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나는 특수한 체험을 위해 바닷가 해변 수행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이유는 두 가지로 겸사겸사로 내 자신이 피부가 약해 피부병도 치료하고,
피부건강도 찾고 해양수행을 통해 수행자들께도 해수관음 행도를 통한 지혜력 수승과
진리공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목표는 전남 진도쪽 해변을 선택하여 도반들과 함께 정해 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유는 예로부터 신선이 사는 남쪽땅이란 뜻의 남선(南仙)이
진도에 있기 때문이며,
남해서부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너무 경치가 아름답고 자연훼손이 적으며
개발이 돼지않아 불도, 관매도, 조도등 천하제일의 해상공원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한 바닷길이 갈라져 해물이 풍부하며 신기한 해조류나 패류등
초행자들도 어획고의 수확의 즐거움을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있고
판소리의 고장이라
옛부터 넉넉함과 낭만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2010년 8월 5일 드디어 나는 새벽 일찍 잠을깨어 상화선녀, 한란선녀, 지공선사,
정환·미정법자와 함께 진도를 향해 떠나게 되었다.
순천을 지나 산업도로를 타고 강진(흙이 좋아 고려 상감청자의 주요 도요지가
있는 곳) 부근쯤인가.
길가에서 무화과를 팔고 있는 아낙네 법자가있어 차를 세우고 내려서
그 무화과를 사먹었다.
무화과란 글자 그대로 '꽃이 없는 열매'란 뜻으로
남쪽 지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과일이다.
달콤새콤한 그 맛은 일품으로 여자법자들께는 특히
효과가 좋으며 고단위 영양분이 들어 있어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단지 너무 저장온도에 민감하여 운송에 차질이 있을 정도이며, 보관이 힘들어
중부지방에선 구경하기 어려운 과일이라서 시장성과 상품성이 많이 떨어져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선녀들과 함께 무화과를 조금 사서 먹으며 강진에서 회차하여
진도를 향해 길을 달렸다.
얼마쯤일까?
진도대교를 지나 좌측으로 해안 로를 따라가니 의신면이 보인다.
곳곳이 진돗개와 홍주 및 구기자, 무화과 파는 곳이 보였으며 그
가공공장들이 조그맣게 자주 보였다.
사실 그때까지 나의 마음속엔 남선이나 명상의 천혜 수련지라는
불도에서 이틀간 보내기로 마음을 벼르고 있었다.
허나 섬의 좌측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구경하며 달려가니
의신면소재지를 지나 죽림 해변마을에 닿게 되었다.
예전에 상화선녀와 함께 와본 경험이 있어 나는 그 곳에서 일단 정차를 하고
해변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헌데 예전에도 그랬듯이 조개가 너무 많이 잡히고 갯벌이 잘 보존되어 있어
그 지역 주민들이 어촌 체험 장으로 잘 만들어 두었다.
우리 수행자들은 즐거워서 환하게 웃으며 준비해간 호미를 들고
갯벌을 파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한바케쓰 정도는 넘을 만큼 큰 모시조개를
많이 잡게 되었다.
이에 즐거움이 넘친 한란선녀와 상화선녀는 보무도 당당하게 채비를 차리고
완전무장하고서 아예 전문 해녀들 마냥 즐겁게 조개를 캤으며,
시간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어획고 수확에 열을올리며 보내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아예 그곳에서 자리 잡기로 마음먹고
준비해간 텐트를 소나무 밑에다 치게 되었다.
지공선사님은 천일축수 기간 중이시라 어김없이 자리를 선정하여
좌선에 들어 축수와 수행을 하셨으며
정환·미정법자도 감사하게도 열심히 비박 준비를 해 주었다.
특히 모두 분주한 가운데 상화선녀와 한란선녀의 즐거워하심과
환한 미소가 무척 인상 깊고 기뻤으며, 고되고 빡빡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맛있는 식사 준비와 어획고 수확에 열심이어서
금방 날이 어두워졌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엔 이름 모를 섬들이 아름답게 손짓하고 있었으며
특히나 해변 뒷편엔 바위가 신기한 동물처럼 생겨 석양의 낙조와 하얀 구름 띠를
두른 모습은 신선의 경계가 여기로구나 할 정도로 수려하게 보였다.
