자 한명도 없다. 오히려 여자들이 더 꼼꼼해서 찾아야할 구조물들을 다 찾아놓는다.
허준같은 드라마를 보면 그냥 배째구 슥 한번보구 해부했다구 하는데...해부학에서는 뼈,신경,근육,동맥,정맥,연골,인대 등등 모든 구조물의 위치와 기능을 외워야한다. 나중에 헤드&넥을 하게되면 스컬에만 텀이 100개가 넘어간다. 보통 한 강의에서 나오는 텀이 50여개가 넘는다. 물론 새로 나오는 것만...ㅜ.ㅜ
나중에 땡시보려면 이런 구조들을 카데바에서 다 찾을수 있어야하기에 다들 목숨걸구 카데바를 보다가 시체조각이 입에 튀는 엽기적인 일도 종종 일어난다.
본1때 가장 메이저중 하나이기 때문에 해부학이 주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거기에 의대 시험의 하이라이트 땡시까지 준비하려면...ㅠ.ㅠ
의대가서 남부럽지 않게 해볼수 있는게 있다. 바로 시험..ㅡㅡ^
해부학 같은 건 매주 퀴즈보구 한학기에 필기 5번 보구 땡시 2번 본다. 물론 다른 과목도 한학기에 4-5번씩은 꼬박 꼬박 시험을 본다. 그나마 다행인건 시험 시간은 학생들이 원하는 때라는거..대풍 1주일정도 앞뒤로 선택이 가능하다.. 그래바야 항상 공부할 시간은 부족하지만...
땡시란 말그대로 땡치며 시험 보는거다 한 문제에 평균 20-30초 정도 시간이 주어지고 땡~ 이나 삐~ 소리가 나면 다음 문제로 이동해야 한다. 좀더 맞춰보겠다고 꾸물대다간 바로 뒤 친구한테 뚜드려 맞는다. 20여명이 줄지어 움직이기 때문에 빨리빨리 이동하지 않으면 그 사람 뒤는 사이좋게 시험을 망치게 된다. 보통 필기보다 땡시비중이 크리때문에 땡시 2번 망치면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땡시를 보는 과목은 해부학,조직학,기생충학등등이 있는데 해부학 말고는 현미경으로 보는거구 Atlas라구 사진이 나온 책이 있어서 부담이 적은 편이다. 바뜨...해부학은 평소에 카데바랑 친해놓지 않으면 절대 못푼다. 물론 해부학도 atlas(일명 씨바)책이 있지만 그림이랑 실제는 천지차이다. 10구 가량의 카데바에서 3~4게씩 충 40문제가 출제되는데 카데바마다 다 모양이 달라서 전부 봐둬야 한다. 난 우리조 꺼만보구 땡떙이치다가 죽을뻔했다.ㅜ.ㅜ
씨바책에는 신경은 노랑,정맥은 파랑, 동맥은 빨강으루 아주 이쁘게 나와있다. 근데 실제루 보면 다 똑같다. 우띠.....
게다가 카데바가 좀 건조되고 문제가 가느다간 구조에서 나오면 이건 모 그냥 실같다... 절대루 구별못한다. 이리 위치와 origin, insertion을파악해두지 않으면 십중팔구 헤메게 된다.
땡시는 과를 둘로 나누어 20여명씩 보는데 그동안 나머지 반은 감금(?)되어있는다.. 빠른 이동을 위해 운동화에 편한 복장을 하고 셤장에 들어가면 10개의 카데바가 ㄷ자로 놓여있고 각 구조에 번호표가 실로 묶여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장갑을 끼지않고 맨손을 카데바를 들춰본다. 왜냐면 손의 감각두 있자만..장갑을 끼면 시체기름(ㅡㅡ;;)에 펜이 미끄러워 답적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Levator labii superioris alaque nasi muscle... 이런 걸 시간내에 적기는 정말 힘들다. 그래서 답을 생각해보구 적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대게 1번문젠 문밖에서 보이기 때문에 쉬운걸루 낸다. 내 척떙시때였다. 첫 데이블을 보니 카데바가 통째루 놓여있었다. 내 앞의 녀석을 보니 표정이 밝아 보였다.
"휴.. 다행이군 1번은 큰 구조물인가 보군..."
근데 이 녀석이 갑자기 당황하는게 아닌가. 저넘이 왜저래...
카데바를 보니 상체 중앙의 너브에 번호표가 묶여있었다.
