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제주 카페리 여객선 운항 사업 '사실상 취소'

[나의 꿈]

 애초 오는 9월 초부터 운항 예정이던 전남 여수-제주 정기여객선 카페리호의 취항이 일본에서 들여오기로 한 여객선의 오래된 선령과 무리한 증축 때문에 사실상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여수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남 여수-제주 177㎞의 뱃길을 운항하는 여객선 운영사업자로 H고속을 선정했으나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해운법 개정을 추진함에 따라 지난달 29일 이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여수항만청은 지난 4월 10일 H고속이 여수신항과 제주항을 오가는 1만7천329t급 쾌속 카페리 '수이센(SUISEN)호'를 인수해 이르면 오는 9월께부터 여수-제주 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에서 선령 확대와 무리한 증축 등이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관련 규정을 담은 해운법 개정 움직임이 일자 이번 여객선 운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H고속이 들여오기로 한 수이센호는 선령 18년으로 일본에서 운항 당시 여객정원 507명, 차량적재 대수 승용차 80대와 트럭 122대였지만 입찰제안서에서 여객정원과 화물적재량이 대폭 늘어났다.

승선정원이 2천33명으로 4배로 늘고 차량 적재 대수도 승용차 80대를 스포츠형 다목적차량(SUV) 100대로, 1t 트럭 122대를 4.5t 트럭 200대로 각각 늘려 심사를 무사 통과했다.

그러나 해운법 개정에서 선령 제한 규정과 증축 규정 등이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래되고 증축 규모가 큰 이 배가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업체의 손익계산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사업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구성한 외부 심사위원에 해양전문가를 한 명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졸속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이전에 사업을 추진했다가 해운법 개정 움직임 때문에 잠정 연기한 것이지 사업을 취소한 것은 아니다"며 "우선협상대상자인 H고속에 최종 면허를 내준 상태가 아니어서 개정된 해운법 기준에 맞는 조건을 갖추면 우선적으로 면허 교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