바닷물은 바닥이 얕고 간만의 차가 커서 그런지 금방 만조가 되어 들어찼다.
나는 바닷속에 헤엄쳐 들어가 해양천지신공을 시현해 보니 아주 수행이
편하고 쉽게 되었다.
헌데 그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뒷편 산을 보니 큰 飛龍(발톱과 배 부분은 붉은 색을 띔)이 산속에서 살짝
나와 나를 보고 웃고 있지 않는가?
나는 바닷속에서 얼른 약식 배례를 하고 깊으신 배려를 주심에 진실로 감사하다고
기운을 보냈다.
그러자 그 비룡은(크기가 약 200m 정도임) 날개를 펴서 산 주변을 낮게 날아올라
주변을 돌았다.
나는 수행자들에 대한 정이 많은 탓인지 좋은 기운이나 성스러운 기운을 만나면
곧 수행자 몸속에 그런 기운을 넣어 주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그날도 역시 얼른 비룡의 기운을 부탁하여 지공선사 몸과 나의 몸속에 넣어 보았다.
그러자 몸과 마음이 몹시 청량하고 맑아지는 것을 느꼈으며, 아주 의식이 또렷하고 밝아져 왔다.
힘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지만 행원력이 큰 청정 飛龍의 정기를 얻게 되었다.
한란선녀와 상화선녀가 힘들게 잡은 조개를 국거리로 차려 저녁을 먹고
모두 수행에 들거나 쉬고 있을 때 몇 시쯤일까
늦은 저녁 시간이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강한 소나기 장대비가 쏟아졌다.
나는 헐고 낡은 싸구려 2인용 텐트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금방 물이 들어차서
온 옷가지며 소지품이 모두 물에 잠겼다.
그땐 나는 수행시간이었기에 빗물이 텐트에 넘쳐도 행선에 여념이 없었다.
밖에서는 난리가 났다. 몹시 소란스러워 들어보니 지공선사님과 정환 법자 및 선녀들이
피서 준비물을 챙기느라 분주하였다.
잠자기 전 까진 너무나 아름다운 시간과 풍경이었는데 졸지에 흙탕물 지옥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수행을 잠시 쉬고 밖에 나오니 해변가 모기는 왜그리 많은지
시커멓게 달라붙어서 내몸의 살과 다리를 물어뜯고 후텁지근한 기온은 왜그리도
짜증나며 싫은지 신경이 곤두섰다.
정환 법자는 미정법자와 함께 선착장으로 달려가고
새벽녘까지 우리는 고되고 힘든 수해 복구 작업을 계속 수행 하였다.
다음날 아침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구름 한점없이 맑고 푸른 하늘은
변함없이 청량하고 아름다웠으며 바닷물은 백광의 찬란함 속에 옥색의 자단을 깔고
백조의 날개 같은 작은 파도를 쉼없이 만들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림…….
변한 것은 피난민 수용소 같은 우리의 거처가 보일 뿐이었다.
그것은 줄이란 줄은 모두 꺼내 소나무에 묶어 놓고 옷가지를 모두 햇빛에 말리기 위해
걸어 놓은 모습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낄낄 거리고 웃으며 다음과 같이 수행자 분들께 말했다.
"낄, 낄, 낄, 한여름 밤의 꿈이로다. 인생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더니,
순식간에 왔다가는 인간의 삶과 비슷한 꼴이구나.
오도방정 떨고 살다죽는 인생과 무엇이 다른가?
삶의 일각이 여삼추요. 모두가 일장춘몽(一場春夢)이 아닌가?
환상에 불과하도다……."
하자 수행자들 모두 깔깔대고 웃고 있었다.
멀리엔 하얀 한 무리의 바닷새가 유유히 날아가고 있었다.
마치 모든 번뇌를 초월한
천상천하에서 가장 유일하며 귀중하고 소중한 자유로움의 진리를 얻은
南仙의 무리들인가 보다...
天 善 子
첫댓글 덧없는것이 세상일지언데, 왜이리 슬픔만 남는지 모르겠습니다. ()
아름답고,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셨군요!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듯 합니다 ^*^!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