"madical pectoral n(가슴에 있는 쌩기초 신경)이군...후후후"
앞의 녀석을 비웃으며 답을 쓰려는 순간.. 아래를 보니 카데바 엉덩이가 보이는게 아닌가...ㅡㅡ^
허걱~/(ㅡ0ㅡ)/ 그건 가슴이 아니라 등이었다... 우린 설마 등에서 문제가 나올까하구 등은 거의 제쳐놓았었는데...ㅡㅡ;;
1번부터 헤메서 정신없이 셤보구 나와서 셤장안을 돌아봤다. 잘린 손,발,팔다리를 들고 씨름하구 있는 친구들이 보였다...
"완전 하드코어 호러 무비네...ㅡ.ㅜ"
<본과 진입식>
의대에서 선후배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다른 과보다 숫자가 적기도 하구... 보통 10년 정도는 같은 곳에서 생활하기 떄문에 평소에 선배에게 아부(?)해두는것이 좋다. 나중에 PK돌때는 선배들의 도움이 절대적이므로 평소에 잘하자...^^;;
본과에 올라온 첫주에 본과진입식이 있다. 아마 다른 학교들도 비슷한 의식이 있을거라구 생각된다. 올래 본과진입식때는 소주를 마셨는데 맥주컵으로 선배들이 따라준다...
술 약한 사람은 1-2컵에 가루... 좀 쎈 녀석들도 1시간안에 다 맛이 간다. 당연하지 선배들이 모두 한컵씩 주는데 버틸 사람이 어디 있나... 일찌감치 먹구 죽도록 하자...^^
이런 수난(?)말구 즐거움도 있다. 예과 신입생들 신고식이 있는데...예1새내기들이 본과 강의실을 돌면서 재롱잔치를 하는거당..네학년을 돌려면 새내기들이야 죽겠지만... 지겨운 본과생활에 찌든 선배들은 장난감(?!)이 생겨서 좋아한다. 나이 많은 새내기가 많은 의대특성상 OHP앞에서 형이나 누나들의 재롱을 보는게 좀민망하기두 하지만 무지하게 재밌당...
<엽기 의대생>
본과에서 좀 살다보면 민간인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해부하다 말고 피묻은 가운입구 매점에 빵 사먹으러가기두 한당. 조교형한테 걸리면 물론 혼나지만...(병원방문객들 한테서 항의 들어왔단다)
1학기 중간쯤 친구랑 만원 버스를 타구 있었다. 그떄가 헤드&넥 셤기간이라 나랑 친구는 드라이 스컬을 꺼내 들구 외우기에 정신이 업었다. 얼마후 조용해져서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근처의 사람들이 다 멀찍히 물러러서 수근거리구 있었다.ㅇ 우띠... 순식간에 싸이코로 몰려버렸당... 하긴 대낮에 버스에서 사람해골을 들구 있었으니...
해부 실습도중에 형광들이 나간적이 있었다. 병원 직원 아저씨한테 고쳐달라구 하구 해부실습을 계속하구 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저씨들이 안오는거다. 기다리다 지쳐서 문밖에 가보니 직원아저씨 세네명이서 누가 들어갈지 가위바위보를 하구 있었당..ㅡㅡ^
지난번에 얘기한 떙시 전에는 보통 하루정도 리뷰시간을 준다. 문제내기 전에 모든조의 카데바를 보구 외울 시간을 주는 거다. 평소에 시체랑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는 나는 좀 늦게까지 남아서 리뷰를 하구 있었다. 평소에 안봐둔 카데바가 어찌나 많은지... 대부분의 친구들이 집에 가구 나랑 내 친구 몇몇만 남아서 열씨미 카데바를 보구 있었다. 갑자기 한 녀석이 말했다..
"야..여기 우리보다 시체 숫자가 더 많은거 알어...?"
허걱..잽싸게 집으루 도망갔당...ㅡㅡ;;
강의, 강의, 강의
이번에는 강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져.. 혹시 하지원이 나오는 CF 기억하시나여.. 왜 하지원이가 연필 딱 부러뜨리구 종이 팍 날리던 그 CF... 거기 나오는 강의실 풍경이 딱 본과 강의실이라구 상상하심 될꺼같음당.. 전 첨에 그거 보구 울 강의실인줄 알았음당...ㅡㅡ;;
의대 강의시간은 정말 일사 분란하다. 교수님이 "이건 셤에 나오는 중요한 거예요..." 하면 일제히 펑펑펑(형광펜 뚜껑여는 소리)... 그러다가 "아..이건 철자가 이게 아니고..."하면 또 탁탁탁(70명이 화이트 흔드는 소리ㅡㅡ^)...
