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윤병대의 맛수다] 2017. 4. 22일 창녕여행

[찰카(윤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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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오늘도 맛있는 여행지를 찾아가는 코너

<맛-수다> 시간입니다.

여행전문가 윤병대씨와 함께 합니다.

MC> (인사)안녕하세요?

윤> 봄이 지나가면서 여름이 올 것을 알았지만, 눈으로 체감하는 봄은 이제야 나타난 듯합니다.

그래서일까! 지금 낙동강 변에는 노랑색 물결이 춤을 추며, 매년 펼쳐지는 유채꽃 축제가 한창입니다.

오늘은 대구를 지나 남으로 달리는 낙동강을 따라 창녕으로 가 보겠습니다.

MC> 진짜 대구주변에 유채꽃 밭이 많군요?

윤> 산과 들판 그리고 강가 곳곳에 아기손 같은 새싹이 잘 왔다는 듯 손짓을 하고 창녕을 들어서면 제대로 찾아온 봄을 찾아 온듯합니다.

우포늪은 워낙 넓어 대합면, 이방면, 유어면이 걸쳐 있어서 우포늪 앞에는 군 이름 '창녕'이 대표로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우포늪으로 진입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초행으로 찾아가기엔 어려울 수도 있어 우포늪과 첫 대면을 할 계획이라면 우포늪생태관을 거치는 우포늪길로 진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포늪은 약 1억 4천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근거로 저층늪의 원시적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수생식물, 수서곤충, 어류 등이 다른 층의 늪보다 비교적 다양하게 서식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생태·학술적 가치가 높은 장소에 관련 전시관 또는 박물관이 마련되는 추세인데, 우포늪 또한 늪에 관한 자세한 정보, 지역특색 등을 이해하기 쉽도록 전시한 우포늪생태관, 자생 식물원 등이 마련돼 알찬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포늪 탐방로는 4개로 나뉩니다.

탐방로 총연장은 약 12㎞ 수준으로 걸어서 즐기기에는 긴 편이라, 생태관 인근에 자전거 대여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안장이 두 개 달린 자전거도 있으니 연인들이 즐기기도 좋습니다.

MC> 봄이 오는 우포늪도 상당히 아름답다고는 하든데.....?

윤> 생태관에서 북쪽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10분 정도 걸으면 우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겨울바람도 끄떡없이 버텨낸 갈대가 아직도 뻣뻣하게 말랐지만, 그 사이로 창포, 부들, 갈대, 잡초 등 새잎이 한 자리씩 차지해 연두색으로 물들이며 새싹을 피우고 있습니다.

봄비가 연이어 내린 덕분에 풍경이 한결 맑고 화사합니다.

늪 수면에는 옅은 옥빛이 감돌고 한참을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입니다. 

우포늪은 오랜 시간 사진애호가들로부터 일출과 일몰에 매력적인 풍경을 촬영하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아침에는 우포늪의 모든 생명이 안개속에서 기지개를 켜는 듯한 기운을 느낄 수 있고, 일몰 시각에는 하루를 마감하는 우포늪의 차분함이 매력적입니다.

그중에서 우포늪을 찾게 되면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이, 터줏대감처럼 행세하는 새들입니다.

관찰대 목조물 안에 들어가 기척 없이 기다리면 어느새 한 무리 새들이 날아와 한가로운 일상을 드러내는데, 물위에 여유자적 떠있는 그 모습을 보노라면 개팔자보다 새팔자가 상팔자인 듯싶습니다.

MC> 우와~하게 떠 있어도 물속에 발은 바뻐다 든데요?

윤> 지난주에 부산 대저생태공원 유채꽃을 소개하며 낙동강 곳곳에 유채꽃 천지라고 말씀 드렸는데, 노랗게 물든 낙동강변과 물결치듯 보이는 남지철교가 자리한 창녕남지 체육공원 일원에서 도 유채꽃축제가 열렸습니다.

 

남지철교는 한국 근대사에서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교량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근대식 트러스 교량으로, 6.25 전쟁 당시 남하하는 인민군을 막아낸 낙동강 최후 방어선 전투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유채꽃 단지에 곱게 피어난 화사한 물결과 자전거길 하나 사이로 낙동강변을 바라보면 봄이 완연하게 느껴지는 유채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드넓은 곳에 핀 유채를 만나기 위해 올해는 부산과 남지까지 두 번 걸음을 했는데요.

