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센스 이후에 자연스럽게 샤말란 감독의 팬이 되었던 나였지만 다른 영화를
보면서 몇번이나 보여졌던 언브레이커블의 광고는 이상하게도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을 점점 사라지게 만들었다.. (광고편을 만든 사람들이 들으면 화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데 영화개봉을 얼마 남겨두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고 흔치 않게도 인수가 개봉일에 관람한 영화목록에 오르는
영광(?)을 얻은 영화가 되었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처럼 나 역시 식스센스를 능가하는 반전이
있을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영화광고 장면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블루톤
의 유리가 깨지는 장면이 언제쯤 등장할까 하는 생각(근데 이 영화에서 실제로
이 장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활용했으면 분명히 의미있는 씬을 만들
수 있었을텐데.. 쩝)을 가지고 영화의 시작을 기다렸다.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반응을 영화보는 내내 살펴 보는 인수의
이상한 습관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초반부
5분동안은 말 그대로 엄청난 기대감으로 영화에 집중하는 관객들의 의지가 느껴졌다..
그러나 30분을 넘어서면서 일부 참을성 없는 관객들의 안타까운 한숨과 과격한 실망
감이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난 불안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영화의 3/2 정도의 지점
에 이르면서 관객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려졌는데 첫번째 그룹은 영화가 점차
로 재미있어진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모습이었고 두번째 그룹은 정말로 더이상은 참을
수가 없는지 신경질과 어이없는 웃음, 그리고 이 영화를 선택한 자신 혹은 파트너를
질타하는 양상이라고 보면 맞을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스센스류의 반전이라고
하는 마지막 희망은 그들을 굳게 붙들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영화가 끝나고 발걸음을
옮기는 대부분의 관객들의 표정은 정말 짜증난다는 그룹과 샤말란에게 또 한번의 기대
를 걸었던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이제 인수의 시각에서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을 다시 이야기
해보자.. 결론을 미리 이야기 하자면 이 영화 괜찮다(어쩌면 이 정도 표현보다는
더 찬사를 받아야할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샤말란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정말 극도의 인내력을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어떤 감독도 쉽게 따라잡을 수 없지 않을까 싶다.. 요즘 관객
들의 인스턴트식 영화관람 태도를 감안한다면 더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분명
컨데 이 영화에서 감독이 보여주는 인내력은 그 지루함에 당당해질 수 있는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인수는 생각한다. 다른 분들도 이런 느낌에 동의할지는 확신이 서질
않지만 말이다..
또 하나 모든 관객들이 궁금해 하는 반전에 대해서 평을 해보자.. 이 글의 제목이
바로 이 반전과 연관되어 있다.. 나름대로 그동안 많은 영화들을 보면서 감독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읽는데 능숙하다고 자부하는 인수지만 이 영화만큼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반전의 의미때문에 영화를 본 후 3일동안 머리가 꽤나 아팠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린 지금도 혹시 다른 뜻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할 정도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흘러가는 엉뚱한 만화에 대한
나레이션에 무엇인가 힌트가 있어 보이며 반전이 밝혀진 후에 두 남자주인공을 정지
화면으로 잡아주면서 번역도 없이 흐르는 영어자막이 중요한 열쇠임은 분명해 보인다..
(불행하게도 짧은 영어실력때문에 영화속 주인공들을 실존하는 인물처럼 묘사하고
있다는 사실밖에 알아내지 못했다..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영어공부까지 해야할
줄은 꿈에도 몰랐건만..ㅜㅜ)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영화의 반전이 주었던 불편함과
의문은 대부분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난 뒤나 이미 본 사람들과의 개별적인
토론을 통해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 영화는 여운 면에서만큼은 식스센스를 능가한다..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묘사한 적이 있었던 관객들의 반응이 이해가 가는
것은 영화적인 재미에서는 평범함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때문이다.. 전문가의
평에서도 드러낫듯이 감독은 가장 팬서비스하기에 좋은 열차사고 장면에서도 몰인정
하기 짝이 없으니 말이다.. 다만 영화속 주인공이 보여주는 초월적인 능력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떤 일이 있을지를 암시해줌으로써 관객들 각자의 다양한 상상을 가능케
해준다는 점은 샤말란 감독이 주는 최소한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
Tip) 이 영화의 중반부에 샤말란 감독이 아주 그럴듯한 배역으로 카메오 출연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관객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샤말란 감독이 나오는 장면을 찾아보는 솔찮은 재미를 꼭 느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