강의 분량이 많기두 하구 그 엄청난 두꼐의 책을 다 읽을 재주도 없기 때문에 교수님 말씀은 곧 질리요, 수령님 교시다.. 따라서 받아쓰기스킬은 본과에서 익혀야할 필수 스킬이다.
과목별로 강의를 함 살펴보자...
해부학-메이저답지 않게 필기량이나 강의 스피드는 보통이다.. 일단 해부학의 희망 Atlas가 있고 땡시 비중이 커서 필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단 형광펜은 필수다.. Atlas를 첨 보면 1페이지에 나오는 수십개의 텀중 중요한 것만 외울라고 생각한다. 바뜨...1주일만 지나면 형광펜으로 안 칠한 텀이 없다.. 결국 다 외워야 되니 잔머리 굴리지 말자^^;;
조직학-이것두 상대적으로 쉽다.. 울 학교는 교수님이 렉처를 잘 해주셔서 강의듣기가 수월했다. 근데 딴 대학에서 강의하러 오신 교수님이 순 한글판 렉처를 나눠주시는 바람이 한글을 영어로 번역해 공부하는 엽기적인 일이 발생했다.. 맨날 영어도 된 텀을 외우다가 한글을 보니... 한글이 글케 어려운지 몰랐당... ㅜ.ㅜ
신격해부학-이건 필기가 좀 어렵다..강의내용도 낯설구 한쿼터에 다 끝내자니 양도 많다..
글구 필기는 반드시 노트 중앙에서 시작해야한다..보통 신경 전달경로를 써야하는데 이게 얼마나 가지를 칠지는 교수님만이 아신다.. 난 노트 끝에서 시작했다가 반페이지에 한시간 강의 다 적구..결국 남의 노트 볼수밖에 업었다..ㅜ.ㅜ
생화학-드디어 나왔다..필기의 제왕이다..강의분량, 스피드, 난이도 모두 A급의 초 고난이도 과목이다. 교재는 Lehninger.. 거의 숨을 안쉬고 강의하신다.듣다가 숨쉬는거 잊어버려서 질식할뻔했당.. 한 시간에 필기한 양이 장난아니다.. 학기초에 받은 강의계획표(대학강의계획표는 소책자다..)두께가 나온다.. 워낙 빨라서 좀 긴 단어 쓰다가는 강의내용 놓친당.. 그거 따라 잡겠다구 옆친구한테 물러보면 그 친구까지 강의놓친다. 그러다보면 한줄 전체가 멍하니 손 놓구 바라만 보는 사태가 일어난다. 거기다가 화학식이라두 쓰시는 날에는 정신이 하나두 없다. 한페이지 전체가 화학식으로 뒤덮이는데 대부분 나중에 못알아본다.
이런 필기를 다 받아적은 초인들이 꼭 한두명씩 있으니 우리는 그들은 "노트"라 부른다.. 이 부류는 시험때마다 아이들의 참고서로 자신의 노트를 제공하는 과에 핵심 존재들이다..
심지어는 교수님의 농담까지 받아적는 위인전기 작가들까지 있다..--;;
교수님이 "내가 어디에서 공부할떄 무슨 학설을 주장한 동료가 있었는데 난 그거 안믿어요.." 하시면 "19--년 XXX교수님 ooo에서 연구시 동료---로 부터 무슨 학설 들음..교수님은 안믿음..." 이라고 적는다.. 같은 강의듣고 적은 필기분량이 내 두배가 넘는다.
또 어떤 친구는 과목마다 다른 형광펜으로 각 단어마다 다른 색으로 틸하는 형광펜 매니아두 있다..이 노트를 보면 대낮에 나이트에 온듯한 착각에 빠지게된당..
강의뿐만 아니라 본과는 셤두 양으로 승부하기 떄문에 빠른 손이 아주 유리하다.. 의대 오실분들 받아쓰기 연습해 두세요^^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너무 웃겨요.
본과만 병원옆에있음 어디지 순천향대? ㅎ
건양대? 충대?
대구 영남대도
본관 다 병원 옆에 있지... 울 학교도 그렇잖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