남지 유채꽃 축제는 단일 면적으로는 우리나라 최대의 유채꽃밭이라고 하는데, 축제가 끝나더라도 꽤 오랜 시간 노란 물결을 만날 수 있으니 시간되시는 분은 주말에 들러 봄을 만끽하셔도 좋겠어요.

MC> 자~ 창녕에서 봄을 만끽하고 그럼 무얼 먹어야 하나요?

윤> 우포늪에서 맛 볼 수 있는 특별한 맛은 논고동으로 만든 음식들입니다.

   

논고동국은 경상남도의 향토음식이라 하는데, 제 어릴적에도 저수지 아래로 흐르는, 강 말고 또랑 이라고 개울에서 꽤나 많이 잡았거든요.

   

논고동 정식을 주문했는데 20분정도 걸린다고 하고 제일먼저 전부터 나왔는데, 봄 부추와 양파에 고동을 넣어 부친전은 양파의 아삭함에 고동의 쫄깃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지고, 청양고추 적당이 넣어 매콤함이 눈이 확 뜨이는 맛이었습니다.

전이 목구멍으로 다 미끄러질 쯤 나온 고동무침은 오이 배추 깻잎을 썰어 초고추장으로 버무려 내왔는데, 일단 눈으로 먹어도 입안에 군침이 확 돌며 까칠한 봄 입맛을 되살려 줍니다.

 

사실 반찬 때문에 은근히 신경 쓰일 때 야채로 버무리기만 하면 일품요리가 되는 무침회는 손쉬운 음식인데, 요즘 같은 때는 봄나물이나 미나리를 넣으면 더 향긋함이 있고, 막걸리와도 잘 어울리지만 김가루 좀 뿌리고 참기름 듬뿍 뿌려 비빔밥으로 먹으면 끝내줍니다.

MC> 논고동도 여러 가지 요리를 하는군요?

윤> 우포늪의 논고동정식의 메인은, 고동은 삶아 까서 내장을 제거하고 배추 잎을 살짝 데쳐 된장풀고 마늘, 고춧가루, 간장을 넣고 버무려 국물에 다시 들깨가루 풀어 구수하게 끓여 냅니다.

국이 끓으면 어슷어슷 썰어 놓은 대파를 넣고 다시 한소끔 끓여 국그릇에 담아내는데, 고단백 식품이며 구수하고 담백하며 쌉싸래한 감칠맛이 있는 어머니 손맛을 담은 고동국 한 그릇이면 입 안 가득 봄이 들어옵니다.

MC> 구수하고 쫄깃한 논고동 국도 좋을 것 같은데요?

윤> 요즘 길치는 네비양이 인도해주고 맛집은 인터넷이 찾아주니 어디를 가도 별 걱정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맛집 찾는 것은 쉽지가 않죠.

 

지극히 시골스러운 분위기에 정감가고 좋지만 오후3시부터 5시까지가 브레이크타임을 가질 정도로 규모가 상당히 크며, 제법 우엉을 다양하게 사용할 줄 아는 제대로 된 보리밥집이하나 있습니다.

요리에 쓸 우엉을 식당 마당에 말리고 손님이 미어터질 정도로 몰려드는 이집은 그저 평범한 시골식당입니다.

그런데 이집이 이렇게 손님이 많은 것은 밥상을 받아보면 단번에 이해가 되는데, 일단 주전자에 우엉차를 물대신 내줍니다.

메뉴는 아주 단출해서 쌀밥이냐 보리밥이냐 선택만하면 되니까 결정 장애 올 일이 전혀 없습니다.

 

어떤 분은 보리밥의 톡톡 씹히는 맛을 무지 좋다라고 하지만 저는 목구멍이 까끄러워 보리밥을 싫어하니까 쌀밥이 좋습니다.

청국장 기본상차림에 보리밥 정갈하게 차려졌는데 기교도 꾸밈도 없는 순수 그차체의 맛 구수함의 극치 청국장이 함께 나와 줍니다.

슴슴해서 청국장만 먹어도 폭풍흡입이 절로 된다는 구수한 고향의 맛 청국장에다가, 반찬이 예사롭지 않은데 아삭아삭 식감이 좋았던 돼지감자장아찌가 정말 특별한 반찬인데 만드는 방법이 다릅니다.

돼지감자를 말려서 뻥튀기 기계로 튀긴 다음 양념장에 버무렸다고 하시네요...

돼지감자의 구수한 맛과 쫄깃한 식감도 좋았던 돼지감자무침은 별미 중에 별미로 어떻게 이런 요리를 만들 생각을 하셨는지 신기했습니다.

자색고구마를 채 썰어 유자청에 버무려 샹큼한 유자청향과 함께 생고구마가 나름 조화를 이루고, 호박씨를 유자청으로 무쳐 호박씨의 고소함과 유자청의 상큼함이 어울려서 좋았고, 땅콩도 한 번 볶아서 조림을 만들었는데 색깔도 이색적이고 평상시에 먹어오던 땅콩과 차원이 다르게 조금 간간하긴 하며 정말 구수했습니다.

   

갖가지 야채들과 세발나물에 청국장 한 국자 넣어서 쓱쓱쓱 열심히 비벼 먹음 맛나는데, 뭔가 허전하다면 비빔밥엔 고추장이 필수라며 고추장을 넣고 비벼 먹어도 맛납니다.

잘 비벼진 보리밥에는 설렁설렁 대충 만든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시원한 열무김치가 제격이고, 싱싱한 상추쌈도 좋은데 상추가 어찌나 싱싱한지 밭으로 가는 줄 알았습니다.

여기다 양념하나 안 된 시골된장에 풋고추와 찍어서 아삭 베어 물면 눈물 찔끔 달작지근하고 시원한 연근동동주가 절로 땡깁니다.

건강한 식재료로 건강음식 먹고 나니 속도 편하고 소박하지만 절대 비싼 맛집에 뒤지지 않는 맛입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이맛을 느끼고 싶다면 오시는 길에 우엉차와 연근차 한봉지 사고 청국장, 촌된장 도 사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MC> 예전에는 이때쯤이 보릿고개가 시작 되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건강을 위해 보리밥을 일부러 찾는 세월이 되었네요.

윤> 오랜만에 나드리 갔는데 제대로 먹고 싶다면 민물장어구이는 어떨까요?

 

낙동강이 휘몰아치는 창녕에는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민물장어집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집은 네비를 찍고 가셔도 차가 골목길 안으로 못 들어가기 때문에 남지농협 건너편 길에 차를 파킹하고 골목 안으로 50m정도 걸어서 들어가야 합니다.

이집도 메뉴는 장어구이 하나뿐이고 자리를 잡아 앉으면 별다른 주문없이 한 마리씩 1인 1접시로 그냥 자동으로 나옵니다.

연탄불에 금방 구워서 따끈따끈하게 나오는데, 장어향이 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살은 야들야들한데 감칠맛 나는 소스에 찍어 드셔보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사라집니다.

한 마리에 양이 안찬다고 추가주문을 할라치면 장어탕을 주문하시면, 시래기에 된장 풀어 비린맛 없이 깔끔한 장어탕이 나옵니다.

 

산초가루 뿌리고 밥까지 말아 후루룩 마시고 나면 등줄기에 땀도 흐르고, 생각보다 배가 불러 깔끔하게 식사를 끝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청양고추 다진 것을 넣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았는데, 역시 한국 사람은 탕에 밥을 먹어야 배가 부른 가 봅니다.

장어 좋은건 다 아시니까 더 설명 안드려도 될 것 같고, 그런데 이집이 둘째 넷째 일요일이 휴무라 이번 주는 쉴 것 같은데요, 미리 확인하시고 집이 좁아서 여럿이 가시려면 미리 예약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MC> 오늘 좋은 곳 소개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윤> 감사 합니다.

[only tiger]

운영자님
제 고향을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금도 우포늪(소벌)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남지에는 보리를 벨 무렵에 바다에서 민물로 올라오는 웅어회가 별미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지요.

저가 살고 있는 동네는 수구레국밥이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5일장(4, 9)마다 시장에 전을 펴고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찰카(윤병대)]

남지에 웅어가 올라오나요?
처음 알았습니다...늘 충청도까지 갔었는데...6월쯤 다시 한 번 찾아 가봐야겠네요
좋은정보 감사 드립니다.

[도원경]

웅어는 예전에 어릴적엔 낙동강따라 현풍까지 올라 왔던것으로 기억합니다
며칠전 현풍장에도 웅어를 팔더군요 아마 어른들의 추억의 음식 아닐까요
지금은 낙동강 하구뚝으로 인해 올라오지 못하고 김해, 구포쪽에서 공급하는것으로
알고 있고요 거저께 남지 유채구경 갔다가 할매집에서 웅어 먹었네요
강화도에서 먹는 밴댕이회 맛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찰카(윤병대)]

잘 알겠습니다

[서애]

우포늪이 사진으로 보니 운치 있어 보이네요~직접 갔을땐.. 늪이드만..ㅋ

[찰카(윤병대)]

늪 맞는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